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담희 전주우림중 사서교사
(지도교사: 방다미 영어교사, 김담희 사서교사)

학교혁신과 수업과 도서관을 유기적으로
혁신학교인 본교는 수업혁신을 주제로 월별 인성 주제를 정해서 교육과정 재구성을 진행하고 있다. 늘 학교혁신과 도서관 협력수업에 큰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시는 혁신 부장 영어선생님께서 도서관 협력수업을 요청해 주셔서 즐거운 마음으로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본교의 9월의 인성 주제는 환경과 지구였다. 이번 영어과 도서관 협력수업에서는 1학년 2개 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6차시 동안 주제에 맞는 책을 선정하여 영어로 독후활동을 진행하기로 계획하고 수업을 시작했다.

 

 

수업 전에 미리 도서관에 소장 중인 환경 관련 도서의 대부분을 담은 책수레를 수업 공간 앞에 비치해 두었다. 매번 세부 주제를 정하여 주제별로 책바구니에 분류해 두는 방법을 활용했다. 그러나 이번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세부 주제에 매몰되지 않고 각자의 관심사와 관련된 책을 선택하는 과정이 중요할 거라고 파악했다. 또한, 동시에 여러 주제를 담고 있는 책들이 많아 분류도 애매했다. 그래서 주제별 분류보다는 그림책부터 지식정보책까지 다양한 난이도의 도서를 충분히 준비해 둠으로써 환경이라는 대주제 아래에서 학생들이 저마다의 관심사에 맞는 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마침 도서관에서는 환경과 지구라는 인성 주제와 관련하여 동물 권리를 주제로 한 도서를 전시하는 중이었다. 그 자료도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안내했다. 이는 월별 인성 주제와 교과 수업과 도서관 프로그램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과
정이었다.

읽고 이해하고 표현하고
수업은 크게 3단계로 진행되었다. 학생들이 스스로 선정한 도서를 읽고, 이 내용을 활동지를 통해 충분히 이해하고, 저마다의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이 수업의 큰 틀이었다. 물론 학생들의 활동에 앞서 영어교사가 주제를 제시하고, 수행평가를 안내한 이후에 사서교사는 읽기 전 활동으로 주제에 맞는 책을 고르는 방법과 요약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단계에서 학생들은 본 수업에 알맞은 주제, 본인의 관심사와 독서 수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읽고 싶은 책을 직접 골랐다. 독서에 흥미를 잃은 대부분의 학생들은 스스로에게 알맞은 도서를 선택하는 과정을 경험해 보지 못한 경우가 많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토록 많은 책 중에서 나에게 꼭 맞는 책을 만나는 과정이 각보다 더 즐거운 일일 수 있음을 학생들에게 반복해서 일러 주었다.
저마다의 이유로 책을 고른 후에는 이를 읽는 집중 독서 시간을 가졌다. 이때, 전체 읽기(통독), 골라 읽기(발췌독)가 모두 가능하도록 안내하여 읽기에 대한 부담을 덜어 주었다. 긴 글을 읽는 것만큼이나 짧은 글도 충분히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하기에 학생들이 경험해 보기 바랐다. 학생들이 독서에 집중하는 모습이 정말 예뻤다. 진지하고 고요한 독서 분위기에 영어선생님과 조용히 눈빛을 교환하며 감탄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두 번째 단계는 책을 읽으며 활동지를 채워 나가는 과정이다. 글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여 줄거리를 요약하고, 줄거리의 KEY WORDS 10개 이상을 골라 영어로 표현했다.(이때, 한영사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사전 검색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꽤 있어서 사전 사용 방법을 별도로 안내할 필요를 느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브레인스토밍 과정을 거쳐서 개인별로 어떤 작품을 만들어낼지 정보 표현 방법을 선택했다.

 
활동지를 작성하는 과정 중에, 영어선생님과 최종 작품을 위한 대화 과정이 동시에 진행되었다. 크게 두 가지 관점, 즉, ‘책 내용을 영어로 적절히 표현했는가?’, ‘환경 주제에 관한 나의 메시지가 있는가?’를 중점으로 영어선생님께서 일일이 피드백하는 과정을 거친 후 작품 활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영어 능력의 차이 때문에 학생들의 활동 속도가 각기 달랐다. 영어선생님께서 이를 한 명도 놓치지 않고 일대일로 지도하시는 과정이 저마다의 작품을 표현하는 데 튼튼한 기반이 되었으리라. 활동지를 완성한 학생들이 줄 서서 영어선생님의 첨삭지도를 받을 때, 사서교사는 속도가 더딘 학생들이 글을 이해하고 활동지를 작성할 수 있도록 순회 지도를 했다.

마지막 단계는 책을 읽고 정리한 활동지와 영어교사의 첨삭지도를 바탕으로 색지에 최종결과물로 표현해 내는 과정이다. 학생들은 편지글, 영시, 신문 기사, 광고, 퀴즈 형식 등 다양한 독후활동 방법을 선택하여 저마다 이해한 내용을 멋지게 만들어냈다. 학생들 스스로 배움이 일어나도록 지도하시는 영어선생님과 이를 이해하고 몰입하던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많이 배운 수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