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지은이가 독자에게]한밤의 수영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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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2-11 16:38 조회 8,779회 댓글 0건본문
안녕, 여러분. 나는 『밤에 수영하는 아이들』을 우리말로 옮긴 김영욱이라고 해. 난 수영하는 걸 아주 좋아하는데, 지금껏 밤에 수영을 해 본 적은 없어. 그러니까 이 책 『밤에 수영하는 아이들』을 처음 발견했을 때 궁금해서 그 즉시 읽지 않고는 못 배겼겠지? 맞았어. 몇 해 전 여름밤이야. 뉴베리상을 받은 베치 바이어스의 동화책 『열 네 살의 여름』을 우연히 읽게 되었지. 그리고는 내친 김에 우리말로 옮겨진 『검은 여우』, 『토요일의 보물찾기』 그리고 『내 동생 앤트』까지 밤을 꼴딱꼴딱 새워가며 다 읽었던 거야. 그러고 나니까 독자에게베치 바이어스의 다른 동화책들도 궁금해지기 시작했어. 난 성질이 급해. 궁금한 건 못 참아. 그래서 인터넷으로 베치 바이어스를 검색하고, 다른 책들도 당장 구입했어. 당연히 『밤에 수영하는 아이들』이 가장 먼저 내 눈길을 끌었겠지? 그래, 맞았어.
며칠 뒤 영어로 된 『밤에 수영하는 아이들』이 항공우편으로 도착했어. 표지의 그림을 보는 순간, 어떤 내용일까, 콩닥콩닥 심장이 뛰었어. 앤더슨 씨네 세 아이들인 레타와 조니 그리고 로이가 이웃집 수영장에 몰래 들어가 수영하는 첫 장면부터 내 심장이 조마조마했어. 그러면서 저 삼남매가 어쩌자고 한밤중에 도둑 수영을 하는 건지 사정이 몹시 궁금해졌던 거야.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레타와 조니, 로이가 마치 어린 시절의 나와 내 동생들처럼 생생하게 그려지는 거야. 나도 레타처럼 돌봐줘야 할 동생들이 많았거든. 아무튼 어떤 장면에서는 낄낄 웃으며, 또 어떤 장면에서는 ‘어휴’ 한숨을 내쉬며, 마지막 장까지 단숨에 읽고 아쉽게 마지막 책장을 덮었어. 그런데 이 좋은 책을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안타까웠지. ‘좋아, 그렇다면’, 결심을 했지. ‘내가 이 책을 우리말로 옮겨서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보여줘야지.’라고.
김영욱 번역가. 작가
형제가 많은 친구들의 삶은 어떤지 살펴보았으면 좋겠어
이 책을 쓴 베치 바이어스는 미키 마우스와 나이가 같아. 그럼 몇 살이냐고? 미국 대공황기가 시작되기 직전 해인 1928년도에 태어났으니, 와우? 그래, 왕 할머니지. 하지만 지금까지 예순 권 이상의 책을 펴냈으니까, 정말 부지런하고 성실한 이야기꾼이시지. 사실 베치 바이어스는 가난과 시련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씩씩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어린 시절을 보냈어. 개중에는 레타 남매들처럼 한쪽 부모만 있는 친구들도 있었고,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지내야만 했던 친구들도 있었지. 『밤에 수영하는 아이들』에 등장하는 삼남매의 아빠 앤더슨씨는 가난한 밤무대 가수이고, 엄마는 비행기 사고로 돌아가셨어. 가련하게도 맏이인 레타는 두 남동생과 세상물정 모르는 아빠까지 돌봐야 하는 처지가 된 거야. 레타 역시 아직은 어른의 보살핌이 필요한 소녀에 불과한데 말이야.
난 이 책을 한 자 한 자 우리말로 옮기면서, 삼남매가 옥신각신 살아가는 일상과 더불어 티격태격하는 힘겨루기에 주목했어. 형제자매가 많으면 으레 서로를 시기하고 질투하고 다투기 마련이거든. 레타, 조니, 로이도 마찬가지야. 이를테면 레타가 엄마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조니는 레타의 간섭이 귀찮은 거야. 조니는 밤을 틈타 남의 집 수영장에서 주인 몰래 수영하는 것도 내키지 않고, 누나와 어린 동생 로이와 어울려 쇼핑몰을 어슬렁거리는 것도 유치하게 느껴지기 시작한 거지. 특히 모형 비행기를 갖고 있는 아서와 사귀게 되면서, 다정했던 삼남매의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해. 책임감이 강한 레타 역시 자신의 말을 고분고분 듣지 않는 조니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게 돼. 한편, 눈치 없는 막내 로이는 누나와 형으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고 싶은 어리광쟁이야.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면 엉뚱한 짓도, 귀여운 짓도 서슴없이 하지. 하지만 레타와 조이의 신경전 속에서, 돌아오는 건 누나의 잔소리와 형의 타박일 뿐이였지.
어느 날 밤, 조니가 몰래 집을 빠져나가자 레타가 미행했어. 그리고 둘이 사라진 걸 알게 된 로이는 자신을 따돌린 누나와 형이 수영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는 수영장으로 갔어. 그런데 짐작은 빗나갔고, 로이는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수영장 주인인 대령에게 발각돼. 그 뒤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내가 다 말하지 않을게. 난 여러분이 직접『밤에 수영하는 아이들』을 펼쳐 들고, 형제가 많은 친구들의 삶은 어떤지 살펴보았으면 좋겠어.
『밤에 수영하는 아이들』
베치 바이어스 지음 | 갈현옥 그림
김영욱 옮김 | 한림출판사 | 2012
그나저나 엄마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던 레타, 동갑내기 친구 역시 필요한 조이, 허전할 때면 뭔가 자꾸만 먹고 싶은 뚱보 로이에게 최고의 선물은 과연 뭘까? 아무튼 이야기는 우여곡절 끝에 아빠와 삼남매가 가족 구성원으로서 각자의 역할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모습을 살짝 비춰주면서 끝이 나. 그러나저러나 이 삼남매에게 새엄마가 생겼을까? 글쎄. 나도 언젠가는 한밤중에 별을 바라보며 수영해보고 싶은데, 추운 겨울에는 감기 걸리겠지? 그래, 그럼 여기까지만 적을게. 여러분, 안녕.
며칠 뒤 영어로 된 『밤에 수영하는 아이들』이 항공우편으로 도착했어. 표지의 그림을 보는 순간, 어떤 내용일까, 콩닥콩닥 심장이 뛰었어. 앤더슨 씨네 세 아이들인 레타와 조니 그리고 로이가 이웃집 수영장에 몰래 들어가 수영하는 첫 장면부터 내 심장이 조마조마했어. 그러면서 저 삼남매가 어쩌자고 한밤중에 도둑 수영을 하는 건지 사정이 몹시 궁금해졌던 거야.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레타와 조니, 로이가 마치 어린 시절의 나와 내 동생들처럼 생생하게 그려지는 거야. 나도 레타처럼 돌봐줘야 할 동생들이 많았거든. 아무튼 어떤 장면에서는 낄낄 웃으며, 또 어떤 장면에서는 ‘어휴’ 한숨을 내쉬며, 마지막 장까지 단숨에 읽고 아쉽게 마지막 책장을 덮었어. 그런데 이 좋은 책을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안타까웠지. ‘좋아, 그렇다면’, 결심을 했지. ‘내가 이 책을 우리말로 옮겨서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보여줘야지.’라고.
김영욱 번역가. 작가
형제가 많은 친구들의 삶은 어떤지 살펴보았으면 좋겠어
이 책을 쓴 베치 바이어스는 미키 마우스와 나이가 같아. 그럼 몇 살이냐고? 미국 대공황기가 시작되기 직전 해인 1928년도에 태어났으니, 와우? 그래, 왕 할머니지. 하지만 지금까지 예순 권 이상의 책을 펴냈으니까, 정말 부지런하고 성실한 이야기꾼이시지. 사실 베치 바이어스는 가난과 시련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씩씩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어린 시절을 보냈어. 개중에는 레타 남매들처럼 한쪽 부모만 있는 친구들도 있었고,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지내야만 했던 친구들도 있었지. 『밤에 수영하는 아이들』에 등장하는 삼남매의 아빠 앤더슨씨는 가난한 밤무대 가수이고, 엄마는 비행기 사고로 돌아가셨어. 가련하게도 맏이인 레타는 두 남동생과 세상물정 모르는 아빠까지 돌봐야 하는 처지가 된 거야. 레타 역시 아직은 어른의 보살핌이 필요한 소녀에 불과한데 말이야.
난 이 책을 한 자 한 자 우리말로 옮기면서, 삼남매가 옥신각신 살아가는 일상과 더불어 티격태격하는 힘겨루기에 주목했어. 형제자매가 많으면 으레 서로를 시기하고 질투하고 다투기 마련이거든. 레타, 조니, 로이도 마찬가지야. 이를테면 레타가 엄마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조니는 레타의 간섭이 귀찮은 거야. 조니는 밤을 틈타 남의 집 수영장에서 주인 몰래 수영하는 것도 내키지 않고, 누나와 어린 동생 로이와 어울려 쇼핑몰을 어슬렁거리는 것도 유치하게 느껴지기 시작한 거지. 특히 모형 비행기를 갖고 있는 아서와 사귀게 되면서, 다정했던 삼남매의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해. 책임감이 강한 레타 역시 자신의 말을 고분고분 듣지 않는 조니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게 돼. 한편, 눈치 없는 막내 로이는 누나와 형으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고 싶은 어리광쟁이야.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면 엉뚱한 짓도, 귀여운 짓도 서슴없이 하지. 하지만 레타와 조이의 신경전 속에서, 돌아오는 건 누나의 잔소리와 형의 타박일 뿐이였지.
어느 날 밤, 조니가 몰래 집을 빠져나가자 레타가 미행했어. 그리고 둘이 사라진 걸 알게 된 로이는 자신을 따돌린 누나와 형이 수영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는 수영장으로 갔어. 그런데 짐작은 빗나갔고, 로이는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수영장 주인인 대령에게 발각돼. 그 뒤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내가 다 말하지 않을게. 난 여러분이 직접『밤에 수영하는 아이들』을 펼쳐 들고, 형제가 많은 친구들의 삶은 어떤지 살펴보았으면 좋겠어.
『밤에 수영하는 아이들』
베치 바이어스 지음 | 갈현옥 그림
김영욱 옮김 | 한림출판사 | 2012
그나저나 엄마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던 레타, 동갑내기 친구 역시 필요한 조이, 허전할 때면 뭔가 자꾸만 먹고 싶은 뚱보 로이에게 최고의 선물은 과연 뭘까? 아무튼 이야기는 우여곡절 끝에 아빠와 삼남매가 가족 구성원으로서 각자의 역할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모습을 살짝 비춰주면서 끝이 나. 그러나저러나 이 삼남매에게 새엄마가 생겼을까? 글쎄. 나도 언젠가는 한밤중에 별을 바라보며 수영해보고 싶은데, 추운 겨울에는 감기 걸리겠지? 그래, 그럼 여기까지만 적을게. 여러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