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품 검색

장바구니0

탐방 [평생독자 기르는 법] 1·2월? 도서관 살림 도울 ‘우리 학교 특성’ 살피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5-01-03 11:20 조회 293회 댓글 0건

본문



1·2월? 도서관 살림 도울

‘우리 학교 특성’ 살피자!


농부는 농한기에 농기구를 손보고, 봄에 심을 씨앗을 솎으며 다음 농사를 준비한다. 사서에게 1~2월은 지난 1년간 꾸려 온 도서관 살림을 찬찬히 돌아보고, 다음 1년을 준비하기 위한 농한기다. 이런 때 한 번쯤 고민해 보고 미리 준비할 부분들을 소개한다.


김규미 진주 남강초 사서




‘학교의 고유문화’와‘ 사서의 독서교육 철학’이 상치할 땐 


학교마다 교내 독서문화가 다르다. 교사는 매년 떠나고 새로 오는데, 신기하게 그 학교 특유의 독서문화는 잘 변하지 않는다. 만약 내가 속한 학교가 다독상이나 독서록 등을 활용한 양적 독서를 장려하는 문화를 가졌다면, 사서 개인이 이를 한순간에 질적 독서를 강조하는 문화로 바꾸기란 쉽지 않다. 어느 학교가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과 톡톡 튀는 이벤트로 도서관이 눈길을 끄는 방식’을 선호한다면, 또 다른 학교는 ‘잦은 행사로 학교 분위기가 둥둥 떠 버리면 학생들의 학업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지양하기도 한다. 독서문화를 넘어서서, 학교의 고유문화 자체에 여전히 규정과 절차를 집착하는 관료주의가 팽배한 학교도 있다. 물론 권위주의보다 수평적 질서를 강조하는 민주적 문화를 가진 학교도 존재한다. 이런 차이에 따라 학교마다 ‘쉽게 수용될 수 있는 독서교육 방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텃밭의 흙 상태에 따라 뿌릴 씨를 달리해야 하는 것과 같다.

때론 ‘학교의 교육철학과 현장 분위기’가 ‘사서 개인의 독서교육 철학’보다 훨씬 중요할 수도 있다. 다만 이때는 시간을 갖고 사서의 전문적 독서교육 철학을 학내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게 좋다. 긍정적 변화를 위한 틈(전문적학습공동체나 교내 독서동아리에서 리더로 활동하기 등)을 수시로 마련하는 노력은 사서로서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연초엔 도서관 운영 도울 우리 학교만의 요소 찾기


같은 학교도서관이라도 학교 급간 차이도 크고, 자원도 천차만별이다. 사서는 도서관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교내 여러 특징을 거시적 안목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도서관의 장서, 공간의 크기, 학생과 학급 수도 중요하겠지만 사실 학교를 움직이는 많은 것들은 숫자로 측정할 수 없는 여러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이를테면 예산 운용이 수월한 분위기, 봉사에 적극적인 학부모, 협조와 소통이 잘 되는 교사, 효율적 운영이 가능한 학급 규모, 유휴 공간의 유무, 접근성 좋은 도서관 위치, 잘 구성된 장서, 독서에 관심 많은 관리자, 나름대로 독서 기반을 갖춘 학생들, 독서를 중시하는 교내문화 등의 다양한 요소가 있겠다. 주로 좋은 예시를 들었지만 모든 것이 이와 반대인 학교는 드물다. 어떤 학교든 도서관 운영에 도움이 될 만한 특징이 한두 가지는 있다. 다가올 3월을 준비하는 연초, 우리 학교에는 도서관 운영에 도움이 될 만한 요소로 어떤 것들이 있으며, 일 년간 우리 도서관에서는 어떤 특징적 변화가 생겨났는지를 가만히 톺아보자.


 요소 찾기 ① : 학교 특성 파악  독서교육 중심 or 예체능 중심, 우리 학교는?

필자가 경험했던 두 학교로 예를 들어 보려 한다. A학교는 쉬는 시간이면 언제나 수많은 학생이 도서관으로 뛰어왔다. 방학에도 도서관 이용률이 아주 높았다. 이후 전근한 B학교에서도 A학교와 똑같이 운영했지만 이용률이 현저히 낮았다. 쉬는 시간에도, 수업 시간에도 휑한 도서관을 보며 혼란스러웠다. 무엇이 문제인지 질문하고 관찰한 결과 두 학교의 시스템과 문화의 차이를 발견했다. A학교는 독서교육 비중을 높게 안배하는 교수 시스템 속에서 도서관 활용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문화가 안정적으로 정착된 학교였다. 반면 B학교는 예술과 체육 교육을 적극 장려하는 시스템이 정착된 학교였다. 이렇듯 학교별 특성은 지역성과 그 학교의 고유문화에 기인한다. 따라서 무엇이 좋고, 나쁘다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독서교육을 행할 사서에게 이와 같은 상황에서 유불리의 차이는 존재한다.

필자는 B학교에 온 후, 사서로서 이 학교에 유리한 요소가 무엇인지를 유심히 관찰했다. 관찰 결과, B학교는 그 어느 학교보다 학부모 봉사자 커뮤니티가 잘 형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소통이 잘 되는 교사가 많았다. 이 점을 활용해 필자는 학생들의 도서관 이용 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요소 찾기 ② : 학생 동선 파악  우리 학교 학생들은 자투리 시간에 뭐하지?

학생들은 보통 1교시 시작 전 아침 활동 시간, 쉬는 시간, 점심시간, 방과후 시간에 도서관에 온다. 학교에 따라 ‘블록수업(또는 블록타임제)’을 통해 1·2교시와 3·4교시 사이에 20∼30분의 중간 놀이 시간을 가지기도 하는데, 이 시간도 아이들이 도서관에 방문하기 좋은 시간이다. 이런 시간에 대다수의 학생이 무얼 많이 하는지 관찰하면 우리 학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필자의 경우 A학교에서는 학급에서 쉬는 시간에 독서를 장려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B학교는 산만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학생들을 위해 쉬는 시간까지 학생들의 일정이 예체능 활동으로 촘촘히 짜여 있었다. B학교의 경우 대다수의 학생은 수업 시간이 아니고서야 도서관까지 찾아올 시간이 없는 것이다!



빡빡한 쉬는 시간을 가진 학교라면?

→ 담임 교사와 협력해 수업 시간을‘ 독서 시간’으로!

학생들의 쉬는 시간이 빡빡한 학교 시스템을 사서 개인이 당장 바꾸기는 어렵다. 대신 필자는 학년 담임 교사의 협조하에 수업 시간 중 학급의 도서관 방문을 적극 권장했다. 매주 수요일 2교시마다 고정적으로 도서관을 방문하는 학급이 있다면 20명의 학생은 1년간 최소 30시간(월 4시간×8개월) 이상의 독서 시간을 확보하는 셈이다. 이런 학급이 10개 학급이 된다고 치자. 학생 200명의 연간 독서 시간을 모두 합하면 6천 시간이 넘는다. 사서는 독서 경험이 적은 학생들이 이 시간에 책과 친해지게끔 도울 수 있다. ‘학급의 도서관 방문 시간’은 순수하게 독서 시간과 독서 공간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책이 싫진 않지만 읽을 시간이 없다는 학생도 많다. 이들에게 30시간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기회다. 수업 시간에 재미있는 책을 발견할 수만 있다면 대부분의 학생은 수업 시간에 읽던 책을 대출해서 자투리 시간에 마저 다 읽고 반납한다. 즉 이 30시간에 ‘+α의 독서 경험’을 제공하는 셈이다.


‘추천 도서’보다는 개인별 관심사에 바탕한 ‘자율 독서’를

이 시간에는 추천 도서, 학년별 권장 도서 등 ‘읽어야 하는 책’보다는 가능하면 학생 개개인의 관심사와 수준을 반영한 책 선택을 돕는 것이 좋다. 읽고 싶은 책을 직접 선택해 읽고 즐기는 경험을 한 학생만이 스스로 읽는 ‘평생독자’의 문턱을 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에 방문한 학급에 도서부나 유능한 독서가가 있다면 학생들끼리의 책 추천도 적극 권장하자. 아무래도 눈높이가 비슷한 친구의 권유에 학생들은 좀더 관심을 보인다. 학급의 도서관 방문 횟수가 거듭되면 도서관 이용이 미숙하던 학생들도 능숙하게 책을 선택하고, 자리를 잡고 책을 읽는 모습을 보인다.


dfcc5136074890355696275113ef42f6_1735870294_4078.png
독서로 홈페이지 내‘ 도서관활용수업’ 메뉴를 활용한 도서관 예약 화면
 
dfcc5136074890355696275113ef42f6_1735870335_4731.png

구글 시트로 만든 도서관 예약 화면



도서관 예약은 ‘독서로’나 ‘구글 시트’로 받기

학급의 도서관 방문은 사전에 예약을 받아야 학급 간 이용 시간이 겹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독서로 홈페이지에서 ‘공지/추천도서’ 카테고리의 ‘도서관활용수업’ 메뉴를 이용해 도서관 방문 일정을 조율할 수 있다. 독서로에 접속해 로그인을 하고 승인 절차를 거치는 것이 번거롭다면 엑셀 ‘서식’에 있는 ‘달력’을 활용해서 구글 시트 링크를 공유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링크만 공유하면 선생님 누구나 편하게 예약 현황을 확인할 수 있고, 셀프 예약을 할 수 있다.

학년별 연간 교육과정은 3월 전에 미리 확정된다. 그러니, 독서교육에 관심있는 교사들이 창체 시간이나 국어 시간 등을 조절해 도서관 방문 시간을 미리 확보할 수 있도록 하려면 웬만하면 2월을 놓치지 말자. 도서관 방문 예약뿐만 아니라 도서관 이용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2월 말, 새 학년 맞이 교사 워크숍 때 일찌감치 홍보하는 것이 원활한 협력을 구축하는 효과 좋은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우리 학교 한해살이 살필 적기


아무리 좋은 독서 프로그램도 모든 학교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는 없다. 학교마다 고유문화와 교육 시스템이 다르기에 여건에 맞게 조절해 적용해야 한다. 학교도서관의 사서는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개인의 역량 외 학교 실정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새로운 활동을 시도하거나 행사 일정을 확정하기 전, ‘우리 학교만의 한해살이’를 유심히 복기해 보자. 이때 ‘작년 신입생에게 배포했던 유인물’을 살피면 좋다. 이 유인물에는 우리 학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 철학과 중점 사업, 학년별 프로젝트 수업의 주제, 연간 일정표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업무포털에 들어가 ‘업무관리-문서관리-문서함-문서등록대장’ 메뉴를 살피면 우리 학교의 월별 주요 행사와 그 상세 내용도 볼 수 있다. 학교 홈페이지나 학교 SNS 계정을 훓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학교라는 텃밭의 토질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독서교육 씨앗을 어디쯤 어떤 종류로 심으면 좋을지 선명하게 보인다. 1·2월은 그런 고민을 하기에 딱 좋은 때다.


목록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게시물 검색

회사소개 개인정보 이용약관 광고 및 제휴문의 instagram
Copyright © 2021 (주)학교도서관저널.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