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사서의 소리] 내가 학교도서관을 떠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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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7-19 07:36 조회 8,258회 댓글 0건본문
이소라 평택 서탄초 사서
학교도서관 사서로 일한지 벌써 4년차가 되었다.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일자리를 알아보던 중 집 근처 초등학교에 비정규직 사서 자리가 났다. ‘잠깐만, 1, 2년만 계약직으로 일하자.’ 라는 생각으로 초등학교 도서실에 계약직 사서로 오게 되었고. 벌써 햇수로 4년이 흘렀다. 분명 ‘2년까지만’이란 마음으로 일을 시작했고, 그때는 그렇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벌써 3년이 흘러, 4년차 사서로 처음보다는 열정도 식고 포부도 사그라졌다. 비정규직 사서로 소속감 없이 일을 한다는 것보다 학부모와 교직원들, 지역주민들의 사서에 대한 인식이 스트레스가 됐다. “나중엔 나도 사서해서 책만 읽고 싶다.”, “심심하지 않나?” “뭐가 그리 바쁜가?”라는 차가운 시선이 담긴 말을 들을 때마다 처음의 열정도 점점 식어 갔다. 지금이야 “저 많이 바쁩니다.”, “책만 대출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엔 답답함이 밀려온다. 내가 4년 동안 배운 전문적인 지식들이 사람들의 시선엔 그저 의자에 앉아 바코드나 찍어주는 한가한 사람으로 보인다는 현실이 비참했다.
하지만 내가 학교도서관을 떠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과 책으로 마음을 나누며 함께 무언가를 만든다는 점이다. 아이들과 책 이야기로 소통하고 함께 독후활동을 하고 무언가를 만들면서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재기발랄함에 나의 마음도 순수하게 물드는 순간 순간이 기쁘다. 처음 이 학교 도서실에 왔을 때보다 열정은 식었지만, 그때는 몰랐던 점들이 부족한 열정을 채워주고 있다. 이제는 점점 도서실을 멀리하는 아이들과 도서실에서 하는 행사를 식상해하는 아이들을 보며, ‘아, 새로운 프로그램을 발견해야 해! 새로운 독후활동을 배워야 해! 새로운 책놀이를 찾아야 해!’라는 생각이 드는 4년차 사서가 됐다.
도서실에 한 번 더 오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3월부터 고민에 빠졌다. 만들기를 좋아하는 나는 3년 동안 매번 만들기를 했고, 이번 행사도 역시 나와 아이들의 손재주로 글라스데코와 책나무로 우리들만의 도서실을 꾸몄다.
세계 책의 날이 있는 4월의 넷째 주는 학교 행사로 아이들이 없는 날이 많아 결국 세 번째 주부터 일주일 일찍 시작하였다. 원화대여, 책갈피 제작, 포스터 제작, 글라스데코 밑그림 등 행사 준비를 거의 마친 뒤에야 행사 날짜가 변경된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거의 준비를 끝내놓은 상태라서 일찍 진행하는 것도 무리는 없다. 거의 매번 행사에 등장해 아이들에게 인기가 점점 잦아드는 뽑기판을 들고 진행을 하였다. 하지만, 왕년의 인기는 아니더라도 뽑기를 뽑는 스릴만큼은 잦아들지 않았다. 한 아이는 제일 좋은 선물이 적힌 뽑기를 뽑기 위해 뽑기판 앞에서 10분을 망설이기도 했다.
원화전시, 파손도서 전시, 책제목으로 끝말잇기, 책 추천하기, 달콤한 대출, 원화전시 미션지 수행하기 중에서 응모권에 적힌 미션을 수행할 때마다 도장을 찍어 주었다. 도장 3개와 5개를 찍을 때마다 뽑기를 할 수 있는데, 선물을 뽑기 위해, 또 세계 여러 언어로 된 ‘책’과 ‘도서관’ 문자를 꾸미는 활동인 글라스데코를 하기 위해(도장 5개를 모아야 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달콤한 대출을 할 때 함께 준 선물로 책갈피를 만드는데, 매해 책갈피를 만들 때마다 책갈피에 대한 욕심이 조금씩 커진다. 처음에는 네모 모양, 그다음엔 장미 모양, 이번엔 모양 펀치로 테두리까지 뚫어 손바닥에 멍이 들 정도로 정성을 들였다. 역시 아이들에게도, 선생님들에게도 인기가 좋았다. 며칠 전부터 글라스데코 테두리를 만드는데 손에 마비가 올 것 같이 힘들었지만 준비하는 내내 만드는 것이 좋아 즐거웠고, 또 아이들이 즐거워해서 뿌듯했다. 이런 과정들이 내 적성과 맞지 않았다면 일하기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무척 즐거웠고, 또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하며 재미있어 하는 모습과 나와 아이들이 꾸미는 도서실을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 이런 즐거움이 없다면, 학교도서관 비정규직 사서를 계속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다른 도서관에 비해 이런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곳은 학교도서관뿐이다.
학교도서관 사서로 일한지 벌써 4년차가 되었다.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일자리를 알아보던 중 집 근처 초등학교에 비정규직 사서 자리가 났다. ‘잠깐만, 1, 2년만 계약직으로 일하자.’ 라는 생각으로 초등학교 도서실에 계약직 사서로 오게 되었고. 벌써 햇수로 4년이 흘렀다. 분명 ‘2년까지만’이란 마음으로 일을 시작했고, 그때는 그렇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벌써 3년이 흘러, 4년차 사서로 처음보다는 열정도 식고 포부도 사그라졌다. 비정규직 사서로 소속감 없이 일을 한다는 것보다 학부모와 교직원들, 지역주민들의 사서에 대한 인식이 스트레스가 됐다. “나중엔 나도 사서해서 책만 읽고 싶다.”, “심심하지 않나?” “뭐가 그리 바쁜가?”라는 차가운 시선이 담긴 말을 들을 때마다 처음의 열정도 점점 식어 갔다. 지금이야 “저 많이 바쁩니다.”, “책만 대출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엔 답답함이 밀려온다. 내가 4년 동안 배운 전문적인 지식들이 사람들의 시선엔 그저 의자에 앉아 바코드나 찍어주는 한가한 사람으로 보인다는 현실이 비참했다.
하지만 내가 학교도서관을 떠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과 책으로 마음을 나누며 함께 무언가를 만든다는 점이다. 아이들과 책 이야기로 소통하고 함께 독후활동을 하고 무언가를 만들면서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재기발랄함에 나의 마음도 순수하게 물드는 순간 순간이 기쁘다. 처음 이 학교 도서실에 왔을 때보다 열정은 식었지만, 그때는 몰랐던 점들이 부족한 열정을 채워주고 있다. 이제는 점점 도서실을 멀리하는 아이들과 도서실에서 하는 행사를 식상해하는 아이들을 보며, ‘아, 새로운 프로그램을 발견해야 해! 새로운 독후활동을 배워야 해! 새로운 책놀이를 찾아야 해!’라는 생각이 드는 4년차 사서가 됐다.
도서실에 한 번 더 오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3월부터 고민에 빠졌다. 만들기를 좋아하는 나는 3년 동안 매번 만들기를 했고, 이번 행사도 역시 나와 아이들의 손재주로 글라스데코와 책나무로 우리들만의 도서실을 꾸몄다.
세계 책의 날이 있는 4월의 넷째 주는 학교 행사로 아이들이 없는 날이 많아 결국 세 번째 주부터 일주일 일찍 시작하였다. 원화대여, 책갈피 제작, 포스터 제작, 글라스데코 밑그림 등 행사 준비를 거의 마친 뒤에야 행사 날짜가 변경된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거의 준비를 끝내놓은 상태라서 일찍 진행하는 것도 무리는 없다. 거의 매번 행사에 등장해 아이들에게 인기가 점점 잦아드는 뽑기판을 들고 진행을 하였다. 하지만, 왕년의 인기는 아니더라도 뽑기를 뽑는 스릴만큼은 잦아들지 않았다. 한 아이는 제일 좋은 선물이 적힌 뽑기를 뽑기 위해 뽑기판 앞에서 10분을 망설이기도 했다.
원화전시, 파손도서 전시, 책제목으로 끝말잇기, 책 추천하기, 달콤한 대출, 원화전시 미션지 수행하기 중에서 응모권에 적힌 미션을 수행할 때마다 도장을 찍어 주었다. 도장 3개와 5개를 찍을 때마다 뽑기를 할 수 있는데, 선물을 뽑기 위해, 또 세계 여러 언어로 된 ‘책’과 ‘도서관’ 문자를 꾸미는 활동인 글라스데코를 하기 위해(도장 5개를 모아야 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달콤한 대출을 할 때 함께 준 선물로 책갈피를 만드는데, 매해 책갈피를 만들 때마다 책갈피에 대한 욕심이 조금씩 커진다. 처음에는 네모 모양, 그다음엔 장미 모양, 이번엔 모양 펀치로 테두리까지 뚫어 손바닥에 멍이 들 정도로 정성을 들였다. 역시 아이들에게도, 선생님들에게도 인기가 좋았다. 며칠 전부터 글라스데코 테두리를 만드는데 손에 마비가 올 것 같이 힘들었지만 준비하는 내내 만드는 것이 좋아 즐거웠고, 또 아이들이 즐거워해서 뿌듯했다. 이런 과정들이 내 적성과 맞지 않았다면 일하기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무척 즐거웠고, 또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하며 재미있어 하는 모습과 나와 아이들이 꾸미는 도서실을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 이런 즐거움이 없다면, 학교도서관 비정규직 사서를 계속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다른 도서관에 비해 이런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곳은 학교도서관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