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학부모 도서관통신] KBS 어린이 독서왕? 여기서 이러시면 아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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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7-19 07:42 조회 8,238회 댓글 0건본문
장성아 경북 포항시. 초등 학부모
학교는 어린이 독서왕을 원한다?
학교에서 돌아온 작은애가 여러 장의 유인물을 내놓았다. ‘KBS 어린이 독서왕’? 처음에는 KBS의 이름만 걸치고 어떤 출판사가 하는 독서골든벨인가 싶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마지막 장에 교장선생님 이름이 보이기에 첫 장부터 다시 들여다보니 6월에 학교별 예선과 독서골든벨을 거쳐 나중에 ‘KBS 어린이 독서왕’이라는 TV프로그램으로 전국대회까지 연다고 되어 있었다. 3~4학년, 5~6학년별로 20권씩 ‘KBS 어린이 독서왕’이라는 선정 도서 목록까지 붙어 있었다. 아이들처럼 ‘헐~’이라는 말이 절로 새어 나왔다. 대회 참가자는 학교별 상위 30%이고, 수상하면 학교생활기록부(NEIS)에 기록까지 된단다. 정말 KBS에서 하는 게 맞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마침 온라인 서점을 들어가 봤더니 어린이 분야에 KBS 독서왕 도서가 이미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40권 목록을 대략 훑어보았는데 제목을 들어본 책은 서너 권에 불과했다. 대부분 신간이고 어떤 기준으로 뽑은 책인지 아리송하기만 했다.
초등 3, 4학년 책 20권에서 전국 단위 대회를 열 만큼 문제를 뽑아낼 수 있는지, 그 대회에서 입상한들 독서왕이라는 타이틀이 걸맞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독서왕이 아니라 암기왕 선발전이 맞는 말이지 싶다.
아이한테 “이거 다 하는 거야?”라고 물으니, “몰라”라고 한다. 알림장에 ‘필참’이라는 말이 없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마음을 가라앉혔다. 동네 엄마들에게 “독서왕 공문 봤냐?”라고 물어보니 “어, 그거 필참 아니던데…” 하고 대수롭지 않게들 대답했다.
학기 초부터 미술, 과학논술, 수학, 영어……. 이런저런 대회가 워낙 많으니 필참 아니면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요즘 3학년, 6학년 두 아이 모두 미술시간마다 자연재해 포스터, 환경 포스터를 그린다더니 집에까지 들고 와서 낑낑거렸다. 밤 10시 넘어서까지 지켜보다 바탕색을 함께 칠해준 얘기를 하니 엄마들도 다들 하고 싶은 아이만 하라지, 왜 필참으로 하냐며 밤늦은 포스터 숙제에 열을 냈다.
진정 아이들을 위한 것인가?
필참이 아니라서 다행인 걸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KBS’라는 공영방송의 이름을 건 ‘독서왕’이 어떤 공익의 목적을 가지고 있는 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어린이 독서문화 진흥’이라는 구태의연한 이야기? 지금이 어느 때라고! 초등 저학년만 되면 집마다 벽면 하나 가득 자연관찰, 역사, 옛이야기, 과학동화, 명작동화, 위인전 등 분야별 전집이 꽉 차 있다. 우리 아이 학교는 학년마다 필독서가 50권이다. 적어도 초등학교에서 책 읽는 문화 확산은 좀 지나간 이야기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등 고학년, 중학교 이상이 되면 책을 읽는 아이와 읽지 않는 아이로 독서의 편차가 확 커지는 것,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책이 작품 책보다 더 많이 팔리는 것, 어릴 때 너무 책을 많이 읽어 ‘독서 자폐아’가 생긴다는 것이 요즘 현실이다. 책 읽기가 아니라 책 읽기가 끊어지는 것, 책 읽을 시간이 없는 것, 책 읽기마저도 숙제처럼, 공부처럼 ‘강제로’ 해야 하는 것이 더 문제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 교육청과 방송국까지 앞장서서 책 읽기를 스펙과 줄 세우기로 관리하는 것이 아이들 책 읽기에 진심으로 도움이 되는지 묻고 싶다.
과거 <TV, 책을 말하다>, <낭독의 발견>을 만들었던 공영방송의 품위 있는 독서문화는 어디로 갔는지…… 고입이나 대입 시험에서 각종 대회 수상 경력이 사교육을 유발한다고 하여 생활기록부나 자기소개서에 수상 경력을 쓰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했다. 그러나 ‘KBS 어린이 독서왕’은 노골적으로 ‘NEIS(학교생활기록부)기록’을 광고하고 있다. 어떤 의도로 넣었을까? 이런 것이 ‘우리 아이도 혹시 방송에~ 스펙 관리에~’라는 학부모들의 기대감을 이용한 얄팍한 기획과 안이한 시청률 확보로 보이는 것은 나만의 유별난 생각일까?
강요된 책 읽기는 감동이 따를까?
얼마 전 큰 아이와 영어 학원을 갔다. 6학년용 학원 교재를 보여주는데 우리가 고등학교에서 배웠을 만한 수준의 지문이었다. 그 얘기를 무심코 했더니 젊은 학원 원장님은 한심하다는 듯 “어머니, 언제 적 얘기를 하세요? 요즘 아이들은 이것보다 더해요.”라고 했다. 그렇지. 밥상 앞에서 보릿고개 시절을 얘기하는 부모님을 고리타분하게 여기는 것처럼 요즘 이런 얘기하면 한참 뒤떨어진 엄마 취급을 받는구나, 생각이 들어 순간 당황스러웠다.
줄넘기와 놀이마저도 그룹을 짜고 선생님을 모셔 관리해줘야 하는 게 요즘 교육 환경이다. 하지만 이렇게 교육 환경이 다 바뀌어도 책 읽기 만큼은 학교와 국가까지 나서서 관리하지 않으면 좋겠다.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서울대 아동학연구소 추천 100선’, ‘방송사 입사를 위한 인문학 필독 100선’, ‘스티브 잡스가 감명 받은 책 100선’ 이런 목록을 가지고 읽어내라고 한다면 그 책들이 재미있을까? 그것을 성적에 반영하여 ‘좋은 엄마 수료증’이라든가, ‘방송사 입사 독서 골든벨’을 한다면 좋겠는가?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가 어린 시절 받은 책의 감동은 오롯이 그만의 것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의 독서가 독서골든벨이나 필독서로 읽어내야 할 숙제였다면 그만큼의 감동과 성장이 뒤따라 왔을까?
책 읽기는 즐거워야 하지 않을까?
학교도서관 도우미를 하다 보면 엄마들이 아이들 책을 잔뜩 빌려간다. 나도 한때 권장도서목록을 뽑아들고 도서관에서 아이들 책을 한 보따리씩 빌려다 주었다. 매번 다 읽지 못하는데도 왠지 모를 조바심과 의무감으로 가방 가득 책을 채우곤 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요즘에야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작 아이가 골라 읽는 책이 별로 없구나. 요즘은 일부러 서점에 간다. 아이들은 그 많은 책 중에서 내 마음에 별로 차지 않는 책을 고른다. 그렇지만 그 책만큼은 바로 다 읽는다. 저녁을 먹고 난 아이가 책꽂이 앞에서 얼쩡거리고 있었다. 또 만화책을 보는구나 싶어 “책 봐야지~” 했더니 휙 돌아보는 눈에 파란 불이 인다. “지금 책 보려고 했는데 엄마가 책 보라고 하니까 보기 싫어!”라고 하고 쿵쿵 발소리를 내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독서 전문가도 아니고, 교육 전문가도 아니지만 책 읽기를 방해하는 것이 뭔지 이제는 좀 알겠다. “책 읽어라.” 하는 잔소리, “이 책은 꼭 읽어야 돼.”라며 골라주는 필독서, “독후감 안 쓰냐?” 하고 확인하는 소리다. 우리 엄마는 내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어떤 책이 재미있었는지 한 번도 물어본 적 없었고, 알지도 못했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책 읽기는 나만의 ‘보물지도’였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지만 내 마음 속에 오래오래 소중히 간직하고 인생 항로를 함께 짚어가는 지도. 아이들에게 지금 학교와 집에서의 책읽기가 재미있는지, 행복한지, 나중에도 재미있을지…… 요즘 그런 것을 자주 생각해 보게 된다. 아이들은 지금 책 읽기가 재미있어야 커서도 재미있을 것이다. 지금 재미없으면 사춘기에 들어서는 순간 손에서 책을 놓을 것이다.
반전
“이거 필참은 아니라며?”
“아니, 시험은 다 쳐야 돼.”
“그러면 필독서 다 읽어야 돼?”
“아니, 안 읽을 건데… 아는 책이 『천원은 너무해!』 딱 한 권 있어.”
“그럼 시험을 어떻게 보냐?”
“빵점 맞으면 돼.”
앞뒤 꽉꽉 막힌 트리플 A형인 큰애한테 저런 배짱이라니, 사춘기 초입임이 분명하다. 그래라, 그것도 너의 선택이고 권리니까. 그러니 국민의 공영방송 KBS,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정말!
학교는 어린이 독서왕을 원한다?
학교에서 돌아온 작은애가 여러 장의 유인물을 내놓았다. ‘KBS 어린이 독서왕’? 처음에는 KBS의 이름만 걸치고 어떤 출판사가 하는 독서골든벨인가 싶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마지막 장에 교장선생님 이름이 보이기에 첫 장부터 다시 들여다보니 6월에 학교별 예선과 독서골든벨을 거쳐 나중에 ‘KBS 어린이 독서왕’이라는 TV프로그램으로 전국대회까지 연다고 되어 있었다. 3~4학년, 5~6학년별로 20권씩 ‘KBS 어린이 독서왕’이라는 선정 도서 목록까지 붙어 있었다. 아이들처럼 ‘헐~’이라는 말이 절로 새어 나왔다. 대회 참가자는 학교별 상위 30%이고, 수상하면 학교생활기록부(NEIS)에 기록까지 된단다. 정말 KBS에서 하는 게 맞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마침 온라인 서점을 들어가 봤더니 어린이 분야에 KBS 독서왕 도서가 이미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40권 목록을 대략 훑어보았는데 제목을 들어본 책은 서너 권에 불과했다. 대부분 신간이고 어떤 기준으로 뽑은 책인지 아리송하기만 했다.
초등 3, 4학년 책 20권에서 전국 단위 대회를 열 만큼 문제를 뽑아낼 수 있는지, 그 대회에서 입상한들 독서왕이라는 타이틀이 걸맞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독서왕이 아니라 암기왕 선발전이 맞는 말이지 싶다.
아이한테 “이거 다 하는 거야?”라고 물으니, “몰라”라고 한다. 알림장에 ‘필참’이라는 말이 없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마음을 가라앉혔다. 동네 엄마들에게 “독서왕 공문 봤냐?”라고 물어보니 “어, 그거 필참 아니던데…” 하고 대수롭지 않게들 대답했다.
학기 초부터 미술, 과학논술, 수학, 영어……. 이런저런 대회가 워낙 많으니 필참 아니면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요즘 3학년, 6학년 두 아이 모두 미술시간마다 자연재해 포스터, 환경 포스터를 그린다더니 집에까지 들고 와서 낑낑거렸다. 밤 10시 넘어서까지 지켜보다 바탕색을 함께 칠해준 얘기를 하니 엄마들도 다들 하고 싶은 아이만 하라지, 왜 필참으로 하냐며 밤늦은 포스터 숙제에 열을 냈다.
진정 아이들을 위한 것인가?
필참이 아니라서 다행인 걸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KBS’라는 공영방송의 이름을 건 ‘독서왕’이 어떤 공익의 목적을 가지고 있는 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어린이 독서문화 진흥’이라는 구태의연한 이야기? 지금이 어느 때라고! 초등 저학년만 되면 집마다 벽면 하나 가득 자연관찰, 역사, 옛이야기, 과학동화, 명작동화, 위인전 등 분야별 전집이 꽉 차 있다. 우리 아이 학교는 학년마다 필독서가 50권이다. 적어도 초등학교에서 책 읽는 문화 확산은 좀 지나간 이야기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등 고학년, 중학교 이상이 되면 책을 읽는 아이와 읽지 않는 아이로 독서의 편차가 확 커지는 것,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책이 작품 책보다 더 많이 팔리는 것, 어릴 때 너무 책을 많이 읽어 ‘독서 자폐아’가 생긴다는 것이 요즘 현실이다. 책 읽기가 아니라 책 읽기가 끊어지는 것, 책 읽을 시간이 없는 것, 책 읽기마저도 숙제처럼, 공부처럼 ‘강제로’ 해야 하는 것이 더 문제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 교육청과 방송국까지 앞장서서 책 읽기를 스펙과 줄 세우기로 관리하는 것이 아이들 책 읽기에 진심으로 도움이 되는지 묻고 싶다.
과거 <TV, 책을 말하다>, <낭독의 발견>을 만들었던 공영방송의 품위 있는 독서문화는 어디로 갔는지…… 고입이나 대입 시험에서 각종 대회 수상 경력이 사교육을 유발한다고 하여 생활기록부나 자기소개서에 수상 경력을 쓰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했다. 그러나 ‘KBS 어린이 독서왕’은 노골적으로 ‘NEIS(학교생활기록부)기록’을 광고하고 있다. 어떤 의도로 넣었을까? 이런 것이 ‘우리 아이도 혹시 방송에~ 스펙 관리에~’라는 학부모들의 기대감을 이용한 얄팍한 기획과 안이한 시청률 확보로 보이는 것은 나만의 유별난 생각일까?
강요된 책 읽기는 감동이 따를까?
얼마 전 큰 아이와 영어 학원을 갔다. 6학년용 학원 교재를 보여주는데 우리가 고등학교에서 배웠을 만한 수준의 지문이었다. 그 얘기를 무심코 했더니 젊은 학원 원장님은 한심하다는 듯 “어머니, 언제 적 얘기를 하세요? 요즘 아이들은 이것보다 더해요.”라고 했다. 그렇지. 밥상 앞에서 보릿고개 시절을 얘기하는 부모님을 고리타분하게 여기는 것처럼 요즘 이런 얘기하면 한참 뒤떨어진 엄마 취급을 받는구나, 생각이 들어 순간 당황스러웠다.
줄넘기와 놀이마저도 그룹을 짜고 선생님을 모셔 관리해줘야 하는 게 요즘 교육 환경이다. 하지만 이렇게 교육 환경이 다 바뀌어도 책 읽기 만큼은 학교와 국가까지 나서서 관리하지 않으면 좋겠다.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서울대 아동학연구소 추천 100선’, ‘방송사 입사를 위한 인문학 필독 100선’, ‘스티브 잡스가 감명 받은 책 100선’ 이런 목록을 가지고 읽어내라고 한다면 그 책들이 재미있을까? 그것을 성적에 반영하여 ‘좋은 엄마 수료증’이라든가, ‘방송사 입사 독서 골든벨’을 한다면 좋겠는가?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가 어린 시절 받은 책의 감동은 오롯이 그만의 것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의 독서가 독서골든벨이나 필독서로 읽어내야 할 숙제였다면 그만큼의 감동과 성장이 뒤따라 왔을까?
책 읽기는 즐거워야 하지 않을까?
학교도서관 도우미를 하다 보면 엄마들이 아이들 책을 잔뜩 빌려간다. 나도 한때 권장도서목록을 뽑아들고 도서관에서 아이들 책을 한 보따리씩 빌려다 주었다. 매번 다 읽지 못하는데도 왠지 모를 조바심과 의무감으로 가방 가득 책을 채우곤 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요즘에야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작 아이가 골라 읽는 책이 별로 없구나. 요즘은 일부러 서점에 간다. 아이들은 그 많은 책 중에서 내 마음에 별로 차지 않는 책을 고른다. 그렇지만 그 책만큼은 바로 다 읽는다. 저녁을 먹고 난 아이가 책꽂이 앞에서 얼쩡거리고 있었다. 또 만화책을 보는구나 싶어 “책 봐야지~” 했더니 휙 돌아보는 눈에 파란 불이 인다. “지금 책 보려고 했는데 엄마가 책 보라고 하니까 보기 싫어!”라고 하고 쿵쿵 발소리를 내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독서 전문가도 아니고, 교육 전문가도 아니지만 책 읽기를 방해하는 것이 뭔지 이제는 좀 알겠다. “책 읽어라.” 하는 잔소리, “이 책은 꼭 읽어야 돼.”라며 골라주는 필독서, “독후감 안 쓰냐?” 하고 확인하는 소리다. 우리 엄마는 내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어떤 책이 재미있었는지 한 번도 물어본 적 없었고, 알지도 못했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책 읽기는 나만의 ‘보물지도’였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지만 내 마음 속에 오래오래 소중히 간직하고 인생 항로를 함께 짚어가는 지도. 아이들에게 지금 학교와 집에서의 책읽기가 재미있는지, 행복한지, 나중에도 재미있을지…… 요즘 그런 것을 자주 생각해 보게 된다. 아이들은 지금 책 읽기가 재미있어야 커서도 재미있을 것이다. 지금 재미없으면 사춘기에 들어서는 순간 손에서 책을 놓을 것이다.
반전
“이거 필참은 아니라며?”
“아니, 시험은 다 쳐야 돼.”
“그러면 필독서 다 읽어야 돼?”
“아니, 안 읽을 건데… 아는 책이 『천원은 너무해!』 딱 한 권 있어.”
“그럼 시험을 어떻게 보냐?”
“빵점 맞으면 돼.”
앞뒤 꽉꽉 막힌 트리플 A형인 큰애한테 저런 배짱이라니, 사춘기 초입임이 분명하다. 그래라, 그것도 너의 선택이고 권리니까. 그러니 국민의 공영방송 KBS,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