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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학부모 명예사서]실컷 즐겨도 좋지 아니한가 일 년을 오늘 하루 같이-독서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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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10-06 17:51 조회 6,59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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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축제, 우리의 목표는?
학교도서관에서는 많은 행사를 한다. 월별 하나 이상씩 진행하고 있는 학교도 많고, 세계 책의 날이나 독서의 달, 그 외 교육청과 연계된 행사 등 가끔은 행사를 위해 근무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참 많다. 아이들에게 이런 독서행사는 학교도서관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고 책으로의 길로 이끄는 수단임에는 틀림없지만,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흥미 위주로만 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학교의 특성상 교육적인 기능을 강조하다보면 너무 딱딱해질 수 있고, 재미만 추구하다보면 일회성에 그치기가 쉬우니, 행사를 진행할 때마다 둘 다를 만족시킬 수 없을까 고민하게 된다.

매일 같이 도서실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일 년에 얼굴 한 번 보기 힘든 아이들도 있다. 열심히 오는 친구들은 특별한 독서교육이 필요 없을지 모른다. 부지런하게 발품을 팔고 있는 자체가 이미 독서교육이니, 그런 친구들은 학급에서도 모범적인 케이스여서 어디를 가도 인정받고 있는 아이들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도서실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르는 아이들이다. 그나마 저학년 때는 학급별 이용도 많고 담임선생님들도 책 읽기를 강조해서 가끔씩이라도 얼굴을 비치던 아이들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멀어진다. 바로 이런 친구들에게 독서와 도서관의 즐거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열정만 있다면, 엄두가 난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학교도서관대회’에 처음 참여했을 때는 모든 것이 새롭고 놀라웠다. 생각의 전환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그곳에서 만난 독서활동들은 정말 놀라움 그 자체였다. 학교에 와서는 그 새로웠던 경험을 제공하고 싶어서 이것저것 관심을 가질 만한 것들만 모아 전교생이 참여하는 ‘독서페스티벌’을 기획했다.

전교생 한 명, 한 명의 정성이 담긴 열매가 열린 책나무를 만들고 싶어 어머니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했다. 큰 책나무를 만들려면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하므로 분유 깡통을 모아 그 속을 모래로 채워 무게중심을 잡고, 분유 깡통 속기둥에 철망을 감고 잘라내어 겉기둥과, 뿌리, 가지가 될 부분의 뼈대를 만들었다. 그 위에 신문지를 이용해 구기고, 찢어 붙이니 그럴싸한 나무모양이 되었다. 갈색 한지를 붙이고 난 후에야 멋진 책나무가 완성됐다. 장장 일주일에 걸친 노력의 결과 위에 전교생이 하나하나 쓴 열매를 매달아 놓으니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훌륭한 책나무가 완성됐다.

각 부스는 탁본 체험, 책표지 핸드폰고리 만들기, 닮은 선생님을 찾아라, 파손도서 전시, 독서퀴즈, 책 속 주인공되어 사진찍기, 원화 전시 등으로 채워졌고, 저학년 아이들은 코스프레 분장까지 하고 와서 축제의 기분을 더 업그레이드 시켜준, 그 당시에는 획기적인 행사였다. 처음이라 준비 과정도 너무 힘들었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협조받아야 할 사항도 많아서 그 뒤로 또 하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에는 공공도서관이나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책축제가 많아져서 학부모들이 먼저 제안해 오신다. 우리 학교도 이런 행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순간 고민이 된다. 예산은? 아이디어는? 그 힘든 준비 과정은? 하루를 위해 한 달 이상을 준비해야 하는데 하실 수 있겠어요? 당연하죠!! 이런 열정이라면 망설일 수가 없다.

축제 ‘주제’를 무엇으로 할까?
독서도 점수화, 서열화 되어가고, 문명의 이기는 우리를 점점 더 개인화, 무관심화시켜가는데, 우리 아이들이 하루만큼은 독서를 실컷 즐겨도 좋지 아니한가. 단, 독서페스티벌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것은, 이것저것 나열하는 활동은 일회성 경험으로 끝나는 것 같으니 주제를 정해 그에 맞춰 축제를 기획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

여러 가지 안을 놓고 고민하다가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엔’으로 주제를 정했다. 옛날 사진이나 추억 속에만 존재하는 엄마 아빠의 어렸을 적 모습들이 지금 아이들에게 어떻게 와닿을까? 또 어떤 내용들로 꾸며야 할까 고민, 고민. 세부 프로그램은 크게 공연마당, 체험마당, 전시마당으로 나누었다. 공연마당에서는 계룡문고 사장님이신 일명 ‘왜요 아저씨’가 학급별로 신나는 책 읽기를 해주셨고, 학부모들은 공연에 직접 참여하는 팀과 페스티벌 준비팀으로 나뉘어 공연팀에서는 『호랑이 뱃속 잔치』를 각색한 ‘호랑이 뱃속에서 만난 사람들’이란 공연을 준비했다.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어머니가 전체 연출을, 인터넷신문 기자로 활동하는 분이 극본을, 끼가 충만한 어머니 한 분은 주인공 호랑이를, 낭랑한 목소리로 부러움을 사던 회장님은 해설을, 무대배경은 미술학원 원장님이 협찬을 해주셨다.

어느 한 분 망설임 없이 적극 출연해주셔서 공연팀은 막강 동아리로 거듭났다. 사실 연극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학생들 앞에 선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했을 텐데도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마음 하나로 응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학교의 음향시설이 열악하기 때문에 배경음악과 대사는 사전 녹음을 해서 립씽크(?)로 공연했으나, 무대 동선이나 움직임 등을 맞추느라 두 달 가까이 꼬박 연습에 매진했다. 대여한 의상을 입고 분장을 하고 무대에 오르니 전문 연극배우처럼 참으로 멋졌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반응도 열성적이어서 연말 학습발표회 때도 공연을 했다. 정기모임 때 가끔 그때의 동영상을 틀어 놓고 보곤 하는데 감개무량할 따름이다.

오늘 하루만큼은 원없이 행복한 날이었다. 아이들에게도, 선생님에게도, 어머니들에게도. 가끔은 이런 행복한 미소를 보기 위해서 힘든 과정도 모두 잊어버리는 게 아닌가 싶다. 지난 5개월여 동안 달려온 학부모 명예사서와의 관계, 소통, 활동 들이 막바지에 이른 것 같다. 사람 사이의 모든 관계는 믿음과 신뢰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 무더운 여름의 시작. 오늘도 직접 만든 토마토 쥬스와 수박 화채 들고 오시는 분, 비 온다고 부침개와 찐빵 들고 오시는 이 정情스러움에 감사한 마음과 열정을 얹어드린다.



1. 실팽이 만들기 우리 조상들이 즐겼던 친환경 놀잇감과 놀이 방법을 알고, 실팽이의 무늬를 꾸며서 직접 실팽이 놀이를 체험한다. 하드보드지와 실만으로도 훌륭한 놀이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에 조상들의 슬기로움을 느낄 수 있다.

2. 만화 캐릭터 퍼즐 맞추기 추억의 만화 캐릭터로 만든 퍼즐을 맞추고 제목과 퍼즐의 그림 내용을 이야기한다. 캔디, 은하철도 999, 스머프, 태권브이 등 지금도 아련한 추억 속 만화들의 원판을 우드락에 확대해 붙여 퍼즐을 만든다. 그림만 봐도 가슴 뭉클해지는 것은 왜일까?

3. 사방치기 땅바닥에 여러 공간을 구분해 그려 놓고, 납작한 돌을 이용해 한 발로 차서 차례로 옮기다가 돌을 공중으로 띄워 받아 돌아온다. 대표적인 추억의 놀이… 선생님들이 더 즐거워했다.

4. 도전! 딱지왕 딱지 한 장을 땅바닥에 놓고, 다른 딱지로 쳐서 뒤집히면 따먹는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진행, 토너먼트로 최종 우승자 선발. 너무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 심판 보는 것만으로도 힘들었음. 1~3등 학생에게는 대형 뽑기 엿 증정.

5. 목판 탁본 체험 음각, 양각으로 새겨진 목판 탁본을 건탁과 습탁으로 나누어 한지에 직접 찍어본다. 대부분 습탁의 경험은 많아도 건탁에 대한 경험은 없는 사람들이 많다. 그 차이를 느껴보는 시간! 목판화를 사다가 책표지를 먹지에 대고 판화 위에 그린 다음 조각칼로 전부 팠다. 정말 힘들었던 작업. 다섯 명이 돌아가면서 힘들게 팠던 기억.

6. 추억의 뽑기 게임 옛날 문방구 앞에서 뽑았던 게임판을 응용해 학년별 다독반 친구들에게 추억의 먹거리 선물 증정. 뽑기판을 하나하나 뽑을 때마다 느끼는 긴장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다독반으로 선정되지 않은 학급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7. 추억의 먹거리 솜사탕(1~4학년), 달고나(5,6학년) 맛보기. 솜사탕 기계는 컴퓨터 선생님들이 공구해서 함께 쓰고 있는 것을 빌려서 활용. 쉽게만 보이는 솜사탕 만드는 것이 정말 쉽지 않았던 작업. 달고나는 어머니들이 각자 집에서 국자와 소다를 들고 와 준비했고 하루 종일 설탕 냄새가 진동했다. 달고나 모양을 떼어 오면 하나 더는 기본! 역시 축제에는 먹을 것이 최고!! 손가락과자까지 덤으로 먹을 수 있었다.

8.가족독서 사진전 가족이 독서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 전시(우수작 별도 시상).

9. 추억박물관 엄마, 아빠의 어렸을 적 물건과 놀이 등을 전시해 추억 속으로 함께 여행~. 집에 꼭꼭 숨어 있던 어릴 적 상장, 인두, 성냥, 종이인형, 종이가면, 판박이, 전화기, 딱지, 교과서, 성냥, 타자기 등 박물관을 옮겨 놓은 듯.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은 코너였다. 추억 속에 풍덩 빠질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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