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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방방곡곡 사서人 인터뷰] 김수현 대전변동초 사서교사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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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4-03-05 09:15 조회 76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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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서관을

라키비움으로!

김수현 사서교사와의 만남


인터뷰·사진 김상화 기자





무언가를 사랑하는 사람의 눈동자는 빛난다. 인터뷰 도중 “저는 도서관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라는 말로 다음 말을 천천히 이어 가던 김수현 선생님. 내내 수줍게 웃고 계셨지만 반짝이는 눈동자에서 도서관을 향한 열정이 숨겨지지 않았다. 대전변동초 학교도서관은 2022년 전국도서관운영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시기, 김수현 선생님은 연수 때 배운 건 바로 수업에 적용해 보고, 지역 커뮤니티에서 온라인 독서모임을 꾸리며 학교도서관 내실을 다졌다고 한다. 5년 차가 된 지금, 요즘 아이들은 무얼 좋아하는지 호시탐탐 관찰하고, 아이들을 도서관으로 ‘꼬시기’ 위해 부단히 수업 아이디어를 궁리한다는 그에게서 10년 뒤 대전 커뮤니티를 이끌고 있는 베테랑 선생님의 모습이 그려졌다. 도서관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학교도서관도 라키비움(도서관, 기록관, 박물관의 기능을 가진 복합문화공간)이 되면 좋겠다는 선생님. 아이들이 편히 쉬어 갈 수 있는 도서관을 만들고 싶다 말하는 그의 바람을 마음 담아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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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초등 사서교사 연합’을 기획해 온라인 독서모임 ‘꼬꼬독(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활동을 하고 계시지요. 대전 초등 사서선생님들의 네트워크가 끈끈해 보이는데요. 대전 사서 커뮤니티의 이모저모를 들려주신다면요? 

대전 사서교사들이 모인 단톡방이 있어요. 거기서 서로 의견을 나누거나 도움을 주고받아요. 모임도 대부분 단톡방에서 기획하는 편이에요. 꼬꼬독도 “온라인 독서모임 할 건데 관심 있으신 선생님들은 연락 달라”라고 단톡방에 얘기가 올라와서 만들어졌어요.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모임이 여러 개 있는데요. 초등은 도서관 수업 연구 모임이 따로 있고, 저를 포함해 7명의 선생님들이 같이 하고 있는 ‘책놀이터’라는 책놀이 연구 모임도 운영되고 있어요. 중등에서는 블렌디드 독서토론 모임을 한다고 들었어요. 소모임들이 여기저기서 사부작사부작 잘 운영되는 편이에요. 그리고 커뮤니티 안에서 연합으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팀이 또 따로 있어요. 연합에서는 가족 독서 프로그램으로 ‘책도락’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책 한 권을 정해서 그 책을 가족이 다 같이 읽도록 하는 거예요. 또 대전시 교육청에 학교도서관 지원단이 있거든요. 거기 소속된 대전 지역 사서선생님들이 학교도서관 소식지 같은 것도 내고 계세요. 그 외 활동으로는 저희가 대전사서교사협의회라는 이름으로 인스타그램 활동도 해요. 재작년에는 초등에서, 작년에는 중등에서 지원단 활동으로 대전학생교육문화원이랑 연합해 독서캠프를 했는데요. 이때 했던 활동들이 이 인스타그램에 다 올라가 있어요. 저희끼리 공유하는 패들렛에 선생님들께서 각자 했던 활동들을 자유롭게 올려 주시면 지원단에 계시는 선생님들이 그걸 보시고 그 활동들을 선별하고 정리해, 인스타그램 게시글로 올려요. 운영이 잘되고 있기 때문에 많이들 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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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문체부에서 실시한 ‘전국도서관운영평가’에서 대전변동초 도서관이 우수기관으로 선정됐어요. 사서선생님의 역량과 독서 프로그램 운영이 크게 작용했을 텐데요. 팬데믹이 한창이던 시기, 학교도서관에서 아이들과 어떤 활동들을 하셨나요?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많이 했어요. 꼬꼬독도 그중 하나였고요. 전국도서관운영평가에는 당시 제가 했던 수업과 온라인으로 했던 활동의 결과물을 몇 가지 냈어요. 그때 제가 연수 가서 처음 알게 된 ‘툰타스틱’이라는 유아동 앱으로 학생들이랑 애니메이션 만들기 수업을 했었거든요. 그 수업 과정을 상세히 써서 제출했는데, 그걸 좋게 봐 주신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을 만든다고 하면 뭔가 어렵게 느껴지지만 앱 안에 툴이 다 있어서, 이용자는 캐릭터와 배경 등을 고르고 캐릭터를 움직이면서 녹음만 하면 돼요. 저희 사서교사는 수업 도구로 쓰는 교과서가 따로 없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책을 읽고 만들 수 있는 애니메이션의 방향을 제가 몇 가지 제시해 줬어요. 책을 소개하거나 책 속 장면을 재현하거나 책의 뒷이야기를 상상해서 그 내용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도록요. 그렇게 해서 8차시로 수업했던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 만들기를 골자로 책도 읽고, 주제도 정하고, 대본도 쓰고, 녹음도 하고, 다 같이 만든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까지 했어요.

사실 이때는 수업 때마다 뭘 해야 할지가 고민이던 시절이었어서 연수 때 무언가를 배우면 바로 수업에 적용했어요. 그 과정에서 실패한 수업도 많았는데 실패하면 보완해서 다시 해 보는 과정을 반복했던 것 같아요. 보통 준비가 미흡하거나 아이들 특성을 잘 파악하지 못하면 실패하게 되는 것 같아요. 수업 하나를 해도 잘 따라오는 학생과 어려워하는 학생이 동시에 있는데 어느 한쪽에만 맞춰서 수업할 수 없어서 그 중간을 잘 맞춰야 한다고 느껴요.


지난해 ‘띵커벨’ 사이트를 활용해 ‘도서관 방탈출 게임’을 만들어 정보활용수업을 하셨다는 기사를 봤어요. 다양한 도구로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 수업 아이디어를 얻는 선생님만의 방법이 있다면요? 

구글폼으로 방탈출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글을 어디선가 봤어요. 그래서 되게 신기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방탈출 게임 형식으로 정보활용수업을 해 보면 재밌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구글폼으로 방탈출 만드는 법을 검색해 봤는데 본격적으로 만드는 건 너무 어려웠어요. 초등 선생님들이 많이 이용하는 ‘아이스크림(i-Scream)’이라는 에듀테크 콘텐츠 사이트에 ‘띵커벨’이라는 서비스가 있거든요. 여기서 퀴즈도 만들 수 있고, 여러 게임도 만들 수 있어서 저는 띵커벨을 활용했어요. 사실상 퀴즈 게임이었지만 아이들이 더 재밌게 참여하도록 ‘방탈출’이라고 이름을 붙인 거였죠. 이거 못 맞히면 도서관에서 탈출할 수 없을 거야, 이런 식으로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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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이들을 잘 관찰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각자 뭘 좋아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봐요. 저는 끊임없이 아이들을 꼬셔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이들을 잘 꼬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이런 걸 떠올리는 것 같아요. 아이들은 재미있어야지만 일차적으로 흥미를 느끼니까요. 혼자서만 연구하기에는 어려울 때도 있어서 수업 연구 모임에 참여하면서 아이디어를 주고받기도 해요. 다만 재밌는 아이디어로 수업을 하게 될 때, 학습과 놀이의 균형을 잡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아이들이 수업을 너무 놀이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 제가 원했던 학습적인 요소를 잃게 되더라고요. 아이들의 흥미를 북돋기 위해 에듀테크를 수업 도구로 잘 쓰면 효과가 좋겠지만 효능 있게 잘 쓰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다른 기사에서 학생들의 정보 검색 능력에 대해 "방대한 정보의 바다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휩쓸리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언급하신 대목이 인상 깊었어요. 요즘 아이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요즘 아이들은 똑똑한 것 같아요. 똘똘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어른으로서 조금 안쓰럽기도 해요. 아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도구들이 엄청 많잖아요. 그런데 아이들 입장에서는 좀 지나치게 방대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선택할 게 너무 많아서 오히려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좀 들어요. 핸드폰 같은 경우도 물론 무척 편하고 좋죠. 그런데 그게 어떤 아이들한테는 안 좋을 수도 있잖아요. 그렇다고 핸드폰을 안 쓰기엔 어려운 사회기도 하고요. 갈수록 안 사용하기가 어려워지는데, (핸드폰을 안 쓰면) 살아가며 선택의 폭이 많이 줄어들 거예요. 그리고 아이들 입장에서는 뭐가 나한테 좋고, 뭐가 나한테 나쁜 건지 잘 모르니까 자기 앞에 너무 많은 것이 주어졌을 때 그것을 취사선택하기가 좀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럼 반대로 요즘 아이들을 보며 이런 점은 참 좋아 보인다, 혹은 좋겠다 싶은 것도 있을까요?

방금 제가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 때문에 아이들이 쉽게 휩쓸릴 수도 있을 것 같아 좀 안쓰럽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선택의 폭이 넓다는 건 그래도 장점인 것 같아요. 제가 어렸을 때는 무조건 공부밖에 길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하지만 요새 아이들은 굳이 공부를 잘하지 않아도 여러 가지 길이 있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진로의 다양성이 열려 있는 게 좋아 보여요. 저 어렸을 때는 대학교 입시 설명이나 공부하는 방법 같은 건 설명회에 참여하거나 두꺼운 책으로 펼쳐서 봤는데, 요새는 유튜브 채널만 검색하면 엄청 다양하게 알 수 있더라고요.


대전이라 하면 보통 성심당이 먼저 언급되지요. 성심당 말고 ‘이것도 좋아요’ 할 만한 대전의 자랑거리가 있다면요?

참 쉽지 않은 질문··· (웃음) 대전은 어디 놀러 가기가 참 좋아요. 근교에 나갈 곳도 많고요. 독립책방도 꽤 많아요. 은행동에 ‘다다르다(대전시 중구 중교로73번길 6)’라는 서점이 있는데 거기 가 보면 대전 관광지나 놀 거리를 설명해 주는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어요. 이곳의 조금 특이한 점이, 책을 사면 영수증에 책방지기의 일기 같은 글을 같이 준다는 점이에요. 저는 대청호도 좋아해요. 풍경이 예뻐요. 트래킹하는 것도 좋고, 드라이브 갔다 오기도 좋고요. 그리고 봄 되면 카이스트랑 충남대 쪽에 벚꽃길이 되게 예뻐요. 한밭수목원(대전시 서구 둔산대로 169)도 좋아요. 수목원이 집 주변이라 자주 가는데 거기 수목원이 잘 조성되어 있고, 겨울에는 스케이트장도 운영해요. 대전은 사실 평화로운 게 장점인데, 제 친구가 우스갯소리로 그러더라고요. 누가 대전에 어디 갈 데 있냐고 물어보면 “대전에서 1시간 정도 기차 타고 가면 서울 있다” 한다고. (웃음) 


사서교사로 첫발을 내딛은 지 5년째 되셨는데요. 도서관인으로서 요즘 드는 선생님만의 고민을 듣고 싶어요.

저는 사실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되게 좋아해요. 그래서 도서관이 더 잘됐으면 좋겠고, 복합문화공간이 되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도서관은 공부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쉽잖아요. 근데 저는 그런 편견을 없애고 싶어서 아이들한테 도서관에서 무작정 조용히 하라는 말을 잘 안 하는 편이거든요. 도서관이 좀 편안한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쉬어 갈 수도 있고 친구랑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도서관이 꼭 책을 읽는 공간으로 굳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실 도서관이 책이 많은 공간인 이유는 예전부터 전통적으로 정보를 많이 담던 매체가 ‘책’이었기 때문이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그게 꼭 책이 아닐 수도 있잖아요. 요새는 도서관 형태가 다양하더라고요. 음악도서관에서 악기도 대여할 수 있고, CD나 LP판 같은 것도 빌릴 수 있고요. 저는 그런 다양한 도서관을 학생들이 좀 경험해 봤으면 좋겠고, 도서관은 조용히 공부하는 곳이라는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대학교 다닐 때 교수님이 ‘라키비움’이라는 말을 엄청 많이 하셨거든요. 라키비움은 라이브러리, 아카이브, 뮤지엄 기능을 가진 복합문화공간이에요.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을 합친 형태의 도서관이 되어야 한다고 교수님이 말씀하셨는데, 요새 들어 많이 공감이 돼요. 도서관이 그런 복합적인 문화시설이 되어야지 조금 더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학교도서관은 사실 환경이 좀 열악한 편이거든요. 그래서 많이 가꿔 주면 좋겠어요. 도서관이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거든요. 도서관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 도서관이 많이 발전했으면 좋겠어요.


5년 차면 신규에서 약간 벗어나기 시작한 시점이잖아요. 대전 지역에 만약 내 후배 사서가 들어온다고 한다면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대전 지역의 사서교사 공동체는 끈끈한 편이에요. 그래서 신규 때는 특히 더 궁금하거나 어려운 게 있을 수 있으니 선배들한테 언제든지 물어보라고 말해 줄 것 같아요. 그리고 하고 싶거나 이거 해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들은 진짜 큰일 나는 거 아니면 일단 해 보라고 말해 줄 것 같아요. 부딪쳐 보는 게 정답인 것 같아요. 또 혼자서 사부작사부작 움직이는 것도 물론 좋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교류하면서 모임에서 커뮤니티도 같이 형성하면 교직생활을 더 재밌게 할 수도 있다고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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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새 학기가 다가왔지요. 올해 꿈꾸는 수업이 있다면요?

제가 대학원에 다니는데, 전공이 아동문학교육이거든요. 이번 학기에 교육연극 수업을 들었는데 그 수업이 너무 좋았어요. 연극이라는 게 그림책이나 책에 적용할 부분이 너무 많았어요. 사실 저는 제 인생에 연극이라는 걸 상상해 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수업을 들으면서 3주 내내 연극을 해 보니까 너무 재밌는 거예요. 실제로 연극을 수업으로 하면 저보다 애들이 더 좋아할 것 같아요. 그래서 연극으로 여러 시도를 해 보고 싶어요. 그 외에는 문해력이라는 주제를 1년 동안 도서관 핵심 이슈로 다뤄 보고 싶기도 해요. 아직은 모두 계획이지만 실천해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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