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교사 나는야 행복한 도서관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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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4 17:50 조회 6,702회 댓글 0건본문
“도서관선생님이야!”
“바보야, 사서선생님이라니까!”
아침부터 도서관 밖이 시끄럽다. 무슨 소란인가 나가보니 갓 입학한 1학년아이들이 나를 어떻게
부르는 것이 맞느냐를 두고 한참 토론 중이다. 도서관이용 교육 시간에 나를 소개할 때 어떤 반에서는
도서관선생님, 또 어떤 반에서는 사서선생님이라고 했나보다. 도서관선생님도 맞고 사서선생님도 맞다
며 화해를 시키자 그제야 아이들은 도서관으로 들어온다.
이런, 나야말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오늘은 일주일 가운데 가장 바쁜목요일이 아닌가. 황급히 도서
관에 들어가 보니 아침 독서로 책을 빌리려는 아이들이 한 가득이다. 오늘도 정신줄 챙기고 하루치 에너지
일발 장전이다!
재미난 활용수업과 함께 창의력이 쑥쑥!
목요일은 2, 3, 4교시 연달아 수업이 있는 날이다. 사서이자 교사인 나는 도서관인으로서 또 아이들의 선생님
으로서의 역할도 해야 한다. 특히 올해는 이학교에 전근 오고 숙원 사업이었던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도 따냈다.
그래서 오늘 수업은 2교시는 1학년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 3교시는 3학년 도서관 활용수업, 4교시는 5학년
활용수업이 진행된다.
오늘 1학년 창의적 재량활동 수업은 『강아지 똥』을 통한 희생과 배려 정신 배우기이다. 아직 글자에
서투른 1학년에게 ‘강아지 똥에게 상장 주기’ 활동을 통해 독후 활동을 유도한다. 1학년 수업을 마치고
나면 3교시는 3학년. 오늘은 글쓰기 싫어하는 남자 아이들이 제일 재미있어 하는 시간이다. ‘타블로’라
는 연극 활동을 통해 독후 활동을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프레드릭』이라는 책을 대상 도서로 하였는데
조별로 하는 연극 활동은 매번 날 놀라게 한다. 가만히 팔 벌리고 있는 아이에게 너는 무엇이냐 물으니
돌담이라고 하고, 또 어떤 아이를 굴린 아이에게 네 역할은 무엇이냐고 물으니 자기는 곡식이란다! 허
헛, 창의력 대장 같으니라고. 정신없이 수업을 하다 보니 어느덧 4교시. 오늘 5학년 녀석들과는 토론수
업을 한다.
주제는 ‘빼빼로데이 과연 필요한가?’이다. 필시 찬성이 많을 것이기에 조별로 찬성과 반대
를 나누어주었다. 역시나 찬성측은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반면 반대측은 울며 겨자 먹기로 한 아이들이
많아 제대로 된 의견이 나오지 않는다. 찬성측은 어떻게든 이기고 싶었는지 빼빼로데이를 없애면 이성
친구에게 고백할 날이 없다나? 녀석들, 그 말도 맞다, 맞아!
6교시 후, 도서관은 토론의 열기로 뜨겁다
점심을 20분 만에 후다닥 먹고 돌아와 아이들에게 책을 빌려주고 도우미로 오신 학부모님과 독서 상담
을 하다 보니 오후 1시 30분. 이제는 독서 논술 동아리 수업을 준비해야한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은 5,
6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독서 논술 동아리 수업을 한다. 오늘 수업의 주제는 『지구가 100명의 마을이
라면』이라는 책과 동영상을 통한 세계 이해이다. 독서 지도의 차원을 벗어나 어린이로서 세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독서 치료 영역까지 토론을 계획하였다. 책 정리와 수업 준비를 하다 보니 6교
시가 끝나고 청소 당번 아이들과 독서 논술 동아리 아이들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유네스코 홈페이지에
서 대상 도서의 동영상을 보여주고 아이들과 토론 열전에 들어간다. 야무진 은실이는 “우리가 세상을
위해 할 일은 음식과 물이 부족한 제 3세계 아이들을 위하여 물자를 아끼는 것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
한다. 여자 아이들은 모두 한목소리로 현재 우리나라 아이들이 반성해야 한다며 성토대회를 연다. 그런
데 청일점 민호의 주장은 이렇다. 자기는 TV에서 제 3세계 아이들을 위해 성금 모금 방송을 할 때 ARS 전
화를 많이 할 거란다. 그래그래, 정답이 어디 있겠니? 네 말도 맞다!
오늘의 모든 공식 일정(?)을 마치고 방과 후 숙제를 하러온 6학년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
느덧 4시다. 고학년 아이들은 책을 읽으러 도서관에 온다기보다 나와 잡담 아닌 잡담을 나누러 오는 경우
가 많다. 학교, 부모님, 친구들과 함께 있어도 외로운 우리 아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
요한 것이다. 아이들과 이야기하며 맞장구도 쳐주고 공부도 가르쳐주다보면 퇴근 시간이 가까워온다.
오늘도 하루해가 이렇게 저문다. 집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 앞에서 아침에 나의 호칭을 두고 논란을
벌이던 1학년 아이들이 “도서관선생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도서관선생님이면 어떻고
사서선생님이면 어떠랴. 나는 너희들의 선생님이고 너희들은 내 자식과도 같은 제자들 아니겠니? 그리
하여 나는 오늘도 외치련다. 나는야 행복한 도서관선생님이라고!
“바보야, 사서선생님이라니까!”
아침부터 도서관 밖이 시끄럽다. 무슨 소란인가 나가보니 갓 입학한 1학년아이들이 나를 어떻게
부르는 것이 맞느냐를 두고 한참 토론 중이다. 도서관이용 교육 시간에 나를 소개할 때 어떤 반에서는
도서관선생님, 또 어떤 반에서는 사서선생님이라고 했나보다. 도서관선생님도 맞고 사서선생님도 맞다
며 화해를 시키자 그제야 아이들은 도서관으로 들어온다.
이런, 나야말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오늘은 일주일 가운데 가장 바쁜목요일이 아닌가. 황급히 도서
관에 들어가 보니 아침 독서로 책을 빌리려는 아이들이 한 가득이다. 오늘도 정신줄 챙기고 하루치 에너지
일발 장전이다!
재미난 활용수업과 함께 창의력이 쑥쑥!
목요일은 2, 3, 4교시 연달아 수업이 있는 날이다. 사서이자 교사인 나는 도서관인으로서 또 아이들의 선생님
으로서의 역할도 해야 한다. 특히 올해는 이학교에 전근 오고 숙원 사업이었던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도 따냈다.
그래서 오늘 수업은 2교시는 1학년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 3교시는 3학년 도서관 활용수업, 4교시는 5학년
활용수업이 진행된다.
오늘 1학년 창의적 재량활동 수업은 『강아지 똥』을 통한 희생과 배려 정신 배우기이다. 아직 글자에
서투른 1학년에게 ‘강아지 똥에게 상장 주기’ 활동을 통해 독후 활동을 유도한다. 1학년 수업을 마치고
나면 3교시는 3학년. 오늘은 글쓰기 싫어하는 남자 아이들이 제일 재미있어 하는 시간이다. ‘타블로’라
는 연극 활동을 통해 독후 활동을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프레드릭』이라는 책을 대상 도서로 하였는데
조별로 하는 연극 활동은 매번 날 놀라게 한다. 가만히 팔 벌리고 있는 아이에게 너는 무엇이냐 물으니
돌담이라고 하고, 또 어떤 아이를 굴린 아이에게 네 역할은 무엇이냐고 물으니 자기는 곡식이란다! 허
헛, 창의력 대장 같으니라고. 정신없이 수업을 하다 보니 어느덧 4교시. 오늘 5학년 녀석들과는 토론수
업을 한다.
주제는 ‘빼빼로데이 과연 필요한가?’이다. 필시 찬성이 많을 것이기에 조별로 찬성과 반대
를 나누어주었다. 역시나 찬성측은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반면 반대측은 울며 겨자 먹기로 한 아이들이
많아 제대로 된 의견이 나오지 않는다. 찬성측은 어떻게든 이기고 싶었는지 빼빼로데이를 없애면 이성
친구에게 고백할 날이 없다나? 녀석들, 그 말도 맞다, 맞아!
6교시 후, 도서관은 토론의 열기로 뜨겁다
점심을 20분 만에 후다닥 먹고 돌아와 아이들에게 책을 빌려주고 도우미로 오신 학부모님과 독서 상담
을 하다 보니 오후 1시 30분. 이제는 독서 논술 동아리 수업을 준비해야한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은 5,
6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독서 논술 동아리 수업을 한다. 오늘 수업의 주제는 『지구가 100명의 마을이
라면』이라는 책과 동영상을 통한 세계 이해이다. 독서 지도의 차원을 벗어나 어린이로서 세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독서 치료 영역까지 토론을 계획하였다. 책 정리와 수업 준비를 하다 보니 6교
시가 끝나고 청소 당번 아이들과 독서 논술 동아리 아이들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유네스코 홈페이지에
서 대상 도서의 동영상을 보여주고 아이들과 토론 열전에 들어간다. 야무진 은실이는 “우리가 세상을
위해 할 일은 음식과 물이 부족한 제 3세계 아이들을 위하여 물자를 아끼는 것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
한다. 여자 아이들은 모두 한목소리로 현재 우리나라 아이들이 반성해야 한다며 성토대회를 연다. 그런
데 청일점 민호의 주장은 이렇다. 자기는 TV에서 제 3세계 아이들을 위해 성금 모금 방송을 할 때 ARS 전
화를 많이 할 거란다. 그래그래, 정답이 어디 있겠니? 네 말도 맞다!
오늘의 모든 공식 일정(?)을 마치고 방과 후 숙제를 하러온 6학년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
느덧 4시다. 고학년 아이들은 책을 읽으러 도서관에 온다기보다 나와 잡담 아닌 잡담을 나누러 오는 경우
가 많다. 학교, 부모님, 친구들과 함께 있어도 외로운 우리 아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
요한 것이다. 아이들과 이야기하며 맞장구도 쳐주고 공부도 가르쳐주다보면 퇴근 시간이 가까워온다.
오늘도 하루해가 이렇게 저문다. 집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 앞에서 아침에 나의 호칭을 두고 논란을
벌이던 1학년 아이들이 “도서관선생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도서관선생님이면 어떻고
사서선생님이면 어떠랴. 나는 너희들의 선생님이고 너희들은 내 자식과도 같은 제자들 아니겠니? 그리
하여 나는 오늘도 외치련다. 나는야 행복한 도서관선생님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