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학교도서관이 교육의 중심에 설 날 오지 않을까요?” - 이병기 공주대 문헌정보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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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10-06 17:34 조회 8,095회 댓글 0건본문
도서관으로 흐르는 하나의 길
최영임 안녕하세요.
이병기 예. 찾아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최영임 공주대학교에 오신지 여러 해가 되신 것 같으신데 얼마나 되셨나요?
이병기 2004년에 왔으니까 10년은 채 안 된 것 같습니다.
최영임 문헌정보학을 공부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병기 고등학교 때 무슨 과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공주사범대학 도서관교육과에 들어왔어요. 그때는 인터넷 같은 것도 없어서 정보도 부족하고, 그때 창설한 학과여서 더욱 그랬죠. 그래서 담임선생님들도 잘 모르고 있었는데 당시 제 담임선생님께서 소설가이시면서 국어선생님이셔서 도서관 교육과하니까, 그래도 좀 괜찮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담임선생님께서 추천을 해줘서 이쪽 길로 오게 됐죠. 와서 뭔지도 모르고 다녔는데, 초창기에 교수님들이 동기유발을 많이 해주셨어요. “너희들은 1회이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를 하면 학교에 가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더 열심히 해서 이곳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는 사람들도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이런 말씀들이 자극제가 됐던 게 사실에요. 또 문헌정보학이라는 게 중・고등학교 때는 경험을 못 하지 않습니까. 전혀 배운 바가 없는데 공부를 하다 보니까 상당히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강의하는 것 이외에 나름 많은 책들을 봤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재미가 좀 들렸다 싶어서 석사, 박사까지 하게 되고, 대학 선생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최영임 주 전공은 어떤 걸 선택하셨고, 그동안 어떤 논문을 주로 쓰셨는지요?
이병기 사범대학이기 때문에 교직과목을 배우잖아요. 그 당시에 저는 교직과목, 교육학 이런 분야에 별로 흥미를 못 느꼈어요. 인문・사회과학이라는 게 특성상 딱 부러지는 것이 없고 사람에 대해서 다루는 것이다 보니까 재미를 못 느꼈어요. 저는 문헌정보학 분야 중에 정보학, 정보검색 등 좀 더 과학적인 분야가 흥미롭더라고요. 그래서 석사 박사 과정에서 정보학, 정보검색 쪽으로 주로 공부를 했죠. 그러면서도 제가 석박사 과정에서 연구소라든지 전문도서관으로 갔으면 제 전공을 계속 했을 겁니다. 그렇지만 제가 사범대학 소속이어서 교직을 맡게 되어서, 제가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질 못했어요. 제가 87년에 발령을 받았는데, 그 당시만 해도 연구소나에나 가야 정보검색 시스템 같은 걸 가지고 실험을 할 수 있었고, 학교도서관에서는 그런 환경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아서 연구에 한계가 있었죠.
또한 사서교사로 있으면서 학교도서관에 대한 문제를 등한시할 수가 없었어요. 그 당시에는 불모지였기 때문에 누군가는 좀 연구를 해서 개척해야 했었죠. 물론 학교도서관을 연구하는 분들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연구자들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학교도서관의 이념과 철학이라든가 정체성, 발전방향을 누군가는 계속해서 연구해야 되지 않겠는가 싶었죠. 그래서 발령받고 나서 제가 원래 전공을 하려고 했던 분야뿐 아니라 학교도서관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연구를 많이 했어요. 그렇게 하고서 제가 여기 대학교수로 오면서 교육분야 과목 쪽으로 가르치게 되었고, 최근에는 이쪽 연구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실무로 했던 것들과 요즘 교육, 문헌정보학 분야의 교육서비스 등과 연결시켜서 연구하는 것도 상당히 의미가 있고, 재미가 있습니다.
지난날 학교도서관에서는
최영임 1회로 졸업하셔서 거의 사서교사의 역사나 다름없는데, 사서교사로는 몇 년간 근무하셨는지요?
이병기 저보다도 훨씬 더 오래 근무하신 분들이 연도는 정확치가 않은데 1960년대부터 하셨죠. 그 당시에 우리 대한민국에서 사서교사라고 하는 제도를 만들어서, 서른두 명으로 기억하는데, 연세대학교에서 교육을 해서 사서교사를 배치한 적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산 역사고 산증인이시고, 전 거기에 비하면 뭐 조족지혈이죠. 저는 87년부터 근무를 해서 2004년에 여기 대학을 오기 전까지 했으니까, 군 기간을 포함해서 대략 17년 정도 사서교사를 하지 않았나 싶어요.
최영임 그럼 17년 동안 사서교사를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으시다면?
이병기 17년이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데… 제가 대학 졸업하고 87년도에 서울에 있는 경기고등학교에 발령을 받았어요. 저는 잘 알지도 못하고 갔는데, 명문 고등학교라고 하더라고요. 그 당시만 해도 입시경쟁이 치열해서 도서관은 제 기능은 거의 못했어요. 자율학습 시간에 교과서나 참고서 등 학생들이 자기 책 가져가서 공부하는 시절이었어요. 경기고 도서관은 대학도서관처럼 독립된 건물이었어요. 경기고가 참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방대한 자료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도서관 전임자가 있었어도 전공하신 분이 아니어서 거의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먼지를 뒤집어 써 가면서 50~60년 된 자료들을 하나씩 넘겨 가면서 정리했던 순간들이 기억에 남아요. 그 중에서도 정말로 초창기, 한국 교육의 역사라 할 만한 귀중한 자료들을 발굴하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 사장되지 않도록 정리했던 기억이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 또한 지금 생각하면 단편적이긴 하지만, 명문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데리고, 독서교육 같은 것들을 나름 진행했던 것도 기억에 남아요. 그 학교 학생들의 부모들이 경제적으로 부유한 편이었고, 학생들의 자부심이 굉장히 강했어요. 그런 아이들을 데리고 어떤 형태로든지 시간을 내서 독서교육을 할 때, 아이들이 귀담아 듣는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꼈어요. 물론 첫 학교라 그랬는지 모르지만 그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최영임 교직에 계시는 동안 학교도서관 환경이 많이 바뀌었을 것 같은데, 그 당시하고 지금하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이병기 예전에는 도서관이 교실 한두 칸이라 골방 같았고, 낡은 자료들이 가득했었어요. 지금은 저는 호텔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요, 학교도서관이 예전에 비하면 물리적, 외적 환경이 정말로 많이 바뀌었어요. 사서교사에 대한 인식도 크게 달라졌어요. 그 당시에는 선생님들조차 “사서교사가 도대체 뭐하는 거냐?”, “왜 있는 거냐?”, “사서교사란 말을 처음 듣는다.”라고 할 정도였어요. 지금도 완전히 정체성이 정립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때에 비하면 정말 많은 인식의 변화가 있는 게 사실이죠. 지금은 사서교사들이 독서교육을 한다, 정보 활용교육을 한다, 협력수업을 한다고 하면 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 않아요? 예전에 같으면 사서교사가 무슨 수업을 하냐면서 수업하는 자체에 대해서 선생님들이 신기하게 생각했어요.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인식의 변화가 가장 큰 차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영임 교과부의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 이후로 도서관 환경도 그렇고 사서교사에 대한 인식이라든지 지원이라든지, 또 1인 체제로 되면서 한 학교에 하나의 도서관으로 바뀌기 시작했었잖아요. 그때 그 현장에 계셨을 것 같은데, 당시 현장의 반응하고 5개년 계획의 효과는 어떠했는지요?
이병기 아마 제가 기억하기론 2003년부터 실시한 학교도서관 활성화 종합방안이었던 것 같은데요, 초창기 우리나라에서 학교도서관이라는 제도 자체는 있었지만 정부에서 그렇게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건 최초가 아니었나 싶어요. 그때는 사서교사가 있든 없든 전국적으로 학교도서관이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 ‘먼지만 쌓여 있다’는 등 어떤 NGO단체들을 필두로 해서 사회적인 문제가 제기되었어요. 그래서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이 1차적으로는 환경 개선에 치중해 전개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사업의 가장 가시적인 효과는 외적 물리적인 환경, 자료 확충 등의 변화라고 할 수 있겠지만, 거시적으로 사회적으로나 학계에서 학교도서관이 어떤 교육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했고, 교육계에서도 현장의 선생님들에게 많은 인식의 변화를 주었다는 점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 이후로 시설을 만들어 놓고 나서 이용 및 활용 방법에 대해 자연스럽게 의견이 나왔어요. 그래서 1차 활성화 사업 이후에 2차 활성화 사업을 하면서 각급 학교에서 학교도서관을 활용한 수업, 교육과정 운영 등에 대해 시범학교도 운영하고, 그런 걸로 인해서 학교도서관이 조금 진일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 이후 지속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계기가 있었어야 했는데, 다시 수평선을 그리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 조금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교육 그리고 학교도서관
최영임 현재 학교도서관의 실정은 어떻다고 생각하세요?
이병기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 이후에 법적,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전환점이 아닌가 싶어요. 학교도서관이 교육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환경은 되었으니까, 인력 배치라든가 학교도서관의 역할 정립 등 소프트웨어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법적 장치도 마련했어야 됐는데 그게 좀 아쉬움이 있습니다. 학교도서관을 만들어만 놓으면 자연스럽게 뭐가 되지 않겠느냐 하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조금 업그레이드되었다가 다시 수평선을 그리는, 자칫하면 침체기로 가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좀 아쉬움이 있어요.
최영임 지금 현재 학교도서관 정책 중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이병기 같은 맥락인데요. 엄밀히 따지면 우리나라의 초중등학교는 전부 다 공교육입니다. 공교육 시스템은 누가 뭐라고 해도 국가에서 교육을 책임진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예산이라든지 전문 인력 교사의 배치 부분은 국가에서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학교도서관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을 해줘야 됩니다. 공교육의 경우 교육과정이 어떤 과목을 학생들한테 가르쳐야 되겠다, 어떤 과목을 몇 학점 이수시켜야 되겠다는 것이 국가에서 다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이라든지 제도적 장치에 학교도서관이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수준을, 그러니까 사서교사가 최소한의 제도적인 장치 하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역할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국어교사 같은 경우에는 전문 교육을 받고 학교에 가면 시수가 정해져 있고, 또 교과서가 정해져 있어요. 그런 것들을 발판으로 해서 자기가 배운 전문 지식을 더해서 창의적인 국어교육을 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사서교사는 지금 사서교사라는 제도만 있지 사서교사를 몇 명을 학교에 따라서 일정하게 배치해야 되는가에 대한 근거들이 없어요. 또한 사서교사가 배치된 뒤에 학교 공교육 제도에서 요구하는 역할도 분명하지 않아요. 이런 것들에 대해 국가에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 주어야 해요. 너희들이 알아서 창의적으로 하라고 하는 것은 국가가 좀 무책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지금 많이 뽑지도 않지만, 사서교사를 배치해 놓고 전문 인력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기준을 마련하는 것과, 이런 전문 인력들을 배치한 뒤에 교육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와 연구는 되어 있어요. 그래서 이와 관련한 최소한의 장치를, 도서관 진흥법이라든가 또는 초중등교육법에 포함시켜서 사서교사가 안정적으로 교육적인 역할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최영임 저도 교수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국가의 제도적인 장치가 우선 되어야 합니다. 지금 현재 학교도서관의 발전을 위해서 현장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지요?
이병기 문헌정보학 교육을 받고, 교직을 이수하여 현장에 있는 전문 인력이 대략 칠백오십 명 정도가 되는 것 같은데요. 저도 있어봐서 사서교사들이 대체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림이 그려집니다. 현장에 있으면 학생들 관리하랴, 자료 관리하고 수서하랴 바쁘죠. 그러다 보면 거시적으로 보기가 어려워요. 저는 저 같이 현장에도 좀 있어봤고, 또 대학에 있는 사람들이 학교도서관 정체성 확립이라 할까요, 어떤 철학적 이념이나 교육적인 역할 등 거시적인 측면에서 노력을 같이 하면 학교도서관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요즘 학교도서관 실무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큰 틀에서 사서교사들이 안정적으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또한 제 후배 교사들이 사서교사를 하면서도 당당하게 다른 선생님 못지않게 교육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나 자기효능감을 가지게 함으로써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어요. 이러한 것들은 결국에는 어떤 이념과 정체성, 사회적인 인식, 선생님들에 대한 사서교사에 대한 인식, 학교도서관에 대한 인식 등이 제대로 확립되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을 어떻게 바꿔 나갈 것인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영임 정부가 정책적으로 사서교사 정원을 늘리지 않고 있다면, 현장에 사서교사보다는 사서직이 훨씬 더 많이 배치될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학교도서관 현장에 사서와 사서교사 중에 누구를 배치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병기 현행법으로 학교도서관에는 사서교사를 둘 수도 있고, 또 사서를 둘 수 있도록 되어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것이 개정되지 않는 한 그것을 받아들여야 해요. 가장 이상적인 것은 학교도서관에는 사서교사를 배치하는 것이겠죠. 대부분이 이에 대해서는 공감할 텐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죠. 사서 플러스 교사, 그래서 사서교사인데요. 사서이면서 동시에 교육적인 전문성을 갖춰라, 그래서 사서교사입니다. 미국식으로 해도 librarian teacher가 아니고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더 강조해서 teacher librarian입니다. 학교도서관에는 사서의 역할도 필요하고 이에 더해서 학교도서관이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이용해서 교육적으로 어떻게 써먹으며,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어떻게 도움을 주고, 또 학교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데 또 어떻게 도움을 주느냐, 이런 부분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서교사를 배치하는 것이 학교도서관의 발전은 물론이고 한국의 교육발전을 위해서 가장 바람직하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행법상에 사서를 배치할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현실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겠죠. 그렇다 하더라도 사서가 배치된다면 그분들한테도 일정 부분 사서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 대한 이해, 또 교직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연수 기회를 부여해야 해요. 학교도서관에 배치된 분들은 교육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학의 연수기관 같은 곳에서 교직에 관련해 일정 학점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아주 체계적이고 정교하게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근데 좀 민감한 문제이긴 한데 지금 학교도서관 진흥법상에 사서교사나 사서를 둘 수 있다고 되어 있어서, 두면 좋고 안 둬도 되기 때문에 우선 최소한 한 학교에 사서가 됐든 사서교사가 됐든 둘 수 있는 방안을 강제 조항으로 마련해야 해요.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학교 규모라든지 학생 수에 맞춰 어떤 정교한 분석을 통해서 배치기준을 별도로 만들었으면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학교도서관, 교육의 중심에 서기 위하여
최영임 문헌정보학으로 한 길을 쭉 걸어 오셨는데, 학문적인 깊이도 상당히 있으실 것 같아요. 학교도서관의 향후 전망을 듣고 싶습니다.
이병기 요즘에는 분과학을 넘어 융복합학이 부각되고 있는데요, 문헌정보학이야말로 융복합학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문, 사회, 자연, 경우에 따라서는 과학까지. 저는 문헌정보학이 인류 문화 발전에도 지대한 공헌을 한 학문이 아닌가 생각해요. 문헌정보학이 모든 학문의 저변에서 뒷받침하는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의미가 깊은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학교도서관의 측면에서 보면 학교도서관은 도서관 플러스 교육인데요, 저는 사범대학을 졸업했고 학교 현장에도 있었고, 사범대학에 오면서, 문헌정보학을 학교도서관을 이용해서 어떻게 교육적으로 접목을 할까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까,
교육학 분야들이 문헌정보학하고 접목을 하면 교육을 하는 데 좋은 이론이 될 수 있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교육학 이론을 보면 볼수록, 문헌정보학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과 관점만 좀 다를 뿐이지 거의 유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학교도서관이 발전을 하려면 교육의 관점에서 문헌정보학과 접목을 해서 풀어내야 되지 않겠는가 싶고, 그런 관점에서 이념과 철학을 좀 정립해야 되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학교도서관 분야는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이런 연구가 더 확고하게 이루어지고, 현장 선생님들이 좀 어렵지만 교육적인 역할을 좀 더 실천적으로 하고 실험을 계속 해가면서 실무적인 어떤 틀을 마련한다면 머지않아 학교도서관이 교육의 중심에 설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