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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독서동아리 운영 다이어리] ‘답정너’ 활동평가와 소소한 팁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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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2-02-11 15:03 조회 2,33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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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정너’ 활동평가와 

소소한 팁 나눔 

2020 독서동아리를 마치며 




2020년 한 해 동안 우리 독서동아리 카페에는 2,100여 건의 게시글과 28,000건이 넘는 댓글이 기록되었다. 이 중 1,000여 건은 독서기록장이고, 나머지는 모임 후 남긴 평가 글이다. 14팀이 1년간 252회의 독서 모임을 진행 했다(이 중 4건은 오프라인 모임으로 진행했다). 아이들은 모임을 한 번 할 때마다 100건이 넘는 댓글을 남기며 활발 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렇게 수치로 확인하니, 1년 동안 꾸준히 활동한 아이들이 무척 고맙고 신기하다. 

김다올 서울 삼정중 사서  




‘답정너’ 활동평가


‘답정너’는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해.’라는 뜻이다. 문득 독서동아리 활동평가도 ‘답 정너’ 질문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일 년 동안 활동하는 아이들을 봐 와서 학생들이 얼 마나 행복하게 활동했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럼에도 학생들에게 독서동아리 활동에 만족하 는지, 다음에도 하고 싶은지,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지 묻는다. 학생들의 긍정적인 피드백 들은 독서동아리 운영을 지속하는 데 힘이 된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활동평가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변화를 인지하길 바란다. 그 래서 활동 만족도를 수치로만 조사하지 않고, 어떤 점이 좋았는지 풀어쓴 객관식 문항을 제시해 학생들이 선택하도록 한다. 학생들은 설문에 응하기 위해 문항을 읽으면서, 스스로의 활동을 돌 아보고, 점검하게 된다. 나는 질문의 탈을 쓴 ‘답정너’ 활동평가 문항에, “너 올해 이런 활동을 했 어. 참 멋졌어.”라고 응원하는 마음을 담는다.

기본 문항으로 독서동아리 활동의 장점과 한계(어려움), 활동을 계속하고 싶은지, 다른 사람에 게 추천하고 싶은지 등을 묻는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활동을 하는 동안 힘들어했던 부분에 대 해 상세 의견을 적도록 한다. 올해에는 온라인으로 활동했기에 기록장 작성 및 팀원 간의 소통 등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더 들어보았다. 또한, 예년에 비해 사서(교사)가 모임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시간이 더 많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의견도 구했다. 모든 아이들이 더 의미 있고 즐거운 모 임이 가능했다고 답해 주었다. 무기명 조사가 아니었기에, 답은 정해져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길게 풀어쓴 아이들의 글에서 진심이 느껴져서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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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동아리, 왜 이렇게 잘 되나요?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많은 제약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기회도 많았다. 온라인 독 서 모임에 도전하고, 본 연재 덕분에 온·오프라인 연수 및 컨설팅 기회도 몇 차례 가졌다. 여러 선 생님들과 소통하면서 우리처럼 수십 팀의 독서동아리가 활동하는 서울 지역의 학교가 두어 군데 더 있다는 것도 알았다(더 많이 있겠지만 전체 학교의 현황을 알 길이 없어 아쉽다). 구체적인 방법은 다르겠지만, 어딘가에 나와 비슷한 몫을 하는 동료가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든든했다

하지만 지금도 많은 사서샘들이 독서동아리 운영을 어려워하시는 것 같다. 나도 여전히 반복되 는 문제로 고민하지만, 2017년부터 많은 아이들을 만나오다 보니 몇 가지 나름의 방식들이 생겼 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안 되면 되게 하고, 끝까지 하게 한다.’일까? 웃음만 나올 문장이지 만, 독서동아리를 하겠다고 온 아이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고, 보기에만 그럴싸한 활동으로 채우 고 싶지 않아서 고군분투하는 심정이었다. 그렇게 한 해 동안 온라인 동아리를 이끌면서 터득한 노하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지켜보고 있다’라는 사인 주기 

자율적인 활동을 지향하지만, 방임이 되지 않도록 적절한 주의가 필요하다. 오프모임에서는 아 이들이 도서관에서 활동하는 걸 직접 볼 수 있었지만, 온라인 모임에서는 다른 접근이 필요했다. 우선 학생들이 온라인 모임 방식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먼저 답과 추가 질문을 하면서 대 화를 이끌어냈다. 처음 몇 주간은 주말에도 10시간 넘게 독서 모임에 참여하기도 했다. 점차 활 동에 익숙해지면서 아이들끼리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된 뒤에는 내가 모임에 직접 참여하는 횟수를 줄여갔다. 우리 독서동아리의 특징 중 하나는 모임 전·후로 기록장을 두 차례 쓴다는 건데, 온라인에서도 똑같이 적용했다.(기록장 관련 상세 내용은 2020 10월호 참고.) 학생이 직접 당일 활동에 대한 평가 글을 남기면, 답글을 꼭 달았다. 대화 내용을 점검한 뒤에는 인상 깊었던 내 용이나 개선점 등을 적었다. 칭찬을 하든 주의사항을 짚든, 구체적으로 쓰려고 노력했다. 댓글이 적은 학생의 글을 별도로 캡처하여 자신의 활동을 돌아보게 독려했다. 몇 차례 팀원들을 불러 서 따로 면담을 하기도 했다.

기록장은 모임 전날 밤 10시까지 미리 올리도록 했다. 다음날 아침에 확인한 결과 미제출한 학생이 있는 경우 각 팀장을 통해 사유를 꼭 밝히도록 했다. 팀 전원이 기록장을 안 올리면 모 임 일정을 취소하거나, 해당 학생은 모임에 참가할 수 없게 했다. 온라인 활동에서는 기록장이 있어야 대화가 전개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 스스로 기록장 쓰기의 중요성을 인지했고, 한두 명 을 제외하고는 열심히 기록장을 올렸다. 그럼에도 기록장을 올리는 일정을 놓치는 아이들이 있 어서 모임 전날 오전에 팀원들을 챙기도록 팀장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때로는 종용하고 협박하 면서 악역도 맡았지만, 아이들이 내 진심을 충분히 알아주고 믿어준 덕분에 무사히 일 년 활동 을 마친 것 같다. 
 

둘째, ‘매주 모임’이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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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매주 1회는 ‘독서동아리의 시간’으로 인지 하는 편이 독서동아리의 안정적인 활동에 도움이 된 다. 매주 활동일이 고정되면, 학생들은 스스로 ‘요 일에 책을 읽고 기록장을 적고, 요일 시에 모 임을 한다.’라는 행동방식을 만든다. 다만, 매주 책을 읽는 게 힘든 아이들도 있다. 그런 아이들이 완급을 조절할 수 있도록 전용 서가에 그림책이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얇은 책, 초등 고학년 수준으로 나온 책들을 꽂아 둔다. 팀원들이 상의하여 모임 중간중간에 이런 책을 끼워 넣어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 게 한다. 3학년은 시험이 가까워지거나 입시 준비로 바쁜 시기에 그림책이나 시집으로 가볍게 활 동하기도 한다. 2학년 팀 중 독서 모임을 성실하게 참여하지만 책 읽기를 힘들어 하는 아이들에 게는, 주로 가볍게 읽을 만한 책 위주로 추천했다. 책을 어렵게 여기던 아이들이 조금씩 자신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기뻤다.


셋째, 생각과 지식을 살찌우기 

대다수 아이들이 재미있는 소설을 선호하고, 비문학책은 꺼려한다. 아무리 화려한 디자인과 흥 미로운 제목으로 꾸몄어도, 책에 담긴 내용이 딱딱한 지식 위주라면 아이들은 그런 책을 피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책에 대해 다른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어 한다면 아이들에게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2, 3년 안정적으로 활동하는 아이들이 많 은 덕분에, 나는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준비한다. 헨델과 그레텔을 잡아먹으려 살을 찌우는 마녀 처럼, 아이들의 생각과 독서 폭을 조금씩 넓혀간다. 다행히도, 마녀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나 는 성공한 것 같다. 전용 서가에는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다양한 수준의 책을 넣어 두고, 아이들 의 활동 상황을 지켜보며 책을 추천한다. 대체로 1학년 팀은 소설을 읽고 활동을 하는데, 노동· 인권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책을 넣어 두어 여러 관심사를 경험하도록 한다. 활동한 지 2년이 넘은 팀에게는 비슷한 주제의 흥미롭고 잘 읽히는 비소설 책을 편하게 권한다. 1년 정도 재미있게 책을 읽고 활동한 아이들은 어느 정도 책과 독서 모임에 대한 자신감이 붙어서, 같은 책도 훨씬 수월하게 읽는 편이다. 

더불어, 평소 인터넷 서핑 등을 통해 관심 있는 주제별 자료를 모아 정리해 두고, 개인 공부에 참고하거나 아이들과 공유한다. 오프라인 모임 때에는 말로 전달하거나 모바일로 잠깐씩 소개했 는데, 온라인 모임에선 칼럼 등 인터넷 자료를 그대로 공유할 수 있어서 편했다. 강제는 아니지만, 학생들에게 중요한 자료는 꼭 읽고 댓글로 반응을 남기라고 해서 생각을 더 다양하게 나누기도 했다. 책에 담긴 내용과 배치되는 관점의 자료도 공유함으로써 학생들이 저자의 생각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강제적으로 시작된 온라인 독서 모임이었지만, 기대하지 못한 효과를 얻기 도 하고, 새로운 활동 방식에 대한 힌트를 얻기도 했다. 함께해 준 아이들 덕분에, 2020학년에도 함께 읽고 소통하는 시간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용기와 꾸준히 지속하 는 인내심을 가르쳐 준 2020학년도 독서동아리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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