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도서관으로 삶 읽기] 아이들과 책을 이어주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6-19 15:37 조회 9,088회 댓글 0건본문
박민정 혜성여고 3학년
동화구연 봉사동아리 책이랑
2012년부터 실행된 주 5일제로 일주일마다 3시간씩 하던 동아리 활동이 한 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정도로 바뀌었다. 3월 초, 1~2학년 도서부원들은 한 자리에 모여 동아리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지 의논했다. 그 결과, 동화구연 봉사를 다니던 부원으로부터 의견을 받아 사서선생님과 상의한 끝에 동화구연 봉사활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세부적인 항목들을 결정해야 했는데, 공부로 바쁜 우리를 대신해 백제헌 사서선생님께서 도와주셨다.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활동할 도서관을 정하신 뒤 어린이도서연구회에 연락하셔서 그곳의 선생님으로부터 동화구연에 대한 간단한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학년을 섞어 3팀으로 나눈 뒤 상계문화정보도서관, 청계초등학교 그리고 노원평생학습관에서 각각 활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아쉽게도 2학기에는 동아리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여름방학 전까지만 진행키로 하였다. 봉사활동을 할 곳이 정해지고, 각 도서관 사서선생님들과 상의 끝에 초등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날짜는 동아리 시간에 맞추어 정했으나 워낙에 불규칙적이다 보니 초등학생 친구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컸다.
우리는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동화구연을 하는 방법과 팁들을 배운 후 각자 연습을 해야 했다. 점심시간마다 모두 모여 한 손에 동화책을 쥐고 연습 하는 모습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상대방이 어린아이라고 생각하며 서로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연습은 이후 실제로 초등학생을 대할 때 큰 도움이 되었다
동심에 물들다
내가 간 곳은 상계문화정보도서관이었는데 그 곳에서는 1:1로 동화구연이 진행되었다. 1학기 동안 ‘책이랑’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이 동화구연 활동이 단순히 책을 읽어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어린 초등학생 친구들과 처음 만났을 때 서먹함을 없애기 위해 말을 붙이고 분위기를 이끌도록 노력해야 했다. 서먹함이 가신 뒤 아이들과 수다를 떨며 책을 읽다 보면 아이들의 순수함에 나도 마음이 맑아진 듯한 느낌을 받곤 했다. 나도 모르게 그 아이를 따라 아무 생각 없이 웃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것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떠들면서 웃는 웃음이 아닌 다른 종류의 웃음이었다. 또한 아이가 집중을 하지 않더라도 듣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천천히 책을 읽곤 했는데 여기서 책을 읽도록 강요하면 오히려 책에 대해 흥미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책을 읽다가 수다를 떨다가 하면 시간이 빨리 흘렀지만 그렇지 않은 과묵한 아이의 경우 1시간 동안 내리 책만 읽어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는 했다. 내가 이 점에 대해서 불편을 자각하고 다른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어떨까 하고 고민할 즈음에는 벌써 7월이 되어 있었다.
책이랑 또 다른 탄생!
7월을 마지막으로 책이랑 활동은 막을 내렸다. 그러나 도서부 내에서는 방학과 2학기 동안에도 봉사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의견이 들려왔고 그 점에 대해서는 나 또한 찬성이었다. 도서부 중 일부는 동아리 시간을 활용해 시작된 책이랑이 아닌 단독으로 방과 후에 진행하는 책이랑을 만들기 원했던 것이다. 봉사활동을 했던 3곳 가운데 우리는 상계문화정보도서관에서만 활동을 이어나가기로 결정했다. 그 후 추후 일정을 조정하기 위해 상계문화정보도서관 사서선생님과 연락해 상담을 했고, 여름방학이 시작된 8월부터 2월까지 봉사활동을 이어나갈 것을 목표로 정했다. 총 10명의 인원을 채우기 위해 도서부 내에서 나를 비롯한 6명이 참가하기로 했고, 도서부 외의 다른 학생 3명을 뽑아 함께 활동하기로 했다. 10명 중 6명은 2학년, 4명은 1학년으로 구성되었는데, 우리가 3학년이 된 후에도 책이랑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1학년 4명 중 2명을 외부에서 뽑아 함께 활동하도록 했다. 시간은 수요일 방과 후인 4시 30분부터 6시까지로 결정했다.
책읽기만으로는 부족해
여름방학부터 시작된 책이랑 활동에서 가장 힘겨운 점은 역시 1시간 내내 책만 읽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독후활동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30분 정도 책을 읽고 나머지 시간동안 도서관에서 준비한 도구들을 이용해 함께 그림을 그리곤 했다. 그러다 보니 동화구연 활동이 독후활동에 치중되는 듯한 느낌은 들었지만 아이들이 지겨워하지 않고 더불어 우리도 힘들지 않아 더 효율적으로 운영이 될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날은 초등학생과 윷놀이를 했던 설날이었다. 초등학생 팀과 혜성여고 팀으로 나뉘었는데 아쉽게도 우리가 2:3으로 졌다. 우리가 이길 때마다 일그러지던 표정이 얼마나 귀엽던지 옆에서 웃으며 놀리기도 했다. 그 외에도 독후활동으로 그린 그림들이 도서관 내부에 전시되어 있을 때 묘한 보람이 느껴지면서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독후활동은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는 일이었기에 봉사가 끝나고 아이들과 화장실에서 함께 손을 씻으며 놀기도 했다. 가끔 그날들이 문득문득 떠오를 때가 있다.
2학년이 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13년이 되어 나는 고3이 되었고 2월을 마지막으로 3학년이 주도한 책이랑은 또 다시 막을 내렸다. 그러나 현재 2학년 부장인 현서를 중심으로 전혀 다른 새로운 체계로 책이랑이 운영될 것이다. 3월부터 인원을 보충해 일대 다수로 진행된다고 한다. 부디 이번 년도에도 무사히 책이랑이 진행되기를 바란다. 수능이 끝나고 졸업을 했어도 이따금 생각이 날 때면 찾아가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책이랑’이 오래도록 유지되기를 바래본다.
김현서 혜성여고 2학년
평소에 책을 읽는 것과 남에게 책을 소개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책 읽어주기’ 라는 활동을 하게 된다는 말을 듣고 호기심이 생겼다. 처음에는 이러한 활동이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그래서 그저 책을 읽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교육을 받을 때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읽어줘야 하는지, 어떤 종류의 다양한 그림책들이 있는지, 어떻게 읽어줘야 하는지 등을 배웠다. 책을 읽어주는 방법이 그렇게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함께 읽으며 가까워지다
교육을 받은 후에 나도 저렇게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단순히 책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초등학생들에게 이 연수를 통해 배운 것을 토대로 흥미롭고 교훈을 주는 책들을 읽어줘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후 책을 고르고 며칠 동안 연습을 한 후에 초등학교에 있는 도서관으로 활동을 나가게 되었다. 처음 가는 날에는 긴장을 해서인지 연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버벅거리며 실수를 했다. 그리고 너무 유명한 책을 선택해서 아이들의 많은 흥미를 끌 수 없었다.
이러한 실수들을 만회하기 위해 책 고르는 일에 더 많은 신경을 썼다.활동 초반에는 전래동화를 많이 선택해서 친근하면서도 교훈을 주는 책을 선택했다. 그리고 최대한 요즘 나온 책, 지루하지 않은 책을 읽어주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읽어주는 책의 장르가 다양해졌다. 과학 그림책, 외국 그림책, 위인전 등 많은 책들을 읽어주니 많은 아이들이 책에 대해 관심도 갖고, 한 번 더 읽어보기도 했다. 도서관에 봉사하러 가는 횟수가 늘어나는 만큼 우리를 알아보고 반겨주는 친구들이 늘어났다. 아이들과 많이 친해지게 되었고, 그래서인지 마지막 헤어질 때 많이 아쉬웠다.
활동 장소가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상계문화정보도서관으로 바뀌고 나서는 1대 1로 초등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준 뒤 함께 독후활동을 했다. 그러나 읽다보니 학생이 원하는 책을 읽어주고, 더 빨리 친해지게 되었다. 12월에는 크리스마스에 관한 책을 읽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다. 2월에는 설날에 대한 책을 읽고, 아이들과 함께 윷놀이를 했다. 활동을 하며 책을 읽으니 더 재미있었고, 다음에는 어떤 활동을 할지 기대하게 되었다.
책이랑 시즌 2
앞으로 우리는 계속 이 활동을 할 것이다. 매달 둘째, 넷째 주 토요일에 상계문화정보도서관에서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1대 1로 진행했던 것을 2013년에 들어와서는 1대 다수로 진행하게 되었다. 그렇게 하니 더 많은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줄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전보다 친밀감을 쌓는 일은 조금 힘들어졌지만 더 많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
책 한 권으로 다수의 아이들에게 읽어주다 보니 책이 잘 보이지 않는 아이들은 집중을 잘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대안으로 책을 스캔하며 스크린에 띄워 보여주니 더 집중하고, 호응도를 높일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동화구연을 하듯이 읽어줄 때 각자의 역할을 맡아 목소리로 연기해서 읽어주니 더 재미있어했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책을 읽어주면 책 읽기에 흥미를 가질까 많은 고민과 생각을 더욱더 많이 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나또한 책읽기에 더 많은 흥미와 관심을 가지게 되어 앞으로 나에게 커다란 도움이 될 것 같다.
초등학생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어렸을 때 생각이 많이 났다. 어렸을 때 나는 거의 혼자서 책을 읽었다. 그래서 지금의 나처럼 누군가 나에게 책을 읽어줬다면 지금보다 책을 더 많이 좋아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나의 활동이 많은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고 아이들이 책읽기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
동화구연 봉사동아리 책이랑
2012년부터 실행된 주 5일제로 일주일마다 3시간씩 하던 동아리 활동이 한 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정도로 바뀌었다. 3월 초, 1~2학년 도서부원들은 한 자리에 모여 동아리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지 의논했다. 그 결과, 동화구연 봉사를 다니던 부원으로부터 의견을 받아 사서선생님과 상의한 끝에 동화구연 봉사활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세부적인 항목들을 결정해야 했는데, 공부로 바쁜 우리를 대신해 백제헌 사서선생님께서 도와주셨다.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활동할 도서관을 정하신 뒤 어린이도서연구회에 연락하셔서 그곳의 선생님으로부터 동화구연에 대한 간단한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학년을 섞어 3팀으로 나눈 뒤 상계문화정보도서관, 청계초등학교 그리고 노원평생학습관에서 각각 활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아쉽게도 2학기에는 동아리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여름방학 전까지만 진행키로 하였다. 봉사활동을 할 곳이 정해지고, 각 도서관 사서선생님들과 상의 끝에 초등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날짜는 동아리 시간에 맞추어 정했으나 워낙에 불규칙적이다 보니 초등학생 친구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컸다.
우리는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동화구연을 하는 방법과 팁들을 배운 후 각자 연습을 해야 했다. 점심시간마다 모두 모여 한 손에 동화책을 쥐고 연습 하는 모습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상대방이 어린아이라고 생각하며 서로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연습은 이후 실제로 초등학생을 대할 때 큰 도움이 되었다
동심에 물들다
내가 간 곳은 상계문화정보도서관이었는데 그 곳에서는 1:1로 동화구연이 진행되었다. 1학기 동안 ‘책이랑’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이 동화구연 활동이 단순히 책을 읽어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어린 초등학생 친구들과 처음 만났을 때 서먹함을 없애기 위해 말을 붙이고 분위기를 이끌도록 노력해야 했다. 서먹함이 가신 뒤 아이들과 수다를 떨며 책을 읽다 보면 아이들의 순수함에 나도 마음이 맑아진 듯한 느낌을 받곤 했다. 나도 모르게 그 아이를 따라 아무 생각 없이 웃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것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떠들면서 웃는 웃음이 아닌 다른 종류의 웃음이었다. 또한 아이가 집중을 하지 않더라도 듣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천천히 책을 읽곤 했는데 여기서 책을 읽도록 강요하면 오히려 책에 대해 흥미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책을 읽다가 수다를 떨다가 하면 시간이 빨리 흘렀지만 그렇지 않은 과묵한 아이의 경우 1시간 동안 내리 책만 읽어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는 했다. 내가 이 점에 대해서 불편을 자각하고 다른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어떨까 하고 고민할 즈음에는 벌써 7월이 되어 있었다.
책이랑 또 다른 탄생!
7월을 마지막으로 책이랑 활동은 막을 내렸다. 그러나 도서부 내에서는 방학과 2학기 동안에도 봉사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의견이 들려왔고 그 점에 대해서는 나 또한 찬성이었다. 도서부 중 일부는 동아리 시간을 활용해 시작된 책이랑이 아닌 단독으로 방과 후에 진행하는 책이랑을 만들기 원했던 것이다. 봉사활동을 했던 3곳 가운데 우리는 상계문화정보도서관에서만 활동을 이어나가기로 결정했다. 그 후 추후 일정을 조정하기 위해 상계문화정보도서관 사서선생님과 연락해 상담을 했고, 여름방학이 시작된 8월부터 2월까지 봉사활동을 이어나갈 것을 목표로 정했다. 총 10명의 인원을 채우기 위해 도서부 내에서 나를 비롯한 6명이 참가하기로 했고, 도서부 외의 다른 학생 3명을 뽑아 함께 활동하기로 했다. 10명 중 6명은 2학년, 4명은 1학년으로 구성되었는데, 우리가 3학년이 된 후에도 책이랑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1학년 4명 중 2명을 외부에서 뽑아 함께 활동하도록 했다. 시간은 수요일 방과 후인 4시 30분부터 6시까지로 결정했다.
책읽기만으로는 부족해
여름방학부터 시작된 책이랑 활동에서 가장 힘겨운 점은 역시 1시간 내내 책만 읽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독후활동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30분 정도 책을 읽고 나머지 시간동안 도서관에서 준비한 도구들을 이용해 함께 그림을 그리곤 했다. 그러다 보니 동화구연 활동이 독후활동에 치중되는 듯한 느낌은 들었지만 아이들이 지겨워하지 않고 더불어 우리도 힘들지 않아 더 효율적으로 운영이 될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날은 초등학생과 윷놀이를 했던 설날이었다. 초등학생 팀과 혜성여고 팀으로 나뉘었는데 아쉽게도 우리가 2:3으로 졌다. 우리가 이길 때마다 일그러지던 표정이 얼마나 귀엽던지 옆에서 웃으며 놀리기도 했다. 그 외에도 독후활동으로 그린 그림들이 도서관 내부에 전시되어 있을 때 묘한 보람이 느껴지면서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독후활동은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는 일이었기에 봉사가 끝나고 아이들과 화장실에서 함께 손을 씻으며 놀기도 했다. 가끔 그날들이 문득문득 떠오를 때가 있다.
2학년이 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13년이 되어 나는 고3이 되었고 2월을 마지막으로 3학년이 주도한 책이랑은 또 다시 막을 내렸다. 그러나 현재 2학년 부장인 현서를 중심으로 전혀 다른 새로운 체계로 책이랑이 운영될 것이다. 3월부터 인원을 보충해 일대 다수로 진행된다고 한다. 부디 이번 년도에도 무사히 책이랑이 진행되기를 바란다. 수능이 끝나고 졸업을 했어도 이따금 생각이 날 때면 찾아가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책이랑’이 오래도록 유지되기를 바래본다.
김현서 혜성여고 2학년
평소에 책을 읽는 것과 남에게 책을 소개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책 읽어주기’ 라는 활동을 하게 된다는 말을 듣고 호기심이 생겼다. 처음에는 이러한 활동이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그래서 그저 책을 읽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교육을 받을 때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읽어줘야 하는지, 어떤 종류의 다양한 그림책들이 있는지, 어떻게 읽어줘야 하는지 등을 배웠다. 책을 읽어주는 방법이 그렇게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함께 읽으며 가까워지다
교육을 받은 후에 나도 저렇게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단순히 책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초등학생들에게 이 연수를 통해 배운 것을 토대로 흥미롭고 교훈을 주는 책들을 읽어줘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후 책을 고르고 며칠 동안 연습을 한 후에 초등학교에 있는 도서관으로 활동을 나가게 되었다. 처음 가는 날에는 긴장을 해서인지 연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버벅거리며 실수를 했다. 그리고 너무 유명한 책을 선택해서 아이들의 많은 흥미를 끌 수 없었다.
이러한 실수들을 만회하기 위해 책 고르는 일에 더 많은 신경을 썼다.활동 초반에는 전래동화를 많이 선택해서 친근하면서도 교훈을 주는 책을 선택했다. 그리고 최대한 요즘 나온 책, 지루하지 않은 책을 읽어주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읽어주는 책의 장르가 다양해졌다. 과학 그림책, 외국 그림책, 위인전 등 많은 책들을 읽어주니 많은 아이들이 책에 대해 관심도 갖고, 한 번 더 읽어보기도 했다. 도서관에 봉사하러 가는 횟수가 늘어나는 만큼 우리를 알아보고 반겨주는 친구들이 늘어났다. 아이들과 많이 친해지게 되었고, 그래서인지 마지막 헤어질 때 많이 아쉬웠다.
활동 장소가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상계문화정보도서관으로 바뀌고 나서는 1대 1로 초등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준 뒤 함께 독후활동을 했다. 그러나 읽다보니 학생이 원하는 책을 읽어주고, 더 빨리 친해지게 되었다. 12월에는 크리스마스에 관한 책을 읽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다. 2월에는 설날에 대한 책을 읽고, 아이들과 함께 윷놀이를 했다. 활동을 하며 책을 읽으니 더 재미있었고, 다음에는 어떤 활동을 할지 기대하게 되었다.
책이랑 시즌 2
앞으로 우리는 계속 이 활동을 할 것이다. 매달 둘째, 넷째 주 토요일에 상계문화정보도서관에서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1대 1로 진행했던 것을 2013년에 들어와서는 1대 다수로 진행하게 되었다. 그렇게 하니 더 많은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줄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전보다 친밀감을 쌓는 일은 조금 힘들어졌지만 더 많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
책 한 권으로 다수의 아이들에게 읽어주다 보니 책이 잘 보이지 않는 아이들은 집중을 잘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대안으로 책을 스캔하며 스크린에 띄워 보여주니 더 집중하고, 호응도를 높일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동화구연을 하듯이 읽어줄 때 각자의 역할을 맡아 목소리로 연기해서 읽어주니 더 재미있어했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책을 읽어주면 책 읽기에 흥미를 가질까 많은 고민과 생각을 더욱더 많이 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나또한 책읽기에 더 많은 흥미와 관심을 가지게 되어 앞으로 나에게 커다란 도움이 될 것 같다.
초등학생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어렸을 때 생각이 많이 났다. 어렸을 때 나는 거의 혼자서 책을 읽었다. 그래서 지금의 나처럼 누군가 나에게 책을 읽어줬다면 지금보다 책을 더 많이 좋아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나의 활동이 많은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고 아이들이 책읽기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