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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3 16:34 조회 8,254회 댓글 0건본문
많이 닮기도 하고 또 많이 다르기도 한 일본 현(県/켄) 내의 공공도서관. 사람에게 집
이 생활을 규정해가는 측면이 있듯 도서관에 있어서도 건축과 운영은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일본의 행정구역은 1도(東京都), 1도(北海道), 2부(大阪府/京都府)와 43개
의 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방문지인 기후현岐阜県은 북으로 산악지대 히다飛駄 지방
과 남쪽의 미노美濃 지구로 이루어진 중부내륙 지방이다. 역사적으로도 ‘울지 않는 새
는 죽여버리라’로 상징되던 전국시대의 세력가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의 고장이라든
가, 하이쿠의 마츠오 바쇼松尾芭蕉의 행적과 함께 등장한다.
지역민을 위한 공공도서관 서비스는 한 도서관의 문제가 아니다. 즉 다양한 이용자에
게 필요한 자료가 가장 가까운 도서관에서 접근이 가능해야 하는 것이다. 기후현 공
공도서관 방문은 먼저 기후현립도서관과 기후시립도서관분관, 그리고 타카야마高山
도서관, 시로토리白鳥도서관, 대기업(산요전기)이 지역에 들어오면서 지적 수준이 높
아진 시골 안파치군의 하토피아 안파치(ハ〡トピア安八) 도서관 등이다. 이들 공공
도서관의 규모에 따른 서비스 양태를 둘러봤다.
지역주민을 기쁘게 하자 기후 현립도서관
기후현은 인구가 약 208만 명으로 공공도서관 수는 현립도서관을 제외하고 34개관과 24개의 분관,
분실 및 자동차도서실을 포함한 서비스 포인트도 몇 개소가 있다. 도서관 수에 있어 국제적 가이드라
인을 만족시킬 뿐 아니라 시정촌도서관과 현립도 서관과의 적극적 협력 관계는 도서관 서비스의 질
을 높여준다. 시정촌도서관과 현립도서관의 상호 대차 택배비는 현립도서관 부담으로 2009년 현재
현립도서관 전체 예산의 약 0.8%(242만5천円)를 차지하고 있다. 책도 보내주고, 비용
도 부담한다! 현 안의 공공도서관이 한 팀이 되어 지역민을 기쁘게 해주는 것이다. 뿐
인가, 현 내만이 아니고 이웃 현과도…….
기후현립도서관이 기후미술관과 함께 만들어내는 ‘문화의 숲’ 이미지로 등장한
다. 미술관과의 사이에 있는 가스등 불빛 따스한 가로와 시냇물을 중심으로 한 정원
설계, 그리고 도서관 입구 로비부터, 코너마다 이야기를 담아 ‘모이고 놀고 배우고 창
조하는’ 도서관 운영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 시냇물 공간은 1층 열람실의 옥외 독서 공
간으로도 연결된다. 조화로운 조형물이 들어선 야외 무대에서 열리는 도서관 음악회,
생각만 해도 흐뭇하다.
기후현립도서관을 방문한 것은 두 차례. 첫 방문 때 관장으로부터 ‘만화는 수집하
지 않는다’는 단정적인 이야기에 ‘만화왕국 일본에서!’ 하고 놀랐던 적이 있다. 또 ‘세
계분포도센터世界分布図センタ에서 본 지도의 아름다움과 지도 공방의 활동은 두 번 째
방문을 기획하게 만들었다.
2010년 발표된 기후현립도서관 활동계획은 ‘광역성’, ‘전문성’, ‘효율성’에 중점
을 두고 있다. ‘광역성’은 시정촌도서관의 협력을 통한 현 전체 공공도서관 서비스 확
대를 위한 현립도서관의 역할을 강조하고, ‘전문성’은 대출 책수보다 레퍼런스(참고
도서. 참고문헌) 서비스 확대에 집중하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효율성’은 도서관 경영
을 둘러싼 여러 문제에 대응하는 경영적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공표하고 있다.
1976년 성문화된 이후 열 번의 개정을 거친 장서개발정책은 각 주제별로 수집의
수준을 명확히 적용하고 있다. 주제에 따라 ‘완전 수집’, ‘널리 수집’, ‘지속적 수집’ 등
으로 나누고 있는데, 그것은 도서관의 역량과 미래를 보여준다. 국토지리원 자료와
기후현 관련 자료, 그림책과 아동문학 등은 ‘완전 수집’, 고지도 등은 ‘널리 수집’으로
명확하게 함으로써 자료 축적의 일관성이 유지되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현 전체 공
공도서관 자료의 효율적인 수집과 활용을 위해 시정촌도서관 등과 수집, 보존에 대
한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있다는 것. 현립도서관은 다른 공공도서관과 달리 전문
성, 학술성, 희소성을 고려한 자율적이며 중점적인 책 선별과 자료 수집을 하고 있다.
‘세계분포도센터’ 15만 점의 지도 자료는 그 내용의 충실함과 활용도에 있어 가속
도가 붙고 있다. 지도가 가진 정보량, 지도가 전해주는 역사와 문화 등에 대한 개인적
관심과 감동이 많은 탓이기도 하지만, 특히 ‘정보공방’ 개념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
과 디지털 아카이브, 연구동호인회 등 축적된 자료를 통해 만나고 이뤄지는 도서관 정
보 서비스의 힘과 유형을 보았다. 그리고 놀랐다. 그렇게 생산된 서비스는 전시와 강의
등을 통해 각 학교와 시정촌도서관으로 서비스된다. 전문 정보의 발신처인 것이다.
어린이 독서활동을 위한 계획 또한 아주 구체적이어서, ‘조사학습용’, ‘아침독서용’, ‘종이연극·대형
그림책’, ‘참고도서’, ‘특별지원 학교용’으로 카테고리를 나누어 총766세트 5,539책을 준비하고 신청을
기다린다. 홈페이지를 통해 3개월 동안 15세트까지 대출할 수 있다.
전철친구, 패션특구기후 시립 도서관분관
인구 42만 기후시의 기후시립도서관은 본관, 1분관(하트풀스퀘어 G), 4분실 및 49개
순회 스테이션을 가진 이동도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후역 고가도로 밑에 기후시
생애학습거점시설(하트풀스퀘어-생애학습센터, 여성센터, 기후시체육룸, 기후시
소비생활센터)의 한 코너로 2003년에 이전 개관된 시립도서관 분관은 전철역 구내
도서관으로 가볍게 볼 수 있는 책의 대출 중심 서비스가 이뤄진다. 비록 전철 레일 아
래 있지만, 전차 통과 소음은 그다지 거슬리지 않을 정도. 역내 도서관의 특성을 살려
현립도서관과 달리 특히 만화가 많다.
아동코너도 따로 만들고, 어른들이 강좌에 참여하는 데도움을 주기 위해 탁아방을 무료 운영하기도 한다.
특히 복도를 사이에 두고 ‘패션 라이브러리’가 따로 있는데, 기후역 근처의 섬유 관련 역사와 패션 정보
발신기지로서의 특성을 발전시켜 ‘패션 거리 기후’의 도서관 역할을 한다. 국내외 패션 자료 2,000여
점과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전문잡지, 패션쇼 영상과 대학의 패션 전시회 개최, 실물 전시 등,
패션과 관련한 특화 도서관.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들려볼 만한 곳이다.
시인구30% 넘게 이용 타카야마도서관
타카야마高山도서관의 역사는 명치 39년(1906년) 초등학교도서관에서 시작해, 네 번
의 이동을 거쳐 평성 16년(2004년) 구 시청 자리에 시도서관 칸쇼간煥章館으로 건설됐
다. 이 도서관은 긴 역사만큼이나 건축물도 고전적인 형태의 외관 디자인에 색깔 또
한 독특한 파스텔 톤의 초록이다. 더구나 넓은 부지에 2층 건물과 첨탑 전망대로 이뤄
져, 좁은 대지에 짓느라 고층 일색인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르다.
특히 인테리어는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그 첫째 이유가 내장에 사용된 목재
와 서가에 붙은 조명등 때문이 아니었을까. 또 1층은 어린이실 ‘나무나라 어린이도서
관’으로, 중앙에 커다란 나무 모형이 있고 그것을 중심으로 서가가 놓여 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영유아용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으며, 나무 밑둥이 의자여서 ‘나무
그늘에서 책을 읽는다’는 이미지가 살아온다. 세밀한 따뜻함은 이미지만이 아니다.
입구에 나란히 놓인 휠체어들…….
타카야마도서관은 실질적으로 히다飛騨 지방의 중앙도서관 역할을 한다. 노트북
을 대출해 DVD 등의 전자자료를 2인용, 3인용, 다인용 코너에서 볼 수 있고, 누구나 좋
아할 디자인의 의자를 차지하고 독서에 빠질 수도 있다. 한 아이템의 자료와 행적을
잘 모아 하나의 이미지를 구성해 전체가 공유되도록 하는 프로세스는 일본의 전 문화
분야에서 발견되는데, 공공도서관도 마찬가지다. 타카야마시 인구는 10만이 채 안 되
지만, 도서관 등록자는 2005년에 이미 3만 명이 넘었다. 시 인구의 30% 이상이 도서관
이용자인 셈.
전시와 지역 소식을 전하는 1층 홀 공간을 지나 2층으로 올라오면, 성인열람실 내
부로 들어가기 전에 지역 출신 문인들의 특별 코너가 있다. ‘타카야마시근대문학관’
으로 이 지역 출신 근대 문인들의 저작물과 원고 등이 전시되어 있다. 타카야마 출신
으로 사소설 장르 문인인 타키이 코오사쿠滝井孝作 서재도 복원되어 있다.
어린이실이 벽으로 구획지어진 것이 아니라서 어린이들이 전체 공간을 이용하면
서 도서관 사회생활을 익힐 수 있다. 아이들의 소음과 관리에 민감해 설계시 트였던
공간마저 준공 후 벽으로 막아 소음과 책과행동을 관리하는 우리나라와 다르다. 도서
관에 들어온 모든 사람이 자신이 내는 소음에 신경을 쓰면서 행동한다면 그렇게 많은
칸막이가 필요하지 않을는지 모른다. 하이힐을 신고 온 여성을 위해 슬리퍼가 마련돼
있고, 휠체어 사용자를 위해 160센티미터간격을 두고 나란히 선 서가들……. 나무
질감의 들뜨지 않는 분위기는 도서관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게 만든다.
지역교육과 유기적 연계하토피아안파치도서관
하토피아 안파치 도서관ハートピア安八図書館은 겨우 인구 15,000명 정도를 대상으로
하는 작은 규모의 공공도서관이지만, 산요전기 등 대기업 직원들이 농촌 지역으로 이
주해오면서 지적 수준과 교육열이 높은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도서관 운영에도 드러
나고 있다. 도서관으로는 독특하게도 ‘천문대’, ‘플라네타리움(별자리투영관)’, ‘역사자료관’,
‘아동관(놀이시설 포함)’이 함께 복합공간을 이루며 지역 교육 활동과 유기적인 연계
가 활발하다.
특히 천문대는 동해 지방에서 가장 큰 700밀리미터 반사 식 망원경, 태양광 망원경을 갖추고
플라네타리움의 소프트웨어 또한 최고 수준의 장비를 자랑한다. 하루 5회 정도의 공개 강연을
통해 초등학교 과학 심화 과정과 발을 맞추고 있다. 역사박물관의 전시 또한 지역 학교 교육과의
연계 속에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좁은 지역의 넓은 지식정보 공원이랄까. 지역 ‘방언’ 또한 향토
자료로 대접받는 점이 눈길을 끈다.
자원활동가들의 힘시로토리도서관
마지막으로 방문한 구조시郡上市 시로토리도서관白鳥図書館은 인구 5만의 주민을 위
한 도서관으로 북스타트 운동, 단체 대출등으로 ‘독서 활동의 확대’를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 자원활동가의 활발한 참여로 6개 학교와 유아원, 보육원 등과의 독서 활동을
위해 종이연극책, 대형그림책이 많이 수집되고 있다. 특히 장서 중 3,000종 정도의 만화책을
보면 마치 만화대여점 같은 기분이 들지만, 현립도서관의 ‘만화수집 정책’과 견줘 ‘도서관 장서와
만화’의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한 지역에서 각 도서관이 특색 있는 컬렉션을 갖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각 도
서관과 행정기관의 인식 공유와 상호대차를 위한 기반이 필요하다. 현립도서관은 현
립도서관으로서, 시립도서관은 시민들과 좀 더 밀착될 수 있는 장소에서 특화된 컬렉
션으로, 또 인구가 적고 지역이 넓은 공공도서관의 경우는 분관을 많이 활용하고 시
설을 특화하는 능동적 운영이 돋보이는 기후현. 우리도 ‘작은도서관’, ‘지역대표도서
관’ 등 도서관 정책이 바쁜 만큼, 이제 공공도서관을 통한 지식과 정보의 다채로운 꽃
밭이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 생활을 규정해가는 측면이 있듯 도서관에 있어서도 건축과 운영은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일본의 행정구역은 1도(東京都), 1도(北海道), 2부(大阪府/京都府)와 43개
의 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방문지인 기후현岐阜県은 북으로 산악지대 히다飛駄 지방
과 남쪽의 미노美濃 지구로 이루어진 중부내륙 지방이다. 역사적으로도 ‘울지 않는 새
는 죽여버리라’로 상징되던 전국시대의 세력가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의 고장이라든
가, 하이쿠의 마츠오 바쇼松尾芭蕉의 행적과 함께 등장한다.
지역민을 위한 공공도서관 서비스는 한 도서관의 문제가 아니다. 즉 다양한 이용자에
게 필요한 자료가 가장 가까운 도서관에서 접근이 가능해야 하는 것이다. 기후현 공
공도서관 방문은 먼저 기후현립도서관과 기후시립도서관분관, 그리고 타카야마高山
도서관, 시로토리白鳥도서관, 대기업(산요전기)이 지역에 들어오면서 지적 수준이 높
아진 시골 안파치군의 하토피아 안파치(ハ〡トピア安八) 도서관 등이다. 이들 공공
도서관의 규모에 따른 서비스 양태를 둘러봤다.
지역주민을 기쁘게 하자 기후 현립도서관
기후현은 인구가 약 208만 명으로 공공도서관 수는 현립도서관을 제외하고 34개관과 24개의 분관,
분실 및 자동차도서실을 포함한 서비스 포인트도 몇 개소가 있다. 도서관 수에 있어 국제적 가이드라
인을 만족시킬 뿐 아니라 시정촌도서관과 현립도 서관과의 적극적 협력 관계는 도서관 서비스의 질
을 높여준다. 시정촌도서관과 현립도서관의 상호 대차 택배비는 현립도서관 부담으로 2009년 현재
현립도서관 전체 예산의 약 0.8%(242만5천円)를 차지하고 있다. 책도 보내주고, 비용
도 부담한다! 현 안의 공공도서관이 한 팀이 되어 지역민을 기쁘게 해주는 것이다. 뿐
인가, 현 내만이 아니고 이웃 현과도…….
기후현립도서관이 기후미술관과 함께 만들어내는 ‘문화의 숲’ 이미지로 등장한
다. 미술관과의 사이에 있는 가스등 불빛 따스한 가로와 시냇물을 중심으로 한 정원
설계, 그리고 도서관 입구 로비부터, 코너마다 이야기를 담아 ‘모이고 놀고 배우고 창
조하는’ 도서관 운영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 시냇물 공간은 1층 열람실의 옥외 독서 공
간으로도 연결된다. 조화로운 조형물이 들어선 야외 무대에서 열리는 도서관 음악회,
생각만 해도 흐뭇하다.
기후현립도서관을 방문한 것은 두 차례. 첫 방문 때 관장으로부터 ‘만화는 수집하
지 않는다’는 단정적인 이야기에 ‘만화왕국 일본에서!’ 하고 놀랐던 적이 있다. 또 ‘세
계분포도센터世界分布図センタ에서 본 지도의 아름다움과 지도 공방의 활동은 두 번 째
방문을 기획하게 만들었다.
2010년 발표된 기후현립도서관 활동계획은 ‘광역성’, ‘전문성’, ‘효율성’에 중점
을 두고 있다. ‘광역성’은 시정촌도서관의 협력을 통한 현 전체 공공도서관 서비스 확
대를 위한 현립도서관의 역할을 강조하고, ‘전문성’은 대출 책수보다 레퍼런스(참고
도서. 참고문헌) 서비스 확대에 집중하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효율성’은 도서관 경영
을 둘러싼 여러 문제에 대응하는 경영적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공표하고 있다.
1976년 성문화된 이후 열 번의 개정을 거친 장서개발정책은 각 주제별로 수집의
수준을 명확히 적용하고 있다. 주제에 따라 ‘완전 수집’, ‘널리 수집’, ‘지속적 수집’ 등
으로 나누고 있는데, 그것은 도서관의 역량과 미래를 보여준다. 국토지리원 자료와
기후현 관련 자료, 그림책과 아동문학 등은 ‘완전 수집’, 고지도 등은 ‘널리 수집’으로
명확하게 함으로써 자료 축적의 일관성이 유지되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현 전체 공
공도서관 자료의 효율적인 수집과 활용을 위해 시정촌도서관 등과 수집, 보존에 대
한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있다는 것. 현립도서관은 다른 공공도서관과 달리 전문
성, 학술성, 희소성을 고려한 자율적이며 중점적인 책 선별과 자료 수집을 하고 있다.
‘세계분포도센터’ 15만 점의 지도 자료는 그 내용의 충실함과 활용도에 있어 가속
도가 붙고 있다. 지도가 가진 정보량, 지도가 전해주는 역사와 문화 등에 대한 개인적
관심과 감동이 많은 탓이기도 하지만, 특히 ‘정보공방’ 개념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
과 디지털 아카이브, 연구동호인회 등 축적된 자료를 통해 만나고 이뤄지는 도서관 정
보 서비스의 힘과 유형을 보았다. 그리고 놀랐다. 그렇게 생산된 서비스는 전시와 강의
등을 통해 각 학교와 시정촌도서관으로 서비스된다. 전문 정보의 발신처인 것이다.
어린이 독서활동을 위한 계획 또한 아주 구체적이어서, ‘조사학습용’, ‘아침독서용’, ‘종이연극·대형
그림책’, ‘참고도서’, ‘특별지원 학교용’으로 카테고리를 나누어 총766세트 5,539책을 준비하고 신청을
기다린다. 홈페이지를 통해 3개월 동안 15세트까지 대출할 수 있다.
전철친구, 패션특구기후 시립 도서관분관
인구 42만 기후시의 기후시립도서관은 본관, 1분관(하트풀스퀘어 G), 4분실 및 49개
순회 스테이션을 가진 이동도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후역 고가도로 밑에 기후시
생애학습거점시설(하트풀스퀘어-생애학습센터, 여성센터, 기후시체육룸, 기후시
소비생활센터)의 한 코너로 2003년에 이전 개관된 시립도서관 분관은 전철역 구내
도서관으로 가볍게 볼 수 있는 책의 대출 중심 서비스가 이뤄진다. 비록 전철 레일 아
래 있지만, 전차 통과 소음은 그다지 거슬리지 않을 정도. 역내 도서관의 특성을 살려
현립도서관과 달리 특히 만화가 많다.
아동코너도 따로 만들고, 어른들이 강좌에 참여하는 데도움을 주기 위해 탁아방을 무료 운영하기도 한다.
특히 복도를 사이에 두고 ‘패션 라이브러리’가 따로 있는데, 기후역 근처의 섬유 관련 역사와 패션 정보
발신기지로서의 특성을 발전시켜 ‘패션 거리 기후’의 도서관 역할을 한다. 국내외 패션 자료 2,000여
점과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전문잡지, 패션쇼 영상과 대학의 패션 전시회 개최, 실물 전시 등,
패션과 관련한 특화 도서관.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들려볼 만한 곳이다.
시인구30% 넘게 이용 타카야마도서관
타카야마高山도서관의 역사는 명치 39년(1906년) 초등학교도서관에서 시작해, 네 번
의 이동을 거쳐 평성 16년(2004년) 구 시청 자리에 시도서관 칸쇼간煥章館으로 건설됐
다. 이 도서관은 긴 역사만큼이나 건축물도 고전적인 형태의 외관 디자인에 색깔 또
한 독특한 파스텔 톤의 초록이다. 더구나 넓은 부지에 2층 건물과 첨탑 전망대로 이뤄
져, 좁은 대지에 짓느라 고층 일색인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르다.
특히 인테리어는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그 첫째 이유가 내장에 사용된 목재
와 서가에 붙은 조명등 때문이 아니었을까. 또 1층은 어린이실 ‘나무나라 어린이도서
관’으로, 중앙에 커다란 나무 모형이 있고 그것을 중심으로 서가가 놓여 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영유아용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으며, 나무 밑둥이 의자여서 ‘나무
그늘에서 책을 읽는다’는 이미지가 살아온다. 세밀한 따뜻함은 이미지만이 아니다.
입구에 나란히 놓인 휠체어들…….
타카야마도서관은 실질적으로 히다飛騨 지방의 중앙도서관 역할을 한다. 노트북
을 대출해 DVD 등의 전자자료를 2인용, 3인용, 다인용 코너에서 볼 수 있고, 누구나 좋
아할 디자인의 의자를 차지하고 독서에 빠질 수도 있다. 한 아이템의 자료와 행적을
잘 모아 하나의 이미지를 구성해 전체가 공유되도록 하는 프로세스는 일본의 전 문화
분야에서 발견되는데, 공공도서관도 마찬가지다. 타카야마시 인구는 10만이 채 안 되
지만, 도서관 등록자는 2005년에 이미 3만 명이 넘었다. 시 인구의 30% 이상이 도서관
이용자인 셈.
전시와 지역 소식을 전하는 1층 홀 공간을 지나 2층으로 올라오면, 성인열람실 내
부로 들어가기 전에 지역 출신 문인들의 특별 코너가 있다. ‘타카야마시근대문학관’
으로 이 지역 출신 근대 문인들의 저작물과 원고 등이 전시되어 있다. 타카야마 출신
으로 사소설 장르 문인인 타키이 코오사쿠滝井孝作 서재도 복원되어 있다.
어린이실이 벽으로 구획지어진 것이 아니라서 어린이들이 전체 공간을 이용하면
서 도서관 사회생활을 익힐 수 있다. 아이들의 소음과 관리에 민감해 설계시 트였던
공간마저 준공 후 벽으로 막아 소음과 책과행동을 관리하는 우리나라와 다르다. 도서
관에 들어온 모든 사람이 자신이 내는 소음에 신경을 쓰면서 행동한다면 그렇게 많은
칸막이가 필요하지 않을는지 모른다. 하이힐을 신고 온 여성을 위해 슬리퍼가 마련돼
있고, 휠체어 사용자를 위해 160센티미터간격을 두고 나란히 선 서가들……. 나무
질감의 들뜨지 않는 분위기는 도서관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게 만든다.
지역교육과 유기적 연계하토피아안파치도서관
하토피아 안파치 도서관ハートピア安八図書館은 겨우 인구 15,000명 정도를 대상으로
하는 작은 규모의 공공도서관이지만, 산요전기 등 대기업 직원들이 농촌 지역으로 이
주해오면서 지적 수준과 교육열이 높은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도서관 운영에도 드러
나고 있다. 도서관으로는 독특하게도 ‘천문대’, ‘플라네타리움(별자리투영관)’, ‘역사자료관’,
‘아동관(놀이시설 포함)’이 함께 복합공간을 이루며 지역 교육 활동과 유기적인 연계
가 활발하다.
특히 천문대는 동해 지방에서 가장 큰 700밀리미터 반사 식 망원경, 태양광 망원경을 갖추고
플라네타리움의 소프트웨어 또한 최고 수준의 장비를 자랑한다. 하루 5회 정도의 공개 강연을
통해 초등학교 과학 심화 과정과 발을 맞추고 있다. 역사박물관의 전시 또한 지역 학교 교육과의
연계 속에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좁은 지역의 넓은 지식정보 공원이랄까. 지역 ‘방언’ 또한 향토
자료로 대접받는 점이 눈길을 끈다.
자원활동가들의 힘시로토리도서관
마지막으로 방문한 구조시郡上市 시로토리도서관白鳥図書館은 인구 5만의 주민을 위
한 도서관으로 북스타트 운동, 단체 대출등으로 ‘독서 활동의 확대’를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 자원활동가의 활발한 참여로 6개 학교와 유아원, 보육원 등과의 독서 활동을
위해 종이연극책, 대형그림책이 많이 수집되고 있다. 특히 장서 중 3,000종 정도의 만화책을
보면 마치 만화대여점 같은 기분이 들지만, 현립도서관의 ‘만화수집 정책’과 견줘 ‘도서관 장서와
만화’의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한 지역에서 각 도서관이 특색 있는 컬렉션을 갖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각 도
서관과 행정기관의 인식 공유와 상호대차를 위한 기반이 필요하다. 현립도서관은 현
립도서관으로서, 시립도서관은 시민들과 좀 더 밀착될 수 있는 장소에서 특화된 컬렉
션으로, 또 인구가 적고 지역이 넓은 공공도서관의 경우는 분관을 많이 활용하고 시
설을 특화하는 능동적 운영이 돋보이는 기후현. 우리도 ‘작은도서관’, ‘지역대표도서
관’ 등 도서관 정책이 바쁜 만큼, 이제 공공도서관을 통한 지식과 정보의 다채로운 꽃
밭이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