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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중등] 한국사교사의 도서관 협력수업 체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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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6-29 15:43 조회 9,14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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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책을 보러 갔던 것은 아니다. 피로가 쌓여 어디 드러누워 쉴 곳을 찾고 있었다. 갓 발령받은 막내라 원로교사들 전용인 남교사 휴게실에 가기는 영 눈치가 보였기 때문 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잠자러 가곤 하는 도서관 온돌방에서는 해 볼 만하겠다 싶었다. 그래서 잠을 자러 도서관에 다니다가, 잠이 안 올 때는 도서관의 피아노와 기타를 치며 놀곤 했고, 그러다 보니 이덕주 선생님(사서교사)과도 자주 만나게 되어 친해지고 말았다. 송곡여고 ‘열린도서관’과 나의 인연은 5년 전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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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3 한국사 수업, 계속 이렇게 해야 하나?
수업이 만만치 않다. 시험 전까지 나가야 할 진도가 벅차다. 하루에 중단원 하나(교과 서 4–5쪽)씩 가르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시험이 2주 앞으로 다가왔는데 아이들은 진도에도 수업에도 관심이 없다. 나 혼자 이렇게 난리쳐서 뭐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돌파구는 없는 것일까?
 

2013.10.02 “쌤은 좋은데 한국사는 싫어요.”
시험 전이라 자습 시간을 주었다. 자습 분위기가 잘 잡히지 않아 떠드는 놈들이 있어 서 얘기를 나눴다. “왜 시험공부 안하냐” “쌤은 좋은데, 한국사는 싫어요.” 집에 와서 한참을 생각해 봤는데, 이렇게 외울 것 많고 이해가 안 되는 과목은 나 같아도 싫을 것 같다.
 

2013.10.08 1차 회의–생각보다 큰일이군
학년 초에 계획했던 도서관 프로젝트 수행평가가 다가와 준비하는 첫 모임을 가졌다. 학년 초에 유선경(한국사교사) 선생님께서 작년부터 해오던 것이라며 올해도 하자고 하 셨을 때 나는 별 생각 없이 오케이 했었던 것이다. 2주 동안 6차시에 걸쳐 도서관에서 수업을 하면 그동안 쉴 수 있을 거라는 달콤한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두 명의 한국사교사가 같은 기간 동안 6차시에 걸쳐 도서관에서 수업을 한 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먼저 두 사람의 도서관 사용 일정이 겹치지 않게 시간표를 조절해야 했고, 그게 어려운 경우 도서관의 공간을 분할하여 동시 수업을 진 행해야 했다. 또한 프로젝트 발표작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주제선정과 자료를 찾는 방 법에서부터 PPT 자료를 만들고 효과적으로 발표하는 방법까지 지도해야 할 부분들 이 너무나 많았다. 한국사교사는 각 조의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역사 내용에 관한 도 움을 주는 것으로, 사서교사는 자료검색방법, 인용방법, PPT 제작 및 발표요령을 강 의하는 것으로 역할을 나누었다. 또한 주제 후보를 선정하고 그에 맞는 자료를 신청하 는 일은 한국사교사가, 자료를 구입하거나 타도서관에서 대출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하 는 일은 사서교사가 맡기로 했다.
 

2013.10.10 탐구주제 목록제작–하고 싶은 주제가 너무 많아!
시험기간이지만 쉴 수가 없다. 당장 다음 주에 시작되는 프로젝트 수업. 일단 급한 것 은 학생들에게 제공할 좋은 주제목록을 준비하는 일이다. 도서관에 가서 도움이 될 만 한 책들을 눈에 보이는 대로 뽑아 집에 가져왔다.
 

작년 탐구주제 검토와 고민 그리고 개선
좋은 주제를 고르기 위하여 먼저 작년 자료를 검토했는데, 작년에는 10여 개의 주제 를 제공하여 그 가운데서 선택하게 하였으며, 지시사항이 매우 구체적이었다. 너무 구 체적으로 학생들이 해야 할 부분을 지정해 준 점, 그리고 이미 특정한 상황이 설정되 어서 학생들에게 창의성을 발현할 기회를 주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또한 정치, 경제와 같이 무겁고 깊이 있는 내용보다는 생활에 관련된 가벼운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생 활 모습을 구체적으로 밝히면서도 그것을 통해 바라보는 그 사회의 성격, 사회상, 그리고 그러한 모습이 나타나게 된 원인을 탐구하여 발표하게 할 수는 없을까?
일단 사회사・생활사 위주의 주제를 주로 포함시킨 점은 작년과 동일하지만, 정치・경제 문제도 일부 포함시킴으로써 부족함을 보완하였다. 또한 학생들이 역사 탐구를 조금이라도 친숙하게 느끼도록 하기 위해 현재 배우고 있는 아이들의 실명을 질문의 주인공 등으로 넣었다. 그리고 40여 가지 탐구 주제들을 목록으로 만들었다. 탐구 주 제는 학생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여지를 남기 위해 간단히 키워드만 제공하고, 어떻게 연출해야 하는지 지시사항은 주지 않았다.
 

2013.10.11 2차 회의–교생의 출현
2차 회의에는 이 수업을 함께 진행할 사람이 두 명(사서교생) 늘었다. 1차시에 교생의 자 기소개 프레지 발표를 5분씩 배정하였다. 두 분의 교생은 사서교사의 분신으로서 강 의를 대신하거나 자료를 준비하고, 역사교사를 도와 각 팀을 돌아보거나 조언을 해주 는 역할을 맡았다.
 

2013.10.12 책 무더기에 뒤덮인 토요일 밤
역사연구반의 현장 답사를 마치고 학교에 들렀다가, 저녁 7시쯤 학교 계단을 내려가는 데 도서관이 환하다. 무심코 문을 열었다가 예상치 못한 광경을 보았다. 교실 크기만 한 열람실의 책상 위에 3~4권 씩 쌓은 책들이 빈틈없이 올려져 있었고 각각의 쌓인 책마다 40여 개의 주제를 적어놓은 표지들이 놓여 있었다. 한쪽에서는 도서부 아이들 이 북트럭 가득히 쌓인 책을 주제에 따라 분류하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덕주 선생님과 교생들이 각각의 책표지 사진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이 분들은 오늘 낮부터 모여서 인근의 구립도서관을 돌고, 인근 학교 도서관을 돌면 서 수십 권의 책들을 긁어모았단다. 도서관의 일이라는 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 진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저렇게 토요일 밤까지 책 무더기와 씨름하는 모습을 직접 보니 미안함과 고마움이 나를 흔들었다. ‘이 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해야겠구나!’ 도서관 팀의 도서 분류작업은 밤 10시 30분에 끝났다.
 

2013.10.13 어서와.. 도서관 프로젝트는 처음이지?
이덕주 선생님의 건의로 네이버 카페를 개설했다. 대문 사진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가수 이승철의 사진과 “어서와.. 도서관 프로젝트는 처음이지”라는 멘트를 걸었다. 각 반의 모든 조에게 게시판을 하나씩 주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학생들이 준비하 는 모든 과정부터 최종 제출 파일까지 전부 네이버 카페에 업로드 하도록 할 생각이 다. 그러면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자료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고, 나 역시 원하는 때에 자료를 열람하여 중간과정을 점검하거나 최종 평가를 내리기 쉬울 것이다.
 

2013.10.14 1차시–빛나는 66개의 별들
1교시 시작하기 30분 전에 도서관에 나와 이것저것 점검했다. 미리 만들어 온 1차시 지도안을 유선경 선생님과 공유했다. 배부해야 할 조별활동 계획서 양식과 43개의 탐 구주제 목록은 사서선생님이 인쇄해 주셨다.
1차시의 주요 목표는 우리가 왜 이것을 하는지 동기를 부여하고 조 편성(조 편성은 자 율. 단, 홀로 남는 학생이 없도록 하는 것은 각반 회장의 책임.)과 주제선정까지 완료하는 것이었다.
역사란 주어진 사실을 필기하면서 달달 외우는 공부가 아니라 우리가 직접 Fact를 다루고 우리의 생각으로 판단을 내리는 작업이라는 얘기를 할 때 내 목소리가 떨렸 고, 정보화 시대에 가장 필요한 능력이란 주어진 정보를 달달 외우는 능력이 아니라 원 하는 정보를 찾아서 가공하고 이용하는 능력이라는 얘기를 듣던 아이들의 66개의 눈 들이 별처럼 빛났다.
학생들은 신중하게 주제를 골랐다. 결국 43개의 주제들이 그들에게 골고루 선택받 지 못했고, 몇 가지에 국한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토요일 밤까지 책 더미 속에서 고생한 모두에게 미안했다.
 

2013.10.16 2차시–전부 일어나!
2차시 자료검색 강의를 맡은 교생들은 전날 밤 늦게까지 도서소개 슬라이드를 제작했다. 학생들이 고른 주제에 맞는 책들의 목차가 스크린에 흘러갔다.
2차시의 목표는 필요한 자료를 최대한 많이 찾는 것이다. 그런데 두 가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었다. 아무 것도 안 찾고 가만히 있는 놈들이 있을까봐, 그리고 모두 포털 사이트의 검색에만 의존할까봐 염려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첫 반 수업 직전에 개인당 1장 이상 작성하여 제출할 자료검색 메모장 양식을 급조했다. 모든 조원이 필수적으로 자료를 하나씩 찾아 메모장에 서지사항을 작성하여 제출해야 감점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인터넷 자료는 몇 개라도 관계없지만 단행본/논문 자료가 5개 이상 되어 야 내용점수에서 감점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교생들의 강의가 끝나고 실습시간을 주었다. 대다수가 옹기종기 컴퓨터 검색에만 달라붙어 있었다. 답답한 마음에 언성이 높아졌다.
“자! 전부 일어나!”
 

2013.10.18 3차시–쉬운 길로 우회
도서관에서 대부분의 일과를 보내고 나면 목소리도 잠기고 허리가 뻐근했다. 맥이 빠져 집에 들어가면 한국사 수업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어 좋았지만, 다가오는 새로운 차시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잠에 곯아떨어지곤 했다.
교생의 강의로 3차시 수업이 시작되었다. 오늘의 목표는 참고자료 인용법을 배우고 지난 시간에 받은 자료검색 메모장에 서지사항을 규칙에 맞추어 적어 내도록 하는 것 이다. 강의를 맡은 교생에게 최대한 짧게 마치도록 부탁했고, 덕분에 학생들에게 실습 시간을 길게 줄 수 있었다. 학생들은 이제 도서관 수업에 완벽히 적응하여 부지런히 움직였다. 조별로 두 명 정도는 랩톱 컴퓨터에 붙어 논문 및 인터넷자료를 검색했고, 나머지 학생들은 서가를 돌아다니면서 관련 서적들을 가져와서 서지사항을 받아 적었다.
그런데 8반의 한 조는 예외였다. 이들은 책상에 고개를 처박고 잠을 자거나 스마트 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다가가서 보니 주제도 잡았고, 지난 시간에 자료도 하나씩 찾아 적어놓았다. 그런데 왜 이러는가! 1, 2차시 때는 해볼 만한 줄로 알고 덤볐다가 역 시나 어려우니까 벌써 싫증이 나 주저앉아 버린 것이다.
이덕주 선생님은 아이들의 준비상황과 탐구주제를 찬찬히 살피더니 아이들에게 이 주제가 너무 어렵지 않느냐고 물으셨다.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이런 어려 운 주제는 포기하고 쉬운 주제로 바꿔보자는 과감한 제안을 하자 아이들의 얼굴에 다시 생기가 돌았고, 아이들은 새로운 주제를 골랐다.
 

2013.10.29 4차시–참신한 형식을!
PPT 제작을 시작하는 날이다. PPT제작 방법과 효과적인 발표요령에 관한 교생들의 강의는 간결하고 좋았다. PPT에는 제목, 목차, 자료 출처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해 이해질 것을 우려해 오늘 최소한 목차까지는 완성해야 감점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걸었다. 또 한 가지 강조한 요소는 ‘참신함’이었다. 학생들이 중학교 때 하던 일반적인 내 용 전달 형식의 발표를 벗어나야 한다. 무엇이든 좋으니 멀고 지루한 역사 이야기를 새롭고 산뜻한 형식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라!
 

왜 참신해야 할까?
참신함을 강조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발표 효과 때문이다. 참신한 발표는 관객 의 마음과 눈길을 사로잡는다. 역사에 관심이 없었던 친구도 소외되지 않고, 끝까지 지 켜보게 하려면 그 발표는 쉽고 재미가 있어야 한다.
둘째, 참신함은 평가를 위한 기준이기도 했다. 새로운 형식에 맞추어 발표 대본을 작 성하려 하면 본래 책이나 논문에서 봤던 문장들을 쉽게 이해되는 자신들의 언어로 완전히 다시 진술해야(paraphrase) 한다. 이때 학생들이 역사적 지식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그것을 자신들의 언어로 재진술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새로 쓰는 작 업을 거친 팀에게는 높은 점수를 부여하려고 한다.
 

오늘 학생들은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 2~3명은 컴퓨터에 달라붙어 PPT 배경그림이나 색채를 선정하는 동안 한 쪽에서는 참신한 발표형식을 고민하고, 그에 맞추어 목차를 썼다 지웠다 하였다. 게다가 2~3차시의 자료검색 작업이 완료된 상태가 아니었기에 책과 논문을 찾으러 돌아다니는 학생들도 있었다.
오늘은 학생들과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눈 날이기도 했다. 아이들은 내게서 어떤 아이디어가 흘러나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나의 모든 말을 경청했고, 나 역시 좋은 생각을 던져주기 위해, 도움을 주기위해 미간을 좁혀가며 아이들의 고민에 귀를 기울였다. 한 국사 수업의 이름으로 이렇게 많은 대화를, 그것도 잡담이 아닌 뭔가를 만들어내기 위한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어 본 적이 있었던가? 시끄러운 가운데 대화를 많이 해서 내 목소리는 더 거칠어졌지만, 나는 흐뭇했다. 그리고 모든 팀의 아이들이 저마다 예쁘게 보였다.
 

2013.10.30 5차시–공개수업
5차시는 각 조 대표가 앞에 나와 예비발표(주제소개, 지금까지의 진행상황, 준비하면서 느 낀 점, 생각한 점 등을 자유롭게 발표하는 시간)를 하고 나의 즉흥적인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지리라 이미 예고해 두었다. 그런데 1학년 7반 아이들은 내가 만나는 학급 가운데 가장 순진하고 여린 아이들이었다. 이 아이들에게 30여 명의 참관단이 들이닥치면 아이들은 꽁꽁 얼어버리리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점심시간에 미리 예상 질문 목록을 그 반에 전해준 것은 비밀. 이것은 7교시에 놀 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아이들이 자신들의 예비발표 대본을 적어온 것은 물론이고, 모든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 내용을 쪽지에 깨알 같이 적어 온 것이었다. 30여 명의 손님들 앞에서 아이들은 몹시 수줍어하면서도 저들이 하고 싶은 말은 다 하였고, 나 의 즉흥(?) 질문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멋지게 답변하며 방어했다.
 

2013.11.01 6차시–최종발표, 최고의 날
어떤 학급이 프로젝트학습 발표를 잘할까? 평균성적이나 외향성보다는 ‘학생들 간 친밀도’가 발표 수준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는 것 같다. 이것은 어제부터 학생들의 최종발표를 지켜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학생들 간에 배타적인 소그룹이 형성되어 있 거나 불화가 있는 경우, 학생들은 창의성을 발휘하지도, 호소력과 연기력을 뽐내지도 못했다. 아마도 ‘자신의 적’이 지켜보고 있기에 자신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비웃 음을 당하거나 험담거리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지 않을까 추측한다. 반면 급 우관계가 원만한 학급에서는 온갖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고, 자유롭고 적극적인 방식으로 표현되었다.
EBS 촬영팀이 최종발표 장면을 담느라 감독의 카메라가 때로는 발표자의 코앞에 서, 때로는 등 뒤에서 어슬렁거렸지만 아이들은 조금밖에 떨지 않았다. 긴장감 속에 서도 아이들은 준비해 온 것을 모두 보여 주었다. 대강 때우자고 나온 팀은 하나도 없었다. EBS 효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2013.12.05 3일째 수행평가 입력 중
지금은 밤 9시 20분, 수행평가 결과를 입력하기 위하여 3일째 야근 중이다. 학생들이 제출한 PPT 자료와 발표 대본을 보고 내용을 평가하여 조별 점수를 일괄적으로 결정한다. 그런 다음, 학생들이 서로 점수를 부여한 동료 평가지를 검토하며 개별 감점 여부를 판단한다. 그렇게 하여 결정된 최종점수를 네이스(NEIS)에 기재한다.
평가 기준이 새로운 고민거리가 되었다. 대부분의 팀들이 문헌을 충분히 참고하였 고 내용 구성에 힘썼기 때문에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변별력이 없었다. 하지만 형식 적인 측면에서는 팀들마다 천차만별이었다. 그리하여 참신한 형식을 갖춘 팀은 만점, 일반적인 발표 형식을 취한 팀은 –1점을 부여하였다. 또한 동료평가에는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동료평가지의 점수를 산술적으로 정확하게 반영 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므로 동료평가 결과의 팀 내 순위는 어떤 학생이 팀을 주도했고, 팀에 기여하지 않았는지 판단하기 위한 보조자료로 활용하였다. 동료평가를 하 다 보니 기가 막힌 일도 있다. 어떤 조에서는 조장이 혼자 발표 준비를 할 동안 전혀 협조하지 않던 학생들이 동료평가지에는 자신의 점수만 조장과 같은 점수로 부여한 것이었다. 이처럼 양심적이지 못한 아이들은 내일 소환하여 분명히 짚고 넘어가겠다.
이번 프로젝트 학습은 처음이었던 만큼 나에게 설렘과 놀라움을 안겨 주었지만 동시에 미흡한 점도 많았다. 3일째 야근이 끝나가지만 이제 점수 입력만 거의 완료했을 뿐, 정작 하고 싶었던 일은 아직 시작도 하지 못했다. 학기말 담임 업무(생활기록부 작성)와 부서 업무 등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네이스 ‘과목별 세부능력사항’ 란에 각 팀과 개인의 활약상을 기록하는 일까지 반드시 완료할 생각이다. 이 번 한국사 도서관 프로젝트 수업에서 발견한 학생들의 새로운 면모, 다시 말해 그들 의 재능과 통찰력과 끼는 결코 잊을 수도 없고, 놓칠 수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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