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공공도서관 중심으로 이뤄지는‘요람에서 무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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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9 18:01 조회 10,615회 댓글 0건본문
우리는 북미 도서관 중에서도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 살펴보려고 했다. 그 이유는 학교도서관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수업을 통하여 바람직한 교육의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2008년 유럽 도서관을 살펴보면서 알게 되었고, ‘도서관의 나라’인 미국을 방문하면서도 절감했다. 도서관은 학교 안에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학교 밖에도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청소년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 안에서 보내기도 하지만 학교도서관이 문을 닫는 이후에도 도서관이 필요하기 때문이고, 어른이 된 우리 청소년들을 위하여 도서관이 해야 할일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도서관은 우리에게는 유아기, 청소년기는 물론이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마치 가족처럼, 이웃처럼 항상 함께 해야 하는 곳이다. 그것을 우리는 미국 도서관을 방문하면서 확신하게 되었다.
미국의 공공도서관은 미국 도서관의 역사만큼 도서관의 기본을 가지고 있었다. 도서관은 평생에 걸쳐 시민들에게 책뿐만 아니라 비디오 자료 등 다양한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새로운 뜻을 가지고 생겨났듯이 미국 도서관 역시 처음부터 ‘도서관이 왜 필요한지’를 고민하고 만들어졌다는 것을 도서관 구석구석에서 알 수 있었다. 포트리 공공도서관과 잉글우드 공공도서관과 같은 지역도서관에서부터 뉴욕 공공도서관과 미국의회도서관, 보스턴 공공도서관 등 대형도서관까지, 그 역할은 조금씩 달랐지만 미국 도서관은 도서관에서 해야 하는 기본 역할은 충실히하고 있었다. 미국을 방문한 우리는 모두 현직 교사로서 교사의 눈으로 미국 도서관을 보았다.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면서 ….
지역공동체의 중심, 지역 도서관
잉글우드 도서관 어린이 자료실에는 욕조가 있다
우리는 지역도서관들을 방문하면서 아기부터 학생과 주부, 직장인, 노인에이르기까지 도서관을 애용하는 층이 넓다는 것에 우선 놀랐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구호가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 실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렸을 적 개인의 독서 경험은 온 생애에 걸쳐 영향을 미치기에 매우 중요하다. 미국의 지역도서관 어린이실(childern’s room)은 어린이들이 편하고 즐겁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을 배려하고, 자료 배치는 물론 아름다운 외장 꾸미기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잉글우드 도서관에서 어린이 자료실로 내려가는 나선형 계단에서 만난 환상적인 벽화는 동화의 세계에 들어서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고, 어린이 자료실에 비치된 욕조침대와 동물인형들은 책을 보다가 쉴 수 있도록 하였다. 생후 6개월부터 일찍 이용하기 때문인것 같다. 이것은 도서관이 지식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 안정감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 같은데, 버지니아 주의 챈틀리도서관에서 그러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젠틀리 도서관 어린이들은 개에게 책을 읽어준다
챈틀리 도서관의 사서가 소개해준 어린이 프로그램 중에 어린아이들이 훈련된 개에게 15분씩 책을 읽어주는 ‘read to theraphy dog’가 있었다.
어린아이의 정서적 안정감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대중 앞에서 말하는 두려움을 없애는 데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이와 유사한 내용으로 ‘Fraying pan farm mondays!’라는 프로그램도 있는데, 지역도서관이 지역주민들과 자원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공동의 놀이터가 되는 것이다. 지역도서관은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도서관의 공간 구조와 구비된 책의 종류를 보면 알 수 있다. 주민들이 회의하고 토론할 수 있는 넓은 공간부터 소모임이 가능한 토론 공간을 구비하여 청소년과 성인, 노인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양한 북 토크, 문화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었다.
포트리 도서관에는 한국 자료가 잘 갖춰져 있다
포트리 도서관은 도서관 한곳에서 한인회 정기모임을 갖기도 하며 한국교포가 많아서 한국인을 위한 동화부터 소설, 잡지, DVD, 음악 CD, 영어공부를 위한 ELS 자료들이 잘 구비되어 있었다. 도서관 한쪽에는 노인들을 위하여 글씨 크기를 크게 키운 책들을 모아서 빅프린트(big print) 코너를 만들어 놓았다. 청소년을 위해서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망가(일본만화)를 비치해 놓았고, 전기물이나 판타지나 미스터리, 로맨스 등은 흥미에 맞게 골라볼 수 있도록 주제별로 배치해 놓았다.
미국 지역도서관에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누구나 쉽게 접근하기 편안한 공간이라는 점. 이민자나 여행자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 필요한 일상의 정보들을 알아보기 위하여 가는 곳이 지역도서관이라고 하는데, 자동차 사는 법이나 집을 구하는 법까지 세세한 정보들을 제공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용자 위한 맞춤 서비스를 하는 레퍼런스 도서관
우리가 방문한 미국과 캐나다의 공공도서관은 크기와 역할에 따라 소형,중형, 대형의 도서관으로 나뉜다. 그중 대형도서관은 리서치와 연구를 하는 레퍼런스 도서관으로, 뉴욕 공공도서관과 함께 미국의 2대 리서치 도서관 중 하나인 보스턴 공공도서관과 토론토 레퍼런스 도서관을 방문했다.
21세기에 지어진 보스턴 공공도서관에는 10층까지 열람만 가능한 레퍼런스실이 있는데, 과학인문학 전문 레퍼런스 공간을 비롯하여 예술, 음악, 필사본, 희귀본, 그림 등을 특별 전시해둔 공간으로 이용자에게 필요한 연구자료를 제공한다. 보스턴 공공도서관의 레퍼런스 기능은 일반성인과 연구자를 위한 레퍼런스 자료 제공에서 끝나지 않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세심한 자료 제공과 교육도 함께 한다. 이것은 미국의 다른 대형도서관에서 보지 못한 인상 깊은 점이다.
학교 연계 프로그램 중요하게 여기는 보스턴 공공도서관
보스턴 공공도서관은 학생들이 책을 잘 찾을 수 있는 서가 배치와 책과 함께 영상물, 컴퓨터 등의 자료 배치에 신경을 썼다고 한다. 이것은 어린이도자료를 이용하는 참고봉사 대상임을 느끼게 했다. 2층에 위치한 청소년실은 보스턴의 26개 브런치 도서관과 함께 천여 개가 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어린이실보다 훨씬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청소년과 만나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만화클럽’과 ‘카운슬러 프로그램’ 등의 지원은 물론 학생과 항상 대면하는 교사에게도 다양한 자료 활용법을 알려줌으로서 개인보다 학교와 연계된 프로그램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HAP’ 프로그램은 숙제를 도와주는 것인데, 보스턴 내 현직 공립학교 교사가 두 명씩 참여하여 학생들이 청소년실에 오면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흥미로운 점은 청소년들이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게임도구를 탁자 상자에 비치해 두었는데,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것을 정확하게 아는 것 같았다. 보스턴 공공도서관에서 특별하게 본 또 하나의 공간은 지하 열람실에 있는 ‘비즈니스 라이브러리’이다. 이곳은 개인사업이나 비즈니스와 관련된 회계, 법자료들을 모아두고 유메스(메사추세츠 주립대학)와 협력하여 개인 창업을 위한 준비를 도와주거나, TERI라는 공간에서 대학관련 자료(장학금, 등록금)를 조사할 수 있게 한다고 한다.
이민자 정착 프로그램 돋보이는 토론토 레퍼런스 도서관
토론토 레퍼런스 도서관은 주요 이용대상이 ESL 이용자, 대학생, 노인, 장애인, 이민자인 만큼 그들에게 맞는 프로그램과 서비스가 각 층과 실별로 전문사서 및 직원에 의해 제공된다. ESL 센터가 많은 주변지역의 여건에 따라 도서관의 5층에는 교사를 위한 ESL와 ESL 컬렉션을 14단계로 나눠 비치하여 유학생들의 이용을 쉽게 했고, 167개국의 이민자가 사는 나라인 만큼 이주자들이 빠르고 성공적인 정착을 할 수 있도록 1층의 한 코너에 이민자를 위한 부스를 설치하여 소득세와 토론토 현황 등 이주자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토론토 정책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도 편리하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설과 기구를 비치했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관의 여러 가지 자료를 오디오테이프에 녹음,제작해서 제공하고 있다. 1층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컴퓨터는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인터넷 검색을 가능하게 하였고, 별도의 컴퓨터실에서는 간단한 이메일 보내기부터 연령대상에 따른 Web 이용법, 이미지 작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제작에 이르기까지 학생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종류의 컴퓨터 교육을 실시한다고 한다.
보스턴 공공도서관과 토론토 레퍼런스 도서관의 레퍼런스 기능은 우리가 생각하는 대학과 전문도서관에서 일반성인과 대학생, 연구자를 위해 제공하는 레퍼런스의 기능도 있지만, 주변지역의 어린이와 학생들을 위한 내용도 많았다. 지역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자료를 언제든 찾을 수 있고 받을 수 있는 자료적 지원과 더불어 학생들의 과제 해결을 위한 학습지원과 이용자의 평생교육에 기반을 둔 교육적 지원을 하고 있으며 나아가 지역주민을 위한 취업 및 창업 지원, 이민자를 위한 정착 지원과 같은 실질적인 레퍼런스 기능도 하고 있었다.
도서관이 왜 필요한 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시민의 학교
뉴욕 공공도서관, 지식을 생산·전파하는 ‘학교 밖의 학교’
뉴욕 공공도서관은 세계 7,000여 종의 언어 중3,000종류의 언어로 된 자료를 보유하는데, 단순히 자료를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모아 놓은 정보를 이용자들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기본적으로는 도서관 이용 안내 강좌를 열어 도서관 카드 만드는 법, 온라인 목록검색법, 정보 찾는 법 등을 알려주거나, 열람실별로 전문 사서를 두어 이용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잘 찾을 수 있게 참고봉사를 하고, 나아가 컴퓨터 활용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 기초적인 인터넷이나 자료 검색 시스템 사용법 등을 가르쳐 도서관의 자료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에는 어린이실을 개관하고, 뉴욕 도서관 분관에서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는 정보를 찾아 숙제하는 법을, 취업을 준비하는 이에게는 이력서 쓰는 법을, 창업을 준비하는 이에게는 창업 관련 법무 지식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또한 뉴욕 공공도서관은 대학처럼 지식을 생산하기도 한다. 연구실을 두어 학자들이 연구하는 공간을 마련하고, 자신의 연구 주제로 일반대중에게 강연하는 기회도 만들어 서가 속에 묻혀 있는 지식을 일반대중들이 잘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그들의 적극적인 서비스 덕분에 시민들은 이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얻어 간다. 뉴욕 공공도서관은 배움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언제나 열려 있는 ‘학교 밖의 학교’ 노릇을 하고 있었다.
미국의회도서관, 문턱 낮추고 시민에게 다가가는 보물창고
워싱턴의 미국의회도서관은 미국 의회의 정책 결정을 돕기 위한 도서관이지만, 기본적인 도서관의 역할도 빼놓지 않고 있었다. 학교 바깥에서 도서관을 찾아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시민학교로서의 역할이다. 뉴욕 공공도서관처럼 새롭게 어린이 열람실을 개관하여 방문하는 중고생들에게 정보 찾는 법을 가르쳐주기도 하고, 자신들이 모아 놓은 방대한 양의 일차 사료를 재가공하여 교사들이 수업 시간에 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탑재하기도 한다. 이곳이 다른 도서관과 확실하게 다른 점은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맞춤형 연수 프로그램을 기획해주며, 장비와 사람이 필요하다면 보내주기도 한다. 이 도서관은 나이를 불문하고 국적을 가리지 않고 배움을 얻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낮은 문턱으로 자신의 보고를 풀어놓는다.
우리가 방문한 미국의 공공도서관은 도서관이 왜 필요한지를 제대로 가르쳐주고 있었다. 지역도서관은 지역의 특성을 살리고, 대형도서관은 대형도서관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도서관의 기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었으며, 도서관이 평생에 걸친 ‘시민 공간’임을 확인시켜주었다
우리 청소년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 안에서 보내기도 하지만 학교도서관이 문을 닫는 이후에도 도서관이 필요하기 때문이고, 어른이 된 우리 청소년들을 위하여 도서관이 해야 할일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도서관은 우리에게는 유아기, 청소년기는 물론이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마치 가족처럼, 이웃처럼 항상 함께 해야 하는 곳이다. 그것을 우리는 미국 도서관을 방문하면서 확신하게 되었다.
미국의 공공도서관은 미국 도서관의 역사만큼 도서관의 기본을 가지고 있었다. 도서관은 평생에 걸쳐 시민들에게 책뿐만 아니라 비디오 자료 등 다양한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새로운 뜻을 가지고 생겨났듯이 미국 도서관 역시 처음부터 ‘도서관이 왜 필요한지’를 고민하고 만들어졌다는 것을 도서관 구석구석에서 알 수 있었다. 포트리 공공도서관과 잉글우드 공공도서관과 같은 지역도서관에서부터 뉴욕 공공도서관과 미국의회도서관, 보스턴 공공도서관 등 대형도서관까지, 그 역할은 조금씩 달랐지만 미국 도서관은 도서관에서 해야 하는 기본 역할은 충실히하고 있었다. 미국을 방문한 우리는 모두 현직 교사로서 교사의 눈으로 미국 도서관을 보았다.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면서 ….
지역공동체의 중심, 지역 도서관
잉글우드 도서관 어린이 자료실에는 욕조가 있다
우리는 지역도서관들을 방문하면서 아기부터 학생과 주부, 직장인, 노인에이르기까지 도서관을 애용하는 층이 넓다는 것에 우선 놀랐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구호가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 실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렸을 적 개인의 독서 경험은 온 생애에 걸쳐 영향을 미치기에 매우 중요하다. 미국의 지역도서관 어린이실(childern’s room)은 어린이들이 편하고 즐겁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을 배려하고, 자료 배치는 물론 아름다운 외장 꾸미기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잉글우드 도서관에서 어린이 자료실로 내려가는 나선형 계단에서 만난 환상적인 벽화는 동화의 세계에 들어서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고, 어린이 자료실에 비치된 욕조침대와 동물인형들은 책을 보다가 쉴 수 있도록 하였다. 생후 6개월부터 일찍 이용하기 때문인것 같다. 이것은 도서관이 지식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 안정감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 같은데, 버지니아 주의 챈틀리도서관에서 그러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젠틀리 도서관 어린이들은 개에게 책을 읽어준다
챈틀리 도서관의 사서가 소개해준 어린이 프로그램 중에 어린아이들이 훈련된 개에게 15분씩 책을 읽어주는 ‘read to theraphy dog’가 있었다.
어린아이의 정서적 안정감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대중 앞에서 말하는 두려움을 없애는 데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이와 유사한 내용으로 ‘Fraying pan farm mondays!’라는 프로그램도 있는데, 지역도서관이 지역주민들과 자원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공동의 놀이터가 되는 것이다. 지역도서관은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도서관의 공간 구조와 구비된 책의 종류를 보면 알 수 있다. 주민들이 회의하고 토론할 수 있는 넓은 공간부터 소모임이 가능한 토론 공간을 구비하여 청소년과 성인, 노인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양한 북 토크, 문화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었다.
포트리 도서관에는 한국 자료가 잘 갖춰져 있다
포트리 도서관은 도서관 한곳에서 한인회 정기모임을 갖기도 하며 한국교포가 많아서 한국인을 위한 동화부터 소설, 잡지, DVD, 음악 CD, 영어공부를 위한 ELS 자료들이 잘 구비되어 있었다. 도서관 한쪽에는 노인들을 위하여 글씨 크기를 크게 키운 책들을 모아서 빅프린트(big print) 코너를 만들어 놓았다. 청소년을 위해서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망가(일본만화)를 비치해 놓았고, 전기물이나 판타지나 미스터리, 로맨스 등은 흥미에 맞게 골라볼 수 있도록 주제별로 배치해 놓았다.
미국 지역도서관에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누구나 쉽게 접근하기 편안한 공간이라는 점. 이민자나 여행자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 필요한 일상의 정보들을 알아보기 위하여 가는 곳이 지역도서관이라고 하는데, 자동차 사는 법이나 집을 구하는 법까지 세세한 정보들을 제공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용자 위한 맞춤 서비스를 하는 레퍼런스 도서관
우리가 방문한 미국과 캐나다의 공공도서관은 크기와 역할에 따라 소형,중형, 대형의 도서관으로 나뉜다. 그중 대형도서관은 리서치와 연구를 하는 레퍼런스 도서관으로, 뉴욕 공공도서관과 함께 미국의 2대 리서치 도서관 중 하나인 보스턴 공공도서관과 토론토 레퍼런스 도서관을 방문했다.
21세기에 지어진 보스턴 공공도서관에는 10층까지 열람만 가능한 레퍼런스실이 있는데, 과학인문학 전문 레퍼런스 공간을 비롯하여 예술, 음악, 필사본, 희귀본, 그림 등을 특별 전시해둔 공간으로 이용자에게 필요한 연구자료를 제공한다. 보스턴 공공도서관의 레퍼런스 기능은 일반성인과 연구자를 위한 레퍼런스 자료 제공에서 끝나지 않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세심한 자료 제공과 교육도 함께 한다. 이것은 미국의 다른 대형도서관에서 보지 못한 인상 깊은 점이다.
학교 연계 프로그램 중요하게 여기는 보스턴 공공도서관
보스턴 공공도서관은 학생들이 책을 잘 찾을 수 있는 서가 배치와 책과 함께 영상물, 컴퓨터 등의 자료 배치에 신경을 썼다고 한다. 이것은 어린이도자료를 이용하는 참고봉사 대상임을 느끼게 했다. 2층에 위치한 청소년실은 보스턴의 26개 브런치 도서관과 함께 천여 개가 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어린이실보다 훨씬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청소년과 만나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만화클럽’과 ‘카운슬러 프로그램’ 등의 지원은 물론 학생과 항상 대면하는 교사에게도 다양한 자료 활용법을 알려줌으로서 개인보다 학교와 연계된 프로그램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HAP’ 프로그램은 숙제를 도와주는 것인데, 보스턴 내 현직 공립학교 교사가 두 명씩 참여하여 학생들이 청소년실에 오면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흥미로운 점은 청소년들이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게임도구를 탁자 상자에 비치해 두었는데,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것을 정확하게 아는 것 같았다. 보스턴 공공도서관에서 특별하게 본 또 하나의 공간은 지하 열람실에 있는 ‘비즈니스 라이브러리’이다. 이곳은 개인사업이나 비즈니스와 관련된 회계, 법자료들을 모아두고 유메스(메사추세츠 주립대학)와 협력하여 개인 창업을 위한 준비를 도와주거나, TERI라는 공간에서 대학관련 자료(장학금, 등록금)를 조사할 수 있게 한다고 한다.
이민자 정착 프로그램 돋보이는 토론토 레퍼런스 도서관
토론토 레퍼런스 도서관은 주요 이용대상이 ESL 이용자, 대학생, 노인, 장애인, 이민자인 만큼 그들에게 맞는 프로그램과 서비스가 각 층과 실별로 전문사서 및 직원에 의해 제공된다. ESL 센터가 많은 주변지역의 여건에 따라 도서관의 5층에는 교사를 위한 ESL와 ESL 컬렉션을 14단계로 나눠 비치하여 유학생들의 이용을 쉽게 했고, 167개국의 이민자가 사는 나라인 만큼 이주자들이 빠르고 성공적인 정착을 할 수 있도록 1층의 한 코너에 이민자를 위한 부스를 설치하여 소득세와 토론토 현황 등 이주자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토론토 정책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도 편리하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설과 기구를 비치했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관의 여러 가지 자료를 오디오테이프에 녹음,제작해서 제공하고 있다. 1층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컴퓨터는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인터넷 검색을 가능하게 하였고, 별도의 컴퓨터실에서는 간단한 이메일 보내기부터 연령대상에 따른 Web 이용법, 이미지 작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제작에 이르기까지 학생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종류의 컴퓨터 교육을 실시한다고 한다.
보스턴 공공도서관과 토론토 레퍼런스 도서관의 레퍼런스 기능은 우리가 생각하는 대학과 전문도서관에서 일반성인과 대학생, 연구자를 위해 제공하는 레퍼런스의 기능도 있지만, 주변지역의 어린이와 학생들을 위한 내용도 많았다. 지역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자료를 언제든 찾을 수 있고 받을 수 있는 자료적 지원과 더불어 학생들의 과제 해결을 위한 학습지원과 이용자의 평생교육에 기반을 둔 교육적 지원을 하고 있으며 나아가 지역주민을 위한 취업 및 창업 지원, 이민자를 위한 정착 지원과 같은 실질적인 레퍼런스 기능도 하고 있었다.
도서관이 왜 필요한 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시민의 학교
뉴욕 공공도서관, 지식을 생산·전파하는 ‘학교 밖의 학교’
뉴욕 공공도서관은 세계 7,000여 종의 언어 중3,000종류의 언어로 된 자료를 보유하는데, 단순히 자료를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모아 놓은 정보를 이용자들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기본적으로는 도서관 이용 안내 강좌를 열어 도서관 카드 만드는 법, 온라인 목록검색법, 정보 찾는 법 등을 알려주거나, 열람실별로 전문 사서를 두어 이용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잘 찾을 수 있게 참고봉사를 하고, 나아가 컴퓨터 활용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 기초적인 인터넷이나 자료 검색 시스템 사용법 등을 가르쳐 도서관의 자료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에는 어린이실을 개관하고, 뉴욕 도서관 분관에서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는 정보를 찾아 숙제하는 법을, 취업을 준비하는 이에게는 이력서 쓰는 법을, 창업을 준비하는 이에게는 창업 관련 법무 지식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또한 뉴욕 공공도서관은 대학처럼 지식을 생산하기도 한다. 연구실을 두어 학자들이 연구하는 공간을 마련하고, 자신의 연구 주제로 일반대중에게 강연하는 기회도 만들어 서가 속에 묻혀 있는 지식을 일반대중들이 잘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그들의 적극적인 서비스 덕분에 시민들은 이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얻어 간다. 뉴욕 공공도서관은 배움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언제나 열려 있는 ‘학교 밖의 학교’ 노릇을 하고 있었다.
미국의회도서관, 문턱 낮추고 시민에게 다가가는 보물창고
워싱턴의 미국의회도서관은 미국 의회의 정책 결정을 돕기 위한 도서관이지만, 기본적인 도서관의 역할도 빼놓지 않고 있었다. 학교 바깥에서 도서관을 찾아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시민학교로서의 역할이다. 뉴욕 공공도서관처럼 새롭게 어린이 열람실을 개관하여 방문하는 중고생들에게 정보 찾는 법을 가르쳐주기도 하고, 자신들이 모아 놓은 방대한 양의 일차 사료를 재가공하여 교사들이 수업 시간에 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탑재하기도 한다. 이곳이 다른 도서관과 확실하게 다른 점은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맞춤형 연수 프로그램을 기획해주며, 장비와 사람이 필요하다면 보내주기도 한다. 이 도서관은 나이를 불문하고 국적을 가리지 않고 배움을 얻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낮은 문턱으로 자신의 보고를 풀어놓는다.
우리가 방문한 미국의 공공도서관은 도서관이 왜 필요한지를 제대로 가르쳐주고 있었다. 지역도서관은 지역의 특성을 살리고, 대형도서관은 대형도서관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도서관의 기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었으며, 도서관이 평생에 걸친 ‘시민 공간’임을 확인시켜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