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방학이다! 얘들아,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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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5 23:17 조회 6,934회 댓글 0건본문
어느 자리에서 나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아이들이 놀아야 나라가 산다. 피씨(PC)방에서 죽치라는 말도 아니고 텔레비전에 코 박거나 방 안에서 뒹굴라는 말도 아니다. 산과 들과 바닷가에서 마음껏 뛰어다니고, 손발 부지런히 놀리고, 몸을 쉴새없이 놀려야 한단 말이다. 그러니까 손발로 놀고, 몸으로 놀아야 한다는 말이다. 손발 놀리고 몸 놀려서 그 놀이가 일로 바뀔 때만 우리 입에 들어오는 음식, 우리가 몸 눕힐 집, 몸에 걸칠 옷가지가 마련될 수 있을 게 아닌가? 머리만 놀리는 사람이 늘면 늘수록 집안 살림이고 나라 살림이고 거덜나기 십상이고, 손발과 몸을 놀리는 사람이 늘수록 집안 살림이고 나라 살림이 탄탄하게 꾸려진다는 말은 예나 이제나 한치도 어긋남이 없다.
자, 방학이다. 이제부터 아이들을 어떻게 놀릴까?
지난해 일이던가? 박원순 변호사와 만난 자리에서 만일에 내가 열 해나 스무 해쯤 교육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을 수 있다면, 아이들이 실컷 노는 가운데 배우고 싶은 것을 깊이 있게 즐겨 배울 수 있는 길을 일러줄 수 있다고 장담한 적이 있다. 이 길은 너무나도 쉬운 길이자, 학부모도 교사도 아이들 교육 문제로 골치 앓지 않고 그 시간에 자기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숨통을 틔워주는 길이고, 나라 살림에도 크게 보탬이 되는 길이기도 하다.
아주 간단하다. 다 아다시피 이 세상 어느 나라에서나 기초 살림은 들살림이 아니면 산살림이나 갯살림(바다살림이라고 불러도 좋다)이다. 이 살림들만 튼튼히 자라면 그 든든한 바탕에 온갖 살림집들을 마련할 수 있다. 경제살림집, 정치살림집, 문화살림집, 예술살림집, 놀이살림집……. 그런데 우리나라는 산과 들과 바다가 알맞춤하게 어우러져 있는 나라여서 이 모든 기초 살림을 함께 꾸릴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아이들 눈길을 머리통만 키우는 대학에 붙들어매는 대신에 더 넉넉한 살림터인 산과 들과 바다로 돌리게 할 수 있다면, 스스로 제 앞가림을 하고 이웃과 오순도순 살 수 있는 힘을 쉽사리 길러줄 수 있다.
나는 이렇게 외치겠다.
얘들아, 방학이다. 답답한 학교 울타리에서 벗어나는 날이다. 우리가 엄마, 아빠 들과 참교육 선생님들과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서 한 해에 방학을 여섯 달로 늘여 놓은 첫해를 맞았구나. 여름방학 두 달, 겨울방학 두 달, 봄방학 한 달, 가을방학 한 달. 이 길고 긴 방학 기간을 즐겁고 뜻있게 보낼 길이 어디 있을까?
자, 이번 여름방학 가운데 한 달은 바닷가에서 놀자꾸나. 우리나라는 동녘도 바다, 서녘도 바다, 남녘도 바다와 잇대어 있지 않니? 이 바닷가에 천막을 치고 한 달 동안 놀다보면, 우리는 갯벌과 바다에 살고 있는 온갖 생명체와 알게 모르게 가까워지겠지? 그러면 너희들 가운데서 바닷살림(갯살림)에 흥미를 느낄 사람들이 무더기로 나타나겠구나. 우리나라는 해양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여기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면 늘수록 살림은 그만큼 넉넉해지지 않겠니? 실컷 놀면서 스스로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는 이 자연스러운 배움터에서 배울 수 있는 것보다 교과서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천막 근처에 세워진 천막도서관에 가서 보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어도 좋겠지. 나머지 한 달은 땡볕에서 일하고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 들을 도와 농사일을 거들자꾸나.
봄방학은? 한라에서 백두까지 꽃길을 따라 무전여행을 떠나자꾸나. 마을, 마을 들어가서 할아버지, 할머니 옛날 이야기도 듣고 산길, 들길 걸으면서 새소리도 듣자꾸나. 가을방학은? 추수 일도 거들고, 풍물이나 탈춤도 배우고, 명산대처 찾아다니면서 우리 조상들이 즐기던 풍류도 익히자꾸나. 겨울방학? 산에 가서 텐트 치고 살아보면 어때? 산과 골짜기를 누비면서 온갖 무예도 익히고, 산짐승들 발자국도 뒤쫓아보고, 사이사이 나무 베어 만들고 싶은 온갖 물건 만들어보고……. 우리나라는 세계 어떤 나라보다 산림 자원이 풍부한 나라지만, 이 살림을 제대로 돌보는 사람이 많지 않아 산살림에서 뒤처져 있는데, 너희들이 산에서 자라는 약초와 나무, 거기에 깃든 온갖 동물들의 생태를 관찰하고 선용할 길을 찾는다면, 우리 살림은 저절로 넉넉해지지 않겠니? 너와집도 지어보고, 토끼 사냥도 해보자.
이렇게 아이들이 산놀이, 들놀이, 물놀이에 흠뻑 빠져 지내면서 저절로 기초 살림을 익히는 동안에 우리 선생님들, 부모님들 삶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방학 때마다 바닷가에서 놀고온 아이들 가운데 부모에게 이렇게 졸라대는 아이들이 무더기로 나타난다면? ‘엄마, 난 바다가 좋아. 우리 바닷가에서 살아요. 조개도 잡고, 낚시질도 하고, 배 타고 나가 그물도 던지고 싶어요’ 하고 졸라대는 아이들의 소망에 따라 곳곳에 해변학교가 세워지고, 그 학교를 둘러싸고 살림집들이 늘어나면, 도시 집중 현상은 눈에 띄게 줄어들겠지. 배 만드는 기술, 갯벌에서 다른 생명체와 어울려 사는 상생의 길 찾기, 온갖 어패류를 기르고, 맛있게 요리하는 음식 솜씨…… 들이 부쩍부쩍 늘겠지. 들살림도 산살림도 마찬가지겠지. 마을학교, 숲속학교가 비 온 뒤 죽순 돋아나듯이 곳곳에 되살아나겠지.
이렇게 방학이 늘어나고, 아이들을 산과 들과 바닷가로 내친다면, 이 아이들을 돌볼 여러 가지 준비로 나라 예산이 더 들지 않겠느냐? 천만에! 지금 아이들을 학교에, 학원에, 때로는 수용소나 감방에 묶어 놓느라고 알게 모르게 부모의 호주머니에서, 나랏돈에서 새나가는 돈이 줄잡아 10분의 1 이상으로 줄어들걸. 그리고 무엇보다 그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게임이나 상업문화 쪽에서 낭비하는 뒷돈을 대느라고 휘는 허리들이 저절로 펴지면서 나라 전체 살림도 훨씬 더 넉넉해질걸.
이렇게 쉬운 길이 있는데, 자꾸 아이들 머리통 키우는 쪽으로만 눈길을 돌리는 천치 같은 교육 관료들과, 덩달아서 내 자식을 죽음의 길로 몰면서도 그것을 살길이라고 우기는 부모님들 머릿속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을까? 먹물? 똥물?
참 답답한 노릇이다.
아이들이 놀아야 나라가 산다. 피씨(PC)방에서 죽치라는 말도 아니고 텔레비전에 코 박거나 방 안에서 뒹굴라는 말도 아니다. 산과 들과 바닷가에서 마음껏 뛰어다니고, 손발 부지런히 놀리고, 몸을 쉴새없이 놀려야 한단 말이다. 그러니까 손발로 놀고, 몸으로 놀아야 한다는 말이다. 손발 놀리고 몸 놀려서 그 놀이가 일로 바뀔 때만 우리 입에 들어오는 음식, 우리가 몸 눕힐 집, 몸에 걸칠 옷가지가 마련될 수 있을 게 아닌가? 머리만 놀리는 사람이 늘면 늘수록 집안 살림이고 나라 살림이고 거덜나기 십상이고, 손발과 몸을 놀리는 사람이 늘수록 집안 살림이고 나라 살림이 탄탄하게 꾸려진다는 말은 예나 이제나 한치도 어긋남이 없다.
자, 방학이다. 이제부터 아이들을 어떻게 놀릴까?
지난해 일이던가? 박원순 변호사와 만난 자리에서 만일에 내가 열 해나 스무 해쯤 교육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을 수 있다면, 아이들이 실컷 노는 가운데 배우고 싶은 것을 깊이 있게 즐겨 배울 수 있는 길을 일러줄 수 있다고 장담한 적이 있다. 이 길은 너무나도 쉬운 길이자, 학부모도 교사도 아이들 교육 문제로 골치 앓지 않고 그 시간에 자기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숨통을 틔워주는 길이고, 나라 살림에도 크게 보탬이 되는 길이기도 하다.
아주 간단하다. 다 아다시피 이 세상 어느 나라에서나 기초 살림은 들살림이 아니면 산살림이나 갯살림(바다살림이라고 불러도 좋다)이다. 이 살림들만 튼튼히 자라면 그 든든한 바탕에 온갖 살림집들을 마련할 수 있다. 경제살림집, 정치살림집, 문화살림집, 예술살림집, 놀이살림집……. 그런데 우리나라는 산과 들과 바다가 알맞춤하게 어우러져 있는 나라여서 이 모든 기초 살림을 함께 꾸릴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아이들 눈길을 머리통만 키우는 대학에 붙들어매는 대신에 더 넉넉한 살림터인 산과 들과 바다로 돌리게 할 수 있다면, 스스로 제 앞가림을 하고 이웃과 오순도순 살 수 있는 힘을 쉽사리 길러줄 수 있다.
나는 이렇게 외치겠다.
얘들아, 방학이다. 답답한 학교 울타리에서 벗어나는 날이다. 우리가 엄마, 아빠 들과 참교육 선생님들과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서 한 해에 방학을 여섯 달로 늘여 놓은 첫해를 맞았구나. 여름방학 두 달, 겨울방학 두 달, 봄방학 한 달, 가을방학 한 달. 이 길고 긴 방학 기간을 즐겁고 뜻있게 보낼 길이 어디 있을까?
자, 이번 여름방학 가운데 한 달은 바닷가에서 놀자꾸나. 우리나라는 동녘도 바다, 서녘도 바다, 남녘도 바다와 잇대어 있지 않니? 이 바닷가에 천막을 치고 한 달 동안 놀다보면, 우리는 갯벌과 바다에 살고 있는 온갖 생명체와 알게 모르게 가까워지겠지? 그러면 너희들 가운데서 바닷살림(갯살림)에 흥미를 느낄 사람들이 무더기로 나타나겠구나. 우리나라는 해양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여기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면 늘수록 살림은 그만큼 넉넉해지지 않겠니? 실컷 놀면서 스스로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는 이 자연스러운 배움터에서 배울 수 있는 것보다 교과서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천막 근처에 세워진 천막도서관에 가서 보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어도 좋겠지. 나머지 한 달은 땡볕에서 일하고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 들을 도와 농사일을 거들자꾸나.
봄방학은? 한라에서 백두까지 꽃길을 따라 무전여행을 떠나자꾸나. 마을, 마을 들어가서 할아버지, 할머니 옛날 이야기도 듣고 산길, 들길 걸으면서 새소리도 듣자꾸나. 가을방학은? 추수 일도 거들고, 풍물이나 탈춤도 배우고, 명산대처 찾아다니면서 우리 조상들이 즐기던 풍류도 익히자꾸나. 겨울방학? 산에 가서 텐트 치고 살아보면 어때? 산과 골짜기를 누비면서 온갖 무예도 익히고, 산짐승들 발자국도 뒤쫓아보고, 사이사이 나무 베어 만들고 싶은 온갖 물건 만들어보고……. 우리나라는 세계 어떤 나라보다 산림 자원이 풍부한 나라지만, 이 살림을 제대로 돌보는 사람이 많지 않아 산살림에서 뒤처져 있는데, 너희들이 산에서 자라는 약초와 나무, 거기에 깃든 온갖 동물들의 생태를 관찰하고 선용할 길을 찾는다면, 우리 살림은 저절로 넉넉해지지 않겠니? 너와집도 지어보고, 토끼 사냥도 해보자.
이렇게 아이들이 산놀이, 들놀이, 물놀이에 흠뻑 빠져 지내면서 저절로 기초 살림을 익히는 동안에 우리 선생님들, 부모님들 삶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방학 때마다 바닷가에서 놀고온 아이들 가운데 부모에게 이렇게 졸라대는 아이들이 무더기로 나타난다면? ‘엄마, 난 바다가 좋아. 우리 바닷가에서 살아요. 조개도 잡고, 낚시질도 하고, 배 타고 나가 그물도 던지고 싶어요’ 하고 졸라대는 아이들의 소망에 따라 곳곳에 해변학교가 세워지고, 그 학교를 둘러싸고 살림집들이 늘어나면, 도시 집중 현상은 눈에 띄게 줄어들겠지. 배 만드는 기술, 갯벌에서 다른 생명체와 어울려 사는 상생의 길 찾기, 온갖 어패류를 기르고, 맛있게 요리하는 음식 솜씨…… 들이 부쩍부쩍 늘겠지. 들살림도 산살림도 마찬가지겠지. 마을학교, 숲속학교가 비 온 뒤 죽순 돋아나듯이 곳곳에 되살아나겠지.
이렇게 방학이 늘어나고, 아이들을 산과 들과 바닷가로 내친다면, 이 아이들을 돌볼 여러 가지 준비로 나라 예산이 더 들지 않겠느냐? 천만에! 지금 아이들을 학교에, 학원에, 때로는 수용소나 감방에 묶어 놓느라고 알게 모르게 부모의 호주머니에서, 나랏돈에서 새나가는 돈이 줄잡아 10분의 1 이상으로 줄어들걸. 그리고 무엇보다 그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게임이나 상업문화 쪽에서 낭비하는 뒷돈을 대느라고 휘는 허리들이 저절로 펴지면서 나라 전체 살림도 훨씬 더 넉넉해질걸.
이렇게 쉬운 길이 있는데, 자꾸 아이들 머리통 키우는 쪽으로만 눈길을 돌리는 천치 같은 교육 관료들과, 덩달아서 내 자식을 죽음의 길로 몰면서도 그것을 살길이라고 우기는 부모님들 머릿속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을까? 먹물? 똥물?
참 답답한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