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활용수업 넌 방학 때 학원가니? 난 도서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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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24 21:38 조회 8,073회 댓글 0건본문
방학, 없는 편이 더 낫다?
내 어린 시절의 방학은 정말 온종일 밖에서 뛰고, 뒹굴며 지내는 시간이었다. 등교를
위해 이른 시간에 눈을 떠야하는 일도, 매일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부담감도 없는 나
날들! 방학식날 교문에는 ‘야~! 즐거운 방학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가 붙
어있었고 방학식을 마치면 집에 가방을 던져놓고 들로, 산으로 헤매고 다녔다. 하지
만 요즘 학생들에게 방학은 어떤 시간일까? 방학이 없는 편이 더 낫다고 말하는 학생
들이 있는걸 보면, 방학을 손꼽아 기다리던 그때와는 정말 다르다는 것을 실감한다.
방학을 하면 학생들은 종일 학원에서 수업을 들어야 하거나, 학기 중엔 한 곳만 다니
던 보습학원을 많게는 네 곳까지 다녀야 한다. 방학조차 편히 지내지 못한다는 학생
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방학 중 독서교실, 학생참여가 최우선
방학 중 도서관을 개관하면, 말 그대로 ‘개점휴업’ 상태였다. 학원으로, 과외로 내몰리
는 학생들을 도서관으로 걸음 하도록 하기 위해서 며칠을 고민하며 보냈다. 그런 고민
끝에 준비한 독서교실. 2001년 처음 독서교실을 진행하면서 든 생각은 ‘아무리 재미있
는 프로그램을 기획해도 학생들이 참가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라는 것. 학생들
이 도서관에 찾아오지 않을 때의 그 상실감이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한다.
아무리 게시물을 붙이고 홍보를 해도 학생들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눈길을 끄는
문구가 없으면 학생들은 게시물을 거들떠보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긴, 하루에도 몇
장씩 나가는 유인물 홍수에 학생들도 지쳐있었으리라. 학생들의 시선을 확 사로잡을
만한 제목으로 홍보해야 했다. 나는 자신을 조금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청소년기의 특
징을 감안하여 타이틀을 정했다. ‘너희는 방학에 학원가니? 난 도서관에 간다~!’라는
타이틀을 정해 홍보를 하니 학생들이 조금씩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어렵게 독서교실을 시작했는데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학생들이 도서관
을 주로 찾는 시간대를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다. 대출을 하러 오는 학생들이 있으니
독서교실은 산만해지고, 분위기가 산만해지니 수업진행이 매끄럽게 되지 못했다. 나
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독서교실 계획을 세울 때 가장 먼저 학생들이 도
서관을 이용하는 시간대를 알아야 한다.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보통은 12시부터 2시,
4시부터 6시에 가장 대출을 많이 해간다. 학생들이 점심을 먹으러 집에 가거나, 학원
으로 가는 시간이거나, 학원을 옮겨가는 시간이다. 나는 학생들이 독서교실에 가장
많이 참여할 수 있는 시간대가 언제인지 학생들에게 직접 알아보기로 했다. 독서교실
참가신청서를 수합하면서 학생들이 참가 가능한 시간을 적도록 한 것이다.
본격적인 활동진행
★ 준비 | 유익하고 재미있게
방학 중 독서교실은 4~5일을 계획한다. 도서관에서만 진행하는 수업을 계획하기보
다는 현장학습을 갈 수 있는 신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면서
11월을 보낸다.
여름방학에는 식물도감과 곤충도감을 이용하여 등굣길에서 만나는 식물, 곤충 이
름 알아보기 수업을 진행하고, 겨울방학에는 옛 사람들의 지혜를 엿보고 느낄 수 있
는 고궁 찾기, 박물관 프로그램, 새해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했다. 그 중 고궁
찾기 프로그램을 주제로 이야기를 하려 한다.
무엇보다 재미가 우선되어야
5일간의 독서교실에 ‘재미’가 없다면 학생들은 금세 흥미를 잃게 된다. 특히 도서관
이라고 하면 책만 떠올리는 학생들에게 아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자료가 있다.
★ 다양한 미디어자료 활용
미디어자료를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하면 수업을 좀 더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다.
미디어자료는 그해 흥행하고 있는 영화나, 드라마 속에 나오는 왕들의 모습을 모아
영상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드라마 <대장금>, <대왕세종>, <명성황후> 등의 자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여 흥미를 끌게 만든 다음 궁궐 생활을 하는 왕과 왕비에게 궁금한
점을 적어보도록 한다.
★ 문제에 대한 답 찾기
학생들이 스스로 작성한 질문지에 대한 답을 가려내어, 모둠을 지은 후 가장 빨리 정
확한 답을 찾는 모둠에게 스티커를 나눠준다. 첫 수업 시 자신을 알리는 명패를 만들
어 수업을 진행하고, 수업 참여율이 높은 학생과 미션을 열심히 수행한 학생에게 스
티커를 붙여주어 학습 의욕을 고취시키도록 한다. 학생들이 직접 책을 찾아볼 수 있
도록 관련 도서의 주제색인에 ‘왕’또는 ‘경복궁’을 주제어로 주어 쉽게 도서를 검색
할 수 있도록 한다. 학생들이 한번쯤은 가보았을 궁궐이지만, 책을 통해 궁궐을 모습
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진행하도록 한다.
★ 현장학습 | 해설사 선생님과 함께하는 고궁 체험
이제는 학생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현장학습 시간이다. 궁궐을 방문하기 전에 ‘우
리궁궐 길라잡이(www.palaceguide.or.kr)’라는 누리집에서 현장학습 날짜와 시간을
알리고 해설 예약을 하면, 학생들이 눈으로만 보고 왔던 궁궐을 재미있는 해설과 곳
곳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풀어주는 해설사 선생님의 도움으로 좀 더 수월하게 현장학
습을 진행할 수 있다. 1회성 현장학습이 주를 이루는 이때, 현장을 찾기 전 3일간 사전
활동을 하여 해설사 선생님의 질문에 답하기도 하고, 학생들의 질문에 선생님의 답을
듣기도 하여 보다 의미 있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경복궁을 둘러보고, 건청궁에서는
그곳만을 전문으로 알려주시는 해설사 선생님의 해설과 함께 가슴 아픈 역사가 있는
녹산과 향원정 연못의 열상진원까지 돌아보면서 책으로 본 역사를 눈으로 보고 가슴
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2010년 8월 15일부터는 건청궁이 상시개방을 하여 관람하
기 편리하기는 하나 건청궁 전문 해설사 선생님의 해설을 들을 수 없고, 명성황후가
시해되었던 장소인 녹산은 폐쇄되어 관람할 수가 없게 되었다).
★ 마무리 | 부모님과 독서교실 함께 나누기
독서교실을 진행하면서 가장 신경이 쓰인 부분이 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보고 듣
고 왔다고 해도 손으로 써보지 않으면 그 기억이 퇴색되기 쉽다는 것이다. 방학동안
도서관에서 진행한 내용을 부모님들께 알리고, 학교와 도서관에 신뢰를 가질 수 있도
록 부모님께 엽서 쓰기를 실시했다. 엽서를 받는 곳은 부모님 회사로 정하고 회사 주
소를 알아오게 했다. 현장학습을 마친 독서교실의 마지막 날. 학생들은 진지하기도
했고 힘들어하기도 했다. 한 학생의 말을 빌리자면 “예전엔 사진 몇 장 찍고 30분이면
다 봤다고 할 경복궁을 두 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설명도 듣고, 잡상들도 보면서 색다
른 경험을 했다.”고 자신의 느낌을 밝혔다. 학생들이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
을 만들고자 했었던 노력이 헛되지 않은 순간이었다. 그렇게 학생들은 서로 자신이
느낌 점을 나누었고, 나는 각자의 부모님께 그 이야기를 엽서로 쓰도록 했다. 엽서와
우표는 학교에서 준비했다. 편지는 내용이 길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까봐 엽서를 선
택한 것이다. 학생들은 퍽 진지한 표정으로 부모님께 엽서를 쓰기 시작했다.
행사를 마치고, 학부모님께 전화를 받았다. “학교에서 하는 행사에 참여하는 줄도
몰랐는데, 이런 엽서를 받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직장 동료들도 내가 학생에게 받은
엽서를 보고 좋은 학교를 보내고 있다며 부러워했다.”, “어버이날에 보낸 편지는 받아
보았는데, 이렇게 궁궐에 관한 내용을 공부했다고 엽서를 받아보기는 처음이다. 학생
에게도, 나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제부터 도서관에서 하는 행사라고 하면 무엇
이든 보내겠다.”라는 등의 이야기를 해주셨다. 무척 뿌듯했다. 이제 도서관 행사를 혼
자서 웅크리고 진행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께 엽서 보내기 활동은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을 만큼 괜찮은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한다.
학교 행사를 계획하면서 늘 고민하는 것이 있다. ‘어떻게 해야 더 재미있는 프로그램
으로 많은 학생들이 참가하게 할 수 있을까?’ 학생들과 소통하고, 교사 본인도 꾸준한 연
수와 교육을 통해 발전한다면 도서관에서 하는 모든 행사는 재미있고 유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끊임없이 공부하여 변화하는 도서관과 사서가 될 수 있기를 다짐해본다.
내 어린 시절의 방학은 정말 온종일 밖에서 뛰고, 뒹굴며 지내는 시간이었다. 등교를
위해 이른 시간에 눈을 떠야하는 일도, 매일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부담감도 없는 나
날들! 방학식날 교문에는 ‘야~! 즐거운 방학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가 붙
어있었고 방학식을 마치면 집에 가방을 던져놓고 들로, 산으로 헤매고 다녔다. 하지
만 요즘 학생들에게 방학은 어떤 시간일까? 방학이 없는 편이 더 낫다고 말하는 학생
들이 있는걸 보면, 방학을 손꼽아 기다리던 그때와는 정말 다르다는 것을 실감한다.
방학을 하면 학생들은 종일 학원에서 수업을 들어야 하거나, 학기 중엔 한 곳만 다니
던 보습학원을 많게는 네 곳까지 다녀야 한다. 방학조차 편히 지내지 못한다는 학생
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방학 중 독서교실, 학생참여가 최우선
방학 중 도서관을 개관하면, 말 그대로 ‘개점휴업’ 상태였다. 학원으로, 과외로 내몰리
는 학생들을 도서관으로 걸음 하도록 하기 위해서 며칠을 고민하며 보냈다. 그런 고민
끝에 준비한 독서교실. 2001년 처음 독서교실을 진행하면서 든 생각은 ‘아무리 재미있
는 프로그램을 기획해도 학생들이 참가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라는 것. 학생들
이 도서관에 찾아오지 않을 때의 그 상실감이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한다.
아무리 게시물을 붙이고 홍보를 해도 학생들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눈길을 끄는
문구가 없으면 학생들은 게시물을 거들떠보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긴, 하루에도 몇
장씩 나가는 유인물 홍수에 학생들도 지쳐있었으리라. 학생들의 시선을 확 사로잡을
만한 제목으로 홍보해야 했다. 나는 자신을 조금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청소년기의 특
징을 감안하여 타이틀을 정했다. ‘너희는 방학에 학원가니? 난 도서관에 간다~!’라는
타이틀을 정해 홍보를 하니 학생들이 조금씩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어렵게 독서교실을 시작했는데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학생들이 도서관
을 주로 찾는 시간대를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다. 대출을 하러 오는 학생들이 있으니
독서교실은 산만해지고, 분위기가 산만해지니 수업진행이 매끄럽게 되지 못했다. 나
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독서교실 계획을 세울 때 가장 먼저 학생들이 도
서관을 이용하는 시간대를 알아야 한다.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보통은 12시부터 2시,
4시부터 6시에 가장 대출을 많이 해간다. 학생들이 점심을 먹으러 집에 가거나, 학원
으로 가는 시간이거나, 학원을 옮겨가는 시간이다. 나는 학생들이 독서교실에 가장
많이 참여할 수 있는 시간대가 언제인지 학생들에게 직접 알아보기로 했다. 독서교실
참가신청서를 수합하면서 학생들이 참가 가능한 시간을 적도록 한 것이다.
본격적인 활동진행
★ 준비 | 유익하고 재미있게
방학 중 독서교실은 4~5일을 계획한다. 도서관에서만 진행하는 수업을 계획하기보
다는 현장학습을 갈 수 있는 신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면서
11월을 보낸다.
여름방학에는 식물도감과 곤충도감을 이용하여 등굣길에서 만나는 식물, 곤충 이
름 알아보기 수업을 진행하고, 겨울방학에는 옛 사람들의 지혜를 엿보고 느낄 수 있
는 고궁 찾기, 박물관 프로그램, 새해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했다. 그 중 고궁
찾기 프로그램을 주제로 이야기를 하려 한다.
무엇보다 재미가 우선되어야
5일간의 독서교실에 ‘재미’가 없다면 학생들은 금세 흥미를 잃게 된다. 특히 도서관
이라고 하면 책만 떠올리는 학생들에게 아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자료가 있다.
★ 다양한 미디어자료 활용
미디어자료를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하면 수업을 좀 더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다.
미디어자료는 그해 흥행하고 있는 영화나, 드라마 속에 나오는 왕들의 모습을 모아
영상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드라마 <대장금>, <대왕세종>, <명성황후> 등의 자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여 흥미를 끌게 만든 다음 궁궐 생활을 하는 왕과 왕비에게 궁금한
점을 적어보도록 한다.
★ 문제에 대한 답 찾기
학생들이 스스로 작성한 질문지에 대한 답을 가려내어, 모둠을 지은 후 가장 빨리 정
확한 답을 찾는 모둠에게 스티커를 나눠준다. 첫 수업 시 자신을 알리는 명패를 만들
어 수업을 진행하고, 수업 참여율이 높은 학생과 미션을 열심히 수행한 학생에게 스
티커를 붙여주어 학습 의욕을 고취시키도록 한다. 학생들이 직접 책을 찾아볼 수 있
도록 관련 도서의 주제색인에 ‘왕’또는 ‘경복궁’을 주제어로 주어 쉽게 도서를 검색
할 수 있도록 한다. 학생들이 한번쯤은 가보았을 궁궐이지만, 책을 통해 궁궐을 모습
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진행하도록 한다.
★ 현장학습 | 해설사 선생님과 함께하는 고궁 체험
이제는 학생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현장학습 시간이다. 궁궐을 방문하기 전에 ‘우
리궁궐 길라잡이(www.palaceguide.or.kr)’라는 누리집에서 현장학습 날짜와 시간을
알리고 해설 예약을 하면, 학생들이 눈으로만 보고 왔던 궁궐을 재미있는 해설과 곳
곳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풀어주는 해설사 선생님의 도움으로 좀 더 수월하게 현장학
습을 진행할 수 있다. 1회성 현장학습이 주를 이루는 이때, 현장을 찾기 전 3일간 사전
활동을 하여 해설사 선생님의 질문에 답하기도 하고, 학생들의 질문에 선생님의 답을
듣기도 하여 보다 의미 있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경복궁을 둘러보고, 건청궁에서는
그곳만을 전문으로 알려주시는 해설사 선생님의 해설과 함께 가슴 아픈 역사가 있는
녹산과 향원정 연못의 열상진원까지 돌아보면서 책으로 본 역사를 눈으로 보고 가슴
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2010년 8월 15일부터는 건청궁이 상시개방을 하여 관람하
기 편리하기는 하나 건청궁 전문 해설사 선생님의 해설을 들을 수 없고, 명성황후가
시해되었던 장소인 녹산은 폐쇄되어 관람할 수가 없게 되었다).
★ 마무리 | 부모님과 독서교실 함께 나누기
독서교실을 진행하면서 가장 신경이 쓰인 부분이 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보고 듣
고 왔다고 해도 손으로 써보지 않으면 그 기억이 퇴색되기 쉽다는 것이다. 방학동안
도서관에서 진행한 내용을 부모님들께 알리고, 학교와 도서관에 신뢰를 가질 수 있도
록 부모님께 엽서 쓰기를 실시했다. 엽서를 받는 곳은 부모님 회사로 정하고 회사 주
소를 알아오게 했다. 현장학습을 마친 독서교실의 마지막 날. 학생들은 진지하기도
했고 힘들어하기도 했다. 한 학생의 말을 빌리자면 “예전엔 사진 몇 장 찍고 30분이면
다 봤다고 할 경복궁을 두 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설명도 듣고, 잡상들도 보면서 색다
른 경험을 했다.”고 자신의 느낌을 밝혔다. 학생들이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
을 만들고자 했었던 노력이 헛되지 않은 순간이었다. 그렇게 학생들은 서로 자신이
느낌 점을 나누었고, 나는 각자의 부모님께 그 이야기를 엽서로 쓰도록 했다. 엽서와
우표는 학교에서 준비했다. 편지는 내용이 길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까봐 엽서를 선
택한 것이다. 학생들은 퍽 진지한 표정으로 부모님께 엽서를 쓰기 시작했다.
행사를 마치고, 학부모님께 전화를 받았다. “학교에서 하는 행사에 참여하는 줄도
몰랐는데, 이런 엽서를 받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직장 동료들도 내가 학생에게 받은
엽서를 보고 좋은 학교를 보내고 있다며 부러워했다.”, “어버이날에 보낸 편지는 받아
보았는데, 이렇게 궁궐에 관한 내용을 공부했다고 엽서를 받아보기는 처음이다. 학생
에게도, 나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제부터 도서관에서 하는 행사라고 하면 무엇
이든 보내겠다.”라는 등의 이야기를 해주셨다. 무척 뿌듯했다. 이제 도서관 행사를 혼
자서 웅크리고 진행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께 엽서 보내기 활동은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을 만큼 괜찮은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한다.
학교 행사를 계획하면서 늘 고민하는 것이 있다. ‘어떻게 해야 더 재미있는 프로그램
으로 많은 학생들이 참가하게 할 수 있을까?’ 학생들과 소통하고, 교사 본인도 꾸준한 연
수와 교육을 통해 발전한다면 도서관에서 하는 모든 행사는 재미있고 유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끊임없이 공부하여 변화하는 도서관과 사서가 될 수 있기를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