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활용수업 [학교도서관협력수업 초등] 다양한 가족을 알고 존중하는 마음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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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2-09-01 17:11 조회 2,978회 댓글 0건본문
다양한 가족을 알고
존중하는 마음 나누기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사회교과(3학년) 협력수업
마민희 용인 원삼초 사서교사
학교마다 여건이 다르겠지만 코로나19는 학교도서관에 학생들의 접근을 제한했을 뿐 아니라 사서교사가 직접 수업할 수 있는 시간을 없앴다. 개교 이래 학교도서관 담당자가 처음이라는 이곳에서 ‘교사’라는 정체성을 고민하던 중 ‘담임교사와 사서교사 협력수업 프로젝트’ 주제의 교육청 공문을 받고서 3학년 담임교사에게 협력수업을 제안했다. 협력수업이라는 생소한 길을 함께 갈 동료를 설득하기 위해 협력수업의 장점을 피력하며 설득을 했다. 그리고 같이 수업을 구성하고 실천할 것에 뜻을 모았다.
학생들은 도서관활용수업을 통해 교과서와 교실이라는 한계를 넘어서 다양한 정보를 활용하고 지식을 새롭게 구성할 수 있다. 필자는 단편적 지식을 습득하는 교과서 중심의 주입식 교육을 뛰어넘어 도서관의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정보활용능력을 신장시켜 미래 인재의 역량을 키우는 효과적인 방법이 활용수업임을 알리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다양한 정보원을 제공하는 단순 협력이 아닌 교육과정을
재구성·개발하고 활동까지 전개하는 능동적 교육활동을 사서교사와 담임교사가 수업으로 진행한 사례를 공유하고자 한다. 나아가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관점의 협력적인 교육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사서교사는
학생들이 다양한 텍스트에 대한 정보를 선별하고 활용하는 정보활용능력을 기르고, 다양한 정보를 지원하는 도서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자 한다. 담임교사는 학생들 삶의 맥락과 성장 기반에 대한 고유한 정보를 갖고
교육적 업무를 수행하고자 한다. 두 사람의 만남을 통해 학생들은 배움에 대한 학습 기반을 넓히고, 교사들은 소통하며 수업 주제를 입체적이고 풍부하게 구현할 수 있었다. 사서교사-담임교사 간의 협력수업은 미래 인재를 키워내는 새로운 교육적 패러다임을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동행인셈
이다.
첫째, 협력수업의 주제 정하기
도서관의 장서를 활용할 수 있는 적합한 협력수업 단원을 추출하기 위해 여러 논의를 거친 결과, 협력수업의 바탕이 될 과목을 3학년 사회 교과로 정했다. 사회 교과에서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다룸에 있어, 신문기사나 공익광고 등 분절적인 내용을 구성하고 있기에 학생들의 삶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교육적 효과는 미비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보완하고 극복하기 위해 도서관에 있는 다양한 가족의 삶의 모습이 담긴 텍스트를 활용한 독서교육과 연계한다면 풍성한 교육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한 통일교육 중점학교로 지정된 본교의 특수성까지 고려해서 전쟁이 만든 가족인 ‘이산가족’과 ‘새터민가족’의 생활 모습을 깊이 살펴볼 수 있도록 융합적 교육과정을 시도했다.
둘째, 협력수업 과정 세우기
1단계 계획(Plan)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담임교사와 사서교사는 6, 7월 두 달간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수업의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실제 수업은 9월과 10월에 진행했다. 수업에 앞서 학생들의 독서교육 실태를 파악하고, 독서교육의 방향을 설정했다.
1차시 수업 진행 당시, 학생들과의 마음 열기 과정에서 가족을 생각하면 연상되는 단어를 쓰고 이유를 설명하게 했다. 한 학생이 우리 가족은 모이면 각자 핸드폰만 한다면서 핸드폰이라고 썼다. 그 외에도 보약, 고기, 베트남 등 다양한 이유를 가진 단어들이 등장했다. 단어를 모두 쓴 뒤에는 사전에서 정의한 가족의 개념을 직접 찾아보면서 자신의 생각과 비교하는 과정을 가졌다. 그런 후 “함께 모여 살며 서로 사랑한다면, 가족입니다.”라는 작가의 서문이 실린 『삐약이 엄마』(백희나)를 읽고 느낌 나누기를 하고 수업을 마무리했다. 또한 2차시 사전학습을 위해 책 소개를 간단하게 실은 활동지와 책표지를 포장지로 감싸 어떤 책인지 호기심을 자아내도록 블라인드북을 만들었다. 그런 후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작성한 활동지와 사진을 패들렛에 올리게 했다. 이윽고 학부모와 소통하기 위해 개설한 밴드에서 수업에 대한 격려과 칭찬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는 소식을 담임교사가 전해 주었다.
2차시 수업 시작 전에 수업에 활용할 책을 소개하는 유튜버의 영상을 보여 주면서 아이들의 동기를 유발했다. 아이들은 사전에 받은 책을 이미 읽고 내용을 요약하는 선수학습을 해서인지 두려움 없이 각자 자기가 읽은 책을 소개했다. 심지어는 친구들에게 읽은 책에 대한 질문을 받아서 답하는 과정까지 척척 해냈다. 수업 마지막에는 자신이 읽은 책에 등장하는 가족이 어떤 형태를 띤 가족인지 해시태그를 달아보는 활동을 했다.
읽은 책에 등장한 가족의 형태 유추하기
셋째, 협력수업 돌아보기
3단계: 성찰(Review)
담임교사의 성찰
① 학생 배움의 공간 확대: 풍부한 텍스트를 활용하여 교사의 주입식 설명 대신 학생의 질문이 많아지는 수업을 할 수 있었다. 학생들의 적극적 배움의 시간이 늘어났다.
② 좋은 책의 발견: 통일교육 주제 서적을 공공도서관까지 가서 책을 대출해 오는 사서선생님의 열정이 좋은 책을 발견하게 했다. 덕분에 협력 교사 인 나에게도 발견의 기쁨과 의미가 더해졌다.
③ 적극적 협력자로서의 사서선생님과의 만남: 사서선생님과 함께한 도서관협력수업은 수업 주제 나눔이나 관련 책 선별뿐만 아니라 수업에 대한 접근 방식에 새로운 도전과 기대를 갖게 했다. 온텍트, 블랜디드 등으로 새로운 도전에 따르는 시행착오와 두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협력자가 있어 든든했다. 수업 친구를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다.
사서교사의 성찰
도서관의 역할은 재미있는 책을 제공하고 독서교육을 하는 것에 국한하지 않는다. 교육과정 안에 스며들어 학생이 배움의 실천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도움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담임교사와의 협력은 선택적 사항이 아니라 필수적 요건이 되어야 하지만, 일선에서는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위한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혁신적 마인드를 가진 담임교사를 운 좋게 만나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며 살뜰히 챙기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덕분에 교사로서 학생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배웠다. 명목은 학생들을 위한 협력수업이었지만 나도 같이 성장했다. 오늘도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오는 3학년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에 진심으로 가슴이 따뜻해진다. 입꼬리가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