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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학생 참여로 완성한 학교도서관 공간혁신] 학생 요구가 반영된 민주적인 학교도서관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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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2-02-18 11:56 조회 2,92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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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요구가 반영된 민주적인 

학교도서관 만들기 

학생 참여 디자인 워크숍 첫째 날


이혜연 수원 화홍고 교사  





도서관 공간혁신 프로젝트의 가장 중심인 학생 참여 디자인 워크숍이 드디어 시작되 었다. 3일 총 9시간에 달하는 이 시간이 짧다면 짧겠지만, 워크숍에 거는 기대는 학 생과 교사 모두 남달랐다. 학생이 주인인 도서관을 만들기 위하여, 학생이 주체가 되 는 경험을 위하여 시작한 이 프로젝트가 과연 우리 학생들의 요구를 어떻게 반영하고 만들어 갈까? 기대 반, 걱정 반 심정으로 건축가와 함께, 그 누구도 해 보지 않은 첫 여정을 시작했다. 



건축가를 만나다: 도서관 디자인과 진로 설계를 함께 

드디어 건축가를 뵈었고, 도서관 공간 구성에 관한 워크숍이 시작되었다. 7교시까지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이 한 명씩 도서관으로 모여들었다. 배고픈 아이들에게 빵과 음 료수를 주며 자신이 속한 모둠을 알려 주었다. 아이들은 약간 서먹해 하면서도 새로 운 도전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으로 조금 긴장한 모습들이었다. 

건축가께선 먼저 자기소개를 하셨는데, ‘페차쿠차’라는 재미난 용어를 알려 주시며 ppt로 아이들에게 친절하게 말씀하셨다. 건축 분야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페차쿠차’라고도 하셨다(편집자 주: 페차쿠차란 일본어로‘재잘재잘’이 라는 뜻으로, 400초 동안 텍스트를 최소한으로 하고 핵심적인 내용을 청중에게 전달하는 프 레젠테이션 방식을 일컫는다). 건축가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자신은 어떤 일을 해 왔는지 그리고 어떤 곳을 거쳐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려 주셨다. 건축가의 이야기를 들 으며 나와 학생들은 새로운 세계에 흠뻑 빠져들었다. 아이들도 나도 건축가를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것이 전부여서 실제로 건축가를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건축가의 이야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건축을 하다 보면 재개발 부지 같은 곳에 쇼핑몰이나 아파트를 지어야 하고, 그러다 보면 그곳에 살던 사람들을 강제로 떠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곳을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게 되 고, 결국 돈의 힘으로 그들이 살던 곳에, 그들의 삶과 이야기가 있는 곳에, 큰 건물을 세워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씀하신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건축가께서는 그런 일들 을 겪으며 아프고 힘들어져서 일을 그만두고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셨다고 하셨다. 그 곳에서 공부도 하고, 집 없는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 주는 일도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 오셨단다. 그리고 지금은 대학에서 강의도 하시고 마을 공동체 건설, 주민 참여형 디 자인 등 다양한 일을 하고 계신다고. 우리와 함께해 주실 분이 어떤 생각을 가지신 분 인지 잘 알 수 있었다. 믿음이 더욱 생겼고, 건축가의 세계가 더 궁금해졌고, 생각보다 더 좋은 분을 만난 것 같았다.

학생 참여형 디자인 워크숍은 훌륭한 진로교육이 되는 현장이었다. 워크숍을 하기 전, 건축가께 워크숍에 지원한 학생들 대부분이 건축이나 디자인 분야로 희망 진로를 정했다고 정보를 드렸다. 그래선지 건축가께서 학생들을 위해 건축과 디자인의 세계를 자신의 이야기와 엮어서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관련 정보를 주시려고 하신 듯싶다. 건 축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는 아이들에게 건축 기본 지식과 건축적인 사유를 갖게 해 주시려고 하셨다. 이 프로젝트가 여러 면에서 아이들에게 유용하고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학생 참여 디자인 워크숍 세부 프로그램 

강의 마지막, 건축가께서는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알려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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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건축가께서는 먼저 ‘내’가 도서관에서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 셨다. 나부터 ‘도서관은 이런 곳이야, 도서관에서는 이런 일을 해야 해.’라고만 여겼지, 한번도 ‘도서관에서 이런 일을 하고 싶어.’라는 생각을 해 본 적 없다. ‘나는 도서관에 서 이런 걸 하고 싶어.’라는 주체적인 생각을 해 보자고 하신 제안에 먼저 모두 놀랐다. 

2. 다음은 ‘우리’가 도서관에서 하고 싶은 활동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고 하셨다. 나 를 넘어서, 개인이 아닌 ‘함께’ 하고 싶은 활동이 무엇인지 생각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나 에서 우리로 생각이 확장할 수 있게 하셨다. 

3.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상상을 할 수 있도록 북돋아 주셨다. ‘이런 건 도서관에서 하 면 안 되나?’ 하는, 그동안 도서관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서 끝없 는 상상의 나래를 펴 보게 하셨다. 각자 위의 세 가지를 생각하여 포스트잇에 적었다. 

4. 모둠별로 각자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친해지 고 친구의 생각을 들으며 놀라고, 동의하고, 끄덕이며 입가에 미소를 띄우기 시작했다. 각자의 생각을 발표한 후에는 모둠별로 유사한 내용을 분류하여 보드 위에 붙였다. 그런 다음 분류된 활동들의 특징이나 주요 내용을 요약하여 다른 색 포스트잇에 써 서 정리했다. 포스팅을 한 후, 아이들은 모둠별로 보드에 정리된 내용을 발표했다. 

5. 발표가 끝난 후, 아이들은 건축가께서 미리 준비한 도서관 공간 이미지를 살펴보며, 자신들이 상상한 내용에 부합하는 공간 이미지를 찾아서 서로 토의하고 공간 선정을 논의했다. 그런 후 보드에 도서관 이미지 사진을 붙여 가며 자신들의 생각을 시각적으로 구체화시켰다. 그런 후 모둠별로 보드에 정리된 내용을 발표하며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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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꿈꾸던 세계가 구체화되었던 경험 

세 시간의 치열한 첫 워크숍이 끝난 후, 건축가께서 다음 날 워크숍에서 할 일들을 간 단히 말씀하셨다. 7교시까지 수업이 끝나고 프로젝트 활동으로 지친 표정이 역력한 아이들이었지만, 처음 경험하는 새로운 세계에 아이들 표정이 상기돼 있었다. 첫날 프 로그램이 끝난 후 나 역시 다음 날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프로젝트 첫날, 아이들이 막연히 동경하던 세계에 대해 그리고 도서관 공간혁신 프 로젝트로 학생과 함께 구성할 도서관 공간에 구체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을 거란 생 각이 들었다. 건축가께서 돌아가신 후, 나는 감사의 문자를 드렸다. “선생님, 오늘 워크 숍 정말 멋있었습니다. 단순히 좋은 게 아니라 정말 멋졌어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답 문자가 왔다. “네,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학생들이 알아서 균형 있게 하고 싶은 일들을 정리해 주어서 저도 좋았습니다.” 둘째 날 워크숍이 무척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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