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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함께 읽는 사람들] 아이를 다그치기 전에 나를 먼저 되돌아보다-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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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5-27 13:08 조회 8,33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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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란 단체를 들어본 적 있는지? 단순히 학원을 없 애자거나 사교육 없이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 주는 모임 이라고 생각한다면? 대답은 ‘아니오’다.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 자는 목소리를 내고, 학부모들에게 희망을 심어 주는 ‘등대지기학교’를 열고, 아이들의 꿈과 적성에 따라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사회운동을 전개하는 시민단체이다. 이 단체에서 만난 이들이 몇 년째 매달 한 번씩 모여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기에 모임 장소인 대학로의 작은도서관 ‘호모북커스’를 찾았다.
홍주리 기자
 

서로를 비추는 등대 같은 모임
오전 11시, 작은도서관 호모북커스 모임 탁 자의 자리가 하나둘씩 채워지기 시작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키우고 있는 제 로섬(이 모임에서는 실명 대신 별명을 쓴다) 님과 고등학생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봄빛 님이 인사를 건넨다. 뒤이어 올해 고등학교에 입 학하는 자녀가 있다는 억새풀 님이 자리에 앉았다. 모임의 유일한 청일점이자 초등학생 자녀 둘을 키우는 작은도서관 호모북커스 의 대표인 김성수 목사님과 마지막 모임 참 석자인 연두 님이 도착하면서 조촐한 등대 모임이 시작되었다.
책모임이라기보다는 오랜만에 만난 동창 회 느낌이 난다. 맞다. 이 모임은 동창생들의 모임이기도 하다. 이 모임의 구성원은 사교 육걱정없는세상이 주최하는 부모교육 ‘등 대지기학교’ 강의를 수강한 ‘학생’들이다. 2010년 시작된 등대지기학교는 지난해 8기 졸업생들을 배출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등대모임은 한 달에 한 번씩 5~6명의 인 원이 만나 책 읽은 이야기,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기본 활동 외에 큰 행사도 여럿 진행 한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인권 문제를 다룬 『누가 그들의 편에 설 것인가』를 읽고 책을 쓴 곽은경, 백창화 저자를 초청하여 이야기 를 들었다고 한다.
작은 모임에서 어떻게 그런 행사를 준비했을까? 단독으로 진행한 것이 아니라 작은도 서관 호모북커스와 대학로에 있는 작은 서점인 ‘이음책방’에서 준비한 모임에 함께 참여한 것이 라 했다. 작은 여러 모임과 단체들이 모여 행사 를 함께하니 그만큼 풍성한 이야기보따리가 풀 렸다고 한다. 유명한 모임이 아니라고 해서 주 눅 들 필요 없고, 사람이 적은 모임이라고 해서 큰 행사를 기획하지 못할 것이 없다고 했다. 가 까운 곳에 있는 비슷한 규모의 모임을 알고 있다면 이런 연합동아리 형태의 행사들을 가져 보 는 것도 좋겠다.
주로 어떤 책을 읽고 올해는 어떤 책을 함께 읽을 계획인지 궁금했다. 딱히 정해져 있지 않 다고 했고 그때그때 다르다고 했다. 또한 굳이 교육 분야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 관련 책을 많이 읽으려 한다고 했다. 그래야 사람에 대해 알고, 나를 알고, 아이들을 알 수 있기 때 문이라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자 신의 사고 프레임을 점검하고, 세상을 보는 시 각을 가늠하고, 균형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이 모임이 무척 소중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내 아이’말고 ‘우리 아이’를 키우자
모임 구성원이 모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 이야기부터 나누게 된다. 특목고나 자사고가 아닌데도 입학 전부터 중학교 때 성적으로 줄 세우기가 심한 인문계 고등학교의 실태가 도마 위 에 올랐다. “방과 후 교실 신청 자격이 100등 안에 드는 학 생에게만 주어지고, 아이의 성적이 좋고 나쁨에 따라 학부 모 상담 태도가 달라진다더라….” ‘괴담’같이 들리지만 실 제 교육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직접 겪게 되었을 때 어 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아이와 부모가 학교에서 받은 상처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 기들이 오갔다.
연두님은 얼마 전 공공도서관에서 『도란도란 책모임』의 저자인 백화현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서, “교육 체계가 단 기간 내에 바뀌기는 힘들다. 그래서 책모임을 해야 한다,” 라는 백 선생님의 의견에 깊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아무리 많은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힘을 합쳐 학교교육을 바꾼 다고해도, 사회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내 아이’만, ‘내 선생님’만 ‘내 학 교’만 바꾼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큰 틀(사회)을 바꿀 수 있을까? 누군가 가 우리 주변을 바꿔야 한다고 답했다. 그 말은 결 국 ‘우리 아이’, ‘우리 선생님’, ‘우리 학교’를 바꿔야 한다는 말이 된다. ‘학부모’와 ‘부모’의 차이도 그것 이 아닐까? ‘내 아이’만을 챙기는 학부모보다는 ‘우 리 아이’ 모두를 생각하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서 몇 년째 모임에서 반복적으로 나누는 주제이고 모임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문제인 사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각자 경험했 던 사교육 실패사례와 그동안의 경험을 들추면서 지금 우리 아이들을 위해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이러한 대화는 책 한두 권 읽었다고 해서 나올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 몇 년 간 숙성시킨 교육에 대한 고민과 성찰 에서 나오는 말이었다.
 
 
 

모임 자체가 교육이 된다
한창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사회를 보는 김성수 대 표님이 동영상 하나를 함께 보자고 제안했다. 보통 때에도 이렇게 괜찮은 영상이나 방송 프로그램을 함께 나누며 이야기한다고 한다. 오늘 함께 볼 영상 은 EBS에서 방영한 <왜 대학에 가야 하는가>라는 6부작 프로그램으로, 전부 다 볼 시간이 없다면 5 부와 6부만이라도 꼭 챙겨 볼 것을 당부했다. 특히 5부 ‘말문을 터라’의 첫 부분이 인상적이라서 함께 보았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G20 폐막식에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폐회사를 마치고 한국 기자들에게 돌발적으로 질문을 던졌는데,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 다소 민망한 장면이었다.
왜 한국 사람들은 질문을 두려워하는 걸까? 그에 대해 한마디씩 의견을 말했다. “한국 사람들은 질 문에도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뭐든지 ‘틀리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궁금한 마 음을 숨기고 질문하는 것조차 두려워하지요. 실제 로 우리 아이들 대부분이 그렇고, 어른들도 마찬가 지죠. 그러니까 자꾸 남들 이야기를 듣고 남들 앞에 서 자기 생각을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해요. 지금처럼요.”
“책도 마찬가지예요. 책모임을 하면 내 생각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제 아이들에게도 공부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직접 가르쳐 주 기 위해서라도 저는 이 모임을 계속해 나가고 싶어요.”
 

이렇게 아이들을 다그치기보다는 자신을 되돌아보기 위한 배움을 찾아 나서는 부모들의 모임이 여기저기 생겨났으면 좋겠다. 그런 부모 아래에서 자 란 아이들이 커서 다시 부모가 된다면, 언젠가 단단 한 사회 시스템도 바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가져 본다.
 

 
모임에 대해 더 궁금한 것들
 

등대지기학교에서는 뭘 배우나요?
등대지기학교의 매력은 직접 들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어요. 저는 등대지기학교 를 통해서 사교육 걱정에서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나 개인과 가정의 변화와 성장 을 가져오는 계기를 가질 수 있었어요. 그리고 지금 우리처럼 각 지역마다 모이는 모임들을 모두 ‘등대모임’이라 하는데, 등대모임의 목표는 모임을 통해 함께 성장 하고 연대하여 바람직한 교육정책을 이끌어내는 데 동참하는 것이에요. 모임 속 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성장을 격려하며 함께 사는 이야기를 나눈다면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듯 등대모임이 자신의 삶에 오아시스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모임에 참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먼저 등대지기학교 과정을 수강한 뒤, 모임에 참여하면 좋겠어요. 우선 기본적으 로 교육에 대한 입장과 생각이 비슷해야 삶을 나눌 수 있으니까요. 꼭 우리 모임 만 있는 것도 아니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카페에 들어가면 각 지역별 모임이 있어 요. 동아리 모임도 많고요, 저희보다 더 활성화된 독서모임도 있어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비교육적이고 불필요한 사교육 부담의 근 본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사교육의 고통에 서 벗어나 행복한 교육을 만들고자 하는 학 부모, 교사, 학생, 교육운동가들이 만든 시 민단체다. 사교육 걱정을 유발하는 제도, 의식, 환경을 고치기 위해 ‘등대지기학교’, ‘행복한 진로학교’, ‘행복한 부모학교’ 등의 강의를 열어 이야기를 나누며 ‘사교육 없는 교육’에 대한 믿음을 다진다. 현재 전국 40 여 개 지역모임과 동아리 활동이 활발히 열 리고 있다.
홈페이지 http://cafe.daum.net/no-wo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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