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24 저자 인터뷰_ 학교도서관, 궁금하지만 물어보기엔 애매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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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2-05-20 11:53 조회 1,983회 댓글 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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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서관 , 궁금하지만 물어보기엔 애매한가요?
『궁금하지만 물어보기엔 애매한 학교도서관 이야기』 황왕용·임정훈·구혜진·김주애 사서교사 인터뷰
토론을 하면서 '학교도서관'이라는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어 놀랐습니다. 놀라움은 당연함으로 바뀌었지요. 학교도서관을 경영하는 사서선생님들의 생각이 다양하다는 점은 다행이었습니다. 저마다 처한 환경과 대하는 학생에 따라 다채로운 색을 가져야 하니까요. (2022.05.19)
▲황왕용 광영고등학교 사서교사
농담처럼 “사서라 사서 고생한다”라는 말을 하는 사서선생님이 있었는데, 책을 보니 그 말이 가벼운 말은 아니었구나 싶네요. 사서선생님들이 평소에도 학교도서관 고민을 나누시는 편인가요?
황왕용 : ‘사서라 사서 고생한다.’는 말은 자조에 가깝지요. 실컷 고생하고도 인정받기 어려울 때 웃고 넘어가기 좋은 표현입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입시 중심의 일이 아니면 쓸데없는 일로 치부 당하기 좋거든요.
임정훈 : 맞아요. 사서 고생한다는 말에는 쓸데없는 일을 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보여지거든요. 사서교사 역할은 지금 우리 교육 현장에 꼭 필요한 일이에요. 그래서 동료들을 만나면 사서교사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요. 새로운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섞여 있죠.
구혜진 : 사서 선생님들과 여러 형태로 모임을 만들어 고민을 나누고 있어요. 가까운 학교 선생님들과 멘토-멘티가 되어 수업이나 프로그램 운영에 관한 자료도 공유하고요. 관심 있는 주제별로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만들어 연수도 듣고 함께 공부하고요. 이 모임이 든든한 힘이 되어 주는 것 같아요.
학교도서관에는 궁금하지만 물어보기엔 애매한 상황들이 골고루 꽂혀 있네요. 그중 역대급으로 선생님을 힘들게 했던 일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김주애 : 도서관에 도서 위원들이 활용하기도 하고 토론도 하곤 하는 작은 공간이 있었어요. 어느 날, 새로 부임한 교장선생님께서 그 공간을 깨끗이 정리하라고 했어요. 저는 도서 위원 아이들과 열심히 그 공간을 치웠어요. 그런데 갑자기 교장선생님이 몇몇 행정실 선생님들과 그 공간을 평가실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는 거예요. 충격이었어요. 관리자의 배려 없는 행동과 이에 대항하지 못하는 저의 상황에 눈물이 났어요.
임정훈 : 과거 학교도서관의 모둠학습공간이 갑자기 영어전용 교실로 변경된 경우가 있었어요. 저는 그 사실을 공사가 진행되는 당일에야 알게 되었죠. 곧바로 관리자를 찾아가 항의했지만, 이미 결정된 사항을 바꿀 수는 없었죠. 일부 관리자들의 비민주적인 행태는 학교 조직문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요. 그런 일들은 지금도 발생하고 있죠.
황왕용 : 사서 선생님뿐만 아니라 많은 교사는 학교를 옮길 때 스트레스가 크지 않을까요? 저는 특히 학교도서관의 공간 배치, 동선의 효율, 수업 활용 빈도, 장서의 구성 등이 효과적이지 못하다면 크게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특히나 학생들의 학교도서관 인식이 전 학교와 현격히 차이가 날 때 신경 쓸 일이 많아집니다.
학교도서관은 다 비슷한 줄 알았는데 아니네요. 그래서 하나의 질문에 여러 답변을 단 게 아닌가 싶어요. 각 학교도서관의 상황이나 사서선생님들의 역할 차이가 많은가요?
구혜진 : 학교도서관을 운영하고 독서교육을 담당한다는 큰 틀은 비슷한데, 여러 상황에 따라 사서교사의 역할이 달라질 수 있어요. 우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어떤 학교급에서 근무하느냐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고요. 학교의 규모와 상황에 따라 사서교사가 맡는 업무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고요.
임정훈 : 학교도서관 전반적인 경영에 대한 업무는 모든 사서교사가 공통적으로 수행하는 업무라고 할 수 있어요. 반면, 사서교사가 수행하는 교육 활동은 학교마다 상이할 수 있습니다. 수업을 확보한 경우 정기적인 교육 활동이 가능하지만, 수업을 배정받지 못한 경우, 동아리나 특별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교육 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서교사에 따라 역할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죠. 사실, 근본적인 이유는 사서교사가 담당하는 교육과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에 사서교사의 교육 활동을 명시하여 시행될 필요가 있어요.
황왕용 : 사실 다른 상황들 때문에 이 책을 쓰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정답이 아닐 텐데. 처한 상황마다 다를 텐데.’ 학교도서관의 상황과 역할은 다를 수 있지만, 학교도서관을 지키는 사서 선생님의 능력과 열정은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책을 읽으면서 ‘자기화’시킬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사서교사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어요. 어떻게 하면 학교 안팎의 많은 사람들에게 사서선생님들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그 역할의 중요성을 알게 할 수 있을까요?
임정훈 : 가장 좋은 방법은 교육과정에 사서교사의 교육활동을 명시하는 것입니다. 대다수 사서교사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교육활동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학교 현장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강조하는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 등의 교육에 대해서는 사서교사가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요. 따라서 사서교사를 교육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안은 교육과정을 통해 사서교사의 교육활동을 보장해 주는 것입니다.
구혜진 : 아직 사서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학교가 많기 때문에 ‘사서교사가 뭐 하는 사람이지?’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을 것 같아요. 어서어서 1학교 1사서교사 배치가 되면 좋겠는데,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멋진 주인공이 등장하는 드라마나 소설이 나오면 좋겠어요. 저렇게 멋진 사서 선생님이라니 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이요.
김주애 :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띄는 것입니다. 눈에 띄지 않으면 전혀 모르니까요. 책, 유튜브, 기사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사서교사는 어떤 일을 하는지, 왜 중요한지를 널리 알려야겠죠.
황왕용 : ‘저를 각인시키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할까?’라는 질문이 저를 애처롭게 만듭니다. 지금 하는 것만큼만, ‘배움 중심의 학교도서관’을 유지, 발전해가면 되는 것 아닐까요?
얼핏 보면 신규 선생님이나 연차가 얼마 안 된 선생님을 위한 책처럼 보이는데, 책을 읽은 분들 중에 모든 학교도서관 운영자가 읽으면 좋겠다고 하시는 분이 적지 않더라고요. 이런 분들은 책을 통해 무엇을 느끼셨을까요?
임정훈 : 각종 기관이나 지자체 교육청 등에서 나오는 학교도서관 매뉴얼을 보면 정답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그걸로 부족하고, 난처한 상황이 누구에게나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공식적인 매뉴얼에는 나오지 않지만 현장에서 생기는 궁금증을 담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김주애 : 공감과 안도를 느끼지 않으셨을까요? 연차가 쌓였더라도 내공이 조금 쌓였을 뿐, 학교도서관에서 마주하는 어려움은 여전하지요? 가슴 속으로만 생각했던 것들을 글로 풀어낸 이 책을 읽으며 공감이 되기도 하고, 안도가 되셨을 것 같아요.
구혜진 : 제 주위 동료 사서선생님들이 책을 읽고 나서 “나도 이런저런 고민한 적 있었는데! 책 속에 내가 고민했던 질문과 답변이 담겨 있어서 신기했어.” 같은 말을 하시더라고요.
이 책을 통해 책에서 다룬 주제에 대해 심층적인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히셨는데요, 언급된 다양한 주제 중에서 특히 여러 선생님이 함께 고민해 보면 좋겠다 싶은 주제가 있다면요?
임정훈 : 실제적인 교육활동에 대한 내용을 담지 못한 게 아쉬워요. 예를 들면, 학교 현장에서 사사 선생님이 가장 많이 요구받는 것이 독서교육이거든요. 하지만 현장에 가면 막막하죠. 나에게 필요한 답을 찾기 위해 여러 책을 찾아보고 주변에서 묻곤 하는데 흔히 볼 수 있는 책들은 너무 성공 사례 위주라 적용하기가 어렵죠. 각종 연수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실패의 경험을 담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구혜진 : 수업에 대해 더 심층적으로 논의가 이루어지면 좋겠어요. 사서교사의 수업권이 보장되어, 좀 더 전문적으로 수업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김주애 :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주제에 저는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 교사와 함께 고민해 보고 싶어요.
▲김주애 대전은어송중학교 사서교사
지금도 현장에서 분투하고 계실 전국의 학교도서관 운영자에게 전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임정훈 : 학교도서관은 과거보다 미래를 향하는 곳이라 생각해요. 우리가 가는 길이 곧 학교도서관의 미래라는 자부심을 갖고 전진했으면 좋겠어요.
김주애 : “세상에 책을 싫어하는 아이는 없다. 다만, 아직 좋아하는 책을 발견하지 못했을 뿐.” 학교도서관을 운영하면서 힘들 때마다 “그래도 해야지. 그래, 세상에 책을 싫어하는 아이는 없다잖아?”라고 마음을 되잡을 수 있게 해 준 문장이에요. 위로와도 같은 위 문장을 선물해 드리고 싶습니다.
구혜진 : “책에서 우연히 마주친 어느 한 구절로 내 삶의 태도가 예절과 달라질 수 있음을 늘 새롭게 기대하며 살자.” 늘 마음에 담고 다니는 이해인 수녀님 시의 한 구절이에요. 아이들 삶에서 소중한 책을 만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멋진 사서선생님들의 매일 매일을 응원합니다!
황왕용 : “저는 선생님이 계속 이렇게 글을 쓰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도 사서교사가 되어서 선생님처럼 책도 내고 학생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면서도 사서교사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는 교사가 되고 싶어요. 쌤의 다음 책엔 교직이 되어서 임용준비를 하고 사서교사가 된 제 얘기가 나오면 좋겠어요. 더 나아가 이번 책처럼 저도 선생님과 같이 책을 쓰게 됐으면 합니다!” 이제 문헌정보학과 2학년이 된 제자의 메시지 일부를 옮깁니다. 우리에겐 이런 제자들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힘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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