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함께, 현재를 즐기다! - 인천 안남고 독서토론 동아리 카르페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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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1 14:28 조회 10,122회 댓글 0건본문
"응, 뭐라구? 카르페디엠?"
안녕하세요! 저희는 인천 안남고 독서토론동아리 카르페디엠입니다. 저희동아리의 이름을 보고 여러분도 혹시
제목과 같은 반응을 보이시진 않으셨나요? ‘카르페디엠’은‘현재를 즐겨라’라는 의미의 라틴어입니다. 저희의 ‘카르
페디엠’은 본래의 뜻에서 더 나아가 관습, 고정관념, 편견 등을 깨고 현재, 매순간순간을 함께 즐기며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재창조된 이름이랍니다.
카르페디엠은 2010년, 올해 처음으로 문을 연 신생동아리입니다. 현재 동아리 가족은 코알라를 닮아 ‘알
루쌤’이란 별명을 얻게 된 이성희 선생님과 12명의 아이들을 포함해서 모두 13명입니다. 각자 서로 다른 이유
와 생각을 가지고 동아리를 찾아왔지만, 모두의 목적지는 하나! 편안히 책을 읽고 즐겁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요
람, 동아리‘카르페디엠’이었습니다.
카르페디엠에 찾아온 친구들은 저마다의 동기가 있었습니다. 착하고 순한 경호는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동아리를 찾아왔고, 동아리의 분위기 메이커 송희는 친구들과 함께 책에 대해 토론하고 좀 더 많은 책을 읽어볼 수 있
는 기회를 찾고자 카르페디엠에 찾아왔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정하는 좀 더 다양한 책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 생각을 나
누는 것을 좋아하는 현지는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책 읽을 시간이 부족했던 혜선이는
자신의 발전을 위해 동아리를 찾아왔습니다. 이 외에도 친구를 사귀는 법을 알고 싶었던 윤준이, 말하기 능력을 키우고 싶
었던 거성이, 책과 친해지고 싶었던 민준이와 다양한 책을 읽고 더욱 다양한 생각들을 나누고 싶었던 민주와 현진이, 그리
고 책을 통해 우리의 생각뿐 아니라 인생도 함께 나누고 싶었던 저까지. 저마다 동아리를 찾아온 이유는 달랐지만, 책에 대
한 열정만큼은 한마음 한뜻이었습니다.
각자의 다양한 개성을 가진 친구들이 함께 어울려, 책을 통해 하나의 생각을 향해 달려 나간다는 것은 정말 즐겁고 행
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카르페디엠’그 이름처럼 순간순간의 행복을 즐길 줄 아는 친구들이 모여 매주 월요일, 함께
커다란 생각의 나래를 펼칩니다. 책을 읽고 난 후에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는 활동에서부터, 주변의 독서문화를 변화시
키기 위한 서로의 대안을 나누는 등, 우리들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합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가르침
을 받고 배울 수 있습니다. 생각과 생각이 만나 더 큰 생각을 만들어가는 즐거운 토론, 이것이 카르페디엠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책읽고 쑥덕쑥덕!
책 읽고 쑥덕쑥덕, 토론은 카르페디엠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인문, 환경, 사회, 문화, 경제 등 다양한
주제의 책을 선정해 2주에 한 권씩 읽습니다. 카르페디엠은 매주 모임을 갖는데 한 주는 책에 대한 토론, 나머지 한
주는 책과 관련된 동영상을 보며 토론을 합니다. 책을 읽고 감상문, 토론주제를 카페에 올리면 글을 모두 함께 나누
어 읽으면서 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때로는 따끔히 지적하기도 합니다.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긴장하기도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서로의 윤활유 역할을 해주며 더욱 크게 발전해 나갑니다. 서로의 글을 다 돌려 읽고
난 후, 우리는 본격적인 토론을 시작합니다.
우리가 처음으로 토론했던 책은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였습니다. 그리 어렵지 않은 책이었음에도 불구하
고 처음 해보는 토론이라 어떤 방식으로 토론을 해야 하는 지, 어떤 말을 해야 할지조차 몰라 무척 헤맸습니다. 또 학
기초라 아직 친구들과도 어색한 사이였던 우리는 제대로 자신 있게 말 몇 마디 못하고 토론을 끝내야 했습니다. 하
지만 토론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자신 있게 주장을 펼치고,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할 줄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여러 번 토론을 하며 자신감을 얻은 우리는 선생님 없이 우리가 사회자를 뽑아 직접 토론을 진행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회자가 되어 토론을 이끄는 것은 참가자로서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아이
들의 의견에 휩쓸리지 않고 항상 중립을 지켜야 하고, 토론이 주제에서 벗어나면 다시 그 흐름을 잡아줘야 하고, 의
견을 정리해서 전달해야 하는 등 사회자를 맡은 친구들은 토론이 끝나면 얼굴이 누렇게 뜨곤 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토론을 거듭하면서 다양한 주제의 책을 읽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나와 세상에 대한 앎을 넓혀
가고 소통하는 방식을 배워 가치 있는 인생관을 세워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사회자를 맡은 친구가 토론 후에도 생기 넘치게 되는 그날까지 카르페
디엠의 쑥덕거림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독서신문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카르페디엠!
“네? 저희가 독서신문을요?”
처음 선생님께 독서신문 대회에 대한 내용을 들은 아이들의 반응이었습니다. 일반신문과 달리 독서신문은
평소에 접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저희에게는 낯설고 어색하게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처음의 낯설음이 곧 호기심으로 바뀌어 저희에게 새로운 동기가 되었습니다. 저희가 나간 대회는 출판사
‘양철북’에서 주최하는 독서신문 대회였습니다. 정하, 선생님 그리고 저까지 이렇게 3명이 1팀이 되어 독
서신문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독서신문에 문외한인 정하와 저는 처음에 어떻게 신문을 기획해야 할지, 어떤 내용을 담아야할지 몰라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의 조언과 도움 속에서 저희는 한 조각, 한 조각 퍼즐을 맞춰나
가듯이 각자의 역할을 하며 독서신문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관련 도서를 꼼꼼히읽고 가상 인터뷰,
편지글, 서평 등 다양한 형식으로 신문을 구성했습니다. 가상 인터뷰를 하기 위해 몇 번씩책을 다시
읽으며 인물의 마음을 헤아려 보기도 하고, 진짜 기사처럼 글을 쓰기 위해 여러 신문을 뒤적거리기
도 하고, 책속의 인물과 하나 된 심정으로 편지를 쓰기도 하고, 마치 시사평론가가 된 것처럼 내 생각을 담은
칼럼도 쓰고, 광고를 만들기 위해 친구에게 컴퓨터를 배우기도 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저희는 책의 내용
만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책의 내용을 인생에 적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이 그리 수월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탓에 정하와 이틀 밤을 지새우기
도 하고, 기한에 임박해서 직접 출판사에 가서 독서신문을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순
간도 참 많았고, 가끔은 우리가 과연 완성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들었지만 힘든 순간마다 저희는 서로
격려해주며 힘을 모았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 독서신문이 거의 마무리 되어갈 때 쯤, 기자가 꿈인 정
하는 꽤 기자답게 글을 쓰고 어느새 저는 편집의 달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3명 모두 처음이자 마지막으
로 만들 수 있는 신문이라 생각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들었기에 그 뿌듯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두근두근 카르페디엠의 여름독서캠프
카르페디엠 가족들이 처음으로 가족여행을 떠났습니다! 8월 5일‘계양구를 디자인하다’라는 주제와 함께 우리
마을의 도서관과 독서문화 개선을 위해 독서캠프를떠났습니다. 친구들은 우리 마을 도서관의 본보기가 되어줄
여러 도서관들을 선정하고, 모둠을 만들어 도서관을 탐방하는 등 우리의 도서관을 더욱 활발하고 생기있는 도
서관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비록 태양이 내리쬐던 뜨거운 여름날이었지만, 우리들은 발
에 불이 나도록 열심히 뛰었답니다.
우리가 방문했던 도서관은 느티나무 도서관, 송파 어린이 도서관, 동대문구 정보화 도서관 그리고
꿈나무 도서관이었습니다. 도서관들은 각자의 개성을 살려 지역 사람들에게 올바르고 즐거운 독서문화
를 전파하는 데 큰 이바지를 하고 있었습니다. 도서관을 탐방하면서 느꼈던 우리들의 공통된 생각은, 우리
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도서관들 모두가 진정한 도서관의 의미와 도서관이 추구하는 뚜렷한 목표를 명확하
게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도서관 탐방은 도서관은 사람들에게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사람들
은 도서관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는 경험이 되었습니다.
카르페디엠의 독서캠프는 즐거움을 위한 단순한 여행에 그친 것이 아니라, 많은 면에서 즐겁고 유익한 여행
이었습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일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했습니다. 도서관을 탐방하고, 탐방한 내
용을 가지고 앞으로 우리 마을의 도서관을 바꿀 수 대안을 제시하였으며, 토론을 통해 현실성 있는 대안을 뽑아
실천하려 노력했습니다. 우리 마을의 도서관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모여, 자기의 의지를 가지고
무언가를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세상에 살고 싶은가, 전국 청소년인 문학읽기대회
설렘 반 걱정 반. 전국 청소년 인문학 읽기 대회가 열리는 김해로 떠날 때 드는 마음이었습니다. 그것은 전국
의 학생들과 만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설렘과 처음 나가는 토론대회인데 우리가 잘할 수 있
을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참가한 인원은 민주, 소라, 현진 그리고 저까지 4명이었습니다. 전국 청소년
인문학 읽기 대회는 미리 지정된 도서를 읽고 전국의 아이들과 모여 토론하기, 저자와의 대화, 월드카
페 토론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저희가 토론한 책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였습니다. 학교에서도 이 책으로 토론
을 해봤지만 상당히 난해한 주제였습니다. 그래서 이 대회에서 토론하기 전에도 걱정이 있었지
만, 친구들은 각자 다양한 자료를 조사해 와서 매우 활발하고 심도 깊은 토론을 했습니다. 모두 같은
책을 읽은 친구들이었지만 각자의 생각은 다 달랐습니다. 이렇게 토론을 통해 나온 여러 생각을 몇 개
의 질문으로 간추려 저자에게 직접 묻기도 했습니다.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서 저희는 책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던 것들, 책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것들, 우리끼리 토론할 때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 등을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저자와의 대화, 토론을 종합하여 ‘월드카페 토론’을 했습니다. 월드카페 토론은 정해진 아
이들과 한 가지 책에 대해서만 토론하는 방식이 아니라 테이블을 바꿔가며 새로운 아이들과 여러 가지 책에 대
해서 토론하는 방식입니다. 월드카페 토론은 생각을 공유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또 다른 질문을 만들어 낸다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조별 토론, 저자와의 대화, 월드카페 토론 등 하루 동안의 강행군을 마치고 밤이
되니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만은 낙락했습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생각의 바다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 큰 바다를 항해하며
우리는 또 다른 생각의 육지와 바다를 볼 수 있습니다.” 토론결과 발표시간에 어떤 친구가 한 말입니다. 이 친구의
말처럼 대회에 참가한 친구들 모두 토론함에 있어서 많은 생각과 의견들은 우리를 더 좋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
끌어준다는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대회의 주제는 “우리는 어떤 세상에 살고 싶은가?”였습니다. 친구
들과 토론하며, 저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학교
생활, 입시준비에 매달려 이런 질문을 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대회를 끝내고 집으로 가는 우리
마음속에는 웅웅대는 한 가지가 생겼습니다. 앞으로 어떤 가치관을 갖고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지 끊임없
이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비록 짧은 1박 2일이었지만 우리의 인생, 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서도 생각하게 된 뜻 깊은 여정이었습니다.
언제나 카르페디엠!
2학기에도, 카르페디엠 친구들은 정신없이 바쁩니다. 청소년 문화대축제, ‘계양구를 디자인
하다’프로젝트 등 여러 가지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여름독서캠프에서 했던 ‘계양구
를 디자인하다’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우리는 또 모였습니다. 도서관탐방 내
용을 바탕으로 만든 모둠별 보고서를 바탕으로 앞으로 어떻게 도서관을 디자인할 지에 대해
서 계속 토론하고 있으며, 토론하며 나온 여러 가지 대안들을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
다.
또한 9월에 진행한 청소년 문화대축제를 위해 우리들은 틈틈이 모여 프로그램을 구성하
기 위해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하고, 퀴즈를 만들기 위해 직접 책을 찾아보기도 하고, 직접 마
트에 가서 상품을 사기도 하는 등 기획부터 진행까지 모두 우리들의 몫이었습니다. 선생님의
도움 없이 자발적으로 준비하는 행사이기에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우리끼리 무엇인가를 해
냈다는 뿌듯함과 자신감에 우리들은 더욱 힘을 내 최선을 다했습니다.
‘계양구를 디자인하다’프로젝트, 청소년 문화대축제를 준비하며 우리는 또 한 번 ‘함께’
의 가치를 담고 있는 공동체 정신과 ‘소통’의 힘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카르페디엠과 함
께라면 어떤 힘든 일도 헤쳐 나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카르페디엠’이라
는 동아리의 이름처럼 앞으로도 우리는 매 순간순간을 즐기며 살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