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소개한 각각의 행사는 기회가 될 때마다 한 번씩 하는 형태로도 실천 가능합니다만 행사란 것이 지속적으로 운용이 되어야 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기에 연간 계획을 세워 진행하시면 더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기회가 되면 해 봐야지 할 때에는 오히려 얼른 시작하기 어렵고, 막상 자리를 마련하여 아이들 앞에 나서게 되어도 생뚱맞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이것을 매주 하는 것으로 정하여 상시적 행사로 하면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저희 학교의 연간 도서관 행사 계획을 함께 봐 주십시오.

짜임새 있는 행사 운영 방법
하나의 주제로 책을 20권 가량 골라 전시하는 것은 4주 동안 내내 도서실 한쪽에 자리를 마련하여 진행하시면 됩니다. 첫째 주에는 전시 중인 20권에서 두어 권 골라 책을 읽어주고, 두 번째 주에도 그 중에서 선생님이 읽고 책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셋째 주에는 책놀이로 만들기나 놀이를 함께 하고 마지막 주에도 역시 20권 중에서 영화로 만들어진 것을 함께 감상하거나 같은 주제를 다룬 영화로 정해서 영화감상을 합니다.

하나의 주제로 이렇게 4주를 진행하면 짜임새 있는140행사로 형식이 갖추어지고, 전시할 책 20권을 고르며 읽어주고 이야기할 내용도 정리할 수 있어서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일관성을 갖게 됩니다. 이렇게 4주를 지내고 나면 이어서 새로운 주제로 똑같은 순서로 다시 순차적으로 도서관행사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4주씩 프로그램으로 묶어 도서관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1학기에 4번, 2학기에 3번 정도로 할 수 있어서 1년이면 모두 7개의 주제를 다룰 수 있습니다.



결국, 좋은 책을 많이 읽게 할 것!
책소개로 시작해 책소개로 끝나는 것이 학교도서관 사서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서관 이용자의 대부분이 읽을 책을 정하지 않은 상태로 도서관을 방문한다고 들었습니다. 책장 사이를 배회하다가 제목이 끌리거나 책표지만 보고 즉흥적으로 빌리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학교도서관이라 하여 예외일 수 없습니다. 이 학교도서관 행사의 목적은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좋은 책을 소개하여 읽게 하려는 것입니다. 학교도서관의 이용자 수가 늘어나게 하는 것이 1차 목표이고, 그들이 좋은 책을 많이 읽게 하려는 것이 2차 목표입니다. 이 목표를 잊지 않고 언제나 책을 행사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느새 연재 마지막 글을 씁니다. 쓰면서 계약직 사서선생님의 여건을 감안해 실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제안하려 했습니다. 또한 간단한 방법, 당장 실천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예산 없이 할 수 있는 일을 주로 알려드리려고 힘썼습니다. 현재 학교도서관이 사느냐 죽느냐는 전적으로 지금 그곳에 계신 사서샘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저의 제안이 지금 그곳에서 멋지게 일을 벌이려는 사서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