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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책을 통해 세상 읽는 즐거움 - 새내기 교사의 고군분투 도서관활용수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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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1 13:23 조회 6,96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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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활용수업, 아이들 창의력+사고력 키우는 마중물
신규 발령을 받자마자 도서관활용수업을 배정받았다. 독서재량이라는 이름 아래 교육과정도 교과서도 없는 재량활동 수업이었다. 새 학기 첫날 부푼 마음으로 교단에 선 나에게 학생들은 심드렁한 표정과 지루한 하품으로 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교과서도 없고 시험도 없는 이 시간이 그저 따분하고 지루했을 것이다. 꽃과 나무가 그러하고 만물이 그러하듯 한껏 머금은 봉우리를 피우는 소생의 시기인 중학교 남학생들에게 적막한 도서관에 앉아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눈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다. 우선 학생들에게 도서관과 친해질 시간과 기회를 주는 것이 급선무였다.

수업에 앞서 학생들에게 그동안의 독서생활에 대한 점검지를 작성하도록 했다.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학교도서관 또는 공공도서관에 대한 경험이 많은 걸 보니 새삼 요 몇 년 사이 이루어진 도서관 보급 사업들이 헛된 수고는 아니었구나 싶었다. 그러나 정작 도서관을 활용한 수업을 경험해본 학생들은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 적었다. 이는 아마도 학교도서관의 보급률에 비하여 다양한 활용방안들이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도서관활용수업의 힘든 점이야 여러 가지겠지만 그중 가장 힘든 것은 학생들의 인식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관에서 무슨 수업을 해? 도서관은 그냥 책 읽는 곳 아니야? 도서관에선 무조건 가만히 앉아서 조용히 책을 읽어야 해’라는 것이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진 생각이다.

최근 7년 동안 전국의 학교도서관들이 신축 또는 리모델링을 통해 새롭게 탈바꿈하였고 수
많은 장서들을 갖추게 되었다. 이러한 좋은 시설과 환경을 교수-학습 과정에 접목하여 사용한
다면 분명 투자 대비 훌륭한 성과를 거둘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왠지 황무지 같은 도서
관활용수업에 선구자가 될 것만 같은 자부심이 생기기도 하였다. 교과 과목이 따로 없는 사서
교사 신분으로서 학생들에게 도서관활용수업을 실시하기란 앙꼬 없는 찐빵과 같은 기분이 들
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다시금 생각해보면 진정한 도서관활용수업이란 학생들이 자기주
도적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넘치는 호기심과 탐구심에
마중물을 부어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 더 나아가 학습으로 연계할 수 있
도록 돕는 것이 도서관활용수업의 진정한 방향일 것이다.



도서관이용지도, 활용수업 바탕이자 평생교육  밑거름
무엇이든 조금이라도 알게 되어야 궁금하고 더 알고 싶기도 한 법!! 첫날 도서관에 앉은 아이
들에게 도서관에 관한 궁금증 자아내기를 목표로 그동안 모아 두었던 각종 도서관 관련 영화,
광고, 다큐멘터리, UCC 등을 편집하여 보여주었다. 물론 지루해 하는 학생도 있었지만 도서관
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책 읽기 말고도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첫날의 가장 큰 성
과였다.

도서관이 제법 친숙해진 아이들에게 이제는 구체적인 도서관이용지도가 필요하였다.
대개의 학교도서관이나 공공도서관에서 실시되는 이용지도의 경우 1차시 또는 일회성, 단발
성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나는 도서관이용지도야말로 도서관활용수업의 근간
이며 더 나아가 평생교육의 밑거름이 되는 중요한 교육이라 생각하기에 무려 4차시에 걸쳐 활
동중심의 수업을 자세히 진행하였다.

1차시_ 도서관은 책만 읽는 곳이 아냐
1차시 수업의 주요 내용은 순수한 도서관 활용법에 관한 것이 주를 이루었다. 도서관은 주로
어떤 역할을 수행하며 어떠한 시설과 자료가 구비되어 있는지 또 이러한 자료는 어떻게 입수되
고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도서관 이용의 가장 기본적인 밑거름을 배워보는 시간이다. 이것
은 도서관 이용의 기본이자 핵심임에도 보통의 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이용자지도는 여기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사실 도서관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PC 검색법이나
도서관 이용법이 아니라 정보원 하나하나가 실질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또 이러한 정보
원을 찾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이 있는지 등의 지속적인 정보활용교육이 필요하다.

2차시_ 정보원을 직접 찾아 써먹어 보자
그래서 2차시에는 각각의 정보원, 즉 정기간행물, 백과사전, 어학사전, 신문, 도감, 연감, 편람
등의 주된 역할과 활용법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우선 각 정보원의 형태
와 내용에 관한 것을 숙지한 다음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백과사전과 어학사전의 활용
법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모둠별로 백과사전과 어학사전을 나눠 주
고 조금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가로세로 낱말퍼즐, 스피드 퀴즈 등을 활용한 놀이수업을 진행
하였다. 그리고 모둠학습이 끝난 후에는 개인별로 사전 찾기 학습지를 풀어보는 시간을 통해
실질적으로 이러한 정보원을 어떻게 찾고 적용해볼 수 있는지를 경험해보게 유도하였다.

3차시_ 전자정보원 이해와 저작권 보호
3차시 수업에서는 전자정보원과 저작권에 관한 수업을 진행하였다. 현재 대부분의 인쇄자료나
기존의 정보원들이 디지털베이스화되고 있고 새로이 출간되는 정보원들 역시 전자형태 혹은
웹서비스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전자정보원의 올바른 이해와
사용법에 관한 교육은 도서관이용교육, 정보활용교육에 앞서 꼭 선행되어야 할 부분이라 생각
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웹상의 정보원과 달리 공인기관이나 전문가에 의해 검증된 다양한 정
보원을 소개하고 더 나아가 이러한 정보원을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한 것
이다.

실제 수업에서는 학생들의 수준과 관심에 맞게 스포츠 기록물이나 신문, 뉴스, 일기예보, 교
통정보 등의 정보원을 예로 들어 이러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어떠한 출처들이 있는지를 보여
주고 자신의 요구에 맞는 정확한 자료를 선별하는 방법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네이버, 다음 등 특정 포털에 의존하여 원하는 정보나 지식을 찾았다. 그리고 정보윤리의식의 부재로 인해 웹상이나 공유사이트 등에 올려진 타인의 저작물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무분별히 사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저작권에 대한 법률과 판례 등을 예로 들어 정보윤리가 왜 필요한지 생각해보도록 유도하였고, 네티켓 만화 그리기를 통해 저작자의 입장에서 왜 저작권의 보호가 필요한지를 설명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4차시_ 과제 해결을 위한 정보 찾기
마지막 4차시 수업에서는 이제까지 배운 도서관 이용법과 정보활용 방법을 종합하여 모둠과
제를 해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 인생의 영웅 찾기’라는 대주제를 가지고 각 모둠별로 닮고
싶고 존경하는 인물을 선정하여 그 인물에 관한 정보를 조사하는 과제를 내주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유명 축구선수나 성공한 기업인, 훌륭한 업적을 남긴 역사적 인물 등을 선택했는데 평소와 다른 점은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아닌 서가 사이를 바쁘게 둘러보거나 혹은 백과사전이나 연감 등을 펼치고 앉은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3차시에 걸친 정보활용수업 덕분인지 학생들은 각자 역할을 나누어 백과사전, 인물사전, 연감, 웹사이트, 도서 등을 뒤지며 정보 찾기에 열중이었다.

그리고 각자 모둠별로 수집한 정보와 정보원의 출처 등을 발표하며 서로 몰랐던 정보나 새로이 찾아낸
정보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다. 이렇게 4차시에 걸친 이용자 지도가 끝나자 아이들
은 도서관 박사라도 된 듯 마냥 들떴다. 물론 이 무렵 도서관 이용률도 다른 때에 비하여 월등
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독서교육, 책으로 소통한 아이들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도서관 이용교육이 끝나고 본격적인 독서교육 수업을 시작하려고 보니 변변한 활동지 하나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45분의 수업을 이끌어가는 것이 버겁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수업에 앞서 독서교육활동 교재를 만들어 보기로 마음먹었다. 기존 교재들은 단순히 독후활동지를 모아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독후활동지라면 시중에서 쉽게 양식을 구할 수 있고 굳이 교재로 만들지 않아도 충분하기에 독서교육을 위한 활동지 제작에 고심을 다하였다. 독서교육이라고 하면 정해진 틀이 없어 책을 읽고 단순히 감상을 적는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러나 책을 읽고 감상하기까지에는 책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좋은 책을 선택하고 바르게 이해하며 공감하고 연계하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의 길라잡이가 될 수 있는 교재를 만들기 위해 독서의 단계별 필요 요소들을 찾아내어 이에 적합한 예문과 지문을 찾고 활동 내용을 만들어 나가는 방법으로 교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책을 통해 소통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우리들만의 교재가 만들어졌다.

스스로 좋은 책 고르는 것이 독서교육의 시작
학생들은 독서시간이라고 하면 그냥 단순히 도서관에 앉아 책을 읽는 것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좋은 책은 어떻게 고르는지 책이 어떤 도움을 주고 어떻게 교과 학습 내용과 연계가 되
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나는 독서교육 수업을 진행하면서 모든 학생이 독서를 좋아하게
되기를 기대하지는 않았다. 단지 책을 통해 바라볼 수 있는 세상과 책이 주는 기쁨을 한번쯤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책을 고르는 것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도서관과 독서에 대해 거
부감을 드러냈다. 그래서 독서에 앞서 좋은 책을 선별하는 방법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였다. 요
즘 학생들의 독서 습관을 설명할 때 ‘편식독서’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판타지나 추리소설, 무협지 또는 관심 있는 분야의 책만 읽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대부분
의 학생은 좋아하는 것, 주로 하던 것이 아니면 어떤 것이 있는지 어떻게 선택하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과학책만 매일 보던 학생에게는 도서관에 수많은 종류의 책이 있어도 과학책밖
에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실제 수업에서는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의 책을 고를 경우에는 어떤 방법이 있
는지를 중점적으로 알려주었다. ‘책의 저자에 대한 소개를 읽어본다. 저자의 다른 저작을 참고
한다. 책의 서평을 읽어본다. 책의 서문을 읽어본다’ 등 10가지 방법을 통해 책 고르기에 대한
설명을 한 뒤 학생들이 직접 서가를 돌아보며 좋은 책을 골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쭈뼛쭈뼛 서
가 사이를 돌던 학생들이 하나 둘씩 생소한 분야의 책을 고르고 살펴본 뒤 자리로 돌아왔다.

일부 아이들은 자신들이 보던 책과 별반 다르지 않은 책을 골라 오기도 했고 자신이 접해보지
못했던 책을 골라 온 아이들은 신기한 듯 연신 책을 살피기도 했다. 그리고 몇몇 아이들은 수업
이 끝난 뒤 자신이 고른 책을 대출해 가기도 하였다. 아이들에게는 좋은 책을 고르는 것 자체
가 독서교육의 시작인 것이다.

책에 흥미 갖고 나만의 독법을 찾아내게 하자
독서수업은 항상 활동 교재에 실린 읽기자료를 읽으며 시작했다. 읽기자료는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내용 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소설, 사회과학서, 자연과학서 등에서
발췌하였는데 수업시간에 접했던 책은 항상 대출 순위 상위에 올랐다. 독서수업의 단계는 독
서에 대한 자기 진단하기, 나의 독서계획표, 독서와 독후감상, 독후활동 기록 방법, 패러디 작
품 쓰기, 너에게 마음 열기, 독서퍼즐, 독서퀴즈, 독서 평가의 순으로 이루어졌다.

독서에 대한 자기 진단하기 시간에는 자신의 평소 독서 습관이나 독서량, 독서 주제에 관한
간단한 설문지를 작성하고 스스로 평가해보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또한 그동안 자신의 독
서생활에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스스로 진단해봄으로써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
한 방향을 제시해보는 것으로 다음 차시 나의 독서계획표 세우기와 연계될 수 있도록 유도하
였다.

독서에 대한 진단과 계획이 끝난 다음에는 구체적인 독서와 독후감상법에 대해서 학생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책을 읽는 것과 감상에는 특별한 기준이 없다. 그러나 책에 대
한 제대로 된 이해와 감상법을 숙지할 경우 훨씬 더 깊이 있는 독서를 할 수 있다.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밑줄 긋기와 메모하기, 서평 쓰기 등의 방법을 직접 실천해보
고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지 비교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한 권
의 책을 다양한 방법으로 읽은 후 책의 내용을 얼마나 숙지하였는지 비교해보는 활동지를 작
성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저 스스로 자신만의 독서법을 발견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이밖에도 기존의 작품을 패러디한 나만의 작품 쓰기, 친구와 우정에 관한 소설을 읽고 자신
의 생각 펼치기, 독서퍼즐·독서퀴즈 맞추기 등의 수업을 통해 그동안 모르거나 관심이 없었던
분야의 주제 독서를 꾸준히 진행하였다. 독서교육이라고 해서 따분하게만 생각하던 아이들도
차츰 독서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하였고 그 결과 도서관 이용률 역시 꾸준히 올라갔다.

이렇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한 학기가 끝나며 아이들도, 나도 독서를 통해 많이 성장해 있
음을 느꼈다. 교과수업처럼 지표로 나타낼 수 있는 성과를 거둘 수는 없지만 마음속 여운을 남
길 수 있는 시간을 함께한 것 같아 뿌듯하고 감사했다. 그리고 도서관과 책을 대하는 학생들의
변화된 모습을 통해 도서관활용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책임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독서교육, 도서관활용교육은 비단 교사 한 사람이 전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주춧돌이 될 수 있는 소중한 경험들이 모이면 먼 훗날을 바라볼 수 있는 변화의 기점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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