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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뚝딱! 업사이클링 팝업북] 너의 목소리를 들려줘 : 막대 무대 팝업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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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3-05-02 11:56 조회 1,65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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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를 들려줘

소통이 필요할 땐: 막대 무대 팝업북



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할까요? 혹시 하루에 한마디도 안 하고 톡이나 메신저, 메일만 쓰지는 않나요? 당신의 목소리는 잘 있나요? 가족, 친구 혹은 주변 사람들과 얼마나 목소리를 교환하고 계신가요? 팝업북을 만들며 저 또한 이곳에 목소리를 담을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어요. 만들고 완성한 책은 혼자 보는 거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전시와 강의 등으로 제가 만든 책 이야기를 들어 주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더 많은 이야기와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안선화 정크 아티스트  




이야기 팝업북의 탄생

처음엔 팝업북을 만드는 ‘놀이’ 자체가 저의 오롯한 친구가 되어 주었죠. 당시엔 팝업을 한 페이지씩 만들곤 했었는데 어느샌가 두 페이지, 세 페이지, 네 페이지까지 늘려 제작했고, 그 페이지들이 모이니 ‘이야기 팝업북’이 완성되었습니다. 강의를 진행할 때마다 사람들에게 이야기 팝업북을 읽어 주게 되었답니다. 완성한 팝업북에 담긴 이야기를 제 관점으로 해석했고, 만들면서 들었던 제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여러 권의 이야기 팝업북을 전시하게 되었습니다. 이윽고 전시장을 방문해 준 분들에게도 제 이야기를 읽어 드렸습니다. 그리고 알게 되었죠. ‘나는 팝업북을 만들고 싶었던 게 아니라 이야기책을 만들고 싶었던 거구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그림책 팝업북을 통해 말하고 싶었구나.’ 사람들은 그런 제 이야기를 흥미로워하며 다른 이야기도 들려 달라고 해 주셨지요. 쑥스러워 말을 잘하지 못했던 아이는 그렇게 어른이 되어 자신감이 넘치는 수다쟁이가 되었답니다. 그림책 팝업북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말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할지도 몰라.


  

막대 인형극으로 나를 표현한다는 것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팝업북으로 만들어 보는 방법을 고민해 보았습니다. 우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할까 생각해 보았어요. 팝업북을 만들고 남은 그림 조각에서 캐릭터를 오려 빨대나 나무젓가락에 붙여 어린이들에게 하나씩 쥐여 주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때요? 이 친구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요? 무엇을 말하고 싶을까요?”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자신의 시점에서 말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를 의인화해서 말해 보는 걸로 시작했어요. 그림 조각을 모아 쥐여 준 막대 그림이 동물이라면 동물 소리를 내게 했어요. 할아버지라면 할아버지의 목소리를, 엄마라면 엄마처럼 말하게 했어요. 혹은 내 ‘마음속의 친구’라고 가정하여 소리를 들려 달라고도 했습니다.
어린이들은 이내 재잘대며 신나게 이야기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캐릭터들을 바탕으로 무대를 만들어서 역할극을 해도 재미있겠다 싶었어요. 막대 무대 팝업북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자신이 만든 캐릭터와 무대를 활용하여 친구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만들고 ‘신나게 떠드는 책’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독서지도가 목적이 아니기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팝업을 만들고 즐거워하는 데 방점을 찍었습니다. 수천 명의 어린이와 어른들만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 대화를 하고 싶어한다는 걸, 특히 자기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요. 말을 유창하게 잘할 필요는 없지만 하고 싶은 말을 말할 수 있도록 공간과 시간을 마련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한 가지 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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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책』을 바탕으로 만든 무대 팝업과 막대 인형들
 

타인의 마음을 듣고 생각을 나눈다는 것

어느 날, 수업 주제를 생각하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바로 “너의 목소리를 들려줘”라는 주제였는데요. 옆에 앉아 있어도 톡으로만 대화하는 아이들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곁에 있으면서도 육성으로 대화를 주고받지 않는 모습에 물음표가 생겨나곤 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습니다. 그림책 팝업북을 통해서 말이지요. 제 이야기를 들려주며 참여자들이 팝업북을 만들 수 있도록 안내했습니다. 그러고 각자 팝업을 완성하게 한 후 자리를 이동하도록 했습니다. 자기가 앉은 자리 앞뒤로 자리를 바꾸게 해서 한 사람씩 주어진 시간을 배분한 후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해 보았습니다. 
이내 아이들은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내가 만든 그림책은 이런 이야기야.” “나는 이 캐릭터가 정말 마음에 들었어.”, “이 인물은 옆반 친구를 닮은 것 같아.”, “우리 동생은 울 때마다 이렇게 운다? 나는 동생한테 내 작품을 보여 줄 거야.” 등등 다양한 말들이 어우러졌습니다. 팝업북으로 탄생한 그림책은 우리에게 본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자기만의 이야기를 말하게 하는 힘을 줍니다. 이 팝업북으로 가족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엄마가 만든 책인데, 어떤 이야기가 담긴 것 같니?”라고 자녀가 아닌 양육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함께하는 시간을 나누며 서로의 소리를 들어 보세요. ‘아이는 그렇게 이해했구나.’, ‘엄마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소통할 수 있습니다. 그림책 팝업북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읽히기에, 열 사람이 모이면 열 가지의 이야기가 들릴 겁니다. 그림책 팝업북을 만들며 마음을 나눠 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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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막대 무대 팝업북, 막대 인형을 들고 무대극을 선보이는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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