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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저자 선택, 그것이 문제로다 - 환경만화 『위기의 지구를 살리는 진짜 에너지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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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9 19:12 조회 8,14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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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석유 소비량은 과연? 벌써 2007년 통계에 따르면 약 1,382억 리터, 코엑스 수족관 6만 개 이상을 채울 수 있는 양. 물 소비량의 5.3배에 이른다. 세계 7위의 소비량이라니,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가 참 어마어마하게도 쓴다. 40년 뒤면 석유가, 60년 뒤면 천연가스가 바닥날 것이라는 조사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각국에서 미래 에너지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지만, 석유로 대표되는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미래 에너지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지금의 에너지 소비 행태는 과연 올바른가? 어느 날 갑자기 에너지가 고갈되면 어쩌나? 만화 『위기의 지구를 살리는 진짜 에너지를 찾아라!』(풀빛)는 오늘날 에너지 소비 실상과 미래 에너지로 주목받는 재생에너지, 원자력에너지를 쉽게 알려준다. 아이들이 에너지 문제의 심각성을 고민해보고, 그것이 먼 이야기나 남 이야기가 아닌 오늘날 우리의 이야기임을 깨닫도록 돕는다.

“우리는 석유 에너지가 사라지기 전에 새로운 에너지를 찾으라는 경고를 하려고 온 거야.” 미래에서 온 두 로봇(각각 원자력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대변하는)의 안내로 아이들은 시공간을 초월한 에너지 현장학습 여행을 떠난다. 원자력에너지와 재생에너지, 아이들은 지구의 미래를 살릴 진짜 에너지가 무엇인지 생각한다. 아이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이 만화의 원작은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강양구. 프레시안북). 지은이는 “묵묵히 견뎌온 우리별 지구도 몸부림치고 있다.”면서 에너지 파국을 막을 방법, 대안 에너지들을 찾아 나선다. 어른 독자들은 이 책을 함께 보면 좋겠다.
“나는 원자력발전소를 짓는 것보다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이 훨씬 지속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일이 2050년까지 에너지 전체 수요의 5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은 바로 이런 판단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독일과 같이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지 않고 프랑스처럼 원자력발전을 확대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수종 본지 도서추천위원은 환경책 『딸과 기후변화를 생각하다』(에코리브르)의 서평(‘석유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에 이렇게 썼다.

석유 사러 발 벗고 나섰다 돌아온 대통령, 우리 원전은 안전하다 했다는데… 여러분은 어떠신가? 작가와 원작자 이야기를 들어본다.



고등학교에서 만화를 가르치고 있으니 만화작가이자 만화교사인 셈이다.
상명대 만화과를 졸업하고 만화를 그리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학생들을 ‘방과 후 특기적성’으로 가르치다가 지금은 한 고등학교에서 만화를 가르치고 있다. 솔직히 가르치는 것보다 배우는 게 더 많다.^^



아이들이 에너지 문제를 이해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을텐데, 이 작품을 처음 구상할 때 제일 중요하게 잡았던 포인트는?
포인트로 잡았던 것은 ‘선택’이다. 화석에너지의 미래인지 대안에너지의 미래인지, 선택은 독자의 몫이라는 것. 물론 내용이 대안에너지의 미래로 많이 기울어졌지만…. 아이들이 잘 이해할까 걱정도 됐는데, 만화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오히려 토씨 하나 빼먹지 않고 본다고 하더라.

<고래가 그랬어> 같은 잡지와 『나쁜 사마리아인들』, 『로드(The Road)』 같은 책이 등장인물 손에 들려 있는 장면이 나온다. 어떤 특별한 의미나 의도가 있어 보이진 않지만, 무슨 일로?
작중에 등장하는 미래에서 온 로봇 ‘팔랑이’의 취미가 독서와 명언 읊기다. <고래가 그랬어>는 이 만화를 연재했던 잡지고, 나머지는 좋게 읽은 책들이다. 캐릭터 설정 이상은 아니고, 일종의 ‘간접광고’ 같은 거다.^^ 좋은 책들이니까!



지난해 역시 강양구 원작의 『세 바퀴로 가는 과학자전거』를 만화로 그려냈다. 과학 분야와 학습만화에 관심이 많은가? 또 작품 계획은 어떤가?
『세 바퀴로 가는 과학자전거』 작업을 하며 과학이 사회와 만나면서 기술이 배제되기도, 살아나기도 하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매번 원작에 감탄하면서 즐겁게 작업했다. 현재 <고래가 그랬어>에 ‘가위바위보 대마왕’이라는 작품을 연재 중이다. 가위바위보밖에 할 줄 몰라 ‘가바보’라는 별명을 갖게 된 주인공이 가위바위보 왕국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아이들팬 1만 명이 목표다.



<프레시안> 과학·환경 담당 기자로 있고, 그 분야와 관련한 교양서도 여럿 썼으며, ‘책벌레’로도 알려졌다.
2003년부터 <프레시안> 기자로 일한다. 지금은 지난해 7월 창간호를 낸 주말 서평 웹진 ‘프레시안 books’를 만들고 있다. 웹진이 자리를 잡으면 다시 과학과 환경을 담당하는 현장 기자로 돌아갈 것이다. 그동안 ‘황우석 사태’를 비롯해 여러 굵직한 사건을 취재했다. 그 과정에서 기사에 미처 담지 못한 고민을 차분하게 이웃들과 공유하고 싶어 틈틈이 책을 펴냈는데 그게 벌써 여러 권이 됐다. ‘책벌레’라니 가당치도 않다. 진짜 책벌레들이 얼마나 많은데…. 글로 밥벌이를 하는 처지다보니, 이것저것 머릿속에 담아둬야 할 것이 많아서 이것저것 ‘먹고살려고’ 읽을 뿐이다.

이 만화의 원작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2007년), 제목 한번 참 절묘하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어렸을 때 두 만화 주인공 ‘아톰’과 ‘코난’을 모두 좋아했다. 머리가 굵은 뒤에 따져보니 두 주인공이 전혀 상반되는 세계관을 상징하는 인물이더라. 아톰이 화석연료, 원자력에너지에 기반을 둔 ‘기계문명’을 상징한다면 코난은 햇빛, 바람과 같은 자연에너지에 기반한 ‘생태문명’을 상징한다. 에너지 문제와 그 대안을 정리한 책의 제목에 그것을 담고 싶었다. 인류가 지구에서 생존하려면 화석연료, 원자력에너지에 기반을 둔 문명에서 자연에너지에 바탕한 문명으로의 대전환이 필요함을 역설한 것이다. 이 제목 아이디어가 나쁘진 않았는데 정작 책 판매에는 도움이 안 됐다. 청소년 권장도서가 되어야 책이 좀 팔리는데 요즘 아이들은 아톰과 코난을 잘 모른다나? 아차, 싶었다.^^



이 만화는 줄곧 지구의 ‘석유중독’을 말한다. 왜 석유중독이 문제인가? 얼마나 심각한가?
최근 서남아시아, 북아프리카에서 시민혁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석유가 많이 나는 지역이다 보니,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벌써부터 세계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구 전체가 얼마나 ‘석유 중독’에 빠져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다. 한국은 더 심각하다. 원유를 하루에 200만 배럴이상 수입한다. 초대형 유조선이 매일 한 척씩 들어와야 하는데 서남아시아에서 오려면 40일이 걸린다. 만약 서남아시아 상황이 악화되어 석유 공급이 여의치 않거나 뱃길이 막히는 일이 생기면 어떤 혼란이 일어날까? 끔찍한 일이 생길 것이다. 우리가 얼른 석유중독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원자력에너지의 진실을 21세기가 되어서야 알았”다고 했는데, 원자력에너지가 미래 에너지가 되기에는 어떤 치명적 문제를 안고 있는가.
딱 한 가지만 얘기하자. 인류가 원자력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처분할 방법을 찾지못하고 있다. 부지 선정, 처리 방법 등을 놓고 수십 년논의하고 있지만 누구나 수긍할 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 이유가 있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짧게는 수천 년에서 길게는 수십만 년 동안 외부와 격리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이다. 말이 그렇지 그렇게 오랫동안 관리하는 게 가능할까? 원자력에너지의 문제점을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본인이 <녹색평론> 112호(2010년 5-6월호)에 기고한 ‘원자력을 둘러싼 일곱 가지 신화’라는 글을 읽어보시길.



이 작품에 나오는 말, ‘지구를 생각하는 진정한 문명인’이 되기 위한 우리들의 일상적, 실천적 첫걸음은 뭘까?
첫째, 지역 먹을거리를 먹자! 가능하면 한국에서 혹은 지역에서 난 먹을거리를 찾아 먹어야 한다. 더 나아가 우리 농민들이 계속해서 질 좋은 먹을거리를 생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지역의 농업이 살아 있으면, 최소한 석유가 끊겨도 굶어 죽는 일은 막을 수 있으니까. 둘째, 일상생활부터 석유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선 자동차에 의존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해볼 수 있다. 운전면허가 없는 나는 가능하면 앞으로도 면허를 따지 않으려 한다. 그러니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고, 이런 삶을 의식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되도록 이런 고민을 많은 이들과 나누자.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바꾼다. 『위기의 지구를 살리는 진짜 에너지를 찾아라!』가 함께 고민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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