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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학교도서관활용수업 중등] 과학 시간에 소설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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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2-02-21 11:00 조회 4,31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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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시간에 소설 읽기 

활동지+작가와의 만남 중심 협력수업  


박혜미 수원 천천고 사서교사 

(지도교사: 박혜미 사서교사, 박혜란 지구과학교사) 




“제가 문학을 좋아하잖아요. 문학 속에서 과학적인 표현을 발견하면 반갑 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더라고요. 과학 소설은 다양한 과학을 집대성해 놓은 것이니,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읽히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러던 중 에 과천과학관에서 참석한 연수에서 도끼처럼 제 생각을 깨는 말을 들었 어요. 미국의 주류 사업은 SF를 기반으로 해서 학교 권장 도서목록에 어 김없이 SF소설이 포함되어 있다는 거예요. 그것을 읽고 자란 아이들이 수 소차도 만들고 SF영화도 만들어 낸다고요. 그런데 우리의 실정은 어떠하냐고 반문하더군요.” 

지구과학 교과에 ‘과학 시간에 과학 소설 읽기’라는 한 꼭지를 운영하 는 우리 학교 과학교사의 말이다. 그녀는 종종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에서 들었다는 SF소설 소식을 내게 전해 주기도 하고, 수업 시간에 과학 칼럼을 아이들에게 읽어 주기도 한다. 그러잖아도 요즘 청소년 대상의 출판물에 SF 바람이 불고 있노라며 관련 책을 여러 권 추천해 주면서, 우리의 협력 수업 논의는 시작되었다. 문학을 사랑하는 과학교사와 과학을 동경하는 사서교사가 함께 꾸린 협력수업 이야기를 시작한다. 



협력수업, 첫발을 떼다  

2019년 첫 협력수업은 비교적 단출하게 출발했다. 우리가 함께 선정하여 만든 책 꾸러미로 2학년 지구과학 시간에 온 책 읽기와 소감문 작성을 했 다. 첫발을 뗀 1학기 수업을 위해 다소 쉬운 내용의 SF소설 목록을 구성했는데,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수업에 더 재미있게 몰입하는 아이들을 보 니 용기가 생겼다. 그래서 2학기에는 더 많은 책을 선정하여 5권씩 준비하 였다. 책의 난이도를 구분하여 개인별 독서 능력에 따라 책을 선택할 수 있 도록 하였다. 각자 다른 책을 읽고 활동하니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수월하 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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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모형 만들기: 책 선정에서 작가와의 만남까지 

첫 수업에서 아이들이 보여 준 즐거운 반응에 용기를 얻은 우리는 2020년 에도 협력수업을 이어갔다.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다음과 같은 수업 모형 을 만들었고, 이 모형을 기본으로 하여 학기마다 수업에 조금씩 변화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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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과학 시간에 과학 소설 읽기 1  

필자는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구과학 시간에 과학 소설 읽기’를 구 성하여 지구과학교사와 협력수업을 진행했다. 우선 『지구를 안아줘』(김혜 정)에 수록된 단편 「화성에 갑니다」와 「지구를 구하겠습니까?」를 활용했 다. 처음의 계획은 「화성에 갑니다」로 수업하는 것이었는데, 수업 후 소설 의 반전에 매료된 아이들이 또 읽고 싶다고 하여 「지구를 구하겠습니까?」 단편을 추가했다.
「화성에 갑니다」 읽기로 시작한 1차시는 화성과 관련한 지구과학 교과 내용을 중점으로 과학교사가 진행했고, 2차시는 인문학적 발문으로 제작 한 활동지를 중심으로 사서교사가 진행하였다. 3차시에는 「지구를 구하겠 습니까?」를 읽고 기후변화에 관한 신문 기사를 활용하여 활동지를 작성 했다. 그리고 같은 주제의 『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물건 10』(박경화)에 수록 된 ‘지구 일보(환경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으로 토론해 볼 수 있게 구성한 꼭 지)’ 10가지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주제를 선택하여 생각을 정리하도록 했 다. 이어서 ‘SF와 현실 그리고 AI로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김혜정 작가와 의 만남을 가짐으로써 5차시 수업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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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과학 시간에 과학 소설 읽기 2 

온책읽기 도서로 선정한 『일 퍼센트』(김태호)는 지구를 향해 운석이 날아오 고 있는 상황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에 따르면, 운석이 아주 운 좋게 지 구를 비켜 갈 확률은 일 퍼센트 남짓으로 인간이 지구에 살아남을 가능성 역시 일 퍼센트이다. 운명이 다하는 날까지 함께하자던 가족이 만약 살아 남게 된다면 어떻게 살지에 관한 고민이 책에 담겨 있다. 작가는 인류의 마 지막 날을 알게 된다면 과연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지, 지구의 종말을 앞당 기는 또 다른 ‘운석’은 무엇인지에 대해 사유했다. 필자와 교과교사는 2차 시에 걸쳐 ‘읽기+활동지 작성+발표’로 읽기 수업을 마치고, 과학 글쓰기 수 행평가의 두 가지 주제 중 한 가지를 연계하여 수업을 진행했다. 마지막 차 시에는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김태호 작가와 만나는 시간 을 가졌다. 이 행사에는 교과 수강자 이외에도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은 모두 참여하도록 했고, 활동지를 작성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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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오자’를 줄이는 과학과 협력수업 완성!  

다른 교과에서도 온책읽기 수업과 독서 수행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도서 관에서 수행평가 도서를 수집하고 안내하다 보면, ‘이 책을 과연 아이들이 다 이해하고 읽을까?’ 싶은 책이 많은 편이다. 아무래도 생활기록부에 적기 에 좋은 책들이라서 수업을 강행하는 것이기도 하고, 교사가 미리 읽지 않 고 시중에 알려진 책을 선택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려운 책은 상 위권 소수의 학생에게는 이득이 되겠지만 나머지 다수의 학생에게는 그냥 버리는 수업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협력수업을 꾸리던 우리도 학생들이 읽기 쉬운 SF소설을 선정하면서 잠 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수업 시간에는 같은 책을 읽어야 하는데, 과학도를 꿈꾸는 학생들은 선정한 책이 시시하다고 하거나 과학을 어려워하는 학생은 책에 흥미를 잃을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학생들 대 부분은 소설 내용과 수업 방식이 재미있었다고 평가해 주었다. 과학에 관 심이 많은 학생은 과학적 지식과 SF 요소가 넘치는 수업을 기대했었는데, 인문학적으로 생각하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다고 했다. 그리고 SF소설에 흥미가 없어 수업이 지루할 거라고 생각한 학생은 과학 소재로 쓴 이야기 도 읽을 만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수업에 활용하는 책이 어려웠다면 내용 이해에 급급했겠지만, 쉬운 텍스트로 이뤄져 있다면 책을 중심으로 토론 하면서 소설의 내용을 자신에게 적용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다양한 발 문이 담긴 활동지에 대한 평가도 좋았다. 기억에 남는 문장과 자율적인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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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을 작성했던 기존의 방식보다는 공통된 발문을 사용하니 발표와 토론 을 통해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가장 큰 수확은 과학 소설 읽기 수업의 낙오자 비율이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다.  



더 나은 교과 융합수업을 꿈꾼다 

사서교사의 협력수업 수준은 단순자료 지원 형태, 수업자료 협력 개발, 팀 티칭 등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도서관과 소장 자료 활용을 기본으로 하며, 교과 수업에 활용할 자료와 적절한 활동지를 만들거나 수업 모형을 구상한다. 교과교사가 학습 목표에 맞게 탐구 과제를 제시하고 해결책과 방안을 유도하면, 사서교사는 탐구 자료를 준비하고 정보 활용법과 문제 해결 과정을 지도한다. 지금까지 진행한 과학교사와의 협력수업은 세 가지 의 유형을 모두 아울렀다.  

여러 해 동안 활동지 제작 중심의 협력수업을 하다 보니, 새로운 바람이 생겼다. 이 원고를 작성하기 위해 다시 대화를 나누었던 과학교사의 말로 우리의 바람을 대신해 본다. 

“2학년 국어 문학 시간에도 「만조」(켄 리우가 쓴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에 수록된 SF 초단편)로 수업을 하더군요. 만약 국어 교과 와 과학 교과가 같이 수업 구상을 한다면, 국어 시간에는 문학적 이해에 중점을 두고, 과학 시간에는 과학적 지식으로 책의 내용을 분석하고 증명 하는 융합수업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거기에 사서교사의 정보력 과 독서 수업 방식을 연계하면 효율적이고 실천 가능한 교과 융합 수업을 만들 수 있죠. 문학에는 다양한 주제와 시대상이 담겨 있으니, 모든 교과 와 협력수업이 가능해요. 교과의 주제를 기반으로 한 독서교육 그리고 배 운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조화로움, 이것이 시대가 추구하는 통섭 교육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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