학생/교사 장애를 읽고, 희망을 읽어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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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2 15:34 조회 6,865회 댓글 0건본문
유치부부터 성인까지 책 대출
서울맹학교는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이료재활과정·전공과 등 6개의 과정을 운영하고 있어서 아동에서부터 성인까지 폭넓은 학생들이 도서관에 들른다고 한다. 유치부는 담임선생님이 학생들을 데리고 와서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책을 빌릴 수 있도록 하고, 초등학생은 앞이 안 보이는 아이를 대신해 어머니가 대출하는 경우가 많고, 초등부는 혼자 오는 학생들이 더러 있어 책을 골라줘야 하며, 중고등부는 과목별로 필요한 자료를 찾으러 오는 학생들이 많단다. 우복희 사서는 각각의 요구에 맞게 다양한 책들을 골라주고 빌려준다.
점역 및 녹음도서 요청
학생들이 일반 도서를 읽을 수 없기에 학생들이 읽을 수 있도록 책을 점자화하거나 녹음을 해야 하는데, 이 작업들을 자원봉사자나 복지관 등에 책의 상태에 맞게 요청하는 일도 사서의 몫이라고 한다. 그림책 같이 글씨가 없으면 밀자(글자 그대로 찍어 붙이는 것)로, 글씨가 많은 도서는 점자도서를 다르게 만들어야 하고 책의 크기도 제각각이라고 한다. “학생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옮기고 싶은 책은 많은데, 점역이나 녹음이 어려워 학생들이 읽을 수 없는 책이 많아 안타깝다.”라고 말하는 우복희 사서, 점역이나 녹음이 가능한 좋은 책을 고르는데 얼마나 고심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교과서 수요 파악 및 작업 의뢰
국립서울맹학교에는 시력을 잃은 학생도 있지만, 약하게나마 앞을 볼 수 있는 학생들도 있다. 그런 학생들은 실명의 정도에 따라 눈의 상태에 따라 읽을 수 있는 책이 다르단다. 그래서 그에 맞게 책을 제작해야 하는데 하나의 교과목의 내용이 같은 책도 여러 권으로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이다. 따져보니,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만들어야 하는 교과서의 종류가 대략 4000권 정도가 된다. 우복희 사서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과서의 수요를 파악하고 각 담당자들에게 작업을 의뢰한다. 그렇게 책이 만들어지면 300박스가 넘는 책이 도착해 도서관을 가득 메운다고 한다. 그 책을 각 학년 학생들에 맞춰 분류하고, 적절히 보내는 것도 사서의 몫이다. 이러한 작업을 1년에 두 번씩 해야 하는 것이다.
권장도서 목록 점자화, 독서기록장 모으기
권장도서 목록을 만들어도 이를 점자화 해야 하며, 이밖에 도서자료 특성이나 웹검색 외부기관 자료 안내 등 게시해야 하는 자료들은 모두 점자화 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학생들의 독서기록장을 모으고, 독서기록 명단을 올리기도 한단다. 이러한 기록을 바탕으로 학교에서 우수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부여한다고 한다.
책 추천 및 동화책 읽어주기
하루에 많지는 않지만 책을 읽으러 도서관에 오는 학생들이 꾸준히 있다고 한다. 우복희 사서는 그런 학생들에게 적절한 책을 권하고 책 읽기를 돕는다고 한다. 그리고 중복장애(눈과 지능이 동시에 장애)학생들의 경우가 많은데, 이런 학생들은 점자책 읽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동화책을 직접 읽어 준다고 한다.
맹학교 사서로서…
우복희 사서는 처음에는 시각장애아에 대해 잘 몰랐고, 우연히 이곳에 계신 분이 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해서 맹학교 사서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일을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로 모르는 것이 많아 고생했지만 점자도 배우고, 학생들의 특성에 대해서도 알아가고, 도서관에 대한 공부도 더 하면서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갔다고 한다.
“이곳에서 일한지 어느덧 25년이 되었습니다. 학생들과 함께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장애학생에 대해 편견을 갖고 보는데, 아이들은 다 똑같습니다. 대화도 잘 되고, 오히려 일반 아이들보다 대하기가 더 편합니다. 장애학생들과 생활하면서 그들의 눈이 되고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학생들과 더 많은 활동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고 하지만, 수업 중에는 교사가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을 도서관에 데려오는데 제약이 있고, 방과 후에는 반드시 봉사자가 따라야 하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책을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현실과 읽을 수 있는 책이 한정적이라는 것이 많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열심히 책을 읽는 학생들을 보면 흐뭇합니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 장애학생들에게 좋은 책을 읽어주고 권하면서 꿈과 희망을 갖게 하고 싶어요. 조금 더 끌어주고 다가서는 선생님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