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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학교도서관활용수업-중등] 소설로 여는 미디어 수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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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5-11-05 16:45 조회 1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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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여는 미디어 수업 2

단편 「지아튜브」로 살피는 유튜브 채널의 뒷면


미디어 수업을 준비하면서 걱정되는 점이 있었다. 첫 번째는 ‘수업에 활용할 미디어 플랫폼에 무사히 접속할 수 있을까’였다. 두 번째는 ‘학생들에게 사용법을 설명하다가 시간이 다 가지는 않을까’였다. 도서관 와이파이는 설치된 지 오래되어 20명 이상이 동시에 접속하면 늘 버벅거렸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전산 실무원, 정보 선생님과 와이파이를 하나 더 개설하는 등 여러 방법을 모색했지만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진 않았다. 게다가 아무리 가입이 간편하고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라고 해도, 한 번도 사용해 보지 않은 플랫폼을 활용해 유익하게 평가할 결과물이 나올 거라 기대되지 않았다. 그래서 과감히 첫 수업을 사전 준비 시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윤제영 부산 경남여중 사서교사


 

 

사전 체크! 미디어 수업 준비

학생들에게 2시간 동안 앞으로 쓸 미디어 플랫폼에 접속하여 회원가입을 하고, 사이트를 즐겨찾기 등에 등록하게 했다. 학교에선 크롬북을 쓰고 있어 개인 구글 계정이 있었기에, 대개는 몇 번의 클릭만으로 가입이 가능했다. 사이트가 영어로 되어 있어 전자칠판에 직접 회원가입 화면을 보여 주고 한 단계씩 따라오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회원가입을 완료한 후에는 몇 가지 간단한 미션을 통해 해당 플랫폼을 사용해 보며 추후 활동 수행에 필수적인 기능을 확인하고 익혀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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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회원가입이 안 된다고 하는 학생이 다수였다. 살펴보니, 약관의 스크롤을 다 내려야 동의 버튼이 활성화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등 학생들이 회원가입 순서를 헷갈려 하는 일이 많았다. 이와 같은 사전 준비 시간을 갖지 않았더라면 아마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혹시 미디어 수업을 준비한다면, 꼭 차시를 할애해 준비 시간을 갖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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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튜브」로 여는 수업 길잡이

이번 호에서는 『연결하는 소설』(김애란 외, 창비교육)에 수록된 단편 「지아튜브」(김혜지)을 바탕으로 한 수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아튜브」는 아동 유튜버 지아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아동 학대’로 고발한 채널 작가 희진 언니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단편소설이다. 희진 언니는 채널을 운영하는 부모님 기대에 맞추느라 억지로 영상을 찍어야 했던 지아를 걱정해 주는 인물이다. 이 소설은 어린아이가 쓴 편지로 이뤄져 있어 어려운 단어 없이 쉽게 읽히면서도, 자극적인 유튜브 콘텐츠 사례, 출연자와 제작자 사이의 관계 등 미디어 문제로 다룰 만한 이야깃거리가 풍부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가장 익숙한 미디어를 직관적으로 다루기에 ‘미디어 수업 첫 소설’로 적절했다.


첫째, 미디어 관심사 확인·소설 읽기

수업 도입에서는 오늘 읽을 단편소설이 어떤 미디어를 다루고 있는지 소개하고, 평소에 각자 유튜브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점검하는 활동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 또는 유튜버를 분석해 보고 두어 명 정도 발표하면서 서로 관심사가 무엇인지도 확인했다. 도입 활동이 끝나면 ‘각자 읽기’를 시작했다. 필자도 그 시간 동안 순회하며 같이 책을 읽고 다 읽은 학생들에게는 활동지를 나눠 주었다. 활동지는 양면으로, 앞면에는 빈칸 채우기, 뒷면에는 미디어 활동과 관련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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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소설 속 인물의 상황과 심정 유추하기

2차시 수업 중 첫 시간 45분은 책을 읽고 빈칸 채우기 활동을 했다. 이는 소설의 줄거리를 이해하고 소설이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 어떤 문장이 중요한 부분인지 파악하기 위한 활동이다. 단편소설 길이와 난이도에 따라 읽기에 드는 시간은 학생마다 조금씩 다르다. 「지아튜브」의 경우 평균 30분 정도면 책 읽기와 활동지에 제시한 빈칸 채우기가 완료되었다. 모든 학생이 책 읽기를 마무리하면 다음 활동으로 넘어간다. 빈칸 채우기의 정답을 확인하며 중요한 문장을 짚고, ‘악플 읽기’와 관련된 빈칸 채우기 문장을 확인한 후, ‘내가 만약 지아라면 악플을 봤을 때 어떤 기분일까?’ ‘내가 유튜브를 제작하는 사람이라면 내 자식에게 악플 읽기를 시킬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을 통해 등장인물의 심정을 유추해 보았다. 이를 통해 자신을 그 상황에 대입하며 문답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 1차시 수업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미디어를 활용한 수업(2차시)을 할 차례다.


셋째, 유튜브 콘텐츠 제작 의도 파악하기

필자는 「지아튜브」를 통해 유튜브의 자극적인 영상들이 누구의 의도로, 어떠한 과정으로 만들어지는지 학생들이 고민했으면 했다. 따라서 소설에 어떤 등장인물들이 나오는지, 이들이

각자 유튜브 채널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먼저 분석하도록 했다. 가장 핵심이 되는 인물은 채널 출연자인 ‘지아’, 출연자이자 제작자인 ‘지아파파(지아의 아빠)’, 작가인 ‘희진 언니’다. 학생들에게 유튜브는 익숙한 미디어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콘텐츠 제작에 관여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금방 파악한다. 각 인물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 나눈 후에는 소설 속 채널 ‘지아튜브’에 나온 콘텐츠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찾아서 발표해 보도록 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과 콘텐츠 파악이 끝난 후에는 이를 엮어서 생각할 수 있도록 ‘소설 속 콘텐츠들은 누구의 아이디어일까?’ 등의 질문을 건넸다. ‘친구 필통 훔치기’ 등 소재가 자극적이고 촬영이 힘들었다는 묘사가 있는 경우에는 아빠의 아이디어, ‘키즈토이 리뷰’ ‘생일파티’ 등 지아가 즐거울 것 같은 콘텐츠는 희진 언니, 또는 지아의 아이디어라고 답했다. 여기까지 어떠한 등장인물이 어떠한 콘텐츠를 기획했을지 예상해 본 후, 각 등장인물 입장에서 ‘지아튜브’를 알리는 소개글을 작성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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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등장인물 입장에서 채널 소개하기

대부분 학생들이 지아파파의 입장에서는 ‘지아튜브’의 콘텐츠를 알리고 ‘구독’과 ‘좋아요’를 요청하는 소개글을 썼다. 아동 학대 고발을 당했음에도 조회수와 수익에만 관심이 있는 지아 파파를 비판한 것이다. 희진 언니의 입장에서는 ‘지아튜브’의 아동 학대 정황을 고발하는 소개글도 있었지만 자신이라면 직장을 다니고 있는 상황이기에 고발할 용기가 없을 거라는 학생도 많았다. 아직 어린 지아 입장에서는 자신이 어떠한 상황에 처했는지 똑바로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대로 순응하거나 스트레스를 인형 구피에게 풀면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고발하고 싶어 할 거라는 생각을 담은 소개글도 보였다.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다양하게 해석하고 새로운 이야기로 넓히는 학생들을 느낄 수 있었다.

다섯째, 채널 섬네일 새롭게 만들기
마지막 활동은 소설 「지아튜브」에 나오는 등장인물 중 한 명을 선택하여 그 인물의 입장에서 채널 섬네일을 제작하는 것이다. 섬네일 제작 전 밑그림을 그리는 활동은 필수다. 밑그림이 없으면 상상한 이미지를 바로 구현하기 어려워 내내 템플릿만 찾다가 시간이 다 가기 때문이다. 이때 학생들은 밑그림을 그린 후 미리캔버스에 접속하여 섬네일을 만들고 그 이미지를 내려받
은 다음 구글 클래스룸 과제로 업데이트까지 완료해야 한다. 사전에 템플릿 검색하는 방법 등을 실습했기에, 학생들은 자신이 그린 밑그림 테마를 검색어를 입력하며 탐색할 수 있었다. 이때 필자는 유튜브 섬네일의 템플릿 예시를 보여 주고 학생들 자리를 사이사이 순회하며 다른 곳에서 따온 이미지를 올바르게 업로드하는 방법, 원하는 요소를 검색하여 배치하는 방법에 대해 지도했다.
888c0714a317decc5161c6dcdd04024d_1762328687_2707.png학생이 소설 속 지아파파 입장에서 제작한 ‘지아튜브’ Q&A 영상 섬네일


생각 넓히기: 화면 속 영상으로 타인을 판단할 수 없다
위 섬네일 그림은 소설 속 지아파파 입장에서 만든 섬네일이다. 이 섬네일을 제작한 학생은 유튜브를 시청하는 사람들은 ‘유튜버의 사생활’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Q&A 영상 섬네일’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유튜브 섬네일의 의의를 잘 이해하고 만든 결과물이었다. 필자는 지아파파 입장에서 만든 학생의 섬네일을 보며 ‘유튜브를 시청할 때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섬네일에 들어간 질문은 ‘지아는 남자친구 있어?’ ‘지아파파가 잘생긴 이유는?’ 등이었는데, 자극적인 수식어를 만드는 이유가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많았다. 학생들은 스스로 자극적인 제목과 이미지에 혹해 유튜브 영상을 클릭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다. 또한 섬네일 속 질문에 지아가 솔직하게 말하기보다는 아빠가 시킨 답변만 하면서 사람들을 속일 것 같다며, 유튜브 영상은 진짜처럼 보이지만 영화나 드라마처럼 꾸며진 것임에 대부분 동의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영상을 통해 알 수 있는 상대방의 모습은 굉장히 한정적이라 보여지는 대로 다 믿을 수 없다는 점에 특히 공감했다. 이번 수업의 목표는 학생들이 어떤 유튜브 영상을 고르는지 생각해 보고, 유튜브가 만들어지는 과정 등을 고려하여 영상 속 내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이었다. 섬네일을 직접 만들어 보고, 제작 의도를 발표하는 경험을 통해 학생들은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생활에 포개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일상에서 학생들이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살피고, 건강하게 이용하는 습관을 다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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