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생각 나누기] ‘그림책으로 보는 먼나라, 이웃나라’ 전시회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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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12-24 06:22 조회 7,218회 댓글 0건본문
김유현 파주 한빛중 3학년
전시회장으로 출발!
학교 중앙 복도 게시판에 ‘그림책으로 보는 먼나라, 이웃나라 전’의 포스터가 걸렸을 때부터 나는 우리 학교 그림책동아리 ‘해픽’에서 가리란 걸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었다. 해픽의 지도교사인 주종훈 빨강늑대 선생님께서 그런 기회를 그냥 넘길리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드디어 2013년 9월 7일 토요일. 동아리 친구들이 입시와 개인적인 일들로 많이 참석하지 못하게 되어 약간 서운한 마음으로 집을 떠났다. 전시회는 강남역 근처에 있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열리고 있었다. 강남역 근처는 처음 가보는 길이라 처음엔 가는 게 많이 걱정도 됐는데 같이 간 친구 지혜가 길을 잘 찾아줘서 수월하게 갈 수 있었다. 국립도서관이라는 이름에서 예상되는 것과 달리 도서관은 생각보다 작고, 구석진 곳에 있었지만 속은 알찼다.
1층에는 열람실과 물품보관실이 있었다. 물품보관실에 들고 간 가방과 짐을 맡겨놓고 그림책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칼로리가 계산되어 적혀있고 ‘조금만 더 힘내자!’같은 격려의 문구들이 적혀 있었는데, 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라는 장소에 잘 어울리는 인테리어라고 생각했다.
그림책이 원작인 애니메이션을 보다
2층의 전시관을 들어갔을 때 맨 먼저 든 생각은 ‘작고 아담하다’라는 거였다. 나와 지혜는 가장 먼저 전시장 한쪽에서 상영하고 있는 그림책이 원작인 애니메이션들을 봤다. 처음 본 건 영국의 그림책 『스노우맨』이 원작이고 제목도 같은 애니메이션이었다. 영화는 눈사람과 한 소년의 하룻밤 모험을 담고 있었다. 이 영화의 특징은 대사가 없다는 것과 색연필로 그린 것 같은 따뜻한 느낌의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영화에는 대사가 없는 대신 아름다운 배경음악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고, 음악은 대사보다 더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아이들이나 보는 만화일 것이라고 생각한 내 예상을 보기 좋게 뒤엎은 영화였다. 만화영화도 이렇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스노우맨>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바로 다음 영화가 상영되었다. 제목은 <괴물 그루팔로>. 바로 전에 봤던 <스노우맨>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영화였다. 다른 점은 3D로 만들어졌다는 점과 대사가 있다는 점이었다. 내용은 한 생쥐가 꾀를 부려 천적들을 피하려고 괴물을 이용한다는 내용이었다. 성우들의 찰진 목소리 연기와 털 하나하나까지 세세히 표현된 귀여운 캐릭터들이 만나 더 재밌는 영화였다. <스노우맨>이 감성을 촉촉이 적셔 주는, 어쩌면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었다면 <괴물 그루팔로>는 재미있고 귀여운 어린이의 눈높이에 꼭 맞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자 우리 해픽 그림책 동아리 선생님(빨강늑대쌤^^)께서 찾아주신 영화의 원작 그림책들을 살펴봤다.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영상들의 상영시간은 10분~20분 내외라 책들도 어느 정도 길 줄 알았는데 몇 페이지가 안 되었다. 나는 <스노우맨>이 더 재미있었다. <괴물 그루팔로>는 그림책에서만 느낄 수 있는 깨알같은 재미(예를 들면, 곳곳에 숨어있는 동물이라든가 영화보다 귀여운 그루팔로)가 있어 책도 영화만큼 재밌었다.
다양한 나라의 그림책을 만나다
원작 그림책들을 본 뒤에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전시되어 있는 각국의 그림책들을 구경했다. 내가 모르는 나라들의 그림책도 있었고, 그림이 정말 예쁜 그림책도 있었고, 그림이 귀여운 그림책도 있었다. 학교에서 그림책동아리 활동을 하며 자주 만났던 미국, 영국, 일본의 그림책은 눈에 익어서 반가웠고, 아프리카나 유럽의 그림책도 그림이 예뻐서 눈이 갔다.
이렇게 각국의 그림책을 보면서 신기했던 점은 그 나라의 글을 읽을 수는 없지만 내용은 다 이해가 되었다는 점이다. 그림을 보고 그림체만 봐도 ‘아, 이건 이런 내용일꺼야’ 하고 추측할 수 있었다. 이게 그림책이 가지는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 성별, 국적을 떠나 순수하게 책만 봐도 통할 수 있는 건 그림책이라서 가능한 것 같다. 나도 글을 모르는 사람에게 그림의 색감이나 구성과 텍스트의 모양만 가지고도 누군가의 마음 깊이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그림책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하루를 온통 들여 그림책전시회 나들이를 다녀와서 몸은 많이 피곤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던 것은 아마도 오늘 전시회를 통해 그림책의 세계로 한 발 더 깊이 들어간 때문이겠지?
전시회장으로 출발!
학교 중앙 복도 게시판에 ‘그림책으로 보는 먼나라, 이웃나라 전’의 포스터가 걸렸을 때부터 나는 우리 학교 그림책동아리 ‘해픽’에서 가리란 걸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었다. 해픽의 지도교사인 주종훈 빨강늑대 선생님께서 그런 기회를 그냥 넘길리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드디어 2013년 9월 7일 토요일. 동아리 친구들이 입시와 개인적인 일들로 많이 참석하지 못하게 되어 약간 서운한 마음으로 집을 떠났다. 전시회는 강남역 근처에 있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열리고 있었다. 강남역 근처는 처음 가보는 길이라 처음엔 가는 게 많이 걱정도 됐는데 같이 간 친구 지혜가 길을 잘 찾아줘서 수월하게 갈 수 있었다. 국립도서관이라는 이름에서 예상되는 것과 달리 도서관은 생각보다 작고, 구석진 곳에 있었지만 속은 알찼다.
1층에는 열람실과 물품보관실이 있었다. 물품보관실에 들고 간 가방과 짐을 맡겨놓고 그림책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칼로리가 계산되어 적혀있고 ‘조금만 더 힘내자!’같은 격려의 문구들이 적혀 있었는데, 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라는 장소에 잘 어울리는 인테리어라고 생각했다.
그림책이 원작인 애니메이션을 보다
2층의 전시관을 들어갔을 때 맨 먼저 든 생각은 ‘작고 아담하다’라는 거였다. 나와 지혜는 가장 먼저 전시장 한쪽에서 상영하고 있는 그림책이 원작인 애니메이션들을 봤다. 처음 본 건 영국의 그림책 『스노우맨』이 원작이고 제목도 같은 애니메이션이었다. 영화는 눈사람과 한 소년의 하룻밤 모험을 담고 있었다. 이 영화의 특징은 대사가 없다는 것과 색연필로 그린 것 같은 따뜻한 느낌의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영화에는 대사가 없는 대신 아름다운 배경음악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고, 음악은 대사보다 더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아이들이나 보는 만화일 것이라고 생각한 내 예상을 보기 좋게 뒤엎은 영화였다. 만화영화도 이렇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스노우맨>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바로 다음 영화가 상영되었다. 제목은 <괴물 그루팔로>. 바로 전에 봤던 <스노우맨>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영화였다. 다른 점은 3D로 만들어졌다는 점과 대사가 있다는 점이었다. 내용은 한 생쥐가 꾀를 부려 천적들을 피하려고 괴물을 이용한다는 내용이었다. 성우들의 찰진 목소리 연기와 털 하나하나까지 세세히 표현된 귀여운 캐릭터들이 만나 더 재밌는 영화였다. <스노우맨>이 감성을 촉촉이 적셔 주는, 어쩌면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었다면 <괴물 그루팔로>는 재미있고 귀여운 어린이의 눈높이에 꼭 맞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자 우리 해픽 그림책 동아리 선생님(빨강늑대쌤^^)께서 찾아주신 영화의 원작 그림책들을 살펴봤다.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영상들의 상영시간은 10분~20분 내외라 책들도 어느 정도 길 줄 알았는데 몇 페이지가 안 되었다. 나는 <스노우맨>이 더 재미있었다. <괴물 그루팔로>는 그림책에서만 느낄 수 있는 깨알같은 재미(예를 들면, 곳곳에 숨어있는 동물이라든가 영화보다 귀여운 그루팔로)가 있어 책도 영화만큼 재밌었다.
다양한 나라의 그림책을 만나다
원작 그림책들을 본 뒤에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전시되어 있는 각국의 그림책들을 구경했다. 내가 모르는 나라들의 그림책도 있었고, 그림이 정말 예쁜 그림책도 있었고, 그림이 귀여운 그림책도 있었다. 학교에서 그림책동아리 활동을 하며 자주 만났던 미국, 영국, 일본의 그림책은 눈에 익어서 반가웠고, 아프리카나 유럽의 그림책도 그림이 예뻐서 눈이 갔다.
이렇게 각국의 그림책을 보면서 신기했던 점은 그 나라의 글을 읽을 수는 없지만 내용은 다 이해가 되었다는 점이다. 그림을 보고 그림체만 봐도 ‘아, 이건 이런 내용일꺼야’ 하고 추측할 수 있었다. 이게 그림책이 가지는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 성별, 국적을 떠나 순수하게 책만 봐도 통할 수 있는 건 그림책이라서 가능한 것 같다. 나도 글을 모르는 사람에게 그림의 색감이나 구성과 텍스트의 모양만 가지고도 누군가의 마음 깊이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그림책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하루를 온통 들여 그림책전시회 나들이를 다녀와서 몸은 많이 피곤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던 것은 아마도 오늘 전시회를 통해 그림책의 세계로 한 발 더 깊이 들어간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