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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가족 체험활동]가족과 함께 역사와 자연 속을 거닐다 ― 해남으로 떠난 가족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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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11-05 16:19 조회 6,42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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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을 준비하다
날짜가 정해지면 지도를 펼친다. 지역을 정하면 관광지를 표시하고, 경로를 정하면서 숙소를 알아본다. 역사가 그려지는 곳과 편안히 관람할 수 있는 곳의 비중을 조율한다. 우리 가족여행은 이렇게 시작의 문을 열게 된다. 아이들과 함께 휴가를 여행으로, 속초, 양양, 단양, 담양, 안동, 신안, 경주 등 구석구석 다녀봤지만 이번 여행지 해남은 재작년에 간 남해보다도 먼 지역이었다. 그래서 한참을 고심할 때쯤, 아이들 학교 사서선생님이 한주 후에 서울시 중부교육청에서도 현장 연수를 간다며 일정표를 보여주셨다.

이를 계기로 더 신뢰 가는 일정을 바탕으로 2박3일 여행일정을 잤다. 일정에 따라 추가되거나 사정상 삭제되거나, 우회하는 일은 항상 염두에 두고 다닌다. 다소 빠듯한 계획이지만 거리가 멀어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므로 강행하기로 했다.

해남 대흥사→고산윤선도유적지→다산정약용기념관→백련사→완도청해포구촬영장→청산도→땅끝전망대→도솔암→
우수영관광지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산교육장, 우수영관광지
서울을 출발한 지 5시간 반이 지나서 도착한 해남 대흥사는 서산대사의 말씀에 전쟁을 비롯한 삼재가 미치지 않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고산윤선도 유적지의 어부사시사 시비 앞에선 진돗개 강아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아이들이 이번 여행지에서의 가장 좋았던 곳 1위로 윤선도 유적지를 뽑았다. 수지 모건스턴의 『박물관은 지겨워』처럼 국경에 관계없이 아이들에게 ○○관으로 끝나는 곳은 즐거운 곳이 아니지만, 이번에도 다산 정약용 기념관과 우수영 관광지내에 명량해전 기념관 방문을 계획하고 있었다. 부지런히 일정을 계획한 대로 실행하며 빙고게임을 하듯 하나씩 지워나가면서, 매번 보고 느낀 것을 벅찬 감동으로 채우는 대신 체력은 바닥나고 있을 때쯤, 마지막 일정으로 우수영관광지에 들어섰다. 이순신 장군의 기념관으로 해남의 현충사 같은 곳이려니 했으나, 새롭게 공부한 것이 가장 많은 매우 의미 있는 곳이 되었다. 우리 가족 입장료에 주차비까지 3천원으로 모두 해결되는 착한 명소이기도 했다.

우수영관광지는 해남 우수영과 진도를 연결하는 진도대교 아래 바다로 흐르는 거센 물살의 울돌목을 배경으로 조성된 곳으로, 이순신 장군의 빛나는 승전이 있었던 명랑해전지이다. 우리나라에서 물살이 가장 센 곳, 격류가 암초에 부딪혀 귀가 울릴 정도의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낸다고 하여 ‘울돌목’, 이 소리가 바다가 우는 것 같다고 하여 ‘명랑’이라고 한다.

한때는 이 물살을 이용한 조력발전소 건립안도 있었다고 했다. 바람한 점 없는 날씨에 마치 파도가 부딪히는 소리를 우리도 직접 들었다. 우수영관광지는 자연과 함께한 산교육장이며, 충무공 유물전시관내에 거북선 모형 등 각종 무기류와 강강술래 배경화, 명량대첩의 슬라이드 상영 등이 있어서, 안팎으로 알찬 관광지였다. 13척의 배로 133척을 맞서고 승리한, 세계 해전사상 유례없는 명랑해전의 승전보는 지금도 영국 해군의 교육 자료에도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울돌목, 체험으로 배우는 이순신
진도대교 아래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고뇌하는 이순신’ 동상은, 실측인 듯한 이순신 장군의 키 정도의 높이이고, 이순신 장군은 반쯤 펼쳐진 지도를 들고 울돌목을 바라보고 있다. “살 각오로 싸우면 죽을 것이고, 죽을 각오로 싸우면 살 것이다.”라는 장군의 어록과 더불어 백성을 걱정하는 인간적인 모습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울돌목의 특징인 폭이 가장 좁고 센 물살 주변을 따라 ‘물살체험장’으로 안내가 되어 있는 곳을 향해 걸으면서, 400여 년 전에도 정오를 시점으로 바뀌는 거센 물살이, 왜군의 함대를 난파시켰을 것을 상상해보았다. 그런데 어디서 떠내려 왔는지 스티로폼 상자가 떠밀려 와, 더 이상 떠내려가지도 멈추지도 못하고 한 곳에서만 빙빙 돌고 있었다. 이를 보자 긴 여행에 지친 아이들의 눈빛도 다시 반짝였다. 바로 왜군 133척이 이랬을 것이다. 울돌목의 아찔한 ‘물살체험장’은 몸으로 체험하는 곳이 아닌, 눈으로만 보고 소리로 듣는 곳이었다.

매년 가을, 명랑해전을 재현하는 축제를 열어 해군의 지휘로 배들이 부딪혀 실제로 바다에 빠지고, 육지에서는 수적인 열세를 교란시키기 위해 했다던 강강술래를 재현한단다. 우수영관광지에 들어오면서 궁금했었던, 해협을 향해 관람석이 있는 이유를 알았다.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는 거북선, 임진왜란 외에 아는 게 거의 없는 것에 부끄러워하며, 우리는 여행 후 도서관에서 인물전 중 가장 많이 출판된다는 이순신 관련 책을 찾았다.



가족과 함께 떠나는 즐거움
일정을 마치고, 차를 타면서 내려다본 우리 가족의 운동화는 사막을 걸어온 듯 뽀얀 모래먼지를 덮고 있었다. 금세 마감되는 ○○체험활동도 아니고, 인솔하는 전문교사가 있지도 않고, 참가자에게 주는 결과물을 들고 오는 것도 아니었지만, 매번 이런 여행에 익숙한 아이들은 이번에도 즐거워했다.

길게는 5시간 이상 짧게는 30분 정도 승용차로 이동하면서, 아이의 소리로 엮은 남도 판소리인 심청가와 수궁가를 들었다. 차안의 공간적 특징인 고도의 집중력으로 구슬프고 해학적인 판소리를 우리 아이들도 잘 이해했다. 또한 백창우 선생님이 아이들의 동시를 곡으로 만든 재미있는 노랫말 CD도 온가족이 합창하며 따라 불렀다.

우리 가족의 체험은 ‘with family–함께라면’이다. 사서선생님에게 “책을 읽는 가장 큰 즐거움은, 같은 책을 읽은 서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문구를 전해들은 적이 있다. 여행의 즐거움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같은 장소를 다녀온 우리 가족이 서로의 추억을 꺼내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가족간의 유쾌한 최고의 체험은, 함께하는 지금 이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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