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교사 전국 7천 사서여, 존재의 한계를 극복하고 날자! 날자! 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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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9 23:43 조회 6,256회 댓글 0건본문
학교도서관사서로서 보람
| 박 영 옥 | 우리 학교도서관이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열심히, 번듯하게 도서관을 운영해서학교도서관 자체를 바꾸는 사서선생님도 많이 봐 왔습니다. 오늘 이 자리가 사서선생님들이 힘을 내어 미래의 학교도서관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제시하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먼저 사서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일을 말씀해 주시는 것으로 시작해 볼까요.
| 전 미 경 | 졸업생들이 찾아와서 제일 많이 하는 말이 “도서관을 통째로 가져가고 싶다. 고등학교에는 이런 도서관이 없다”는 거예요. 전에 ‘학교도서관은 다’라는 주제로 말짓기를 한 적이 있는데, 학교도서관은 심장이다, 씨앗이다, 학교도서관은 진화하고 있다, 이렇게 쓴 거예요. 그걸 보면서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얼마 전에는 한 남학생이 숙제를 도와 달라고 찾아왔어요. 도와주면서 “도서관에 오면 이 숙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알고, 믿고 왔냐”고 물었더니 해맑게 웃으면서 그렇다고 말하는데, ‘아, 이제 제대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에게 학교도서관은 숙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 내게 도움을 주는 곳이라는 인식 전환을 계속 시키고 있는데, 그 아이가 그 말을 해 줬을 때 많이 기쁘더라고요.
| 이 지 향 | 요즘은 진짜 아이들 하나하나가 부처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만약 일반 교사였다면 그런 생각 못했을 거예요. 도서관에 있다 보니까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색이 다르듯이 아이들마다 다들 다른 소중한 부분이 있다는 걸 시간이 흐를수록 느끼게 됩니다. ‘너희들에게서 내가 참 많이 배운다’는 말을 들려 주곤 하지요. 도서관을 매개로 아이들이 무궁무진하게 키워진다면, 책을 통해 아이들과 교감이 이뤄진다면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아이들은 똑같은 책을 읽어도 참으로 다양한 생각과 색을 보여 줍니다. 그런 아이들이 스승이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일반교사들은 학급에서 많이 시달리고 기운을 빼앗기는데 오히려 우리 사서들은 기운을 받는 부분이 더 크지 않을까 합니다.
| 김 성 란 | 지금은 달라졌지만 한 5년 전만 해도 아이들이 방과 후에 갈 데가 없었어요. 제가 몸담고 있는 학교는 비교적 가난한 지역이어서 가정 형편이 안 좋다 보니까 전학을 오가는 경우가 많은데, 전학 와서 친구도 없고 집에 가도 반겨 줄 어른이 없는 아이들이 도서관에 오더군요. 도서관을 통해 친구도 사귀고 책도 보고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 조 정 연 | 고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가 있는데, 문해文解능력이 없는 거예요. 담임교사의 제안으로 일주일에 책을 한 권씩 읽고 독후감 쓰기를 하게 되었지요. 공부도잘 못하고 책읽기도 두려워하는 아이라 제일 처음 권해준 책이 『우동 한 그릇』이었어요. 이어 『키다리 아저씨』.그런데 참 즐겁게 읽고 오는 거예요. 수준을 조금씩 높여서 지금은 성인소설 중에서 『엄마를 부탁해』 같은 쉬운 소설들을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성적이 낮아 고민하는 아이들 중에 그나마 책을 통해 자존감을 높여가는 아이들을 볼 때, 저로 인해서 어떤 작은 비전이나마 찾아가는 아이들을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 유 정 원 | 아이들에게는 저희들 사서가 교과선생님이나 담임선생님보다 얘기하기에 편한 상대인가 봐요. 우리는 아이들의 생활태도나 성적을 모르잖아요. 아이들이 담임선생님에게 말 못하는 것을 저한테는 얘길 해요. 제가 그걸 담임선생님한테 전해 준 적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애들 하는 말이 제가 담임선생님과 절친인가 보다고, 담임선생님이 저희들 마음을 다 아셨다고 하면서 좋아하는 거예요. 그런 걸 보면서 도서관이 학생들만 위한 아니라 학생을 매개로 여러 교사들과 친해질 수 있는 곳이고, 그렇게 만들어 가는 것이 사서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 해 숙 | 전근 가신 선생님 한 분이 최근에 찾아오셨어요. 찾아온 이유가 옮겨간 학교에는 책이 없다는 거예요. 연구 활동과 관련된 책이 하나도 없는데 여기 학교에 있을 때 그 책이 있는 걸 보셨대요. 오셔서 이삼십 권을 빌려 가셨거든요. 저는 수서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서점에 가서 하루 종일 서서 책을 고르는 일이 힘들지만 그게 말 그대로 노동만은 아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학교도서관 운영과 학부모 협력
| 박 영 옥 | 수서도 굉장히 중요한 문젠데요, 나중에 언급하기로 하지요. 오늘이 ‘스승의 날’이라 그런지 주로 아이를 통해서 느낀 보람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번에는 도서관 운영과 관련해서 진행하신 프로그램이 아이들에게 책과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또는 학부모와 함께하여 도서관을 지역으로 확대했을 때의 보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 전 미 경 | 저희 학교에서는 학부모님께서 독서치료를 해 주시거든요.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데, 독서치료를 받은 아이들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어요. 자신감이 생기고 밝아지고, 확실한 효과가 있어요. 어머니한 분이 손글씨(POP)를 배우셔서 도서관에서 필요한 걸 다해 주셨는데 나중에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강좌도 열어 도서관 봉사가 끝나면 손글씨를 가르치고 배우십니다. 그러더니 이제 책도 같이 읽자고 하시더니 정기적으로 책읽기 모임을 하고 계세요. 어머니들이 도서관을 통해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 지 향 | 도서관 신설 초기 교장선생님의 학교도서관에 대한 견해가 지역의 평생교육센터로서 역할에 일조해야 한다는 겁니다. 저도 대학 때부터 도서관이라는 곳은 평생교육 내지 사회교육, 재교육의 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시종일관 책을 매개로 ‘책’모임을 중요시합니다. 그리고 자원봉사 어머니들의 잠재된 능력을 살려 분과별로 운영하기 시작했지요. 어머니들에게 그런 말씀을 드려요. 대한민국에 그런 지도자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여성 역할을 제자리에 있게만 해 줘도 대한민국 생산성이 상당히 올라갈 거예요. 숨겨진 어머니들이 많다는 얘기죠. 학교도서관이 바로 이런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조 정 연 | 도서관 프로그램이라는 게 양면이 있는 것 같아요. 책 읽기를 하고 나서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책을 읽고 그것에서 파생되는 것을 해야 하는데, 어느 새 책은 뒤로 사라지고 친목 모임, 사적인 모임으로 변질될 수 있지요. 그 양면이 잘 조율되지 않으면 프로그램이 지속되기 어렵지요. 또 사실 사서가 그런 모임을 만들고 진행하는 것에 관여하는 부분이 그다지 명확하지 않은 게 문제잖아요. 그런 부분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어려운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은 잘하면 도서관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지만 잘못하면 도서실 운영이 마치 프로그램운영이 전부인 것 같은 오해가 생길수 있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
| 박 영 옥 | 선생님들께서 학부모와 함께한 시간들은 어떻게 보면 학교도서관의 부수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주 커다란 성과를 이룬 것 같습니다. 학교도서관에서 평생교육을 실천하는 사례가 될 것 같아요. 그럼 이번에는 학부모와 하는 프로그램 말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어떻습니까?
| 이 지 향 |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책을 읽도록 하는 것이지요. 오랫동안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는데요. 이제는 도서부원들 독서토론이 확실히 자리 잡혔기 때문에 학교에서 계발활동을 통해 독서논술부를 운영해 줄 것을 제안받았어요. 저는 흔쾌히 받아들이지요. 책이 매개된다면 어떠한 것이라도 감수하고 해 보겠다는 생각입니다. 책모임의 큰 틀은 우리 사회의 모든 차이를 인정하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토론의 장에서 내 의견이 다르고 상대의 의견이 다르다는 것,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겸허히 들을 줄 알고 내 소신을 자신있게 얘기할 줄 아는, 그 속에서 아이들이 차이를 인정할 수만 있다면 그것이 최고가 아닐까요?
| 김 성 란 | 저는 학교도서관에 근무를 할수록 두려워져요. 저희가 맡은 일이 너무 많은 거예요. 요구하는 것도 많은데다가 전교생을 대상으로 해야지요. 오전에는 도서관수업을 직접 하거나 수업지원을 해야 하고, 오후에는 방과 후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로 늘 분주합니다. 일정시간 어머니 명예사서가 오셔서 도움을 주지만, 도서관을 전담 1인이 운영을 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릅니다. 도서관 행사 프로그램도 그래요. 흥미 위주나 일회적인 행사인 경우가 많습니다. 도서관 활성화가 된 지금, ‘교수학습지원’이라는 학교도서관의 핵심 역할에 더 충실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 조 정 연 | 사서는 도서관 전체를 운영해야 되는데 프로그램에 얽매이면 도서관 운영이 흔들리더라고요. 전에 사립초등학교에서 독서지도를 전담할 때는 사서가 두명이었어요. 도서관에서 제가 원하는 책을 구해 주고 원하는 수업 도구를 찾아 주니 프로그램 운영이 매우 잘됐습니다. 도서관과 저의 연계 수업이 잘 이루어진 것이지요. 도서관에서도 수업을 할 수 있고 야외 수업도 할 수 있고. 하지만 1인 사서가 프로그램에 매달리면 도서관이 흐트러지더라고요.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프로그램을 도서관 전체를 하나로 가져가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고등학교도 마찬가지지만 초등학교도 수업 연계 자료를 많이 찾아 줘야 되잖아요. 그러려면 정말 수서에 신경을 써야 하지요. 사실 우리 본연의 역할은 그런 것인데, 소수의 아이들을 데리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개개인의 역량을 떠나서 전체운영 면에서 따져 보고 그 역할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닌가 합니다.
| 박 영 옥 | 우리 학교는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요. 제가 도서실을 운영하면서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은 ‘책을 읽지 않는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책과 가까이 할 수 있을까’입니다. 그래서 ‘도전 9,999쪽 읽기대회’, ‘한 작가 사랑하기’, ‘분류번호따라 책읽기’ 등을 진행하지요. ‘도전9,999쪽 읽기대회’는 반 대항으로 책읽기를 하여 먼저 9,999쪽에 도달하면 우승합니다. 이때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책을 읽지 않는 친구들을 읽게 만들어야 우승한다고 말해요. ‘한 작가 사랑하기’는 3학년 이상부터 진행하는데요. 자기가 좋아하는 작가 한 명을 정하고 그 작가의 책을 4권 이상 읽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거예요. ‘분류번호따라 책읽기’는 방학 중에 진행하는데 요일별 분류번호를 정하고 해당 분류번호의 책을 읽도록 하는 거고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책읽기와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분류번호를 체득하면서 지식의 분류를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전 미 경 | 제가 있는 학교는 복지학교(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대상학교)라 교육복지 예산에서 도서관에서 프로그램 예산을 지원해 주기 때문에 도서관 행사를 많이 진행하고 있어요. 학교에서 책을 살 수 있는 돈이 너무 적어서 복지예산에서 일부를 책 구입비로 좀 쓰면 안되냐고 했더니 절대 안 된다고 합니다.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 조 정 연 | 프로그램에 잘못 접근하면 항상 문제가 생겨요. 사서는 마치 프로그램 단순 진행자로서만 존재하는 것 같아요. 저는 강사를 불러 프로그램을 짜거든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작 사서 자신은 도서관 일은 못하고 프로그램 진행만 하게 되지요. 말이 안 되는 상황인데 그게 프로그램의 함정인 것 같아요. 현재 사서들이 갖고 있는 큰 딜레마이지요.
| 유 정 원 | 학교도서관에서의 프로그램은 가끔은 보여주기 위한, 도서관 실적을 위한 행사로 여기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도서관과 책을 연결시켜 주는 즐거움과 보람을 찾아 주는 행사이기에 꾸준히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아이들에게서 끌어내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주인공 역할을 맡기기도 해요. 그럴 때 도서관에 대한 애착과 책읽기의 동기부여가 더 커진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학교도서관에 서사서의 위치와 역할
| 박 영 옥 | 선생님들의 도서관 운영에 대한 노고와 고심하는 모습들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다음은 현장에서 느끼는 열악한 사서의 위치와 역할에 대해 말씀을 나눠보기로 할까요?
| 이 지 향 | 사실 이게 우리들 사서 자신의 문제로 가장 부각되는 부분인데요. 제가 담당교사와 어떤 문제로 크게 부딪친 적이 있어요. 여기서 세세한 내용을 말씀드리기는 좀 그런데요. 어쨌든 교장선생님께 단도직입적으로 이런 식으론 일 못하겠다고 했어요. 제가 최선을 다해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기 때문에 그때부터 지금껏 4년 동안 담당교사 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업체에 600여 권의 수서 목록을 보냈는데요. 그 업체에서 “선생님, 아직도 라벨 작업을 직접 하십니까?”하고 물어요. 분류는 사서의 고유 업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업체에 맡기지 않습니다. 사서의 사회적 지위나 인지도, 대우 문제에서 우리들 자신이 스스로 낮추는 측면이 있거든요. 내 일을 찾으려는 부분이 굉장히 약해요. 그런 쪽에서 자긍심을 가져야 우리들의 지위 확보가 가능한 것이지, 결코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서들이 지위 확보가 안 된다 할지라도 학교에서 도서관 고유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김 성 란 | 사서교사나 사서를 경험하지 못한 교장, 교감선생님들이 많다 보니까 당황스러울 때가 있어요. 전문인로서의 역량을 요구하다가도 다른 한편으로는 계약직이라는 한계를 언급할 땐, 이쪽에서 치이고 저쪽에서 치인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 조 정 연 | 처음 학교에 갔을 때 전 사서가 자기 이름으로 품의조차 못하고 있었어요. 저는 이걸 해서 될까 안 될까가 아니라, 내가 할 건데 내가 품의하는 게 맞지, 그렇게 생각했어요.
| 전 미 경 | 학교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에게 연수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서지도와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고 적용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됩니다. 그래서 전 학교에 연수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학교의 지원을 받아 연수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 조 정 연 | 저는 국립중앙도서관이나 교육청에서 온 공문에 부당한 내용이 있을 때는 시정해 달라고 연락합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전화해서 현실적으로 학교도서관에는 사서교사보다 사서가 많으니 사서 대상 연수를 늘려 달라고 합니다. 그때는 당장 반영이 안 돼도 다음해에는 반영이 되는 것 같아요. 교육청에도 연락한 적이 있는데요. 교육청 사서 연수에서 어떤 강사가 “여기 계신 분들이 어머님들 내지는 선생님들일 텐데……”로 시작하는데, 연수 대상자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강사를 불러 놓고 연수를 받으라고 하더군요. 학교도서관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의 강의를 해야 하는데, 학부모 일반론을 말하면 안 되지요.
| 유 정 원 | 저도 그런 편인데요. 그쪽 말을 들어보면 당초 운영 계획안을 짤 때 예산에 맞춰 강사를 섭외할 수밖에 없어요. 또 하나 문제는 교육을 주관하는 사람이 사서교사가 아니고 공공도서관의 사서라서 생깁니다. 교육청자체에서도 사서교사를 공모해야 돼요. 그나마 경기도는 각 지역 청마다 사서교사는 아니더라도 담당 사서가 있잖아요. 그런데 서울은 아무도 없어요. 교육청 안에는사서가 없고 지역 공공도서관 사서를 이용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어디 제대로 하소연할 데가 없는 거예요.
| 전 미 경 | 또 요즘 문제가 있는 게 서울 지역 계약직 사서를 뽑을 때 근무 시간이 낮 열두 시 반부터 아홉 시까지예요. 제가 아는 어느 사서도 야간자율학습을 맡아서 하고 있어요. 도서관 문을 열기 위해서가 아니라 야간자율학습 감독하라고요. 아직까지도 학교에서 학교도서관에 대한 인식이 낮아서 이런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인식개선, 수서권찾기부터
| 박 영 옥 | 선생님 말씀대로 서울의 경우 사서가 없는 학교가 거의 60%에 달합니다. 그나마 5시간 운영하면서 도서 대출반납만 하고 있어 학교도서관이라기보다 도서대여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이제 수서권 얘기를 해 볼까요? 사서의 본연의 임무 중에서도 이 수서권을 빼앗긴 사서가 제법 있거든요. 수서권이 없다는 것은 사서의 권한 중에서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 성 란 | 목록을 주고 “여기서 골라라” 하기도 하고, 책부터 주는 데도 있어요.
| 전 미 경 | 그냥 영수증을 주는 데도 있었대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자료선정위원회를 만들어서 회의를 하게 돼 있잖아요. 저희가 회의를 할 때는 학교도서관의 주제별 장서 구성 비율 중 중학교에 맞는 기준과 현재 우리 학교도서관 장서 구성 비율을 비교해서 많이 수서해야 할 분야를 찾고, 학교도서관의 자료 선택 기준에 대한 내용도 넣은 자료를 만들어 회의를 하거든요. 이렇게 하기 때문에 많이 개선되어 가고 있다고 봅니다.
| 유 정 원 | 사서의 수서권도 예산에 따라 조금씩 다르고, 학교마다 행정상의 문제와도 맞물려 차이가 많은 것 같아요. 대부분은 자료선정위원회를 통하지만 다른 교과회의에 밀려 뒷전으로 밀려나기도 해요. 게다가 도서관을 비우고 당당하게 현장 수서를 나갈 수 있는 사서는 과연 얼마나 될까요? 우리들 스스로부터 수서권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아야 할 것 같아요.
| 이 지 향 | 이제 학교도서관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사서들이 수서권을 진짜 얼마나 내 것으로 만드느냐가 관건인데, 그 부분이 분명 한계가 있어요. 저희 지역에서 선생님들이 모이면 항상 이 부분에 대해 큰 문제 제기를 해요. 과연 우리들이 얼마나 책 한 권 한권에 대해 평가를 제대로 하고 접근하고 있느냐, 결국문제는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 같아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요. 지역별 소모임을 갖는다든지, 책을 연구하고 그 자료를 공유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 해 숙 | 개인적으로 욕심을 내고 있는 부분이, 어차피 사서가 학교도서관에 기여를 하고 교육에 기여를 해야만 제대로 인정을 받고 살 수가 있잖아요. 그러려면 교과서 내용을 분석하고 그 교과 과정에 필요한 맞는 도서를 수서하고 이런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 성 란 | 그렇게 얘기는 하고 있어요. 그러나 그게 쉬운게 아니지요. 누구든 공유해서 같이 해야지 혼자서는 정말 역부족이에요. 같이 모여서 연구를 해야 하는데 인원수도 그렇고, 우리가 신분 보장도 안 된 상태니까 더욱 어렵지요. 교육 과정이나 학교 교육에 관해서는 같이 모여서 연구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박 영 옥 | 학교도서관 연구기관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재 사서들이 소모임으로 그룹을 지어 교과연구를 하며 관련 도서를 수서하고 있는데 너무 소모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이런 작업을 해 주면 일선에서 일하는 사서들은 이 내용을 토대로 자기 도서관 장서를 분석하여 추가하면 훨씬 시간 절약이 될 텐데요. 어쨌든 사서선생님들은 교과서를 분석하는 작업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작업을 토대로 수서를 해야 하니까요.
| 김 성 란 | 학교도서관 운영관리 매뉴얼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교과와 관련된 학교도서관활용교육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매뉴얼이 필요합니다.
| 박 영 옥 | 이지향 선생님, 지역 사서모임이 잘 운영된다고 하셨는데 그동안 어떤 일들을 해 오셨는지요. 선생님 지역의 활동이 여러 사서선생님들의 활동 모델이 될것 같습니다.
| 이 지 향 | 저는 거기서 큰 희망을 봐요. 위에서 뭔가 좀 내려 줬으면 좋겠다는 것은 굉장히 요원하다고 생각해요. 사서선생님들이 학교 내에서도 확고한 소속 의식이 없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자족하고 자긍심을 갖자고 다짐합니다. 지역 내 열여덟 명의 사서선생님들이 모이는 데요. 교육청과 긴밀하게 협조하여 사업을 하기도 합니다. 학교도서관 발전지원단을 꾸려 운영지원분과, 프로그램개발 분과, 서평 분과, 소식지 분과로 나눠 활동합니다. 교육청과의 공조는 학교 측으로부터 인지도를 인정받는 좋은 과정입니다.
| 김 성 란 | 네트워크가 잘 맞물려 간 대표적인 사례예요. 그게 참 중요하다고 봐요.
마 무 리
| 박 영 옥 | 긴 시간 동안 선생님들께서 좋은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이룬 여러 선생님들의 업적은 우리 도서관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하리라고 봅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학교도서관 발전 방향과 개선점을 한 가지씩 말씀해 주세요.
| 조 정 연 | 공부하고 글 쓰지 않으면 사서는 언젠간 없어질 거예요. 다른 사람들이 볼 때 대출, 반납만 하는 줄 알기 때문에 스스로 공부하고 자꾸 글을 써서 사서라는 존재를 알려야 이 직업이 살아남을 것 같아요. 읽고 쓰고 공부하고, 배워서 남 주는 일이 우리가 궁극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 김 성 란 | 얼마 전 아이들에게 독후활동을 시키고 있으려니 한 아이가 선생님은 왜 쓰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독후활동을 요구하면서 정작제 자신은 글쓰기에 소홀한 점에 대해 반성했습니다. 그리고 사서선생님 모두가 자기 일을 사랑하면 좋겠습니다. 힘들게 하는 아이를 만나면 ‘요 녀석이 내 기를 다뺏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같 있으면 기를 받는다고 하잖아요. 사실 아이들 때문에 웃는 일도 많은데 힘든 점만 생각하는 그 부분도 요즘 반성하고 있습니다. 학교도서관을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가자는 그 기본에 충실해야겠습니다.
| 이 지 향 | 사서라는 직업,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정말 멋진 직업 아니에요? 우리들끼리 모이면 정말 멋진 직업이라고 해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정말 매력적인 직업이에요.
| 전 미 경 | 저도 정말 이렇게 멋진 직업이 없다고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무언가를 줄 수 있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책이랑 아이들 속에서 살 수 있다는 것, 도서관을 예쁘게 만들어 놓고 애들이 책을 읽으며 행복해하는 걸 보면서 저도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조금 더 우리의 전문성을 키워서 아이들이 행복한 만큼 우리사서들도 더 행복해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교육과정과 연계된 자료를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있으면 좋겠어요. 또 혼자만 있는 학교도서관이 아니라 외국처럼 사서와 사서교사가 같이 협력하면서 아이들을 위해 함께 운영하는 도서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유 정 원 | 처음에는 제 열정으로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제 딴에는 혼자서 열심히 했어요. 그게 좋은 건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네트워킹이 되어 같이하면 더 큰효과를 거둘 수 있었는데 혼자 독식한 셈이지요. 나중에 깨달았어요, 학교도서관은 혼자 운영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요. 그래서 요즘은 교사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기도 하고 제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문의도 하고 그래요. 혼자서는 나 홀로 도서관 지킴이밖에 안 된다는 걸 알았어요.
| 김 해 숙 | 꿈을 가지고 살라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저는 죽을 때까지 도서관에서 책을 보는 게 꿈이에요.
| 박 영 옥 | 그동안 사서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매체가 없었는데 <학교도서관저널>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어 감사합니다. 오랜 시간 나눈 선생님의 말씀이 우리학교도서관의 발전을 이루는 초석이 되기를 바라면서 좌담회를 마치겠습니다.
| 박 영 옥 | 우리 학교도서관이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열심히, 번듯하게 도서관을 운영해서학교도서관 자체를 바꾸는 사서선생님도 많이 봐 왔습니다. 오늘 이 자리가 사서선생님들이 힘을 내어 미래의 학교도서관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제시하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먼저 사서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일을 말씀해 주시는 것으로 시작해 볼까요.
| 전 미 경 | 졸업생들이 찾아와서 제일 많이 하는 말이 “도서관을 통째로 가져가고 싶다. 고등학교에는 이런 도서관이 없다”는 거예요. 전에 ‘학교도서관은 다’라는 주제로 말짓기를 한 적이 있는데, 학교도서관은 심장이다, 씨앗이다, 학교도서관은 진화하고 있다, 이렇게 쓴 거예요. 그걸 보면서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얼마 전에는 한 남학생이 숙제를 도와 달라고 찾아왔어요. 도와주면서 “도서관에 오면 이 숙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알고, 믿고 왔냐”고 물었더니 해맑게 웃으면서 그렇다고 말하는데, ‘아, 이제 제대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에게 학교도서관은 숙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 내게 도움을 주는 곳이라는 인식 전환을 계속 시키고 있는데, 그 아이가 그 말을 해 줬을 때 많이 기쁘더라고요.
| 이 지 향 | 요즘은 진짜 아이들 하나하나가 부처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만약 일반 교사였다면 그런 생각 못했을 거예요. 도서관에 있다 보니까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색이 다르듯이 아이들마다 다들 다른 소중한 부분이 있다는 걸 시간이 흐를수록 느끼게 됩니다. ‘너희들에게서 내가 참 많이 배운다’는 말을 들려 주곤 하지요. 도서관을 매개로 아이들이 무궁무진하게 키워진다면, 책을 통해 아이들과 교감이 이뤄진다면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아이들은 똑같은 책을 읽어도 참으로 다양한 생각과 색을 보여 줍니다. 그런 아이들이 스승이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일반교사들은 학급에서 많이 시달리고 기운을 빼앗기는데 오히려 우리 사서들은 기운을 받는 부분이 더 크지 않을까 합니다.
| 김 성 란 | 지금은 달라졌지만 한 5년 전만 해도 아이들이 방과 후에 갈 데가 없었어요. 제가 몸담고 있는 학교는 비교적 가난한 지역이어서 가정 형편이 안 좋다 보니까 전학을 오가는 경우가 많은데, 전학 와서 친구도 없고 집에 가도 반겨 줄 어른이 없는 아이들이 도서관에 오더군요. 도서관을 통해 친구도 사귀고 책도 보고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 조 정 연 | 고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가 있는데, 문해文解능력이 없는 거예요. 담임교사의 제안으로 일주일에 책을 한 권씩 읽고 독후감 쓰기를 하게 되었지요. 공부도잘 못하고 책읽기도 두려워하는 아이라 제일 처음 권해준 책이 『우동 한 그릇』이었어요. 이어 『키다리 아저씨』.그런데 참 즐겁게 읽고 오는 거예요. 수준을 조금씩 높여서 지금은 성인소설 중에서 『엄마를 부탁해』 같은 쉬운 소설들을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성적이 낮아 고민하는 아이들 중에 그나마 책을 통해 자존감을 높여가는 아이들을 볼 때, 저로 인해서 어떤 작은 비전이나마 찾아가는 아이들을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 유 정 원 | 아이들에게는 저희들 사서가 교과선생님이나 담임선생님보다 얘기하기에 편한 상대인가 봐요. 우리는 아이들의 생활태도나 성적을 모르잖아요. 아이들이 담임선생님에게 말 못하는 것을 저한테는 얘길 해요. 제가 그걸 담임선생님한테 전해 준 적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애들 하는 말이 제가 담임선생님과 절친인가 보다고, 담임선생님이 저희들 마음을 다 아셨다고 하면서 좋아하는 거예요. 그런 걸 보면서 도서관이 학생들만 위한 아니라 학생을 매개로 여러 교사들과 친해질 수 있는 곳이고, 그렇게 만들어 가는 것이 사서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 해 숙 | 전근 가신 선생님 한 분이 최근에 찾아오셨어요. 찾아온 이유가 옮겨간 학교에는 책이 없다는 거예요. 연구 활동과 관련된 책이 하나도 없는데 여기 학교에 있을 때 그 책이 있는 걸 보셨대요. 오셔서 이삼십 권을 빌려 가셨거든요. 저는 수서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서점에 가서 하루 종일 서서 책을 고르는 일이 힘들지만 그게 말 그대로 노동만은 아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학교도서관 운영과 학부모 협력
| 박 영 옥 | 수서도 굉장히 중요한 문젠데요, 나중에 언급하기로 하지요. 오늘이 ‘스승의 날’이라 그런지 주로 아이를 통해서 느낀 보람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번에는 도서관 운영과 관련해서 진행하신 프로그램이 아이들에게 책과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또는 학부모와 함께하여 도서관을 지역으로 확대했을 때의 보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 전 미 경 | 저희 학교에서는 학부모님께서 독서치료를 해 주시거든요.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데, 독서치료를 받은 아이들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어요. 자신감이 생기고 밝아지고, 확실한 효과가 있어요. 어머니한 분이 손글씨(POP)를 배우셔서 도서관에서 필요한 걸 다해 주셨는데 나중에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강좌도 열어 도서관 봉사가 끝나면 손글씨를 가르치고 배우십니다. 그러더니 이제 책도 같이 읽자고 하시더니 정기적으로 책읽기 모임을 하고 계세요. 어머니들이 도서관을 통해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 지 향 | 도서관 신설 초기 교장선생님의 학교도서관에 대한 견해가 지역의 평생교육센터로서 역할에 일조해야 한다는 겁니다. 저도 대학 때부터 도서관이라는 곳은 평생교육 내지 사회교육, 재교육의 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시종일관 책을 매개로 ‘책’모임을 중요시합니다. 그리고 자원봉사 어머니들의 잠재된 능력을 살려 분과별로 운영하기 시작했지요. 어머니들에게 그런 말씀을 드려요. 대한민국에 그런 지도자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여성 역할을 제자리에 있게만 해 줘도 대한민국 생산성이 상당히 올라갈 거예요. 숨겨진 어머니들이 많다는 얘기죠. 학교도서관이 바로 이런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조 정 연 | 도서관 프로그램이라는 게 양면이 있는 것 같아요. 책 읽기를 하고 나서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책을 읽고 그것에서 파생되는 것을 해야 하는데, 어느 새 책은 뒤로 사라지고 친목 모임, 사적인 모임으로 변질될 수 있지요. 그 양면이 잘 조율되지 않으면 프로그램이 지속되기 어렵지요. 또 사실 사서가 그런 모임을 만들고 진행하는 것에 관여하는 부분이 그다지 명확하지 않은 게 문제잖아요. 그런 부분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어려운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은 잘하면 도서관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지만 잘못하면 도서실 운영이 마치 프로그램운영이 전부인 것 같은 오해가 생길수 있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
| 박 영 옥 | 선생님들께서 학부모와 함께한 시간들은 어떻게 보면 학교도서관의 부수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주 커다란 성과를 이룬 것 같습니다. 학교도서관에서 평생교육을 실천하는 사례가 될 것 같아요. 그럼 이번에는 학부모와 하는 프로그램 말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어떻습니까?
| 이 지 향 |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책을 읽도록 하는 것이지요. 오랫동안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는데요. 이제는 도서부원들 독서토론이 확실히 자리 잡혔기 때문에 학교에서 계발활동을 통해 독서논술부를 운영해 줄 것을 제안받았어요. 저는 흔쾌히 받아들이지요. 책이 매개된다면 어떠한 것이라도 감수하고 해 보겠다는 생각입니다. 책모임의 큰 틀은 우리 사회의 모든 차이를 인정하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토론의 장에서 내 의견이 다르고 상대의 의견이 다르다는 것,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겸허히 들을 줄 알고 내 소신을 자신있게 얘기할 줄 아는, 그 속에서 아이들이 차이를 인정할 수만 있다면 그것이 최고가 아닐까요?
| 김 성 란 | 저는 학교도서관에 근무를 할수록 두려워져요. 저희가 맡은 일이 너무 많은 거예요. 요구하는 것도 많은데다가 전교생을 대상으로 해야지요. 오전에는 도서관수업을 직접 하거나 수업지원을 해야 하고, 오후에는 방과 후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로 늘 분주합니다. 일정시간 어머니 명예사서가 오셔서 도움을 주지만, 도서관을 전담 1인이 운영을 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릅니다. 도서관 행사 프로그램도 그래요. 흥미 위주나 일회적인 행사인 경우가 많습니다. 도서관 활성화가 된 지금, ‘교수학습지원’이라는 학교도서관의 핵심 역할에 더 충실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 조 정 연 | 사서는 도서관 전체를 운영해야 되는데 프로그램에 얽매이면 도서관 운영이 흔들리더라고요. 전에 사립초등학교에서 독서지도를 전담할 때는 사서가 두명이었어요. 도서관에서 제가 원하는 책을 구해 주고 원하는 수업 도구를 찾아 주니 프로그램 운영이 매우 잘됐습니다. 도서관과 저의 연계 수업이 잘 이루어진 것이지요. 도서관에서도 수업을 할 수 있고 야외 수업도 할 수 있고. 하지만 1인 사서가 프로그램에 매달리면 도서관이 흐트러지더라고요.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프로그램을 도서관 전체를 하나로 가져가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고등학교도 마찬가지지만 초등학교도 수업 연계 자료를 많이 찾아 줘야 되잖아요. 그러려면 정말 수서에 신경을 써야 하지요. 사실 우리 본연의 역할은 그런 것인데, 소수의 아이들을 데리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개개인의 역량을 떠나서 전체운영 면에서 따져 보고 그 역할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닌가 합니다.
| 박 영 옥 | 우리 학교는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요. 제가 도서실을 운영하면서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은 ‘책을 읽지 않는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책과 가까이 할 수 있을까’입니다. 그래서 ‘도전 9,999쪽 읽기대회’, ‘한 작가 사랑하기’, ‘분류번호따라 책읽기’ 등을 진행하지요. ‘도전9,999쪽 읽기대회’는 반 대항으로 책읽기를 하여 먼저 9,999쪽에 도달하면 우승합니다. 이때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책을 읽지 않는 친구들을 읽게 만들어야 우승한다고 말해요. ‘한 작가 사랑하기’는 3학년 이상부터 진행하는데요. 자기가 좋아하는 작가 한 명을 정하고 그 작가의 책을 4권 이상 읽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거예요. ‘분류번호따라 책읽기’는 방학 중에 진행하는데 요일별 분류번호를 정하고 해당 분류번호의 책을 읽도록 하는 거고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책읽기와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분류번호를 체득하면서 지식의 분류를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전 미 경 | 제가 있는 학교는 복지학교(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대상학교)라 교육복지 예산에서 도서관에서 프로그램 예산을 지원해 주기 때문에 도서관 행사를 많이 진행하고 있어요. 학교에서 책을 살 수 있는 돈이 너무 적어서 복지예산에서 일부를 책 구입비로 좀 쓰면 안되냐고 했더니 절대 안 된다고 합니다.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 조 정 연 | 프로그램에 잘못 접근하면 항상 문제가 생겨요. 사서는 마치 프로그램 단순 진행자로서만 존재하는 것 같아요. 저는 강사를 불러 프로그램을 짜거든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작 사서 자신은 도서관 일은 못하고 프로그램 진행만 하게 되지요. 말이 안 되는 상황인데 그게 프로그램의 함정인 것 같아요. 현재 사서들이 갖고 있는 큰 딜레마이지요.
| 유 정 원 | 학교도서관에서의 프로그램은 가끔은 보여주기 위한, 도서관 실적을 위한 행사로 여기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도서관과 책을 연결시켜 주는 즐거움과 보람을 찾아 주는 행사이기에 꾸준히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아이들에게서 끌어내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주인공 역할을 맡기기도 해요. 그럴 때 도서관에 대한 애착과 책읽기의 동기부여가 더 커진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학교도서관에 서사서의 위치와 역할
| 박 영 옥 | 선생님들의 도서관 운영에 대한 노고와 고심하는 모습들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다음은 현장에서 느끼는 열악한 사서의 위치와 역할에 대해 말씀을 나눠보기로 할까요?
| 이 지 향 | 사실 이게 우리들 사서 자신의 문제로 가장 부각되는 부분인데요. 제가 담당교사와 어떤 문제로 크게 부딪친 적이 있어요. 여기서 세세한 내용을 말씀드리기는 좀 그런데요. 어쨌든 교장선생님께 단도직입적으로 이런 식으론 일 못하겠다고 했어요. 제가 최선을 다해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기 때문에 그때부터 지금껏 4년 동안 담당교사 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업체에 600여 권의 수서 목록을 보냈는데요. 그 업체에서 “선생님, 아직도 라벨 작업을 직접 하십니까?”하고 물어요. 분류는 사서의 고유 업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업체에 맡기지 않습니다. 사서의 사회적 지위나 인지도, 대우 문제에서 우리들 자신이 스스로 낮추는 측면이 있거든요. 내 일을 찾으려는 부분이 굉장히 약해요. 그런 쪽에서 자긍심을 가져야 우리들의 지위 확보가 가능한 것이지, 결코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서들이 지위 확보가 안 된다 할지라도 학교에서 도서관 고유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김 성 란 | 사서교사나 사서를 경험하지 못한 교장, 교감선생님들이 많다 보니까 당황스러울 때가 있어요. 전문인로서의 역량을 요구하다가도 다른 한편으로는 계약직이라는 한계를 언급할 땐, 이쪽에서 치이고 저쪽에서 치인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 조 정 연 | 처음 학교에 갔을 때 전 사서가 자기 이름으로 품의조차 못하고 있었어요. 저는 이걸 해서 될까 안 될까가 아니라, 내가 할 건데 내가 품의하는 게 맞지, 그렇게 생각했어요.
| 전 미 경 | 학교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에게 연수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서지도와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고 적용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됩니다. 그래서 전 학교에 연수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학교의 지원을 받아 연수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 조 정 연 | 저는 국립중앙도서관이나 교육청에서 온 공문에 부당한 내용이 있을 때는 시정해 달라고 연락합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전화해서 현실적으로 학교도서관에는 사서교사보다 사서가 많으니 사서 대상 연수를 늘려 달라고 합니다. 그때는 당장 반영이 안 돼도 다음해에는 반영이 되는 것 같아요. 교육청에도 연락한 적이 있는데요. 교육청 사서 연수에서 어떤 강사가 “여기 계신 분들이 어머님들 내지는 선생님들일 텐데……”로 시작하는데, 연수 대상자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강사를 불러 놓고 연수를 받으라고 하더군요. 학교도서관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의 강의를 해야 하는데, 학부모 일반론을 말하면 안 되지요.
| 유 정 원 | 저도 그런 편인데요. 그쪽 말을 들어보면 당초 운영 계획안을 짤 때 예산에 맞춰 강사를 섭외할 수밖에 없어요. 또 하나 문제는 교육을 주관하는 사람이 사서교사가 아니고 공공도서관의 사서라서 생깁니다. 교육청자체에서도 사서교사를 공모해야 돼요. 그나마 경기도는 각 지역 청마다 사서교사는 아니더라도 담당 사서가 있잖아요. 그런데 서울은 아무도 없어요. 교육청 안에는사서가 없고 지역 공공도서관 사서를 이용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어디 제대로 하소연할 데가 없는 거예요.
| 전 미 경 | 또 요즘 문제가 있는 게 서울 지역 계약직 사서를 뽑을 때 근무 시간이 낮 열두 시 반부터 아홉 시까지예요. 제가 아는 어느 사서도 야간자율학습을 맡아서 하고 있어요. 도서관 문을 열기 위해서가 아니라 야간자율학습 감독하라고요. 아직까지도 학교에서 학교도서관에 대한 인식이 낮아서 이런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인식개선, 수서권찾기부터
| 박 영 옥 | 선생님 말씀대로 서울의 경우 사서가 없는 학교가 거의 60%에 달합니다. 그나마 5시간 운영하면서 도서 대출반납만 하고 있어 학교도서관이라기보다 도서대여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이제 수서권 얘기를 해 볼까요? 사서의 본연의 임무 중에서도 이 수서권을 빼앗긴 사서가 제법 있거든요. 수서권이 없다는 것은 사서의 권한 중에서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 성 란 | 목록을 주고 “여기서 골라라” 하기도 하고, 책부터 주는 데도 있어요.
| 전 미 경 | 그냥 영수증을 주는 데도 있었대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자료선정위원회를 만들어서 회의를 하게 돼 있잖아요. 저희가 회의를 할 때는 학교도서관의 주제별 장서 구성 비율 중 중학교에 맞는 기준과 현재 우리 학교도서관 장서 구성 비율을 비교해서 많이 수서해야 할 분야를 찾고, 학교도서관의 자료 선택 기준에 대한 내용도 넣은 자료를 만들어 회의를 하거든요. 이렇게 하기 때문에 많이 개선되어 가고 있다고 봅니다.
| 유 정 원 | 사서의 수서권도 예산에 따라 조금씩 다르고, 학교마다 행정상의 문제와도 맞물려 차이가 많은 것 같아요. 대부분은 자료선정위원회를 통하지만 다른 교과회의에 밀려 뒷전으로 밀려나기도 해요. 게다가 도서관을 비우고 당당하게 현장 수서를 나갈 수 있는 사서는 과연 얼마나 될까요? 우리들 스스로부터 수서권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아야 할 것 같아요.
| 이 지 향 | 이제 학교도서관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사서들이 수서권을 진짜 얼마나 내 것으로 만드느냐가 관건인데, 그 부분이 분명 한계가 있어요. 저희 지역에서 선생님들이 모이면 항상 이 부분에 대해 큰 문제 제기를 해요. 과연 우리들이 얼마나 책 한 권 한권에 대해 평가를 제대로 하고 접근하고 있느냐, 결국문제는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 같아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요. 지역별 소모임을 갖는다든지, 책을 연구하고 그 자료를 공유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 해 숙 | 개인적으로 욕심을 내고 있는 부분이, 어차피 사서가 학교도서관에 기여를 하고 교육에 기여를 해야만 제대로 인정을 받고 살 수가 있잖아요. 그러려면 교과서 내용을 분석하고 그 교과 과정에 필요한 맞는 도서를 수서하고 이런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 성 란 | 그렇게 얘기는 하고 있어요. 그러나 그게 쉬운게 아니지요. 누구든 공유해서 같이 해야지 혼자서는 정말 역부족이에요. 같이 모여서 연구를 해야 하는데 인원수도 그렇고, 우리가 신분 보장도 안 된 상태니까 더욱 어렵지요. 교육 과정이나 학교 교육에 관해서는 같이 모여서 연구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박 영 옥 | 학교도서관 연구기관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재 사서들이 소모임으로 그룹을 지어 교과연구를 하며 관련 도서를 수서하고 있는데 너무 소모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이런 작업을 해 주면 일선에서 일하는 사서들은 이 내용을 토대로 자기 도서관 장서를 분석하여 추가하면 훨씬 시간 절약이 될 텐데요. 어쨌든 사서선생님들은 교과서를 분석하는 작업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작업을 토대로 수서를 해야 하니까요.
| 김 성 란 | 학교도서관 운영관리 매뉴얼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교과와 관련된 학교도서관활용교육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매뉴얼이 필요합니다.
| 박 영 옥 | 이지향 선생님, 지역 사서모임이 잘 운영된다고 하셨는데 그동안 어떤 일들을 해 오셨는지요. 선생님 지역의 활동이 여러 사서선생님들의 활동 모델이 될것 같습니다.
| 이 지 향 | 저는 거기서 큰 희망을 봐요. 위에서 뭔가 좀 내려 줬으면 좋겠다는 것은 굉장히 요원하다고 생각해요. 사서선생님들이 학교 내에서도 확고한 소속 의식이 없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자족하고 자긍심을 갖자고 다짐합니다. 지역 내 열여덟 명의 사서선생님들이 모이는 데요. 교육청과 긴밀하게 협조하여 사업을 하기도 합니다. 학교도서관 발전지원단을 꾸려 운영지원분과, 프로그램개발 분과, 서평 분과, 소식지 분과로 나눠 활동합니다. 교육청과의 공조는 학교 측으로부터 인지도를 인정받는 좋은 과정입니다.
| 김 성 란 | 네트워크가 잘 맞물려 간 대표적인 사례예요. 그게 참 중요하다고 봐요.
마 무 리
| 박 영 옥 | 긴 시간 동안 선생님들께서 좋은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이룬 여러 선생님들의 업적은 우리 도서관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하리라고 봅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학교도서관 발전 방향과 개선점을 한 가지씩 말씀해 주세요.
| 조 정 연 | 공부하고 글 쓰지 않으면 사서는 언젠간 없어질 거예요. 다른 사람들이 볼 때 대출, 반납만 하는 줄 알기 때문에 스스로 공부하고 자꾸 글을 써서 사서라는 존재를 알려야 이 직업이 살아남을 것 같아요. 읽고 쓰고 공부하고, 배워서 남 주는 일이 우리가 궁극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 김 성 란 | 얼마 전 아이들에게 독후활동을 시키고 있으려니 한 아이가 선생님은 왜 쓰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독후활동을 요구하면서 정작제 자신은 글쓰기에 소홀한 점에 대해 반성했습니다. 그리고 사서선생님 모두가 자기 일을 사랑하면 좋겠습니다. 힘들게 하는 아이를 만나면 ‘요 녀석이 내 기를 다뺏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같 있으면 기를 받는다고 하잖아요. 사실 아이들 때문에 웃는 일도 많은데 힘든 점만 생각하는 그 부분도 요즘 반성하고 있습니다. 학교도서관을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가자는 그 기본에 충실해야겠습니다.
| 이 지 향 | 사서라는 직업,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정말 멋진 직업 아니에요? 우리들끼리 모이면 정말 멋진 직업이라고 해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정말 매력적인 직업이에요.
| 전 미 경 | 저도 정말 이렇게 멋진 직업이 없다고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무언가를 줄 수 있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책이랑 아이들 속에서 살 수 있다는 것, 도서관을 예쁘게 만들어 놓고 애들이 책을 읽으며 행복해하는 걸 보면서 저도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조금 더 우리의 전문성을 키워서 아이들이 행복한 만큼 우리사서들도 더 행복해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교육과정과 연계된 자료를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있으면 좋겠어요. 또 혼자만 있는 학교도서관이 아니라 외국처럼 사서와 사서교사가 같이 협력하면서 아이들을 위해 함께 운영하는 도서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유 정 원 | 처음에는 제 열정으로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제 딴에는 혼자서 열심히 했어요. 그게 좋은 건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네트워킹이 되어 같이하면 더 큰효과를 거둘 수 있었는데 혼자 독식한 셈이지요. 나중에 깨달았어요, 학교도서관은 혼자 운영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요. 그래서 요즘은 교사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기도 하고 제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문의도 하고 그래요. 혼자서는 나 홀로 도서관 지킴이밖에 안 된다는 걸 알았어요.
| 김 해 숙 | 꿈을 가지고 살라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저는 죽을 때까지 도서관에서 책을 보는 게 꿈이에요.
| 박 영 옥 | 그동안 사서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매체가 없었는데 <학교도서관저널>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어 감사합니다. 오랜 시간 나눈 선생님의 말씀이 우리학교도서관의 발전을 이루는 초석이 되기를 바라면서 좌담회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