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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이데아 [한 학기 한 권 두텁게 읽기] 우리 역사로 함께 배워가는 한 학기 한 권 읽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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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9-07-04 15:41 조회 4,13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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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말을 잘 모른다
아이들의 푸념에 공감한다. 나도 가족과 함께 대화하면서 순우리말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확인해 봤는데, 주로 줄임말과 외래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딱 한 번 ‘시나브로’를 어디선가 보고 그 뜻이 무엇인지 묻는 아이에게 설명해 줄 때 순우리말을 썼다. 나 역시 쉬운 우리말을 쓰면 되는 것을 굳이 어려운 한자어와 외래어, 영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과 숙제를 하고 난 후 느낀 점을 붙임 쪽지에 쓴 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줄임말이 재밌지만 모든 말을 다 줄이지는 말아야겠다.” “잘난 척하며 어려운 외래어나 한자어를 쓰지 말자.” “우리가 우리말을 너무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잔소리처럼 이야기하지 않아도 책을 읽으며 아이들 스스로 느끼는 바가 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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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을 모으자고 큰소리쳤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모을 것인가? 아이들과 방법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제일 먼저 인터넷 검색을 하자고 하여 바로 인터넷 검색을 했다. 아이들은 ‘순우리말’, ‘고유어’, ‘옛말’ 등의 키워드 검색을 했다. 검색 결과 순우리말이 나오긴 하지만, ‘순우리말로 된 예쁜 이름’이 제일 많이 검색되었다.
아이들에게 검색 내용 중 쓸 만한 것들만 추려서 정리하도록 했다. 『순우리말 사전』(김선철 외)에서 찾아보도록 하고 싶었으나 절판이 되어 구하기가 어려워서, 그대신 우리가 읽은 『우리말 모으기 대작전 말모이』에 나오는 순우리말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아이들이 찾은 순우리말을 정리해 크게 출력해 놓고, 그 단어가 들어가는 문장 만들기 행사를 했다. 순우리말을 이용해 문장 만들기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1학년 아이들은 조금 어려워했지만 10일 동안 행사를 했더니 마지막날에는 도와주지 않아도 아이들이 척척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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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우리말 티셔츠를 만들어 보자!
학교 전체 행사로 ‘순우리말 티셔츠 만들기’를 했다. 먼저 흰색 무지 티셔츠와 쪽빛염료를 준비했다. 쪽물이 튈 수 있으므로 아이들에게 헌옷을 입게 하고, 집에 앞치마가 있으면 챙겨 오도록 했다. 티셔츠는 고무줄로 원하는 곳에 홀치기를 해서 완성했다. 홀치기를 한 곳에는 물이 들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무늬를 낼 수 있다.
이때 고무줄을 최대한 단단히 묶어야 얼룩지지 않고 예쁘게 옷을 물들일 수 있다. 염색 전에는 안전교육을 반드시 해야 한다. 고무장갑을 끼고, 시작 전에 쪽물이 눈에 튀지 않도록 아이들에게 요령을 가르쳐 줘야 한다. 홀치기를 한 티셔츠를 쪽물에 담그고 3∼4번 주무른 후 깨끗한 물로 헹궈 준다. 이때 각자 원하는 진하기에 따라 헹구는 횟수를 달리하면 된다. 이제 홀치기 했던 고무줄을 가위로 끊어주고, 한 번 탈탈 털어 옷걸이에 건 다음 햇볕에 잘 말린다.
햇살이 좋아서인지 오전에 널어 놓은 티셔츠들이 점심시간쯤 되니 바짝 말라 있었다. 아이들에게 잘 말린 티셔츠를 가지고 염색용 마카, 염색용 색종이를 이용해 각자 선택한 순우리말을 쓰도록 했다. 아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티셔츠에다 순우리말을 쓰고 예쁘게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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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소중함을 가슴에 새겼다
아이들은 스스로 순우리말을 찾아보고, 직접 써 보니 우리가 우리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소중한 것인지 깨달은 것 같다. 여자아이들은 예쁜 우리말이 많다며, 이름을 순우리말로 개명하고 싶다고 재잘거린다. 조금은 장난처럼 사용하지만 아이들은 “선생님 저 지금, ‘자몽(졸릴 때처럼 정신이 흐릿한 상태)’한 상태예요.” “잔소리하시니까 ‘오이(충고하는 말이 귀에 거슬린다)’ 합니다.” 등 실제 생활 속에도 순우리말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 시간에는 『우리말 모으기 대작전 말모이』의 주인공 한솔이에게 편지를 쓰기로 했다. 아이들은 우리말과 얼을 지키려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뜻을 기억하고 우리말을 모으려 애쓴 한솔이에게 분명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것이다. 평소 같았으면 편지를 쓰라는 말에 싫다고 했을 아이들이 이번에는 달랐다. 진지한 눈빛으로 한 자 한 자 써내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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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하면서 어찌 보면 내가 더 많이 배운 것 같다. 나의 언어 생활습관에 대해 돌아봤고, 독립운동가와 독립운동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게 되었다. ‘우리말 모으기 말모이’를 통해 나와 같은 수많은 사람이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도 가슴에 남는다. 아이들도 나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요즘 한글 파괴에 대해 여전히 이야기가 많다. 무조건 우리말을 지켜야 한다고만 말하지 말고,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어 보길 권한다. 곧 있을 학교 야영 활동에서 영화 <말모이>를 볼 예정이다. 책을 읽은 감동을 영화에서도 진하게 느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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