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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학부모 명예사서와 함께 학교도서관 한 뼘 더 풍성해지기 - 책 꼼꼼히 읽고, 귀 활짝 열고 ③ 독서토론의 시작은 엄마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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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8-04 16:30 조회 6,28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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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도서 정하기
우리 학교에서는 ‘100북스’라고 해서 전체 교사와 학부모 독서동아리 회원들은 연간 100권 읽기에 도전하고 있다. 100이라는 숫자가 상징적인 의미이긴 하지만 1년에 100권 읽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여기에는 어린이책과 성인도서를 함께 포함시켜 독서교육의 연장선으로 연계시키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마구잡이로 100권을 읽는 것보다 이왕이면 체계성을 두기 위해 사전에 좋아하는 작가들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했다. 선호도 조사를 통해 선정된 아홉 작가는 노경실, 이금이, 황선미, 하이타니 겐지로, 앤서니 브라운, 박완서, 신경숙, 공지영, 아시아 작가들로, 각 작가별 대표작을 9권씩 선정하고 나머지 1권은 시집을 추가해 넣어 10권씩 선정하였다.

100권이면 10명이어야 하지 않나? 열 번째는 ‘내가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 각자 읽고 싶은 책 10권을 선정하였다. 그런데, 대부분의 책들이 문학류에만 편중되어 아쉬움이 많았지만 다수가 함께 하기에는 비문학 쪽은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어서인지 부담스러워하는 면이 있었다. 그래서 학부모 독서회에서는 1학기에는 문학 위주로, 2학기에는 비문학 위주로 토론도서를 별도로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토론도서는 토론 주체자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 자신들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 좋아하는 작가,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책 등 주체자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다.

‘독서토론’이라는 말만 들어도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공부를 많이 하고, 책도 많이 읽은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조금은 특별한 활동으로 여겨 선뜻 시도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토론은 참여자의 관점에 따라 자신의 의견을 내세워 팽팽하게 맞서는 찬반토론만을 생각하게 되는데, 독서토론은 서로의 의견에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책을 읽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생각을 얘기하며 의견 차이가 있으면 각자의 가치관을 인정하고 질의 응답하는 토의 형태에 가깝다.



독서토론 속으로
• 제대로 읽기
1학기에는 5월, 6월, 7월, 2학기에는 10월, 11월, 12월 정기모임에서 1년에 6회 독서토론을 한다. 월별 1명의 발제자와 1명의 기록자를 미리 선정하여 발제자가 그달의 토론을 이끌어 갈 사회자가 되어 진행하도록 한다. 따라서 발제자는 토론 기록문을 2~3일 전에는 작성해서 미리 배부할 수 있도록 한다. 학교 홈페이지나 카페 등을 이용해 독서토론방을 개설해서 파일을 올리거나 의견 교환을 하면 더욱 좋다.

독서토론의 핵심은 책을 꼼꼼히 읽는 게 우선이다. 책을 제대로 읽지 않고 토론을 하다보면 책 내용 자체보다 책 바깥의 이야기를 끌고 들어오게 되어 자신의 삶이나 현실에 대한 얘기에만 연관 짓게 되고, 그러다 보면 책을 읽지 않아도 토론이 가능한 독서토론이 될 수 있으므로 꼼꼼하게 읽어야 한다. 『엄마를 부탁해』를 토론할 때였는데 책 내용이 과거 엄마의 모습이고, 현재 엄마이고, 미래의 엄마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비슷하고 지나친 감정이입은 각자 엄마의 모습, 주변의 실례를 드는 것으로만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적도 있었다.

• 객관적 읽기
모든 책에는 작가가 문제 있다고 생각하는 삶의 문제나 이론을 다루게 되는데, 작가가 제기한 문제 상황이 무엇인지 이에 대한 대안이나 해결책의 근거는 무엇인지 찾으면서 읽도록 한다. 또한, 작가의 생각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도 필요하다. 아무리 훌륭한 이론도 나름의 한계를 갖거나 한쪽으로 관점이 치우칠 수 있으므로 비판적으로 읽기도 필요하다. 제대로 객관적인 책 읽기가 끝나면 발제문 쓰기에 도전하자.

• 발제문 쓰기
1. 작가와 책 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요약
2. 문제 상황이나 이론에 대한 정리 및 분석
3. 작가의 생각에 대한 평가
4. 함께 생각할 거리 두세 개

발제문은 책 내용을 자신의 관점으로 해석한 것으로, 무엇을 어떻게 읽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면 된다. 분량은 A4 2~3쪽 정도로 작성하면 되는데 첫 부분에서는 작가에 대한 간략한 소개로 시작한다. 무조건 시작 페이지를 펴서 책을 읽기보다 작가의 이력이나 성향을 파악해 공유하면 작품을 읽을 때 좀 더 집중하게 된다. 마치 영화를 고를 때 어떤 감독의 작품인지를 따지고 선택하게 되는 것처럼. 다음으로 책 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한 후 책에서 언급한 문제 상황에 대한 작가의 관점과 해결책을 정리하고 이에 대한 발제자의 생각과 비판도 함께 정리한다. 인상 깊었던 장면을 골라 적어도 좋은데 책을 읽다보면 유난히 와 닿는 구절이 있다. 같은 구절이라도 서로 다르게 해석할 수 있고, 내가 놓쳤던 부분을 다른 사람은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므로 토론을 통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생각할 거리는 책 내용 중 궁금한 점이나 자신의 삶과 연관 지어 제시하고, 다음 생각할 거리는 책 내용을 현실과 연관 지어 비판적으로 살펴보는 내용을 제시하면 좋다.

학부모 독서토론 중…
『열네 살이 어때서』 노경실
열네 살이란 나이가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어린이도, 청소년도 아닌 좀 어정쩡한 성장통을 겪어야 하는 나이. 작가는 많은 아이들에게 거울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라고 얘기한다. 열네 살 연주는 이성 친구와의 만남과 이별, 나와는 속옷 사이즈가 달라진 친구의 아픔을 걱정할 줄도 아는데…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그 과정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와 내 아이들이 있다는 것은 참 소중하다.

『사라진 조각』 황선미
오로지 공부만 잘하면 무엇이든 용서가 되고 인정을 받는 요즘 세태를 한눈에 보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우등생으로만 알고 있던 오빠의 일탈은 어른들의 이기심과 욕심으로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줄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성폭행과 출생의 비밀이라는, 지나친 드라마틱함이 조금은 상투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가슴 아픈 진실과 마주하며 한층 커나가는 아이들을 지켜보며, 사람 냄새 맡으며 사랑과 배려를 실천할 수 있는 엄마가 되어주는 것이 우리 엄마들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가 아닐까 생각했다.

『완득이』 김려령–생각할 거리
완득이를 갇혀 있던 세상에서 밖으로 이끌어 낸 것은 킥복싱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순간에 닫혔던 당신의 마음을 열어준 것은 어떤 것이 있나요?

• 사회자 역할은?
1. 토론 책을 간단히 소개하고, 발제문을 읽고, 토론할 거리에 대해 설명한다.
2. 사회자는 가급적 토론에 개입하지 않는다_ 사회자는 발제문 작성을 위해 다른 참가자들보다 더 많이 깊게 읽었으므로 사회자가 토론에 참여하면 토론이 한쪽 방향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3. 토론자들의 발언권을 조정한다_ 한 사람이 자기 얘기에 도취되어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쓰게 되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을 기회를 놓치게 된다.
4. 토론이 원활하게 이어지지 못할 때는 새로운 자극을 제공한다_ 토론자들에게 아직 해답이 발견되지 않은 질문을 던져보거나, 주의를 환기시키거나, 문제의 새로운 측면을 끌어들인다.
5. 사회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중립이다_ 의견을 정리할 때 어느 한쪽의 주장에 편향된 발언을 하지 않는다.
6. 토론이 끝나면 토론을 통해 얻은 성과가 무엇인지 정리하고, 더 생각할 것이 있으면 언급해주면 좋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귀가 열려 있어야 된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의견을 잘 경청하는 것이 토론의 시작이라면, 다른 사람의 생각과 의견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 토론의 끝이 아닐까 생각한다. ‘독서토론’, 어렵다고 생각만 하지 말고 그냥 시작해보자. 누군가 내 얘기에 귀 기울여주고 함께 고개를 끄덕이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온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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