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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지은이가 독자에게]인생의 주인인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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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7-08 00:11 조회 6,17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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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958년에 태어났습니다. 6.25전쟁이 끝난 5년 후, 우리나라가 전쟁의 상처를 딛고 새 국가 건설로 향해 나아갈 때였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니던 1960~70년대는 우리나라가 급속한 경제성장을 할 때였습니다. 다양성보다는 획일성이, 민주성보다는 효율성이 우선되던 때였습니다.

87년 6월 이후 세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질식할 것 같았던 권위주의 체제가 사라지고 획일성보다는 다양성이, 효율 못지않게 민주적 과정의 중요성이 존중되기 시작했습니다. 비로소 살아볼 만한 사회가 된 것입니다.
권위주의 동원 체제에서 숨막힐독자에게듯한 10대와 20대를 보낸 제가 보기에 지금의 10대와 20대는 잘났습니다. 위축되지 않고 굽어 있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당당한 청년세대를 보면서 생각합니다. “그래, 인생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어.”
저는 50대에 접어들어서야 10대를 위한 정치학, 10대를 위한 한국사, 10대를 위한 민주주의에 관한 책을 썼습니다. 여유가 생겼다기보다는 10대, 20대의 힘을 50대가 되어서야 깨닫게 된 것이겠지요.

저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낙관합니다. 우리 세대보다 똑똑하고 당당하고 옹골찬 청년세대, 미래세대들이 있기 때문이지요. 『덤벼라, 인생』은 이 미래세대들에게 바치는 찬가입니다. 자신의 힘과 가능성을 미처 자각하지 못하고 고민하고 방황하는 미래의 주인공들에게 바치는 헌사입니다.
인생에는 정해진 길이 없습니다. 정답이 따로 없습니다. 인간은 주어진 대로 살기보다는 마음 내키는 대로 살다 더 좋지 않은 인생을 살게 되더라도 그 길에서 더 많이 배우고 더 행복을 느끼는 존재입니다. 이런 인간의 삶을 누가 감히 평가하고 재단하고 훈도할 수 있단 말입니까?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마음대로 살아라.” 이것이 제가 이 책에서 진짜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 “덤벼라 인생아, 내가 있다.”라고 큰소리치며 살아가라는 것이 제가 여러분에게 진짜 하고 싶은 말입니다.
인간은 이기적 동물입니다. 고독한 존재입니다. 우주 전체를 준다 해도 결코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인생을 홀로 살아내야 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좀 더 철저히 이기적이길 바랍니다. 좀 더 자신에 천착하고, 좀 더 자신에 충실하길 바랍니다. 세상의 처음이자 끝인 당신만의 인생에 좀 더 진지해지길 바랍니다.
지구에 70억 명의 인간이 산다면 거기에는 70억 개의 개성 있는 인생이 전개되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누구의 인생보다 소중한, 당신만의 인생, 그 주인은 바로 당신입니다. 『덤벼라, 인생』을 인생의 주인인 당신에게 바칩니다.



아무리 나이 어린 청소년들에게 쓰는 편지라도 초면에 반말하는 건 좀 실례겠지? 하지만 내 아이의 친구들이라고 생각한다면 존댓말을 쓰는 것도 우스울 거야. 그러니 너희도 친구 아빠가 하는 말이려니 여기고 말투쯤은 용납해주려무나.
물론 말투가 그렇다고 해서, 또 친구 아빠라고 해서 너희를 가르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어. 그러니까 내가 또 다른 아저씨와 함께 이번에 펴낸 책을 보고 너희도 뭐를 좀 배워보겠다고 마음먹지는 말기 바란다. 이 책은 너희에게 생각할 거리를 줄 뿐 가르쳐주는 것은 없어. 사실 이 책은 내가 너희 나이쯤에 고민했던 주제들을 기억으로 떠올리고 지금의 시점에서 나름대로 해석한 일종의 회상록이라고 볼 수 있을 거야.

회상록이라면 지은이가 보란 듯이 성공한 인물이어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해 미안하구나. 하지만 이 책을 쓴 우리 두 아저씨는 적어도 지금 우리 사회 기성세대의 평균치보다 건강하고 올바르게 살아왔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니까, 너희가 삶을 설계해 나가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은 줄 수 있겠지. 너희는 아직 출세와 성공을 삶의 목표로 삼기에는 너무 아까운 나이가 아니겠니?

사랑, 죽음, 공부, 행복, 정의, 권력…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인데, 너희가 장차 대학에 진학하고 사회에 진출할 때 직접적인 소용이 되지는 않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것들은 너희에게 일상생활에서부터 사회생활에 이르기까지 온갖 주요한 행동과 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어. 게다가 나중에 너희가 기성세대가 되고 그 이후에까지도 내내 중요한 생각거리가 될 거야. 실은 인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주제들이거든.

나도 너희 나이 때 그런 것들을 고민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늘 고민한단다. 그러니까 아직 답을 얻지 못했다는 거지. 그런데도 감히 이 책을 너희 앞에 내놓는 이유는 모범 답안을 제시하려는 게 아니라 내가 독자에게고민했던 과정을 너희에게 보여주려는 데 있어. 앞서 그 과정을 거친 선배들이 고민한 궤적을 더듬어보면 너희가 나름의 답을 찾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니?
물론 너희도 우리 나이가 될 때까지 답을 못 찾을지 몰라.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지. 답보다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훨씬 더 소중하니까. 어쨌든 이 책이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란다. 이 분야에는 어차피 교과서도 학원도 없으니까 이런 ‘참고서’로 만족할 수밖에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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