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활용수업 부모와 자녀를 행복하게 하는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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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5 22:26 조회 8,522회 댓글 0건본문
최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녀와 대화가 부족하다’고 응답한 부모의 비율은 평균 27%로 나타났다. 부모 중 아버지(34.4%)가 어머니(19.8%)보다 대화 부족을 더 많이 느꼈다. 아버지 3명 중 1명, 어머니 5명 중 1명이 자녀와의 대화 부족을 느끼는 셈이다. 또한, ‘부모와 대화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자녀들도 응답자의 23%로 나타났다. 그중 딸(25.1%)이 아들(20.1%)보다 대화 부족을 더 느꼈다. 한마디로, 한국의 부모와 자녀 간에는 소통이 아니라 ‘불통’이 특징이다.
대화를 나눌수록 서로 더 많이 상처 입는 까닭은 무엇일까?
전반적인 소통 불능의 분위기 속에서나마 이뤄지는 대화의 질은 어떠할까? 대화는 자녀들이 어머니와 더 많이 하지만, 오히려 어머니(22.2%)가 아버지(18.2%)보다 자신을 더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성별로 보면, 부모와 대화는 아들이 더 많이 하는데, 아들(23.6%)이 딸(16.7%)보다 부모로부터 더 이해받지 못한다고 했다. 또 자녀들이 성장할수록 ‘부모가 나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정도가 컸다. 중학생(19.3%)이나 고등학생(20.7%)에 비해 대학생(23%)의 불만족도가 더 높았다.
요컨대, 이번 조사 결과에서 세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렇다. 첫째, 앞서 확인한 바, 한국의 부모와 자녀 간에는 대화와 소통의 부재가 특징이다. 둘째, 자녀가 성장할수록 부모는 자녀를 이해하는 정도가 약해진다. 셋째, 대화를 더 많이 나누는 당사자들이 상대방으로부터 이해를 더 못 받는다고 느낀다. 이 중에서 세 번째 측면을 보다 자세히 보자.
앞의 조사에서도, 아버지(34.4%)가 어머니(19.8%)보다 대화 부족을 느낄 정도로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있지만, 이해 정도에서는 어머니(19.4%)가 아버지(12.2%)보다 ‘자녀를 잘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자녀 입장에서는 딸(25.1%)이 아들(20.1%)보다 대화 부족을 더 느낄 정도로 아들이 대화를 더 많이 하는 편이지만, 막상 이해 정도는 아들(23.6%)이 딸(16.7%)보다 부모로부터 더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대화를 나눌수록 서로 상처를 입는다는, 매우 불편한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한국 사회에서 부모와 자녀 사이에 대화를 나눌수록 소통과 공감이 이뤄지기보다는 오히려 서로 상처를 입는다는 이 역설적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바로 이 부분을 제대로 들여다보아야 문제를 올바로 해결할 수 있다.
아이가 클수록 부모로부터 이해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단기적인 시각과 장기적인 시각으로 나눠 살펴보자. 우선 단기적으로는 H. 기너트 박사의 『부모와 아이 사이』와 같은 수많은 ‘대화법’ 관련 서적이나 심리 상담사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례로, 어느 인터넷 글에 나오는 에피소드를 보자.
학교에서 체험학습을 가기로 한 날, 비가 올 듯 말 듯하더니 하늘은 온통 먹구름으로 뒤덮였다. 걱정스럽게 집을 나선 아이는 입을 잔뜩 내민 채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가 말한다: “(울먹이며) 엄마, 오늘 비도 조금밖에 안 왔는데 학교에서 비가 많이 올 것이라며 체험학습을 안 갔어요.” 이때, 아이의 부모가 하는 말은? A: “그럴 수도 있지. 울긴 왜 우니? 그 우는 버릇 좀 고쳐라. 다른 날 또 가면 되잖아.” 아니면 B: “그랬구나. 무척 기다렸던 소풍인데 못 가서 무척 속상했겠다.”
여기서 A와 B는 흑백 논리가 아니라 긴 연속선의 두 끝이라 하자. 과연 우리나라 부모들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 현자들의 조언에 따르면, 우리는 B의 방향으로 가깝게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성급하게 아이를 탓하거나 즉각적 해결책을 주기보다는 아이의 심정에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식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서로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 핵심이다.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이렇게 수많은 대화법의 지혜들은 공감과 이해, 경청과 존중, 신뢰와 관용이 해답이라고 말한다. 대단히 중요한 지침들이다.
그러나 보다 장기적으로 우리는 이런 질문도 해야 한다. 자녀들이 성장할수록 부모로부터 이해를 얻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화를 많이 나누는 당사자가 더 많이 상처를 입는 이유는 무언가? 내가 보기에 그것은 ‘사회 구조’와 연관이 있다. 노동시장에서의 부모의 위치, 사회경제적 구조와 자녀의 삶의 전망, 형식적으로는 자유로우나 실질적으로는 불평등하고 차별적인 사회 시스템, 점수와 등수로 한 사람의 인격을 판단하는 사회 풍토, 그 사람의 내면보다 학벌이나 외모를 중시하는 위선적 분위기 등 이런 부분이 더 깊이 고민되어야 한다.
요컨대, 개별적 소통의 기법만 잘 개발된다고 풀릴 문제가 아닌, 보다 심층적이고 거시적인 사회 구조의 문제를 함께 풀어야만 비로소 개별적 소통 불능의 문제도 제대로 풀릴 것이다. 지금 당장 새로운 소통법을 실행에 옮기면서도 친구나 이웃과 더불어, 자녀와 더불어, 서서히 전체 사회의 변화까지 고민해야 하는 까닭이다.
대화를 나눌수록 서로 더 많이 상처 입는 까닭은 무엇일까?
전반적인 소통 불능의 분위기 속에서나마 이뤄지는 대화의 질은 어떠할까? 대화는 자녀들이 어머니와 더 많이 하지만, 오히려 어머니(22.2%)가 아버지(18.2%)보다 자신을 더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성별로 보면, 부모와 대화는 아들이 더 많이 하는데, 아들(23.6%)이 딸(16.7%)보다 부모로부터 더 이해받지 못한다고 했다. 또 자녀들이 성장할수록 ‘부모가 나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정도가 컸다. 중학생(19.3%)이나 고등학생(20.7%)에 비해 대학생(23%)의 불만족도가 더 높았다.
요컨대, 이번 조사 결과에서 세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렇다. 첫째, 앞서 확인한 바, 한국의 부모와 자녀 간에는 대화와 소통의 부재가 특징이다. 둘째, 자녀가 성장할수록 부모는 자녀를 이해하는 정도가 약해진다. 셋째, 대화를 더 많이 나누는 당사자들이 상대방으로부터 이해를 더 못 받는다고 느낀다. 이 중에서 세 번째 측면을 보다 자세히 보자.
앞의 조사에서도, 아버지(34.4%)가 어머니(19.8%)보다 대화 부족을 느낄 정도로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있지만, 이해 정도에서는 어머니(19.4%)가 아버지(12.2%)보다 ‘자녀를 잘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자녀 입장에서는 딸(25.1%)이 아들(20.1%)보다 대화 부족을 더 느낄 정도로 아들이 대화를 더 많이 하는 편이지만, 막상 이해 정도는 아들(23.6%)이 딸(16.7%)보다 부모로부터 더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대화를 나눌수록 서로 상처를 입는다는, 매우 불편한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한국 사회에서 부모와 자녀 사이에 대화를 나눌수록 소통과 공감이 이뤄지기보다는 오히려 서로 상처를 입는다는 이 역설적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바로 이 부분을 제대로 들여다보아야 문제를 올바로 해결할 수 있다.
아이가 클수록 부모로부터 이해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단기적인 시각과 장기적인 시각으로 나눠 살펴보자. 우선 단기적으로는 H. 기너트 박사의 『부모와 아이 사이』와 같은 수많은 ‘대화법’ 관련 서적이나 심리 상담사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례로, 어느 인터넷 글에 나오는 에피소드를 보자.
학교에서 체험학습을 가기로 한 날, 비가 올 듯 말 듯하더니 하늘은 온통 먹구름으로 뒤덮였다. 걱정스럽게 집을 나선 아이는 입을 잔뜩 내민 채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가 말한다: “(울먹이며) 엄마, 오늘 비도 조금밖에 안 왔는데 학교에서 비가 많이 올 것이라며 체험학습을 안 갔어요.” 이때, 아이의 부모가 하는 말은? A: “그럴 수도 있지. 울긴 왜 우니? 그 우는 버릇 좀 고쳐라. 다른 날 또 가면 되잖아.” 아니면 B: “그랬구나. 무척 기다렸던 소풍인데 못 가서 무척 속상했겠다.”
여기서 A와 B는 흑백 논리가 아니라 긴 연속선의 두 끝이라 하자. 과연 우리나라 부모들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 현자들의 조언에 따르면, 우리는 B의 방향으로 가깝게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성급하게 아이를 탓하거나 즉각적 해결책을 주기보다는 아이의 심정에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식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서로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 핵심이다.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이렇게 수많은 대화법의 지혜들은 공감과 이해, 경청과 존중, 신뢰와 관용이 해답이라고 말한다. 대단히 중요한 지침들이다.
그러나 보다 장기적으로 우리는 이런 질문도 해야 한다. 자녀들이 성장할수록 부모로부터 이해를 얻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화를 많이 나누는 당사자가 더 많이 상처를 입는 이유는 무언가? 내가 보기에 그것은 ‘사회 구조’와 연관이 있다. 노동시장에서의 부모의 위치, 사회경제적 구조와 자녀의 삶의 전망, 형식적으로는 자유로우나 실질적으로는 불평등하고 차별적인 사회 시스템, 점수와 등수로 한 사람의 인격을 판단하는 사회 풍토, 그 사람의 내면보다 학벌이나 외모를 중시하는 위선적 분위기 등 이런 부분이 더 깊이 고민되어야 한다.
요컨대, 개별적 소통의 기법만 잘 개발된다고 풀릴 문제가 아닌, 보다 심층적이고 거시적인 사회 구조의 문제를 함께 풀어야만 비로소 개별적 소통 불능의 문제도 제대로 풀릴 것이다. 지금 당장 새로운 소통법을 실행에 옮기면서도 친구나 이웃과 더불어, 자녀와 더불어, 서서히 전체 사회의 변화까지 고민해야 하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