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끌리는 도서관 한해살이] 학교 축제, 도서관 요원들이 접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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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2-02-21 11:31 조회 3,679회 댓글 0건본문
학교 축제,
도서관 요원들이 접수하다!
고정적으로 하는 도서관 행사가 있으신가요? 저는 학기에 한 번씩 신간 도서가 들어올 때마다 행사를
진행하곤 합니다. 알록달록 예쁜 표지를 주제별로 전시하는 신간 도서 전시회와 더불어 ‘북카페’를 열기
도 하고, 가장 많이 대출될 것 같은 책제목을 맞히는 ‘두근두근 책 로또’ 행사도 진행했습니다. 이번에는
초성을 보고 책제목 맞히기 정도의 간단한 게임을 곁들이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생각지도 못한 대
형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학교 축제의 소재로도 강력하게 추천하는 도서관 게임! 모두 축제의 주인공
이 될 각오가 되셨나요? 노은주 익산부송중 사서교사
<오징어 게임>을 모티브로 한 도서관 게임
신간도서 전시회와 함께 진행할 간단한 게임으로 무엇이 좋을까 고민하던 차에 전국사서 교사노조 카톡방에 용산고등학교 송혜경 선생님이 올리신 도서관 게임 포스터 한 장을 보게 되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웹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모티브로 한 행사였습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했던가요? 아이들이 관심 가질만한 행사 소 재로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어 즉각 계획서 작성에 돌입했습니다.
기획하기: 뺄 건 빼고 더할 건 더하자
<오징어 게임>의 어떤 장면이 인상 깊으셨나요? 저는 학교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게임 을 한다고 생각하니 배우 이정재가 달고나를 열심히 핥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부서지지 않게 모양을 만드는 달고나 뽑기 미션을 수행하면 우리 도서관에서도 영화 속 한 장면이 연출되지 않을까, 아이들이 얼마나 즐거워하며 행사에 참여할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습니 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의 엄청난 인기와 더불어 달고나를 찾는 수요가 많아진 탓에 덩 달아 달고나의 가격도 높아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완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쉽지 않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도서부와 직접 달고나를 만들어 볼까도 했지만, 몰려드는 전교 생을 감당할 만큼 만들지는 못할 거란 판단을 내렸습니다. 물론 책이 많은 도서관에서 화재의 위험 역시 간과할 수 없었지요! 뺄 건 빼고, 더할 건 더하는 현실적인 기획의 방향 이 필요했습니다. 자, <오징어 게임>의 요소를 적재적소에 녹인 현실적인 ‘도서관 게임’을 만나 보실까요?
기획 방향1.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게임을 제시하자!
기획 방향2. 도서관 게임인 만큼 책을 활용한 게임도 만들자!
기획 방향3. 평소 도서관에 오지 않는 아이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도 흥미를 가지도록 홍보하자
본 게임보다 더 재밌는 홍보 DAY
준비물 <오징어 게임> 관리요원 코스튬 세트, 도서관 게임 초대장, 딱지, 행사 안내 팻말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 보자는 생각
으로 ‘오징어 게임 관리요원 코스튬’을
구입했습니다. 마침 할로윈 시즌이라서
의상을 구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습
니다. 무채색이 대부분인 학교에서 빨
간 의상에 ‘○△□’ 가면을 쓴 영화 속
요원이 돌아다니자 아이들은 가히 폭
발적인 반응을 보여 주었습니다. 시선
을 확 끌어 보자는 기획의 의도를 100
퍼센트 달성하고도 남은 도서부들은
교무실, 통합지원실, 강당 등등 교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행사를 홍보했습
니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거나 딱
지치기에 성공한 사람에게만 초대장을
나누어주며 아이들의 흥미를 높였습니다. 그 결과 아이들이 초대장을 한 장이라도 더 갖
기 위해 쉬는 시간마다 도서관으로 달려오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습니다.
DAY 1. 도서관 게임에 참여하시겠습니까?
실내화 슛! 골인!’은 코끼리코 열 바퀴를 돈 후, 실내화를 던져서 통 안에 들어가게 만드는 게임입 니다. ‘책제목 피라미드 쌓기’는 12글자, 10글자, 8 글자 등의 책제목을 쌓아서 삼각형 형태의 빈칸 을 채우는 게임입니다. 이처럼 게임은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는 게임과 책을 활용한 게임, 두 종류로 구성했습니다. 각 미션을 성공한 사람에게는 상품 을 뽑을 수 있는 기회를 줬습니다. 상품에는 달고 나 사탕도 있지만 ‘꽝’도 있습니다.
DAY 2. 신간의 한 페이지를 틀리지 않고 읽어 보겠습니까?
‘내 맘대로 윷놀이’는 도개걸윷모 중에 지정한
윷을 던지는 놀이입니다. 도서부와 가위바위보를
해서 지면 도서부가 지정하는 윷을, 이기면 도전
자가 지정하는 윷을 던지는 게임입니다. ‘아나운서
책 데스크’는 전시된 신간 중에서 아무 책이나 선
택하여 무작위로 펼친 한 페이지의 글자를 틀리지
않고 읽으면 성공하는 게임입니다.
DAY 3. 폐기도서를 주으며 복도를 통과하겠습니까?
셋째 날 게임은 <오징어 게임> 속 내용을 가장 충실하게 반영했습니다. ‘무궁화꽃이 피었
습니다’는 1분 안에 도서관 복도를 통과해야 하는 게임으로 중간중간 바닥에 떨어져 있
는 폐기도서를 주워 와야만 미션을 완료할 수 있습니다. 움직임이 발각되어 탈락된 사람
은 책을 머리에 얹고 게임이 끝날 때까지 벌칙 수행을 받아야 합니다. ‘깐부 딱지치기’는
도서부와의 딱지 대결에서 이겨야 하는 게임으로 총 5번의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도서관 게임이 남긴 후유증(?)
이번 행사를 계기로 ‘기 빨린다’는 단어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폭발 하는 아이들의 텐션을 감당하지 못한 저는 행사 기간 동안 에너지를 완전히 소진하여 녹 초가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아이들의 반응이 지면에 다 담아내지 못할 정도로 뜨거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행사 이후, 그동안 도서관에 오지 않던 아이들이 하나둘 기웃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사서교사가 있으니 행사의 질이 다르다고 다른 선생님들의 격려를 받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 도서부의 위상도 높아졌습니다. 이 얌전한 아이들이 이토록 열정적으로 열연 을 펼칠 거라고 저 또한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가면 속으로 땀을 뚝뚝 흘 리며 코스튬을 입고 교내를 돌아다닌 도서부가 없었다면 도서관 게임은 시작조차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도서관 게임을 진행해 보니 이보다 학교 축제에 적합한 행사는 또 없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선생님들도 도서관 게임에 참여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