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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내맘대로 드로잉]드로잉으로 만나는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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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11-09 00:01 조회 9,20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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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서산여고 미술교사
 
모든 분야가 다 그렇겠지만 그림을 그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뜻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 말이다. 곰을 그리려고 했는데 강아지가 그려지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실제 대상이나 사진을 앞에 놓고 그리지 않는 한 사물을 닮게 그리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중국의 옛 속담에도 “귀신은 그리기 쉬우나 강아지는 그리기 어렵다.”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강아지도 아니고 귀신도 아닌 그림은 어떨까? 아니면 강아지 귀신?
그림 그리기를 취미삼아 늘 하고 싶다면 ‘강아지를 똑같이 잘 그리고 싶은’ 마음을 없애야 한다. 대신 자신이 선으로 긋고 색으로 칠하는 모든 것을 그림으로 인정하는 마음을 길러야 한다. 뒤에 나오는 드로잉 중 이승현의 <푸른 양>을 보고, 푸른색 양이 어디 있어? 하고 되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미술은, 특히 현대미술은 그런 상식으로부터 자유로운 세계인 것이다. <양귀비>라는 작품은 언뜻 아래, 위 색이 다른 원피스처럼 보인다. 빨간색이 꽃잎이라면 왜 꽃잎이 아래쪽에 있을까? 그리고 위쪽은 다른 예쁜 색도 많을 텐데 왜 하필 검정색일까? 이 작품은 양귀비 꽃잎을 보고 꽃잎처럼 예쁜 옷을 상상하는 데서 시작된 것 같다. 이승현 학생이 실제로 관찰을 하고 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양귀비꽃 안쪽에는 의외로 검은색 부분이 있다.
그리고 검정색과 빨강색은 서로 잘 어울리는 색이다. 이윤서의 <팔레트>를 처음 본 순간 필자는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고서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거칠게 표현된 연필선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그림은, 어떤 대상을 보고 자신만의 것을 생각해 내기도 하고 그림을 보는 감상자가 작가와 다른 느낌이나 생각을 갖기도 하는 것이다. 또한 조수연의 <고정된 고3>처럼 보이지 않는 마음이나 생각을 그려낼 수도 있다. 연필로, 볼펜으로, 물감으로 선을 긋고 색을 칠하며 무엇이든 계속 그리다 보면 생각한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린 것을 생각하게 되고 그림 그리는 일이 명상을 하듯 생각과 관련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독일의 시인 휠덜린(Friedrich Hölderlin)이 예술가를 일컬어 말한 것처럼 “원하는대로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를 누구나 맛보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그림을 스스로 평가하지 않고 계속 그리는 것이다. 낙서하듯 지극히 가벼운 마음으로.
 
<자동차 베끼기> 자동차의 바퀴, 라이트 등 각 부분별로 보이는 선들이 재미있어서 빠른 시간에 그렸다 . 이승현(2학년)
<안경 놀이터> 안경의 유리 부분을 물끄러미 보다가 문득 집안의 창문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작은 사람들을 그렸다. 이런 놀이터를 만들면 어떨까? 이승현(2학년)

 
<푸른 양> 양의 꼬불꼬불한 털을 그리는 것은 약간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푸른색 펜이 손에 잡혀서 푸른색으로 그렸다. 이승현(2학년)
<날사람> 날다람쥐처럼 항상 낙하산을 지니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날사람’이다. 이승현(2학년)
<양귀비> 하늘하늘하고 붉은 양귀비꽃을 보고 치마를 해 입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승현(2학년)

<고정된 고3> 자유롭게 놀고 싶어도 놀 수 없는 우리나라 고3의 현실을, 끈으로 온몸이 고정되고 책들이 주위에 널려 있는 것으로 그렸다. 조수연(2학년)
<햄버거화살> 엄청 배고픈 시간, 갑자기 햄버거가 날아온다면? 이승현(2학년)
<팔레트> 곡선과 직선을 자유롭게 써서 매일 보는 수채화 팔레트를 그렸다. 선을 많이 쓰니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이윤서(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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