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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 학기 한 권 두텁게 읽기] 책 속으로 한 발짝 더 다가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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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8-07-02 11:41 조회 6,25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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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시간에 이어 아이들에게 『도깨비폰을 개통하시겠습니까?』를 연달아 읽어 주었다.
 아래는 41쪽에 나오는 내용이다.
 
“지우는 케빈이 알려 주는 대로 스마트폰 앱 마당에서 돌싸움 앱을 내려 받았다. 그러자 스마트폰 화면을 뚫고 둥그런 돌이 수십 개 솟아났다. 하얀빛으로 감싸인 돌은 언뜻 보면 진짜 돌처럼 보일 정도로 감쪽같았다.”
 
 “대박! 재밌겠다!” 아이들에게 이번 책 속의 이야기는 더 재밌었나보다.
 책에서 지우가 그랬던 것처럼 ‘복합 현실 기술’이 실제로 되었으면 좋겠다고난리다. 마치 게임 속으로 들어간 듯 도깨비들과 노는 주인공 지우가 엄청 부러웠나보다. “얘들아, 이거 동화야. 지어낸 이야기야!” 그러든 말든 아이들은 평소에 자주 하는 총 쏘는 게임이 있는데, 그게 진짜 복합 현실 기술처럼 되면 밥도 안 먹고 하루 종일 할 수 있다는 둥 재잘거리기 바빴다.
 이번 시간에는 책 속 주인공과 도깨비가 놀이를 했듯이 ‘놀이도감’을 보고, 알고 있던 놀이들과 처음 알게 된 놀이들을 찾아보았다. 사실 아이들이 놀이도감을 살펴보는 것을 좋아할 줄 알았는데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미 책 속에 있는 놀이들은 거의 다 해본 것인데 뭐 하러 설명을 읽어야 하냐는 것이다. 나는 속으로 ‘아차’ 싶었다. 우리 학교는 시골에 있는데다 아이들이 아침에 등교를 하면 오후 4시 20분까지 전교생이 남아 같이 뒹굴뒹굴 놀다가 함께 학교 버스를 타고 하교를 한다. 이곳 아이들의 생활을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수업을 짰다가 아이들에게 엄청 잔소리를 들었다.
 “대신 우리도 돌싸움 해 보자!” 하고 얼른 분위기를 바꿨다. “오! 책 읽고 이런 것도 할 수 있어요?” “그럼, 뭐 어때?” 하며 얼른 머리를 굴렸다.
 사실 ‘사방치기’와 철봉에서 하는 ‘허수아비’ 등을 준비했는데 그걸 하자고 하면 분명 더 큰 타박을 들을 것이 뻔했다. 나는 체육 창고에 쌓인 ‘콩 주머니’를 가져왔다. 우리도 지우와 도깨비들처럼 청군과 백군으로 나눠 돌싸움 아니, ‘콩 주머니 싸움’을 해 보았다. 놀이를 시작하기 전에 절대 얼굴쪽으로 던지지 않고, 너무 세게 던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해 ‘콩 주머니’가 터지도록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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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폰 저도 가지고 싶어요

『도깨비폰을 개통하시겠습니까?』를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 무엇이냐고 누군가가 물으면 이번 장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어쩜 작가는 이런 생각을 다 해냈을까?’ 하고 아이들과 신나게 읽은 부분인데, 바로 네 번째 장 「앱 나와라, 뚝딱! 꼭두각시 나와라, 뚝딱!」이다. 도깨비들과 지우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쓰는 ‘김서방온’, 도깨비폰을 감쪽같이 변신시키는 둔갑술 ‘감쪽가튼’, 외국어 전용 어플 ‘꼬부랑 CANDY’ 등 듣도 보도 못한 신기한 앱들이 등장하는 장이다.
 책을 읽는 내내 아이들은 “이제는 이런 앱들이 나올 때가 되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최고의 숙제 도우미라는 ‘술술술 앱’에서는 여기저기서 감탄사와 한숨이 뒤섞여 나왔다. 오늘 학습지 선생님이 집에 오시는데 수학, 한자, 국어, 과학 아무것도 못 했다며 한숨을 쉬는 아이들이 안타까우면서도 귀여워 보였다. 책 속에 나오는 신기한 앱들을 활동지에 정리를 해 보았다.
 그리고 ‘내가 만약 도깨비폰 앱 개발자라면 지금 당장 만들고 싶은 앱’ 을 써 보기로 했다.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을 나이라 그런지, ‘물만 먹어도 빠져요 앱’, ‘(예뻐서) 너만 보여 앱’, ‘답 나와라 뚝딱 앱’, ‘하루 종일 쉬는 시간 앱’ 등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이야기들과 함께 반짝거리는 아이디어들을 술술 이야기했다. 미래에 정말 이런 앱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상상속의 엉뚱한 이야기 안에서도 아이들은 자신의 삶과 맞닿은 지점을 참 잘 찾는다. 우리 학교는 ‘소프트웨어 선도학교’인데, 담당 선생님과 협력하여 간단한 앱 만들기를 아이들과 해 보면 어떨까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나의 소프트웨어 지식이 부족하여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지만, 역량을 키워 다음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언제나 고비는 오는 법

 이제 책을 절반 정도 읽었는데 아이들이 힘들어 한다. 꾸준히 읽고, 듣는다는 것이 이리 힘든가 보다. 산을 오를 때도 깔딱 고개만 넘으면 좀 수월해진다고 우리도 이 고비만 넘기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다독이며 같이 읽어나갔다. 책의 후반부터 특별한 활동보다는 읽는 것에 집중을 했다. 한창 현장체험학습이 많은 달이라 그런지 책 읽기가 쉽지 않았다.
 마지막 7, 8장에서는 ‘도깨비 보건 기구 9단계’ 기준을 보면서 자신의 인터넷, 스마트폰 사용 지수를 점검해 보았다. 그리고 ‘현명한 인터넷, 스마트폰 사용을 위한 픽토그램’을 그려 보고, 학교 곳곳에 붙여 놓았다.

별이 다섯 개!

 드디어 책을 끝까지 다 읽었다. 시작이 있으면 이렇게 끝이 있다. 아이들은 시원섭섭한 눈치다. 아이들과 책을 다 읽은 소감을 나누고 별점 주기를 해보았다. 별점은 1개부터 5개까지 소수점으로도 줄 수 있다.
 『도깨비폰을 개통하시겠습니까?』의 평균 별점은 4.8점! 아이들의 최대 관심사인 ‘스마트폰’과 관심 없었던 ‘도깨비’의 조합이 무척 신선했나 보다.
 주인공 지우와 같은 반 친구인 현준이와의 러브 라인이 조금 더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많았다. 책에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용어들이 많이 나와 어려웠다고도 했다. 책을 읽는 중간 과정이 힘들었지만 끝까지 다 읽은 모두가 대견하다고 서로에게 박수를 쳐 주며 마무리를 했다. 이렇게 또 한 권이 아이들 마음에 쌓였다. 힘들고, 지겹고, 지쳐도 같이 했기에 끝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도 어렴풋이 느끼지 않았을까? 함께한 우리 모두에게 별이 다섯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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