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교사 경북 영양 우리손배움터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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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9 17:35 조회 7,535회 댓글 0건본문
안녕하세요! 지역과 학교의 경계를 넘어 함께 소통하며 도서관 문화에 대해 생각하는 커뮤니티, 문정탐방대입니다. 이번엔 지난 ‘명사와의 만남’에 이어, 문정탐방대의 가장 오래된 활동인 ‘도서관 만들기 활동’을 소개해 드리려 해요.
‘도서관 만들기 활동’이 뭐야?
도서관 만들기 활동, 줄여서 ‘도활’은 문정탐방대 학생들이 도서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역에 가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도서관 자료조직과 그 운영에 대해 고민하며 도서관을 만들어가는 봉사활동이랍니다. 학기 중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고, 도와줄 사항에 듣습니다. 방학기간에 도활팀을 꾸려 그 기관에 머물며 지역주민과 직접 소통하고 도서관 자료조직과 운영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활동이에요.
도활은 문정탐방대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시작되었답니다. 첫 활동은 2008년에 명지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관련 강의 중이시던 한덕연 선생님께 제안을 받고 임지혜 1대 클럽장이 준비했답니다. 사전에 도서관을 방문하여 실무자와 필요한 사항을 의논하고 여러 차례 준비를 거쳐, 전라남도 완도 생일도라는 섬에 있는 생일지역아동센터에 들어가 14일 동안 도서관 자료를 분류, 정리했다고 하네요. 이후 매 방학마다 도활이 진행되어 2기는 생일도에서 ‘독서지도봉사활동’을 진행했고, 3기는 생일도의 열린배움터도서관 정리를 마무리했고, 4기는 충북 옥천 배바우도서관을 도왔고, 5기와 이번 겨울 6기는 경북 영양 우리손배움터를 다녀왔습니다.
깊고 깊은 농촌 마을에서
우리 손으로 만드는 삶, ‘우리손배움터’
5기와 6기 활동이 진행된 우리손배움터는 워낙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 한마디로 소개하기가 어려워요. 농촌유학센터와 우리손학교, 자연치유센터라는 3가지 역할을 겸하고 있는 이곳은, 아동 공부방뿐 아니라 주말학교, 농촌유학센터와, 빈방강좌, 책모임, 독서만당 등 독서와 교육 관련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손배움터의 대표이신 박형규 선생님은 자립, 자율, 자치를 바탕으로 농촌에서 스스로의 삶을 꾸려나가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교육과 치유, 문화공동체, 마을공동체를 만들려 노력하고 계세요. 1993년 작은누리공동체로 시작해, 2000년 경북 문경 모래실배움터를 거쳐 2007년에 지금의 경북 영양 우리손배움터로 자리 잡으셨다고 합니다.
우리손배움터 자연치유센터의 1층은 지역아동센터로 활용되고 있고, 2층이 도서관으로 활용될 예정이랍니다. 도서관에는 아동도서와 성인도서가 반반씩 2000권 남짓의 자료들이 있어요. 아직 정리되지 않아 많이 활용되고 있지 못하지만, 지금도 독서만당이나 아동들의 공부, 빈방강좌 등에서 도서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센터에서는 지역주민에 찾아가는 독서활동 등 도서관 운영과 자료 이용에 관한 계획을 갖고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비롯해 다양한 활동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빨리 작은도서관이 만들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문정탐방대는 지난 방학에도 팀을 꾸려 영양으로 향했습니다.
굽이굽이 멀리멀리, 반가워요 우리손배움터
도활 예정일로부터 약 2주 전, 자연치유센터로부터 수도관이 터졌는데 도활이 어렵지 않겠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도활은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어요. 하지만 저와 서명혁 팀장은 지난 여름 5기 때 남겨둔 일들을 마무리 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터라, 일단 팀원들과 상의해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기존 팀원 중 2명이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2명을 추가 모집해 3박 4일 일정으로 도활 6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2월 13일 일요일 오전, 대구에 모인 팀원들은 버스를 타고 안동을 거쳐 영양으로 굽이굽이 깊이깊이 들어왔어요. 마트에서 식량(?)까지 확보하고, 마중 나와 주신 대표님과 실무자 신윤경 선생님과 함께 자연치유센터로 이동하니 5시가 다 되었더군요. 금강산도 식후경, 짐부터 풀고 3박 4일 동안 어떻게 살지 주의사항을 듣는 동안, 센터에 익숙한 5기 팀원들이 밥을 준비했습니다. 잠은 어디서 자고, 부엌은 어디에 있고, 난방은 어떻게 하고, 물은 어떻게 사용하고, 볼일은 어디서 보고……. 여자팀원들끼리 화장실을 갔는데, 수세식 대신 나무 톱밥을 비치한 생태적 화장실을 보고서 다들 문화적 충격(?)을 받았어요. 그렇게 3박 4일을 함께할 자연치유센터와 첫인사를 하고, 해야 할 일이 있었던 윤경 샘 대신 박민호 선생님이 저희와 남아주었습니다.
저녁식사 뒤에 바로 도서관에 올라갔어요. 5기의 진행상황과 앞으로 할 작업량, 분류방법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서 각자 KDC 요목표를 들고 분류작업을 시작했어요. 민호 샘은 저와 분류되지 않은 책들을 분류 팀에 넘겨드리는 역할을 맡았어요. 한 권 한 권 책을 넘기며 가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는데, 대표님 맏아들이기도 한 민호 샘의 이야기를 들으니 도서관에 있는 책들의 역사가 참 다양하더군요. 기증받은 책, 구매한 책, 그리고 가끔 동생들이나 자신의 책을 발견하고 놀라기도 했어요. 이 책의 저자가 어떻고, 저 책은 어떤 내용의 책이고, 이야기를 풀어놓는 선생님을 보니 나중에 우리손배움터에서 어떻게 도서관을 운영하게 될지 기대되더군요. 그날 작업은 12시에 끝났고, 선생님은 남자 팀원들과 함께 잤습니다.
다사다난해서 더 즐거웠던 이튿날
도착한 다음날부터는 식사와 설거지 당번을 공평하게(?) 가위바위보로 정했는데, 어떤 이유인지 정인 씨는 설거지를 한 번도 빼놓지 않고 하게 되었습니다. 메인 셰프인 명혁 팀장과 쌀뜨물을 받아두면, 설거지 캡틴 정인 씨가 능숙한 솜씨로 그릇을 헹구고 다시 맑은 물에 한 번 더 헹구며 물 절약을 실천했어요. 물탱크에 물 떨어질까 샤워는 절대 금지. 머리를 두 번 감았던 팀원에게는 우수수~ 비난이 쏟아졌드랬죠. 난방은 나무를 때서 불을 지피고, 물은 멀리서 길어와 자가 조달. 뒷간이란 말이 더 어울릴 것 같은 생태화장실은 물 대신 톱밥을 사용하고, 문 밖을 나가면 산과 들과 하늘 뿐. 자연치유센터에서의 나흘은 도시에서는 절대 체험 불가한, 환경 친화적 삶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시간이었답니다.
이튿날 아침식사를 간단한 토스트로 해결하고, 바로 분류작업에 착수! 빠르게 진행된 덕에 오후에는 성인 도서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날 오전에 남자 팀원들은 물도 떠오고 나무도 지러 다녀오고, 점심을 먹고 나선 다 뛰어나가 쌓인 눈 위에서 한바탕 신나게 눈싸움도 했어요. 돌아가선 또 열심히 어린이 도서를 분류했답니다. 이 날은 윤경 샘이 도와주셔서 오후에 택배로 받은 키퍼로 분류지를 붙이는 작업도 착착 빠르게 진행되었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갑자기 온풍기도 형광등도 전원이 나가버렸어요.
보일러가 누전이 된 건지, 전기가 고장 났다고 하더군요. 많은 분들이 고치려 애썼지만 도저히 그날 안에는 수리가 불가능해서, 그날 작업은 일찍 마무리 지어야 했어요. 해가 지기 전에 서둘러 저녁을 했고, 초를 켜고 둘러 앉아 다 같이 밥을 먹었어요. 먹고 나서는 온기 남은 방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보일러에 넣어둔 잘 익은 계란도 건지고, 간식도 풀어놓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윤경 샘과 민호 샘이 함께 앉아 친한 언니 오빠처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가더군요. 그날은 선생님들도 다함께 잠이 들었어요.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
모두가 함께한 마지막 시간들
사흘째 아침엔 다들 김칫국을 후루룩 들이켰습니다. 비몽사몽, 물 부족과 피로와의 장기전에 모두 슬슬 지쳐갔지만, 힘을 내서 아동도서를 분류하는 작업을 시작했죠. 열심히 한 결과, 성인도서뿐 아니라 어린이 도서 분류 작업도 키퍼 작업도 거의 끝이 났답니다. 그날 저녁에는 마지막 날이라 대표님과 성현 샘, 산하 샘까지 함께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영양에서만 나오는 막걸리도 마시고, 노래도 한 곡조씩 부르고, 대표님과 다른 선생님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하루가 훌~쩍 지나갔어요. 마지막 날에는 작업들을 갈무리하고, 분류된 책들이 섞이지 않게 잘 정리했습니다. 선생님들이 트럭으로 배웅해주어 영양 터미널까지 편히 도착할 수 있었어요. 다들 수고했다는 말과, 오랜만의 달콤한 과자로 격려하며 도서관 활동 6기도 헤어졌습니다.
젊은이들이라곤 없는 작은 농촌마을에서 자연스러운 삶을 사시는 분들과 마주앉아 함께 도서관을 만들어갔던 도서관 활동 6기. 팀원들 각자가 고생스러웠지만 열심히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윤경 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께서 함께 도서관을 만들고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힘든 것도 있었지만, 더 즐겁고 보람찼던 도서관 활동이었어요. 문정탐방대는 앞으로도 우리손배움터뿐 아니라 문헌정보학도의 가슴이 뜨거워지는 전국의 도서관소외지역에서 지역주민과 도서관을 잇는 튼튼한 다리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배우고 성장하려 합니다. 함께 이야기 나누며 생각하고 행동하는 문정탐방대의 ‘도서관 만들기 활동’ 앞으로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도서관 만들기 활동’이 뭐야?
도서관 만들기 활동, 줄여서 ‘도활’은 문정탐방대 학생들이 도서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역에 가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도서관 자료조직과 그 운영에 대해 고민하며 도서관을 만들어가는 봉사활동이랍니다. 학기 중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고, 도와줄 사항에 듣습니다. 방학기간에 도활팀을 꾸려 그 기관에 머물며 지역주민과 직접 소통하고 도서관 자료조직과 운영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활동이에요.
도활은 문정탐방대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시작되었답니다. 첫 활동은 2008년에 명지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관련 강의 중이시던 한덕연 선생님께 제안을 받고 임지혜 1대 클럽장이 준비했답니다. 사전에 도서관을 방문하여 실무자와 필요한 사항을 의논하고 여러 차례 준비를 거쳐, 전라남도 완도 생일도라는 섬에 있는 생일지역아동센터에 들어가 14일 동안 도서관 자료를 분류, 정리했다고 하네요. 이후 매 방학마다 도활이 진행되어 2기는 생일도에서 ‘독서지도봉사활동’을 진행했고, 3기는 생일도의 열린배움터도서관 정리를 마무리했고, 4기는 충북 옥천 배바우도서관을 도왔고, 5기와 이번 겨울 6기는 경북 영양 우리손배움터를 다녀왔습니다.
깊고 깊은 농촌 마을에서
우리 손으로 만드는 삶, ‘우리손배움터’
5기와 6기 활동이 진행된 우리손배움터는 워낙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 한마디로 소개하기가 어려워요. 농촌유학센터와 우리손학교, 자연치유센터라는 3가지 역할을 겸하고 있는 이곳은, 아동 공부방뿐 아니라 주말학교, 농촌유학센터와, 빈방강좌, 책모임, 독서만당 등 독서와 교육 관련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손배움터의 대표이신 박형규 선생님은 자립, 자율, 자치를 바탕으로 농촌에서 스스로의 삶을 꾸려나가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교육과 치유, 문화공동체, 마을공동체를 만들려 노력하고 계세요. 1993년 작은누리공동체로 시작해, 2000년 경북 문경 모래실배움터를 거쳐 2007년에 지금의 경북 영양 우리손배움터로 자리 잡으셨다고 합니다.
우리손배움터 자연치유센터의 1층은 지역아동센터로 활용되고 있고, 2층이 도서관으로 활용될 예정이랍니다. 도서관에는 아동도서와 성인도서가 반반씩 2000권 남짓의 자료들이 있어요. 아직 정리되지 않아 많이 활용되고 있지 못하지만, 지금도 독서만당이나 아동들의 공부, 빈방강좌 등에서 도서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센터에서는 지역주민에 찾아가는 독서활동 등 도서관 운영과 자료 이용에 관한 계획을 갖고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비롯해 다양한 활동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빨리 작은도서관이 만들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문정탐방대는 지난 방학에도 팀을 꾸려 영양으로 향했습니다.
굽이굽이 멀리멀리, 반가워요 우리손배움터
도활 예정일로부터 약 2주 전, 자연치유센터로부터 수도관이 터졌는데 도활이 어렵지 않겠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도활은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어요. 하지만 저와 서명혁 팀장은 지난 여름 5기 때 남겨둔 일들을 마무리 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터라, 일단 팀원들과 상의해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기존 팀원 중 2명이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2명을 추가 모집해 3박 4일 일정으로 도활 6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2월 13일 일요일 오전, 대구에 모인 팀원들은 버스를 타고 안동을 거쳐 영양으로 굽이굽이 깊이깊이 들어왔어요. 마트에서 식량(?)까지 확보하고, 마중 나와 주신 대표님과 실무자 신윤경 선생님과 함께 자연치유센터로 이동하니 5시가 다 되었더군요. 금강산도 식후경, 짐부터 풀고 3박 4일 동안 어떻게 살지 주의사항을 듣는 동안, 센터에 익숙한 5기 팀원들이 밥을 준비했습니다. 잠은 어디서 자고, 부엌은 어디에 있고, 난방은 어떻게 하고, 물은 어떻게 사용하고, 볼일은 어디서 보고……. 여자팀원들끼리 화장실을 갔는데, 수세식 대신 나무 톱밥을 비치한 생태적 화장실을 보고서 다들 문화적 충격(?)을 받았어요. 그렇게 3박 4일을 함께할 자연치유센터와 첫인사를 하고, 해야 할 일이 있었던 윤경 샘 대신 박민호 선생님이 저희와 남아주었습니다.
저녁식사 뒤에 바로 도서관에 올라갔어요. 5기의 진행상황과 앞으로 할 작업량, 분류방법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서 각자 KDC 요목표를 들고 분류작업을 시작했어요. 민호 샘은 저와 분류되지 않은 책들을 분류 팀에 넘겨드리는 역할을 맡았어요. 한 권 한 권 책을 넘기며 가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는데, 대표님 맏아들이기도 한 민호 샘의 이야기를 들으니 도서관에 있는 책들의 역사가 참 다양하더군요. 기증받은 책, 구매한 책, 그리고 가끔 동생들이나 자신의 책을 발견하고 놀라기도 했어요. 이 책의 저자가 어떻고, 저 책은 어떤 내용의 책이고, 이야기를 풀어놓는 선생님을 보니 나중에 우리손배움터에서 어떻게 도서관을 운영하게 될지 기대되더군요. 그날 작업은 12시에 끝났고, 선생님은 남자 팀원들과 함께 잤습니다.
다사다난해서 더 즐거웠던 이튿날
도착한 다음날부터는 식사와 설거지 당번을 공평하게(?) 가위바위보로 정했는데, 어떤 이유인지 정인 씨는 설거지를 한 번도 빼놓지 않고 하게 되었습니다. 메인 셰프인 명혁 팀장과 쌀뜨물을 받아두면, 설거지 캡틴 정인 씨가 능숙한 솜씨로 그릇을 헹구고 다시 맑은 물에 한 번 더 헹구며 물 절약을 실천했어요. 물탱크에 물 떨어질까 샤워는 절대 금지. 머리를 두 번 감았던 팀원에게는 우수수~ 비난이 쏟아졌드랬죠. 난방은 나무를 때서 불을 지피고, 물은 멀리서 길어와 자가 조달. 뒷간이란 말이 더 어울릴 것 같은 생태화장실은 물 대신 톱밥을 사용하고, 문 밖을 나가면 산과 들과 하늘 뿐. 자연치유센터에서의 나흘은 도시에서는 절대 체험 불가한, 환경 친화적 삶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시간이었답니다.
이튿날 아침식사를 간단한 토스트로 해결하고, 바로 분류작업에 착수! 빠르게 진행된 덕에 오후에는 성인 도서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날 오전에 남자 팀원들은 물도 떠오고 나무도 지러 다녀오고, 점심을 먹고 나선 다 뛰어나가 쌓인 눈 위에서 한바탕 신나게 눈싸움도 했어요. 돌아가선 또 열심히 어린이 도서를 분류했답니다. 이 날은 윤경 샘이 도와주셔서 오후에 택배로 받은 키퍼로 분류지를 붙이는 작업도 착착 빠르게 진행되었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갑자기 온풍기도 형광등도 전원이 나가버렸어요.
보일러가 누전이 된 건지, 전기가 고장 났다고 하더군요. 많은 분들이 고치려 애썼지만 도저히 그날 안에는 수리가 불가능해서, 그날 작업은 일찍 마무리 지어야 했어요. 해가 지기 전에 서둘러 저녁을 했고, 초를 켜고 둘러 앉아 다 같이 밥을 먹었어요. 먹고 나서는 온기 남은 방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보일러에 넣어둔 잘 익은 계란도 건지고, 간식도 풀어놓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윤경 샘과 민호 샘이 함께 앉아 친한 언니 오빠처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가더군요. 그날은 선생님들도 다함께 잠이 들었어요.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
모두가 함께한 마지막 시간들
사흘째 아침엔 다들 김칫국을 후루룩 들이켰습니다. 비몽사몽, 물 부족과 피로와의 장기전에 모두 슬슬 지쳐갔지만, 힘을 내서 아동도서를 분류하는 작업을 시작했죠. 열심히 한 결과, 성인도서뿐 아니라 어린이 도서 분류 작업도 키퍼 작업도 거의 끝이 났답니다. 그날 저녁에는 마지막 날이라 대표님과 성현 샘, 산하 샘까지 함께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영양에서만 나오는 막걸리도 마시고, 노래도 한 곡조씩 부르고, 대표님과 다른 선생님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하루가 훌~쩍 지나갔어요. 마지막 날에는 작업들을 갈무리하고, 분류된 책들이 섞이지 않게 잘 정리했습니다. 선생님들이 트럭으로 배웅해주어 영양 터미널까지 편히 도착할 수 있었어요. 다들 수고했다는 말과, 오랜만의 달콤한 과자로 격려하며 도서관 활동 6기도 헤어졌습니다.
젊은이들이라곤 없는 작은 농촌마을에서 자연스러운 삶을 사시는 분들과 마주앉아 함께 도서관을 만들어갔던 도서관 활동 6기. 팀원들 각자가 고생스러웠지만 열심히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윤경 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께서 함께 도서관을 만들고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힘든 것도 있었지만, 더 즐겁고 보람찼던 도서관 활동이었어요. 문정탐방대는 앞으로도 우리손배움터뿐 아니라 문헌정보학도의 가슴이 뜨거워지는 전국의 도서관소외지역에서 지역주민과 도서관을 잇는 튼튼한 다리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배우고 성장하려 합니다. 함께 이야기 나누며 생각하고 행동하는 문정탐방대의 ‘도서관 만들기 활동’ 앞으로도 많이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