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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미국 학교도서관 이야기] 미국 학교의 교육, 문화, 정보의 허브인 학교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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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12-20 04:13 조회 7,79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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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온경 뉴욕 코버트 애비뉴 스쿨 도서미디어교사


1. 학교의 보물창고인 학교도서관을 꿈꾸다
학교도서관이라고 하면 한 학교의 교장선생님부터 모든 교사들과 학생들까지 지적, 정서적 필요를 채워주는 지식정보의 보물창고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사서교사는 그 보물창고에 있는 갖가지 보물들을 필요한 사람들이 언제나 찾아갈 수 있도록 갖추어 놓고 잘 정리하여 찾기 쉽게 해놓으며, 혹시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친절하게 도와주는 창고지기라고 할까? 이 창고는 늘 열려있는 창고여서 보물을 보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언제든지 들어와 마음대로 보물을 고르고, 때로는 있는 보물을 세공해서 새로운 보석을 만들기도 한다. 어린 학생들은 보물창고의 마법사 또는 요정인 사서교사에게서 먼 나라의 보석 같은 이야기를 듣고 눈을 반짝이고 상상의 나래를 펴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맛보기도 하고, 조금 더 큰 학생들은 사서교사에게서 교실에서는 배우지 못한 생생한 새로운 지식을 배워 학업에 자신감을 갖게 되고 또 다른 지적, 정서적 호기심으로 계속 도서관을 찾는다.

필자가 학교도서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공공도서관의 아동부에서 일했을 때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교사들을 종종 도와주면서부터이다. 그들은 학습교수안을 짜는데 필요한 책을 찾는다며 그 책에 대해 나름대로 짤막하게 설명하곤 했다. 한 유치원 선생님은 A, B, C 순으로 알파벳을 가르치는데 내일은 P를 가르칠 차례라면서 제목이 P로 시작하는 동물에 관한 책들을 보여 달라고 했고, 어떤 선생님은 기분(feeling)이 변하는 것에 관한 그림책을 찾는다면서 도움을 청했고, 또 어떤 선생님은 ‘바보 같은 토끼(Dumb Bunnies)’라는 제목의 책을 찾는다고 했다. 필자는 탐정과도 같은 기분으로 그들이 원하는 책을 신속하게 찾아주려고 노력했다.

그들의 태도가 너무 진지해서 필자는 학교도서관의 사서교사로 일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열정적인 선생님들의 수업을 지원하는 학교도서관을 지키고 매주 오는 아이들에게 갖가지 신비한 보물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에 사서교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공공도서관에서 늘 해오던 익숙한 일을 하는 것도 보람이 있겠지만 어딘지 모르게 100% 채워지지 않는 공허감의 정체를 알자마자 곧바로 사서교사가 되는 데 필요한 코스들을 듣기 위해 학교도서관미디어 대학원 과정에 등록했다. 낮에는 공공도서관에서 근무하며 밤에는 강의실을 가득 메운 동료학생들과 함께 원석과도 같은 교수님들의 강의를 들으며 내 미래의 보물창고에 대한 꿈을 키워나갔다.

공공도서관에서 밤 근무(오후 1~9시)를 하는 날은 아침에 S중학교 도서관에서 아침부터 점심 때까지 교육실습을 하면서 사서교사로 전향하기 위한 준비를 하였는데 학교도서관에서 사서교사가 실시하는 모든 학습 지원 및 교수활동들이 교수님으로부터 말로만 듣던 강의내용들과 매치되면서 나의 보물창고에 관한 꿈은 현실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필자가 교육실습을 했던 S중학교의 도서관에는 사서교사가 두 분 계셨다. 두 분 다 경력이 20년 넘는 베테랑 사서교사인데 그중에서 M선생님은 고등학교 영어교사 출신에 초등학교 사서교사 경력도 있어서 아동 문학에 조예가 깊었다. 그래서 모든 6학년 학생들은 학급별로 일주일에 한 번씩 학교도서관에 와서 M선생님으로부터 추천 받은 그림책을 통해 문학작품을 감상하는 법과 문학의 구성요소에 관한 강의를 몇 주 동안 들었다. 그렇게 해서 문학의 기초를 뗀 학생들이 영어시간에 영어선생님이 내주시는 과제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신입 영어교사들은 M선생님에게 영어수업에 관해 자문을 구하고 두 사람이 함께 공동수업에 관해 협의한 후 영어수업의 토픽과 과제가 정해지면 M선생님은 북토크(book talk) 준비를 했다. 즉, 영어수업 시간에 딜레마(dilemma)에 빠진 주인공에 관한 소설을 읽어야 한다면 M선생님은 그 학급의 모든 학생들이 빌려갈 수 있도록 북트럭 하나 가득 딜레마에 관한 소설책들을 싣고 영어수업이 있는 반으로 가서 북토크를 했다. 북토크는 M선생님이 책을 하나씩 손에 들고 표지를 보여주면서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줄거리를 약 10초 동안 이야기하다 갑자기 중단하는 형식이다. 그때 그 책으로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 학생은 손을 재빨리 들어 그 책을 빌리는 것이다. 이러한 북토크를 위하여 두 사서교사는 틈틈이 학교도서관에 새로 들어온 신간서적을 하나도 빠짐없이 부지런히 읽어 그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자그마한 예에 불과하지만 이 예를 통해서 학교도서관이 학교교육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2. 보물창고가 현실로 다가왔을 때
–스토리텔링과 다문화 프로그램으로 빛나다
필자가 사서교사가 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을 때, 마침 필자가 일하던 공공도서관에 필요한 책을 찾으러 온 사서교사가 자신의 학군에 있는 N초등학교의 사서교사 한 분이 정년퇴직을 한다고 알려 주었다. 필자가 그 공석이 된 N초등학교 도서관의 사서교사 자리에 응모하였을 때 그 학교의 교장선생님은 필자에게 1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영어수업을 해보라고 하셨다. 그 당시 필자는 아이들에게 강아지를 가지고 싶어 하는 남자아이가 여러 가지 종류의 강아지들을 다 살펴보고 나서 맨 나중에 자기가 좋아하는 강아지를 선택한다는 이야기를 읽어 주고, 그것이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아이들이 파악하게 하는 레슨을 했다. 그리고 관련 활동으로 아이들에게 색종이를 나눠주고 종이접기(Origami)로 강아지 얼굴을 만들게 하였다. 흡족한 표정의 S교장선생님은 필자가 5학년 학생들도 잘 다룰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5학년 학급을 대상으로 수업을 해보라고 하셨다. 역시 좋은 점수를 받아 비로소 원하던 보물창고의 창고지기가 되었다.

사서교사로서 첫 부임지의 보물 창고지기가 되었을 때 도서관은 그야말로 창고에 불과했다. 말만 도서관이지 교실 하나의 크기였고 컴퓨터는 사서교사용 하나뿐이었다. 미디어센터라고 부르기에는 시설이 충분하지 않았지만 필자는 열정을 쏟아 부어 나름대로의 보물창고를 만들리라 꿈꾸며 즐거이 사서교사의 일을 시작하였다.

유치원부터 5학년까지 약 700명의 학생이 다니던 N초등학교는 아프리카 출신 학생들이 많아 아프리카 문화에서 활발한 스토리텔링의 전통을 중요시하였다. 매년 각 학교마다 스토리텔링 콘테스트가 있었는데 각 학교의 사서교사들이 이 콘테스트를 관장하였다. 필자도 일주일에 한 번씩 학급별로 도서관에 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니 콘테스트를 열어 뽑힌 학생들을 모아서 전교생이 모인 강당에서 학교 콘테스트를 열었다. 그중에서 한 여학생이 집에서는 부모가 모두 스페인어를 쓰기 때문에 영어가 제2언어인데도 스스로의 노력과 타고난 재능으로 학교 전체 1등을 하게 되었다.
학군의 스토리텔링 콘테스트 날에는 필자가 우리 학교에서 1등과 2등을 차지한 학생들을 데리고 행사장에 갔다. 다른 학교들에서 뽑혀온 학생들도 실력이 대단했다. 우리 학교 학생이 전체 1등은 하지 못했지만 중요한 것은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이러한 스토리텔링 콘테스트로 학군 전체가 축제 분위기가 되고 그 전통이 매년 이어져 간다는 것이다. 외국에서 이민 온 학생들도 스토리텔링을 통해 영어실력이 향상되어, 평소에는 내성적인 것처럼 보였던 학생이 무대 위에 올라가 마치 다른 사람처럼 이야기를 들려줄 때 참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렇게 변화한 학생 스토리텔러들을 보면서 이러한 학군의 행사를 기획하고 관장하는 사서교사들이 모두 함께 뿌듯해 했던 기억이 난다.

필자가 처음 사서교사로 일했던 이 학교는 학군에서 문화교육지원비가 많이 나와 그 예산으로 작가, 무용가, 배우, 가수 등 예술가들을 학교로 초빙해 평소에 부족한 학생들의 문화생활을 충족시킬 수 있는 교육적인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실시할 수 있었는데 그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실시하는 것 또한 사서교사인 필자의 몫이었다. 필자는 N학교 학생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히스패닉 학생들을 감안해 학생 전체에게 히스패닉 문화유산을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히스패닉 문화유산의 달(9월 중순에서 10월 중순)에 히스패닉 무용단을 초빙하였는데, 그들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북미, 중미, 남미의 여러 나라들의 다양한 무용을 학생들에게 선사하면서 틈틈이 각 나라의 역사와 음악을 알기 쉬운 말로 설명하여 학생들의 이해의 폭을 넓혀 주었다.

또한, 한국의 전통 명절인 설날을 맞이하여 필자는 한국계 미국인인 일러스트레이션 작가 크리스 순핏을 초청하여 학생들에게 일러스트레이터 작가가 어떻게 작가의 글에 어울리는 삽화를 그리는지, 어떻게 모델을 사용해서 삽화를 그리는지 또 그가 어떻게 해서 일러스트레이션 작가가 되었는지 등에 대한 강의를 직접 듣도록 해주었다. 그리고 학생들은 크리스 순핏이 직접 방청석에서 고른 학생 모델을 앉혀놓고 스케치하는 것을 보며 아주 신기해하고 재미있어 했다.

3월 여성역사의 달에는 여성 보컬 2인조 ‘Sister Act’가 학교 강당에 와서 19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성 음악가들이 각 시대마다 어떠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음악의 길을 걸어왔는지 노래를 통해 보여 주었다. 실제 자매인 두 싱어가 계속해서 실제 가수들(티나 터너, 신디 로퍼, 쉐어 등)처럼 분장을 하고 박력 있게 노래할 때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직원들까지 신이 나서 모두들 온몸을 덩실덩실하며 춤을 춘 화끈한 행사였다.



5월에는 과학자이자 작가인 스티브 타미첵이 와서 과학자였던 자신이 어떻게 논픽션 작가가 되어 책을 쓰게 되었는지 그 동기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지에 대해 학생들에게 설명해 주었다. 여러 초청 강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들의 꿈도 영글어 가는 것을 느꼈다.

이와 같이 사서교사는 다문화학생들이 많은 학교에서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서로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다문화 이해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교과목에 접목한 음악, 미술, 문학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고 실시함으로써 학생들이 영어, 역사, 지리, 과학 등 여러 가지 다양한 과목들에 더 큰 흥미를 느끼고 더 배우고 싶어 하는 동기 부여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


3. 보물창고가 마술을 만날 때
–최첨단 정보교육의 산실
학교의 교육과정을 지원하는 보물창고가 최신 지식 정보 기술과 만날 때! 이는 모든 사서교사들의 큰 즐거움이다. 필자가 자라던 시절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최신 정보 통신 기술에 능숙한 신세대 사서교사들에게는 자신의 특기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뉴욕 롱아일랜드의 몇몇 학군의 초등학교에는 사서교사 외에도 테크놀로지 교사가 별도로 있다. 테크놀로지 교사들은 학생들이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과제를 할 때 사서교사와 함께 학생들을 도와준다. 그 외에는 사서교사가 다른 교사와의 협력수업에 있어서 학생들이 테크놀로지를 다른 과목과 접목하여 과제를 수행하는 부분의 수업을 담당함으로 사서교사도 테크놀로지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지식과 경험을 갖추어야 한다. 대부분의 중고등학교의 학교도서관 미디어 센터에는 테크놀로지 랩이 부속으로 있어 스마트보드는 물론 컴퓨터나 랩탑, iPad, iPod, 디지털 카메라와 비디오카메라 등이 구비되어 있다. 21세기 새로운 정보경제시대에 성공적인 21세기 학습자를 길러내기 위해 사서교사는 학생들의 관심과 경험에 바탕을 둔 가상적 실세계문제들(real world problems)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를 교과교사들과 함께 구상하고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의 사용을 가르쳐 준다. 특히 Web 2.0 tool을 사용하여 교실 안에 한정되어 공부하던 방식을 떠나 세계 다른 나라의 학생들과 서로 도와가며 협동학습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주기도 한다. 이렇게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동안 학생들은 사서교사가 가르치는 학교도서관에서의 수업을 더 재미있어 하고 진지한 태도로 수업에 임하며 분석, 평가, 창조 등 높은 수준의 사고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와 같은 모든 이유들 때문에 미국의 학교도서관은 교육, 문화, 정보의 허브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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