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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내 맘대로 드로잉] 자유롭게, 자연에 가까운 수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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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1-24 14:00 조회 7,23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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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서산여고 미술교사
 
한동안 1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서각수업을 했다. 돌에 이름을 새기는 일은 여학생으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적당한 도구도 없어서 목각용 조각칼로 파고, 무뎌진 조각칼을 다시 목판수업을 위해 숫돌에 갈아 놓는다. 수업을 하는 중에 한 친구가 “이렇게 힘들게 파서 어디다 써요?”라고 물었다. ‘글쎄 어디다 쓰지?’ 그 말을 듣고 잠깐 생각하다가 아이들에게 수묵화를 그려보자고 했다.
아이들은 일단 A4지에 붉게 도장부터 찍어 놓고 창밖의 파란 하늘과 코스모스를 보며 생각에 잠긴다.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가을 잠자리들처럼 바쁜 일상을 잠시 잊고 마음속으로나마 하늘에서 본 들녘 풍경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일까? 잠깐 생각에 잠겼던 아이들이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날마다 잊고 살 뿐이지 사실 우리는 한순간도 계절이 보내오는 손짓에 답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갈대숲에서 갈대들과 함께 가을바람을 느끼고 있는 그림, 자전거를 따라가며 자전거에 타려는 잠자리, 바람 부는 대숲, 벼 익는 것을 보는 농부,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는 모습 등 아이들의 그림들은 생각보다 자유롭고 자연에 가까웠다.
만약 뉴턴이 만유인력을 발견할 당시에 우리나라에 살았다면 감나무 밑에 누워서 그것을 발견하지 않았을까? “감나무 밑에 누워서 감이 떨어지길 기다린다.”라는 속담 속의 나무는 왜 하필 감나무일까? 뉴턴이 사과나무를 바라보고, 우리 옛 선조들이 감 떨어지는 것을 보았듯, 자연현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린 무언가를 생각하기 시작한다. 스마트폰에만 매달려 사는 줄 알았던 아이들의 그림에서 뜻밖에도 들판, 대숲, 감나무 등이 보게 되니 기분이 좋다.
삶이 바쁘고 정신없을 뿐 아이들은 아직도 잠자리, 다람쥐, 갈대를 생각하며 사는구나!
 
서산여고 학생들이 그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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