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도서관의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가는 도도dfl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04 15:46 조회 8,709회 댓글 0건본문
학교도서관에서는 책이 먼저일까? 사람이 먼저일까? 답은 당연히 사람이 먼저이다. 누구나 그렇게 말할 것이다. 하지만 학교도서관의 일꾼들이자 주인인 도서동아리 아이들은 항상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도서 노동부’라고! 이런 발칙하면서도 너무나 현실적인 단어에서부터 ‘서울・경기 중고등학교 도서동아리 연합 도.동.리.’는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제 7년째를 맞이했다.
우리 손으로, 우리 바람으로 탄생!
2004년 초여름 즈음, (사)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에서 동아리 지원 사업으로 여러 학교의 도서동아리 친구들이 모이는 ‘동아리 미팅’이라는 행사가 열렸다. 도.동.리. 탄생에서 ‘동아리 미팅’은 중요한 키워드이다. ‘동아리 미팅’을 통해 모인 중고등학교 도서동아리 친구들은 도서관과 자신의 동아리 이야기를 자연스레 나누기 시작하였고, 이것이 도.동.리. 탄생의 불씨가 되었다. ‘도서노동부’,‘사서샘 짜증나’, ‘선배 후배 사이 괴로워’, ‘도서관 너무 구려’ 등 도서동아리만이 할 수 있는 뒷담화 시리즈로 당시 ‘동아리 미팅’에 참여했던 도서동아리 친구들은 신이 나 있었다. 이렇게 시작된 뒷담화 도동리를 탄생시켰다. 당시 경신고, 경인중, 미래산업고, 송곡여고, 홍대부고 도서동아리 친구들을 주축으로 도동리의 발판이 마련되었다. 사서 선생님이나 도서관 담당교사로부터 시작된 이전의 연합들과는 달리 도동리는 우리가 원하던 곳이고 우리가 만든 곳이다.
우린 도서 동아리만의 문화가 필요했다!
학교 동아리 가운데 도서동아리만큼 따분한 동아리도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책을 읽으며 책과 씨름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책과 ‘씨름’을 한다! 새 책이 대량으로 들어오는 날부터 한 주 동안은 저주의 날이고, 서가 정리 날은 선생님과 선배들에게 혼나는 날이다. 방학 직전에는 연체 도서 때문에 고민하고, 점심시간반납・대출 당번 시간 지키려고 밥을 들이마신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책과 씨름하고 학교를 위해 봉사하는데도 방송 동아리만큼 인정받거나 멋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매일 반복되는 이러한 일상 말고는 ‘도서동아리’ 하면 생각나는 것이 무엇인가? 간신히 생각나는 것은 책 토론?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친구들에게 ‘너희는 책 읽는 동아리냐?’ 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참 싫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우리만의 문화가 필요했다.
우리는 도동리 안에서 우리가 재미있게, 신 나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다녔다. 2004년 겨울, 도서동아리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도동리 겨울 캠프’를 시작으로 도서동아리를 위한 도동리 활동이 시작되었다. 첫 캠프에서는 연체 도서와 분실 도서 문제 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토론하여 재미난 의견을 나눌 수 있었고, ‘도서동아리’라는 것 하나로 학교에서 느끼지 못하는 공동체 의식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방학이면, 도서동아리 새내기 선배 되기 프로젝트, 축제 대박 나기 프로젝트, 신입생 대박 나기 프로젝트, 인기 만점 도서관 만들기 등의 주제로 많은 도서동아리 친구들이 모였다. 우리는 캠프에서 정보를 나누고 스스로 배워 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나게 놀 수 있었다.
도동리 하면 ‘도심속 책심기’를 빼놓을 수 없다. 2005년 봄, ‘도심 속 책 심기’가 인사동에서 첫선을 보였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처럼, 도서동아리에서 책을 심겠다는 뜻으로 시작한 ‘도심속 책심기’는 ‘책을 읽자’라는 주제로 플래시몹과 프리유어북 형태의 캠페인을 벌여 다른 도서동아리에 새로운 문화 캠페인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그다음 해에는 ‘학교 속 도심속 책심기’를 선보였다. 이때 많은 도서 동아리들이 학교에서 ‘책을 읽자’ 캠페인을 재미나게 할 수 있었다. 2006년에는 도동리 사상 최대 규모의 ‘도심속 책심기’를 하였다. 용산역에서 펼쳐진 플래시몹과 카드섹션은 도동리가 정말 많이 알려지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그 이후 ‘도심속 책심기’는 도동리 안에서는 수그러들어 도동리가 ‘도심속 책심기’라는 이름으로 행사를 열지 않지만 서울에 있는 도서동아리 친구들이 이어받아 여전히 같은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 밖에도 4월마다 열리는 동아리 미팅에서 여러 도서동아리가 교류할 길을 트고 있고, 2007년 처음 시도한 도서동아리 축제 마당, 온라인 카페를 통한 독후감 행사, 축제 탐방 등 다양한 활동을 해 왔으며 현재도 도서동아리 친구들 손으로 지속되고 있다.
우리는 책보다 친구를 원해요!
도동리에서 캠프 마지막 날 저녁이면 여기저기서 눈물 흘리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만난 지 일주일도 안 된 친구들도 운다. 누군가 울기 시작하면 옆에 있던 친구들도 덩달아 운다. 우리 눈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도동리의 골수 주민들은 도동리에서 사람을 만난다고 한다. 도동리에서 만난 친구들과 도서관 이야기를 하고 책 이야기를 하는 것이 즐겁다고 한다. 도동리 주민 중 한 친구는 자신이 사람을 대하는 법을 여기서 배웠고, 한때는 정말 죽고 싶었는데 이곳을 만난 뒤 마음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리고 도동리 운영진을 거쳐 간 친구들은 자기 변화를 겪었다고 말한다. 남 앞에서 떳떳하게 말해 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한 친구는 그 변화를 도동리를 발판삼아 이뤄내었다.
또 어떤 친구들은 사서 선생님의 꿈을 갖게 되었고 들뜬 마음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도동리 졸업생들 중에는 벌써 사서교사의 길을 택하여 대학에 진학한 친구도 있다. 이것을 두고 도동리 주민들은 도동리의 마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이 마력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사서 선생님도 학교도 어른도 아닌, 청소년들! 그러면서 도서동아리인 우리들이다. 이 힘으로 도동리는 현재 7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지만, 우리는 계속 움직여 왔고, 선생님들이 주는 것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 받고 싶은 것을 스스로 만들어 서로 나누는 일을 도동리 안에서 펼쳐오고 있다.
도동리, 솔직히 요즘 운영하기 어려워요!
도동리는 요즘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입시가 강화된 교육 제도 속에서 학교의 많은 동아리들이 피해를 보고 있듯, 도동리도 상처를 많이 입고 있다. 그래서 도동리 6기 운영진은 기존에 도동리가 해 오던 활동을 전면 중지한 채 고민에 휩싸였고 토론을 벌였다. 설문조사 결과와 기존의 도동리 주민들을 통해 들려오는 도서동아리들의 소식은 도동리를 점점 더 힘들게 한다. 요즘 도서동아리에 들어가는 이유는 셋 중 하나라고 한다. 봉사, 스펙, 친구. 마지막 항목인 친구의 비중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친구들이 대부분 대학에 가기 위한 봉사 시간을 채우고 책 토론 스펙을 쌓기 위해 모인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동아리 안에서 노는 문화가 사라졌다. 물론 공동체 문화도 없다. 그래서 책 정리나 대출 반납과 같은 업무들은 착한 친구들의 몫으로 몰린다.
이런 현상의 원인이 무엇이냐고 하면, 정말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청소년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는 현실과 도서관 담당 선생님 때문이라고 말한다. 도서동아리문화 없이 죽어라 일만 하든지, 그나마 하는 일은 책 토론. 도동리 주민들은 도동리 공동체 문화를 자신의 동아리에서도 펼치고 싶지만, 정말 따라 주지 않는 선생님들과 오히려 외부 활동을 제지하는 선생님들 때문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문제는 도동리에서 몇 년 동안 거의 모든 토론의 주제로 제기되었다. 이런 마음고생들이 쌓이다가 도동리 5기 때에 사서임용을 위한 집회에도 나가 ‘우리에게 사서 선생님들 달라’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어른들은 ‘애들이 왜 저런 데도 나가나?’ 그리고 ‘도서관에 다 선생님 있지 않나?’라고 생각하실 것이다. 물론 사서 선생님이 없는 곳에는 도서관 담당 선생님들이 계시다. 또 도서관을 멋지게 운영하는 도서관 담당 선생님도 많이 계시다. 하지만 도서동아리 친구들에게는 사서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 필요하다. 도서관을 두고 함께 마음을 나눌 선생님이 필요하다.
책만 정리하는 사서가 아닌, 그리고 도서관만 운영하기에도 바쁜 담당 선생님이 아닌, 우리를 중요하게 생각해 주는 선생님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서 선생님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학교도서관의 사서 선생님 비율을 듣고 나서 우리가 받은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로 동아리 활동이 열악한 도서동아리 친구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 그 학교도서관은 도서관 담당 선생님이 계시거나, 아예 담당 선생님조차 없는데, 우리가 아직 만나 보지 못한 도서동아리 중에는 활동이 어려운 친구들이 정말 많겠구나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동리는 또 고민하고 실망한다. 선생님들과의 문제는 도대체 어떻게 풀어야 하나? 도서동아리는 무엇을 하는 동아리인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요즘 도동리는 잠복기에 들어섰다. 펼치고 싶은 것을 어떻게 펼쳐야 할지 모르는 잠복기. 하지만 도동리의 새로운 탄생을 위해 친구들이 열심히 그 속에서 꿈틀대고 있다. 또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위해 도움의 손길을 뻗으려고 한다. 그리고 이 도움의 손길을 마음이 우리와 통하는, 도서관을 사랑하는 선생님들과 사서 선생님들이 잡아주셨으면 한다.
우리 손으로, 우리 바람으로 탄생!
2004년 초여름 즈음, (사)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에서 동아리 지원 사업으로 여러 학교의 도서동아리 친구들이 모이는 ‘동아리 미팅’이라는 행사가 열렸다. 도.동.리. 탄생에서 ‘동아리 미팅’은 중요한 키워드이다. ‘동아리 미팅’을 통해 모인 중고등학교 도서동아리 친구들은 도서관과 자신의 동아리 이야기를 자연스레 나누기 시작하였고, 이것이 도.동.리. 탄생의 불씨가 되었다. ‘도서노동부’,‘사서샘 짜증나’, ‘선배 후배 사이 괴로워’, ‘도서관 너무 구려’ 등 도서동아리만이 할 수 있는 뒷담화 시리즈로 당시 ‘동아리 미팅’에 참여했던 도서동아리 친구들은 신이 나 있었다. 이렇게 시작된 뒷담화 도동리를 탄생시켰다. 당시 경신고, 경인중, 미래산업고, 송곡여고, 홍대부고 도서동아리 친구들을 주축으로 도동리의 발판이 마련되었다. 사서 선생님이나 도서관 담당교사로부터 시작된 이전의 연합들과는 달리 도동리는 우리가 원하던 곳이고 우리가 만든 곳이다.
우린 도서 동아리만의 문화가 필요했다!
학교 동아리 가운데 도서동아리만큼 따분한 동아리도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책을 읽으며 책과 씨름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책과 ‘씨름’을 한다! 새 책이 대량으로 들어오는 날부터 한 주 동안은 저주의 날이고, 서가 정리 날은 선생님과 선배들에게 혼나는 날이다. 방학 직전에는 연체 도서 때문에 고민하고, 점심시간반납・대출 당번 시간 지키려고 밥을 들이마신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책과 씨름하고 학교를 위해 봉사하는데도 방송 동아리만큼 인정받거나 멋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매일 반복되는 이러한 일상 말고는 ‘도서동아리’ 하면 생각나는 것이 무엇인가? 간신히 생각나는 것은 책 토론?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친구들에게 ‘너희는 책 읽는 동아리냐?’ 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참 싫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우리만의 문화가 필요했다.
우리는 도동리 안에서 우리가 재미있게, 신 나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다녔다. 2004년 겨울, 도서동아리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도동리 겨울 캠프’를 시작으로 도서동아리를 위한 도동리 활동이 시작되었다. 첫 캠프에서는 연체 도서와 분실 도서 문제 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토론하여 재미난 의견을 나눌 수 있었고, ‘도서동아리’라는 것 하나로 학교에서 느끼지 못하는 공동체 의식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방학이면, 도서동아리 새내기 선배 되기 프로젝트, 축제 대박 나기 프로젝트, 신입생 대박 나기 프로젝트, 인기 만점 도서관 만들기 등의 주제로 많은 도서동아리 친구들이 모였다. 우리는 캠프에서 정보를 나누고 스스로 배워 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나게 놀 수 있었다.
도동리 하면 ‘도심속 책심기’를 빼놓을 수 없다. 2005년 봄, ‘도심 속 책 심기’가 인사동에서 첫선을 보였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처럼, 도서동아리에서 책을 심겠다는 뜻으로 시작한 ‘도심속 책심기’는 ‘책을 읽자’라는 주제로 플래시몹과 프리유어북 형태의 캠페인을 벌여 다른 도서동아리에 새로운 문화 캠페인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그다음 해에는 ‘학교 속 도심속 책심기’를 선보였다. 이때 많은 도서 동아리들이 학교에서 ‘책을 읽자’ 캠페인을 재미나게 할 수 있었다. 2006년에는 도동리 사상 최대 규모의 ‘도심속 책심기’를 하였다. 용산역에서 펼쳐진 플래시몹과 카드섹션은 도동리가 정말 많이 알려지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그 이후 ‘도심속 책심기’는 도동리 안에서는 수그러들어 도동리가 ‘도심속 책심기’라는 이름으로 행사를 열지 않지만 서울에 있는 도서동아리 친구들이 이어받아 여전히 같은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 밖에도 4월마다 열리는 동아리 미팅에서 여러 도서동아리가 교류할 길을 트고 있고, 2007년 처음 시도한 도서동아리 축제 마당, 온라인 카페를 통한 독후감 행사, 축제 탐방 등 다양한 활동을 해 왔으며 현재도 도서동아리 친구들 손으로 지속되고 있다.
우리는 책보다 친구를 원해요!
도동리에서 캠프 마지막 날 저녁이면 여기저기서 눈물 흘리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만난 지 일주일도 안 된 친구들도 운다. 누군가 울기 시작하면 옆에 있던 친구들도 덩달아 운다. 우리 눈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도동리의 골수 주민들은 도동리에서 사람을 만난다고 한다. 도동리에서 만난 친구들과 도서관 이야기를 하고 책 이야기를 하는 것이 즐겁다고 한다. 도동리 주민 중 한 친구는 자신이 사람을 대하는 법을 여기서 배웠고, 한때는 정말 죽고 싶었는데 이곳을 만난 뒤 마음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리고 도동리 운영진을 거쳐 간 친구들은 자기 변화를 겪었다고 말한다. 남 앞에서 떳떳하게 말해 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한 친구는 그 변화를 도동리를 발판삼아 이뤄내었다.
또 어떤 친구들은 사서 선생님의 꿈을 갖게 되었고 들뜬 마음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도동리 졸업생들 중에는 벌써 사서교사의 길을 택하여 대학에 진학한 친구도 있다. 이것을 두고 도동리 주민들은 도동리의 마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이 마력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사서 선생님도 학교도 어른도 아닌, 청소년들! 그러면서 도서동아리인 우리들이다. 이 힘으로 도동리는 현재 7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지만, 우리는 계속 움직여 왔고, 선생님들이 주는 것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 받고 싶은 것을 스스로 만들어 서로 나누는 일을 도동리 안에서 펼쳐오고 있다.
도동리, 솔직히 요즘 운영하기 어려워요!
도동리는 요즘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입시가 강화된 교육 제도 속에서 학교의 많은 동아리들이 피해를 보고 있듯, 도동리도 상처를 많이 입고 있다. 그래서 도동리 6기 운영진은 기존에 도동리가 해 오던 활동을 전면 중지한 채 고민에 휩싸였고 토론을 벌였다. 설문조사 결과와 기존의 도동리 주민들을 통해 들려오는 도서동아리들의 소식은 도동리를 점점 더 힘들게 한다. 요즘 도서동아리에 들어가는 이유는 셋 중 하나라고 한다. 봉사, 스펙, 친구. 마지막 항목인 친구의 비중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친구들이 대부분 대학에 가기 위한 봉사 시간을 채우고 책 토론 스펙을 쌓기 위해 모인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동아리 안에서 노는 문화가 사라졌다. 물론 공동체 문화도 없다. 그래서 책 정리나 대출 반납과 같은 업무들은 착한 친구들의 몫으로 몰린다.
이런 현상의 원인이 무엇이냐고 하면, 정말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청소년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는 현실과 도서관 담당 선생님 때문이라고 말한다. 도서동아리문화 없이 죽어라 일만 하든지, 그나마 하는 일은 책 토론. 도동리 주민들은 도동리 공동체 문화를 자신의 동아리에서도 펼치고 싶지만, 정말 따라 주지 않는 선생님들과 오히려 외부 활동을 제지하는 선생님들 때문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문제는 도동리에서 몇 년 동안 거의 모든 토론의 주제로 제기되었다. 이런 마음고생들이 쌓이다가 도동리 5기 때에 사서임용을 위한 집회에도 나가 ‘우리에게 사서 선생님들 달라’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어른들은 ‘애들이 왜 저런 데도 나가나?’ 그리고 ‘도서관에 다 선생님 있지 않나?’라고 생각하실 것이다. 물론 사서 선생님이 없는 곳에는 도서관 담당 선생님들이 계시다. 또 도서관을 멋지게 운영하는 도서관 담당 선생님도 많이 계시다. 하지만 도서동아리 친구들에게는 사서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 필요하다. 도서관을 두고 함께 마음을 나눌 선생님이 필요하다.
책만 정리하는 사서가 아닌, 그리고 도서관만 운영하기에도 바쁜 담당 선생님이 아닌, 우리를 중요하게 생각해 주는 선생님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서 선생님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학교도서관의 사서 선생님 비율을 듣고 나서 우리가 받은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로 동아리 활동이 열악한 도서동아리 친구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 그 학교도서관은 도서관 담당 선생님이 계시거나, 아예 담당 선생님조차 없는데, 우리가 아직 만나 보지 못한 도서동아리 중에는 활동이 어려운 친구들이 정말 많겠구나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동리는 또 고민하고 실망한다. 선생님들과의 문제는 도대체 어떻게 풀어야 하나? 도서동아리는 무엇을 하는 동아리인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요즘 도동리는 잠복기에 들어섰다. 펼치고 싶은 것을 어떻게 펼쳐야 할지 모르는 잠복기. 하지만 도동리의 새로운 탄생을 위해 친구들이 열심히 그 속에서 꿈틀대고 있다. 또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위해 도움의 손길을 뻗으려고 한다. 그리고 이 도움의 손길을 마음이 우리와 통하는, 도서관을 사랑하는 선생님들과 사서 선생님들이 잡아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