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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각장애인의 독서환경,올바른 이해에서 대체자료 마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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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05 11:37 조회 9,44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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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소비자로서 책값을 지불하고 도서를 구입하여 독서하거나 가까운 공공도서관 및 학교도서관이나 지하철역 등 공공시설에 설치된 독서공간을 이용하여 독서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은 책값을 지불하고 도서를 구입한다 하더라도 주변인의 도움이나 고가의 보조기기를 활용하지 않고는 독서를 할 수 없으며 도서관을 이용한다 하더라도 필요한 편의시설 부족 및 독서하는 방법의 차이와 직원의 인식 부족 등으로 인해 이용률이 아주 낮은 수준이다. 시각장애인에게 원활한 독서환경 마련을 위해서는 시각장애인의 독서환경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질병과 외상으로 눈의 기능이 손상되었거나 상실되어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 또는 심한 시야장애 및 시력저하로 일정 시력이 나오지 않는 사람들을 시각장애인이라 한다.

2009년 6월 보건복지가족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등록시각장애인은 243,422명이고 그 가운데 잔존시력이 전혀 없거나 잔존시력을 활용하여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중증시각장애인은 약 25%이며 나머지는 저시력보조기구를 활용하여 생활이 가능한 경증시각장애인이다. 통계가 발표될때마다 등록시각장애인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경증시각장애인의 발생률이 중증에 비해 더 크다. 시각장애인은 눈으로 책을 볼 수 없기 때문에 가족 또는 동료들에게 대면낭독을 받거나 대체자료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경증에 비해 중증시각장애인이 대체자료를 활용하는 데에는 2배 이상의 노력과 시간이 소요된다.

대체자료에는 점자, 전자점자(문서파일을 점역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변환한 점자파일 BBF, BRL, VBF 등), 확대자료(글자크기 18, 20, 22포인트), 녹음자료(오디오북), 데이지도서 등이 있다. 당사자가 컴퓨터를 활용하여 문서파일을 변환하거나 시각장애인복지관 또는 점자도서관의 도움을 받아 제작하여 점자책 또는 컴퓨터를 통해 화면에 나타난 글자를 읽어주는 소프트웨어인 스크린리더로 듣거나 화면을 확대하여 볼 수 있는 화면확대프로그램 및 점자정보단말기를 이용해 점자전자파일을 손으로 읽거나 소리로 듣는다. 녹음도서는 매체별 플레이어를 사용해 듣고 있다.

대체자료는 대부분 전국 40여 개 점자도서관과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제작되고 있는데, 도서선정, 구입, 도서입력(워드프로세서를 이용해 문서파일 생성) 또는 녹음, 교정, 편집 후 대체자료 파일생성 등의 작업을 거치게 된다. 제작 기간은 최소 1개월 이상 소요된다. 이 가운데 입력 작업에 대부분의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입력이 쉬운 문학서적 등은 자원봉사자에게 맡기고 외국어, 수학 및 과학, 음악 등 전문서적은 내부 전문가가 입력한다. 따라서 시각장애인이 원하는 책을 읽으려면 최소 1개월 이상 걸리며 경우에 따라 읽고자 하는 책을 읽을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신문과 일부 주간지 및 인지도가 높은 월간지는 ARS(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02-2092-9000,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02-880-0900 등 전국 6개 이상의 기관에서 서비스 제공 중)를 통해 원하는 시간에 들을 수 있다.

최근 점자도서와 녹음도서, 점자프린터 등 보조기기를 구입하여 비치해 두고 방문한 시각장애인 이용자가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공공도서관이 늘어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장애인정보누리터’는 아주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으므로 사업을 준비하는 분들께 견학을 권하고 싶다. 도서관! 사실 시각장애인에게 공공도서관 이용 여부를 물어 본다면 95% 이상은 점자도서관이나 맹학교 내에 있는 도서관만 이용해 보았다고 할 것이다. 필자도 선천성백내장으로 실명하여 맹학교를 나왔지만 일반 도서관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어떤 서비스들을 이용할 수 있는지, 이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는 사람이나 견학해 볼 기회가 전혀 없었다. 아니, 일반도서관을 이용하는 것보다 점자도서관이나 복지관을 이용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고 원하는 도서를 어떻게 의뢰하면 빨리 제작할 수 있는지 경험담을 이야기해 주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다 보니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준비를 위해 도서관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 된다.

하지만 통합교육이 전면적으로 실시되고 점자를 모르거나 배울 필요성이 덜한 경증시각장애인이 늘어나면서 공공도서관을 이용하는 시각장애인도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대면낭독으로 독서하고자하는 중증시각장애인에게 가장 적합한 장소가 공공도서관으로 인식되고 있다. 시각장애인이 독서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시혜에서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 읽는 방법이 다를 뿐 시각장애인도 소비자이고 비장애인과 함께 해야 하는, 아니 함께 할 수 있는 도서관 이용자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도서관법 및 독서문화진흥법에 더 확실하고 구체적인 제도적 지원책을 강구해야 하며, 장애인도서관을 더욱 육성 발전시켜 대체자료의 제작기간을 단축하고 필요한 도서를 대체자료로 만들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공공도서관에서는 시각장애인이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시각장애인이 집 밖에 나와 비장애인과 함께 독서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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