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AI로 그리는 미래교육] 나의 감정에 반응하는 AI 제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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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4-07-03 08:35 조회 504회 댓글 0건본문
학습자의 수업 여건부터 점검하자!
수업을 하기 전, 교사는 학생들이 사용하는 컴퓨터나 태플릿 PC, 크롬북 등의 환경을 살펴서 작동이 원활한지 미리 확인해 보아야 한다. 또한 학습자들이 수업을 이해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는지 학습자의 환경 분석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이번 수업은 4차시로 구성했으며 활동 순서는 디자인 씽킹식 모둠 토의, 마이크로비트 장치의 이해, 엔트리를 활용한 ‘좋은 말 나쁜 말에 반응하는 AI’ 프로그램 제작하기 등으로 진행했다.
1차시 디자인 씽킹식 모둠별 글쓰기
학생들에게 지난 시간 읽었던 인공지능 주제도서들을 상기시키며 ‘인공지능 로봇이 실제로 담임 교사, 친구 등으로 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 상황을 제시했다. 지난 호에서 안내했던 것처럼, ‘디자인 씽킹 사고 단계(문제 상황 제시부터 테스트 및 평가까지의 단계)’를 활용하여 학생들이 모둠별로 토의를 할 수 있도록 활동지를 제시했다. 디자인 씽킹은 학습자 참여형 수업 등에서 활용하며 주로 문제를 발견하여 정의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안내하는 데 유용한 수업 모형이다. 1차시에서는 1∼3단계(문제 상황 제시, 공감하기)에 따른 문항의 답변을 작성하고, 4∼5단계(아이디어 생성하기, 제작하기, 테스트 및 평가)에서는 2∼4차시에 직접 활동한 내용을 바탕으로 활동지를 작성하도록 했다. 1∼2차시 연강이 끝난 후 교사는 활동지를 모둠별로 걷은 후 다음 시간 재배부했다.
학생들은 문제 상황 제시와 공감하기(1∼2단계) 활동지를 통해 『담임 선생님은 AI』에서 등장하는 인공지능 교사가 학생들과 상호작용할 때 공감 능력이 낮다는 것을 지적했다. 인공지능 교사의 감정 표현이나 얼굴 표정 등을 좀더 세밀하게 해 줘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학생들은 책에 나오는 인공지능 교사의 특징으로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모든 질문에 정확하게 답변해 주며, 긴 글을 빨리 읽고, 언제나 모두에게 공정하다는 장점을 제시했다. 반면, 아쉬운 점으로는 학생들에게 AI 교사가 너무 냉철한 모습을 보이는 점을 짚었다. 가끔은 학생들과 어울려 농담도 하는 등 좀더 친근한 작동기제를 갖췄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특히 학생들은 AI 교사가 인간미 없이 지나치게 딱딱하고, 수업에 방해가 되면 가차 없이 벌점을 주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인공지능 교사를 대하는 책 속 학생들의 태도를 지적하는 의견도 많았다. 학생들은 “옆에서 나쁜 말을 사용하는 것을 들으면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로봇이라도 그에게 함부로 이야기하거나 얼굴에 쓰레기를 던지는 행위는 나쁘다.”라고 답했다.
2차시 마이크로비트 이해하기
이후 지난 수업 시간에 사용했던 엔트리를 바탕으로 마이크로비트 장치를 추가하는 활동을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마이크로비트 홈페이지(https://microbit.org)에 접속하여 안내 영상에 따라 마이크로비트의 원리와 응용 사례가 담긴 영상(다음 페이지 QR코드 참조)을 시청했다. 마이크로비트는 컴퓨터 작동 원리와 프로그래밍을 교육할 수 있도록 영국의 국영 방송사인 BBC,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ARM, 랭커스터대학교 등이 함께 개발한 가로 5cm, 세로 4cm의 초소형 교육용 보드다. 마이크로비트를 활용한 교육이 가능하도록 홈페이지에서 프로그래밍 수업 지도안 등을 제공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자체 코딩 편집기를 사용하기에 코딩이 가능하며 스크래치, 엔트리 등의 소프트웨어와 연동이 가능하다. 내장 센서를 통해 나침반, 온도 측정, 가속도, LED 밝기, 스피커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확장 핀 등을 통해 다양한 외장 센서나 키트를 추가 구입하여 새로운 활동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지구 환경을 주제로 독서활동을 한 후 미세먼지 확장 키트를 활용해 ‘미세먼지 측정기’를 제작할 수 있으며, 야생 동물들의 생태 통로를 지키는 목적으로 스마트카 키트를 추가 구입하여 ‘야생동물 보호를 고려한 자율주행 자동차 제작’ 활동도 가능하다. 두 가지 키트는 필자의 다른 수업(독서로 여는 노벨 엔지니어링반)과 여름방학 독서 교실에서 진행한 바 있다.
본 수업에는 엔트리에서 마이크로비트를 연결하여 ‘좋다, 슬프다, 화가 난다’와 같은 감정 단어를 인공지능에게 블록 학습시킨 후 ‘감정에 반응하는 AI’를 제작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수업 당시 마이크로비트를 처음 접하는 학생이 대다수였는데, 코딩을 통해 16비트 전광판에 불이 깜빡깜빡 들어오거나 글자가 나타나는 현상에 학생들은 흥미로워했다. 학생들은 병원이나 미용실 간판 등에서 사용하는 전광판의 (코딩) 원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 코딩을 통해 마이크로비트의 동작 기초를 배워 볼 수 있는 ‘반짝이는 하트(https://makecode.microbit.org)’ 제작 콘텐츠도 안내했다.
3~4차시 내 감정에 반응하는 AI
첫째, 엔트리와 마이크로비트 연결하기
본격적으로 인간의 감정에 반응하는 AI를 구현하기 위해 엔트리 내에서 다음과 같은 방법을 순서대로 활용했다. 우선 엔트리 블록 하단에서 ① 하드웨어 선택 ② 하드웨어 연결하기 ③ 마이크로비트 선택 ④ 엔트리 하드웨어 설치 ⑤ 구입한 마이크로비트가 ‘버전 1’인지 ‘버전 2’인지를 확인 후 선택하여 마이크로비트를 연결한다.
둘째, 텍스트를 입력하여 모델 학습하기
지난 수업에서 이미지 분류에 의한 인공지능 지도학습 모델을 만들었다면, 이번 수업에서는 텍스트 분류에 의한 인공지능 지도학습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텍스트 외 오디오(음성)를 사용해서 모델 학습을 진행해도 되지만, 음성 분류 모델 학습 시 수십 명의 학생이 활동하면 다소 소란스러워져 잡음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감정에 반응하는 AI를 제작하기 위해 먼저 엔트리의 ‘인공지능’ 블록을 활용했다. 이번 차시에서 사용할 ‘인공지능 모델 학습’의 목표는 ‘분류:텍스트’ 입력을 통해 지도학습의 원리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다. 필자는 관련 수업 첫 해에는 『담임 선생님은 AI』 책 속 상황처럼 ‘AI에게 나쁜 말을 하는 학생들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라는 문제 상황을 제시했다. 당시 학생들은 모델 학습 시 텍스트를 입력해야 했는데, ‘나쁜 말’의 범위를 정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그래서 ‘내 감정에 대한 반응 AI 제작하기’로 수업 목표를 변경한 후, 학생의 감정에 따라 반응하는 인공지능을 제작하기로 했다.
우선 학습할 모델을 선택하는 페이지에서 ‘분류:텍스트’를 선택하면 다음 데이터 입력 창이 뜨는데, ‘클래스 추가하기’를 통해 ‘좋아’ ‘슬퍼’ ‘화가 나’를 입력한다. ‘좋아’의 클래스에서 ‘좋아, 매우 좋아, 좋아요, 너무 좋아, 좋았어요, 좋았습니다, 좋음, 좋다니까, 행복, 행복해, 즐거워, 즐겁다’ 등 ‘좋아’의 변형 어휘와 더불어 ‘좋아’와 비슷한 감정의 단어 한두 가지를 추가하여 입력한다. 모델 학습 단계를 마치고 ‘결과 확인하기’ 단계에서 학습하지 않은 단어 ‘좋다고, 좋구나’ 등의 단어를 테스트했더니 학습모델이 ‘좋아’ 클래스로 인식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만 ‘좋아’에 관한 다양한 다른 단어(기뻐, 즐거워, 행복해, 감사해 등)를 입력하고 테스트를 했을 시에는 클래스를 정확히 분류하지 못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셋째, 텍스트 모델 학습 후 마이크로비트로 표현하기
엔트리에 마이크로비트가 연결이 잘 되어 있는지 확인한 후, 이미 학습시킨 감정 분류 모델 텍스트 블록을 이용하여 직접 코딩하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교사는 활동지와 빔 프로젝트 화면에 예시 코딩을 제시했다. 예시는 다음과 같다.
엔트리에는 ‘인공지능 블록 불러오기’ 기능이 있다. 엔트리 대화창으로 말한 내용을 인공지능이 읽어 주거나 다른 언어로 번역해서 컴퓨터 스피커로 오디오가 나오게 하는 기능을 뜻한다. 교사가 ‘나에게 말을 해주세요’를 4초 동안 말하고 난 뒤에 영어로 번역하기 블록을 코딩하면 컴퓨터 스피커를 통해서 “Please tell me”가 흘러나온다. 엔트리에서 파파고 번역기를 활용한 것이다. 교사가 예시를 제시한 활동지에 학생이 코딩을 위해 작성한 내용을 글로 적게 하였다. 학생들은 “너의 기분이 어때?” “나에게 말을 해줘” “안녕, 반가워” 등 학생들과 친숙해 보이는 인지능 로봇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학생들은 코딩을 완료한 후 디자인 씽킹 5단계를 활용한 활동지 3∼5단계를 작성하고 활동을 마무리했다. 한 학생은 “실제로 학교에 인공지능 로봇이 온다면 학생들이 자주 쓰는 언어 중에서 나쁜 말과 좋은 말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학습시키면 좋을 것 같다.”라며 “싫은 말을 들을 때 기분 나쁜 표정을 짓거나 안 좋은 효과음을 내게 하고, 좋은 말을 들었을 때 함께 좋은 말을 할 수 있도록 코딩하거나 폭죽이나 팡파르 등의 효과음을 내는 동작을 추가하고 싶다.”라고 적었다. 디자인 씽킹의 마지막 단계인 ‘테스트와 평가하기 단계’에서 학생들은 “더 추가하고 싶은 동작이나 속도를 조절하는 것에 관해 친구들과 상의함으로써 (감정 표현을) 좀더 능숙하게 표현시킬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학생들은 완성된 작품을 엔트리 학급 방에 업로드하여 모둠원과 함께 어떤 것들을 협력했는지 작품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로봇을 만든 것도 로봇의 윤리를 만들어 가는 것도 ‘사람’
수업 끄트머리, 필자는 『담임 선생님은 AI』를 쓴 이경화 작가의 창작 의도를 학생들에게 다시 한번 읽어 주었다. “이 글의 주인공은 인공지능 로봇입니다만, 저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로봇을 만든 것도 사람이고, 로봇의 윤리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사람이니까요. 인공지능 로봇이 점점 더 인간을 닮아 가는 지금이야말로 인간과 인간다움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감정 표현이 어려운 인공지능 교사를 위해 인간들이 하는 다양한 행동과 구사하는 말과 말투를 알려 주고자 했던 책 속 5학년 1반 학생들. 이 학생들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 미래 사회의 바람직한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인공지능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서로 조응할 수 있도록 꾸준히 협력했으므로. 앞으로도 학생들이 여러 AI 도구를 터득함으로써 다양한 삶의 문제를 서로 소통하며 꾸준히 해결해 가는 연습을 해 나갔으면 한다. 다음 호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사회적 약자가 처한 현실 등 다양한 상황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AI 투닝’이라는 웹툰 도구를 활용한 수업 사례를 소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