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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저자 [독자가 만난 저자] 박시백 화백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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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8-15 00:59 조회 8,71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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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의 역사를 담은 ‘조선왕조실록’은 총 1,893권에 888책, 한글로 번역할 경우 320쪽짜리 책 413권에 이른다고 한다. 이 방대한 양을 약 13년 동안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스무 권에 담았다. 1년 전 책이 완간됐을 때보다 지금 독자들 반응이 더 좋다고 한다.박시백 화백을 만나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 박혜경 국립전통예술고 국어교사
         왕지윤 인천 경인여고 국어교사
         이무현 의정부 경민여중 역사교사
사진・정리 김주희 기자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전20권)
박시백|휴머니스트|2013(완간 기준)
 
만화가의 탄생, 만화와 함께한 학창시절 
박혜경 작년 7월에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완간하셨습니다.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위대한 업적을 남긴 위인들을 보면 어렸을 적부터 남다르잖아요. 선생님도 어렸을 적부터 만화가를 꿈꾸셨나요?
박시백 감사합니다. 어렸을 때 꿈이 만화가였다기보다는 만화를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워낙 시골이라 만화방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만화는 거의 <어깨동무>를 통해서 봤죠. 그래서 제가 직접 만화를 그려서 친구들에게 돌렸어요. 그 덕에 나름 학교에서 유명한 만화가였죠. (웃음) 하지만 중학생이 되면서 입시 때문에 바빠 만화를 그리진 않고 그냥 읽기만 했죠. 그러다 제가 대학생 시절에 학생운동의 일환으로 벽보 만화를 그렸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때부터 <총학생회 신문>, <서대협신문> 등에서 정기적으로 학교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이후로 처음 그린 거죠. 그 당시 사회 분위기 때문에 감옥에 갔다 오고, 서른까지도 만화를 그릴 여건이 안 됐습니다.
박혜경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만화를 그린 건 언제부터인가요?
박시백 첫째 아이가 태어나고, 제가 서른이 됐을때부터예요. 박재동 선배가 애니메이션을 만들려고 ‘㈜오돌또기’ 창립 준비 때문에 <한겨레신문>(이하 <한겨레>)에서 연재하던 ‘만평’을 그만두게 됐어요. 그래서 후임자를 찾는 공모전을 했습니다. 그 당시 저는 한 컷 만화가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만화를 그리고 싶었던 것이지만 일단 공모전에 투고를 했습니다. 만평은 대학 때 다섯 개 정도 그린 것이 전부였는데, 박재동 선배가 눈이 삐어서 당선됐다고 생각합니다. (웃음)그때는 아마추어도 그런 아마추어가 없었죠.요즘 같으면 중학생 대상 공모전에도 떨어졌을 실력일겁니다.
왕지윤 하지만 박재동 화백이 작가님의 어떤 가능성을 본 것이 아닐까요? 언젠가 본인의 이름을 딴 『조선왕조실록』을 낼 것 같다는 포스라던가. (웃음) <한겨레>는 그 당시에도 지금도 사회적 이슈를 직접적으로 다뤄서 주목받던 매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학생운동을 했던 경험이 작업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나요?
박시백 그때의 경험은 지금까지 살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시각, 정보에 대한 접근법, 정치적 안목 등을 학생운동을 하면 서 배웠기 때문입니다. 시사만화가로서 활동하면서 한 컷 만화부터 시작해서 긴 컷 만화까지 그렸던 경험은 저에게는 수련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독자에겐 미안하지만 중앙일간지가 개인 연습장이 된 셈이죠. 이때의 경험이『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할 수 있게 된 동력이 됐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의 매력에 빠지다
왕지윤 시사만화가로 시작하셨습니다. 그 시절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독자의 반응이 좋았던 시사만화에서 어떻게 다른 작업을 하시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박시백 <한겨레>에서 ‘박시백의 그림 세상’을 4년간 연재했습니다. 시사만화 작업은 재미는 있지만 시의적인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우리나라 문화상 반복되는 소재가 있습니다. 새해, 추석, 설과 같은 명절이나 국가 공휴일은 의미가 있으니까 매해마다 다뤄야 합니다. 소재는 같아도 매번 다르게 표현해야 해요. 계속 하다가는 만화적 에너지가 고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밑천이 떨어지기 전에 살길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이때부터 내가 뭘 잘할까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 한창 사극을 보던 때입니다. 그래서 조선사 공부를 했는데 이게 참 재밌어요. 야사가 재밌는 것이 아니라 지금 방영하는 드라마<정도전>처럼 정사만으로도 충분히 재밌으니까, 이걸 만화로 만들면 재미있겠다 생각했죠. 게다가 저는 정보를 가지고 재구성해서 전달을 잘하는 편이니까 맞춤이었죠. 그런데 그때 마침 ‘조선왕조실록’이 대중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그런 상황이 어서 작업을 시작하라는 하늘의 계시 같았습니다.
왕지윤 다른 매체에서 “조선왕조실록도 어찌 보면 하나의 시사만화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얼핏 이해가 가면서도 방향을 많이 바꿨다는 느낌입니다. 설명 부탁드립니다.
박시백 시사는 훗날에 보게 될 현시대를 기록합니다. 조선시대 사관이 그 당시를 기록한 것처럼, 시사만화는 그 시대를 기록합니다. 시사만화는 사관처럼 촘촘하게 아주 구체적으로 기록하기보다 그 당시의 단면을 기록합니다. 그래서 시사만화를 그릴 때 저는 풍속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은 과거, 특히 정치사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최소한 그것을 바라보는 접근만큼은 시사만화와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왕지윤 누가 책을 내주겠다고 약속한 것도 아닌데 작업을 시작하셨습니다. 연재를 하지 않고 출간한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모험 같은데요, 어떤 확신 같은 것이 있었나요?
박시백 저는 ‘조선왕조실록’을 만화로 그리겠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이 작업이 ‘나를 위해 예정된 것이다’라고 생각할 만큼 확신이 들었습니다.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이 먼저 하면 어쩌나 걱정했죠. ‘조선왕조실록’을 공부하기 전에 일단 회사부터 그만뒀습니다. 그 뒤 1년간은 다행히도 여기저기에서 할 일이 들어와서 생활이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1, 2년이 지나면서 업무량이 확연히 줄어들었고, ‘조선왕조실록’을 집중적으로 공부했습니다. 물론 연재도 아니고 출판이 예정된 것도 아니라 불안하기는 했습니다만 다행히도 1권이 나왔을 때 아내가 교사 임용해 합격했습니다. 덕분에 저는 가장으로서 걱정을 덜고 가정주부를 겸하며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이무현 ‘조선왕조실록’은 왕가의 역사입니다. 왕을 중심으로 했기 때문에 백성들의 역사는 따로 있지요. ‘조선왕조실록’을 소재로 삼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박시백 조선정치사가 재밌어서 제대로 알려 보자는 것이 처음 목적이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을 쓴 사관들도 각자 자기 관점을 갖고 있어서 사안에 대해 적은 것을 보면 저마다 당파성이 많이 드러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반대편에 선 사람이 하는 말과 상소는 그대로 적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조선왕조실록’이 갖는매력, 그 빼어난 재미는 사관들의 판단을 배제했을 때 남는 ‘사실’입니다. 사관이 아무리 욕을 해놨어도 시대적인 요구 앞에서 끊임없이 고민했다면 그 인물을 새롭게 볼 수 있습니다. 사관은 왕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으로 옮겼으나,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선대의 기록도 마음대로 볼 수 없었습니다. 불가피하게 봐야 하는 상황이면 해당 부분만 사관에게 발췌를 요구해서 간신히 볼 수 있었습니다. 누구도 접근할 수없는, 사관만 볼 수 있는 왕에 대한 기록인 것이지요. 게다가 전쟁이 나면 사람이 대피하기도 바쁜데 ‘조선왕조실록’도 같이 움직였습니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보면 무의미한 일이죠. 아무도 볼 수 없는 책을 공을 들여 제작하고 지키잖습니까. 순수하게 후대를 위해 만든 대단한 기록인 셈인데 연구가 제대로 안 되어 있었습니다. 사실로 알려진 것이 간략하게 적혀 있거나 야사를 보고 관련된 것을 적당히 이어붙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서술된 책이 너무 많았습니다. 이때부터 ‘조선왕조실록’을 제대로 전해야겠다는 사명감이 더 커졌습니다.
 

 
조선의 왕조를 그리다
이무현
20권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작업을 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어떻게 기획하고 구성했는지 궁금합니다.
박시백 처음에는 기획을 잡기위해 그렸다가 폐기하고 다시 그리고를 반복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작업들을 다시 보니까 전개 방식, 인물을 접근하는 방법 등이 처음 제가 준비하면서 그렸던 것과 흡사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보다 기획 방향은 수월하게 잡았는데 ‘조선왕조실록’을 공부하면서 그림을 그리느라 1권이 나오는데 2년 정도가 걸렸습니다. 책이 나오고 나니 다음 2권이 걱정됐습니다. 아무래도 1권의 준비기간 만큼 시간을 들을 수 없으니 완성도에 대한 걱정이 때문이었죠. 그래도 작업을 진행하면서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3권까지만 해도 기존의 역사학자의 서술을 참고했는데 4권부터는 무시하다시피 했습니다. 전공자가 아니라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봤는데,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놓친 게 보인다거나, 일반적으로 서술되는 것들이 같은 사안이라도 흐름 속에서 이해하지 못했구나 라는 느낌이 들 때가 종종 있었기 때문에 얼개를 잡기 위해서 참고는 했지만, 제가 ‘조선왕조실록’을 공부하고 판단한 것에 기초해서 진행했습니다.
왕지윤 ‘조선왕조실록’을 공부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공부하고 내용을 구성하셨나요?
박시백 컴퓨터 모니터로 ‘조선왕조실록’을 보는데 새로운 사건과 이름들이 계속 나와서 공부하는 내내 미로에 빠진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흐름을 잡기 위해 노트에 적어가면서 공부했습니다. 이 노트를 두 번 세 번 보면 어떻게 접근할지 얼개가 잡히고 인물의 성격, 사건의 전후 인과관계의 가닥이 드러납니다. 큰 그림이 그려졌어요. 그 다음은 내용을 장, 단락, 사건의 배치 등의 순서로 구성했고, 이어서 콘티를 만드는데 틀은 짜여 있으니 말하듯이 쭉 풀어 나가는 거죠. 퇴고하고 그 다음에 그림을 그립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만의 고유한 매력
이무현
아이들이 역사에 흥미를 갖게 하기 위해 만화로 된 역사책을 꾸준히 소개합니다. 대부분의 책은 뒤로 가면서 개그로 분위기를 풀어 주는 느낌이 있습니다만, 작가님의 책은 그런 부분이 절제되어 있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만화지만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게다가 자신의 정치관이나 시각이 강하게 드러나기보다는 객관적이었습니다. 작가님만의 집필원칙이 있나요?
박시백 개그를 넣지 않는 것은 재능이 부족한 것도 있고, 사실의 전달 자체에 중점을 뒀기 때문입니다. 너무 지루하면 한 번씩 개그를 넣긴 합니다만, 오히려 이 부분에 불만을 가지는 독자들도 있습니다.
역사를 기록할 때,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있는 것은 있는 그대로 의미가 있는 것은 그 의미를 제대로 살리자는 것이 제 일관된 관점입니다. ‘조선왕조실록’을 최대한 제대로 큰 흐름이나 중요한 사건을 설명할 수 있게 하려고 했습니다.
왕지윤 정조에 대해 언급한 다른 책들을 보면 암살을 당했다고 하거나 훌륭하고 아까운 개혁적인 군주라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박시백의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정조의 죽음은 역사적으로 보면 종기 때문이고, 과연 정조는 진정한 개혁적인 군주였나 하는 의문을 들게 합니다. 지금까지 알던 것과 다른 해석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이런 시각은 어디서 기인하는 건가요?
박시백 역사가 재밌는 이유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에서 클로즈업으로 다루는 인물들은 시대적 요구 앞에 노출됐던 사람들입니다. 이들의 반응은 제각각입니다. 제대로 된 답을 얻기 위해 정면으로 맞서서 해결하거나, 답이 있다고 해도 자신의 개인적인 안위 때문에 포기하거나 방관하기도 합니다. 정면으로 맞서도 이름 없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근래 독립운동사가 그 예가 되겠지요. 그중에도 상징적인 인물은 제대로 된 평가를 내려줘야 합니다. 그런 요구가 있었음에도 뒷짐 지고 있거나 상황이 정리된 후에 슬그머니 나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모두 그 자체로 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고비 후에, 어떻게 살았는가’ 이것이 역사적 인물을 보는 중요한 잣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종보다 정조를 좋아합니다. 제가 정조에 대해 다시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점은, 하늘이 내려준 재능을 두고 시대적인 요구에 얼마나 부합하고, 노력했는가입니다. 그래서 이 평가에서는 낮은 점수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박혜경 사극에서 보면 잘생긴 사람이 주인공을 맡습니다. 선생님께서도 애정을 갖는 캐릭터는 잘생기게 그리시나요?
박시백 ‘조선왕조실록’을 토대로 느낀 이미지가 캐릭터의 얼굴에 드러납니다. 다만 가급적이면 ‘나쁜놈’은 ‘나쁜놈’ 같지 않게 그리려고 애썼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힘들었으나 뒤로 갈수록 이 방식이 자리를 잡습니다. 가령 선조는 어렸을 때는 총명하게 처신하고 총기있고 똘망똘망하게 그리다가 권력에 집착하면서 심술이 얼굴에 묻어나게끔 캐릭터에 드러냈습니다.
왕지윤 인물들의 말풍선 안에는 선생님의 손글씨로 씌여 있습니다. 그래서 소재는 어려워도 만화에 손글씨가 덧씌워지니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의도한 바가 있으신지요?
박시백 처음에는 해설과 말풍선 모두 손글씨였습니다. 제가 작업해서 출판사에 넘기면 당연히 전자글씨로 바꿀 줄 알았는데 그대로 나갔습니다. 나중에는 해설만이라도 전자글씨로 가자고 말해서 반영됐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상한데 독자들 반응은 좋더라고요.
 
조선의 역사를 올바로 이해시키기 위해
왕지윤 완간 후에도 바쁘게 활동하시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도 책이 두 권 나왔더라고요. 휴머니스트에서 예전에 그린 만평을 묶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책인가요?
박시백 ‘박시백이 그리는 삶과 세상’이라는 시리즈로 묶어서 『사노라면–그 시절, IMF의 추억』과 『둥지 안의 작은 행복–삶을 이끄는 누군가 있다는 것』을 출간했습니다. 첫 번째 책은 <한겨레>에 ‘박시백의 그림 세상’이라는 이름으로 실렸던 시사적인 내용과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나머지 한 권은 <출판 저널>, <홀트>, <우리 교육> 등 여러 곳에서 연재했던 작품들로 두 가족을 중심으로 학교 이야기,10대들 이야기 등 우리네 사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왕지윤 휴머니스트에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이름으로 팟캐스트를 하고 계십니다. 대부분 팟캐스트라고 하면 홍보를 위해 간단하게 하는데, 완간 후로 반년 넘게 계속 하고 계십니다. 영상에 익숙한 요즘, 귀 기울여 듣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요. 청취자의 반응은 어떤가요?
박시백 출판사의 일방적인 요구였습니다. (웃음)‘조선왕조실록’ 한 권당 팟캐스트 2편을 계획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사람들이 역사, 인문 쪽이라 관심이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듣습니다.
박혜경 완간되면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사전』이 나왔습니다. 혹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의 이해를 돕는또 다른 단행본으로 염두에 두신 것이 있나요?
박시백 역사책이라는 것이 모르면 모르는 대로 넘어가도 이야기 흐름상 문제는 없습니다만, 정확하게 단어를 알고 가길 원하는 사람들은 찾아볼 수 있도록 사전의 형태로 만들었습니다.대학원생이나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도 그동안에는 시대사, 문화사 등 큰 맥락으로만 봅니다만 이런 방식은 ‘조선왕조실록’에 제대로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연표가 있다면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노트를 요약해서 연표를 만들어볼까 생각 중입니다.
왕지윤 학교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선생님 책에 대한 감상을 받았습니다. 그 중에 “미래를 위해 옛 기록을 했다는 게 감탄스럽고 고마웠다.사람이 사는 거니까 그들도 그냥 일상이었을 텐데 미래를 생각하고 기록했다는 게 감탄스럽다”
라고 말한 아이가 있습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조선왕조실록’의 정신이 와 닿는다고나 할까요. 이런 점에서 아이들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박시백 예상 독자는 성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사에 관심 있는 초등학생도 충분히 볼 수 있는정도로 작업했습니다. 그래서 강연 뒤에 사인회를 하면 초등학교 1, 2학년 아이들이 있습니다. 어느 강연장을 가도 부모님 손을 잡고 오는 초등학생들이 있지요. 얘기를 들어보면 다섯 번은 봤다고 하면서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책 속 이야기를 합니다. 이런 아이들처럼 제 책을 통해 역사의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조선사를 이해하게 된다거나 다른 역사에도 관심을 이어갈 수 있을 테니까요.
 
박시백
1996년 <한겨레>에 입사해서 만평 <한겨레 그림판>로 데뷔했다. 후에 1997년부터 약 4년간 <박시백의 그림세상>이라는 본인의 이름을 건 만화를 연재했다. 그 외에도 <출판 저널>, <우리 교육>, <민족21>, <함께 걸음> 등 다수의매체에 만평 및 이야기 만화 등으로 독자들과 만나왔다. 2003년 ‘대한민국 만화대상 우수상’, 2013년 ‘부천만화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쓴 책으로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사노라면–그 시절, IMF의 추억』, 『둥지 안의 작은 복-삶을 이끄는 누군가 있다는 것』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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