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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학교도서관 리모델링 분투기] 계획과 설계 : 리모델링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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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3-04-05 10:37 조회 2,32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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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과 설계 :

리모델링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


이덕주 서울 송곡여고 사서교사  




학교도서관 리모델링 공사는 예산 확보, 설계, 입찰(시공사 선정), 시공, 감리, 준공 등의 과정을 거친다. 설계는 기획설계, 계획설계, 기본설계, 실시설계로 구성 되며, 과정을 모두 거치면 공사도면이 완성된다. 그 후에 입찰, 시공업체 선정, 시공, 감리가 진행된다. 모든 단계가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과정을 꼽으라면 바로 설계이다. 설계 과정 중에서 내가 선택하여 집중한 것은 계획설계이다. 학교도서관 리모델링의 향방을 결정하고, 사서교사의 적극적인 개입이 가능한 단계이기 때문이다. 계획설계를 훌륭하게 완성하고 리모델링의 완성도를 높여 보자.



계획설계에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충실히 담자 


시공은 사서교사가 개입할 여지가 크게 제한된다. 내가 공사하는 곳에 나와서 매일 시공 과정을 지켜보아도 설계도대로 하는 것인지 아닌지 구분조차 어렵다. 시공이 설계대로 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감리사를 선정하고, 감리사의 말을 신뢰하는 수밖에 없다. 시공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곤 하는데, 시공사 문제라기보다는 설계가 잘못되었거나, 설계가 누락되는 등 대부분 설계의 문제인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시공사는 설계도면을 따라 기계적으로 시공을 할 따름이다. 설계도에 없던 새로운 것을 학교장, 행정실장, 사서교사가 중간에 요구하게 되면 시공업체가 난감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시공단계에서 무엇을 바꾸거나 변경하기보단 설계에 공을 들이고 오랜 시간 논의해야 한다. 이미 설계도가 나왔다면 공사는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심정으로설계에 임해야 한다. 물론 사서교사는 도면을 그릴 줄도 모르고, 볼 줄도 모른다. 그러기에 설계의 첫 단계인 계획설계가 가장 중요하다. 설계단계에서 반영하면 간단한 일을 시공단계에서 수정하려고 하면 큰 비용이 들거나,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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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과 현재의 송곡여고 도서관의 모습  



설계 단계는 크게 계획설계와 실시설계로 나뉜다(계획설계에 앞서 기획설계가 있고, 실시설계에 앞서 기본설계 과정이 있지만 이 글에선 생략한다). 리모델링의 대략적인 도면과 그림을 그리는 시기가 계획설계다. 사실상 계획설계를 통해 대부분이 결정되고, 실시설계는 요구사항 등을 정확히 도면으로 구현하기 위한 기술적 과정이다. 단순한 평면도면으로는 도서관의 구조와 이미지를 이해하고 표현하기 불가능하다. 계획설계 단계에선 꼭 3D 화면으로 동선과 가구의 사이즈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요구해야 한다. 그래서 설계자와의 첫 만남이 매우 중요하다. 실측이 들어가기 전에 설계자는 학교의 전반적인 상황, 이용자들의 요구를 파악하기 마련이다. 이때 사서교사는 단순히 학교 구성원의 중 한 사람이 아니라 공간혁신 사업의 담당자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내가 공간설계의 주도자이고, 도서관의 운영 주체이고, 주인이라는 것을 정확히 설계자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그래야 설계자도 여러 사람의 의견이 상충할 때 흔들리지 않고, 사서교사와 소통하면서 설계와 수정을 수월히 진행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지난 호에 이야기한 “사서교사의 주도성을 확보하라.”라는 표현의 구체적인 모습이다. 사서교사인 당신이 도서관 공간의 건축주이다.



내가 꿈꾸는 도서관 만들기


공간혁신 건축의 건축주인 사서교사는 그만큼의 책임감과 목표를 가져야 한다. 도서관의 명확한 기능과 목적을 달성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그리고 설계사에게 그것들을 명확히 요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핀터레스트(Pinterest, 사진이 소통을 위한 도구이자 주제가 되는 이미지 기반 SNS)’와 벤치마킹한 도서관의 사진들을 보여 주며 자신이 만들고 싶은 도서관의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송곡여고 도서관이 지향하는 목적은 철저히 ‘교과교실’이었다. 고등학교 도서관에서 교실 10칸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수업 용도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교사들의 요구도 그랬다. 그것은 나의 오랜 철학이기도 했다. 설계사도 우리들의 요구를 정확히 이해했고, 교사와 학생들의 프로젝트 수업을 지원하기 위한 공간을 설계했다. 교장, 교사, 학생 들이 설계에 참여했더라도, 도서관 전문가인 사서교사는 가장 중요한 도서관의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다양한 의견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 학교도서관 리모델링의 최근 비용 추이를 보면 교실당 8,000만 원 이상이 들고, 교실 5칸이면 4억 원이 소요된다. 좀더 넓은 공간을 공간혁신 하는 사례도 많아서 도서관 공간혁신에 5억 원 이상, 혹은 10억 원에 이르는 공사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사서교사의 막중한 책임감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엄청난 국가 예산이 투자되는 만큼 공사 이후의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충분한 전략과 계획을 갖고 설계에 임해야 한다. 사서교사의 명확한 주도권 없이 공사가 되어 이쁘기만 하고 실용성이 없는 수업공간과 자유열람공간이 완성된다면 어정쩡한 도서관이 될 것이다. 이런 도서관은 큰돈을 투자하여 공간을 혁신했는데도 불구하고 교사나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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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교실을 요구하는 교사와 학생의 목소리  


설계사·건축가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협력하기를 
 
사서교사가 도서관 전문가라면 건축가는 공간 전문가이다. 실력 있는 건축가일수록 고객의 필요와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미처 교사나 학생들이 생각하지 못한 공간의 기능에 대한 제안과 아이디어를 설계에 구현할 수 있다. 때론 교사들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설계가 나온다 하더라도 설계사와 충분히 소통하여 나온 설계안이라면 건축가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모든 설계를 사서교사와 경력이 20∼30년 된 교사가 재단하다 보면 도서관 설계는 고정된 틀을 벗어날 수가 없다. 송곡여고 도서관 설계사는 도서관 입구에 있던 대출대를 제거하고, ‘타공조명’이라는 생소한 조명을 적용하여 신소재 콘크리트 조형물을 만들었다. 기존 학교도서관의 사례와 격식을 파괴하는 것이었다. 신소재 콘크리트로 시공한 건물을 소개받아 찾아가 보고, 설계사의 아이디어를 구현해 놓은 매장을 찾아다니며 검증한 끝에 그 제안을 따르기로 했다. 결과는 개성 있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갖춘 도서관이었다. 사서교사는 설계자와 매우 친밀하게 밀착해 소통해야 한다. 나의 꿈과 계획을 설계사의 뇌 속에 이식해야 한다. 건축사의 전문성까지 그 안에 융합되어 도서관의 계획설계가 이루어지도록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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