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활용수업 [교육 학교도서관 활용수업 - 중등]교과 내용을 더 깊게 더 넓게 - 인문교과와 사서교사의 협력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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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11-05 13:58 조회 11,061회 댓글 0건본문
사회탐구영역은 어릴 때부터 교과서 이외의 많은 책을 읽은 학생들에게는 비교적 쉬운 교과군에 해당된다. 하지만 독서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학생들은 어휘력과 이해력이 낮아 어려워하는 과목 중 하나이다. 더욱이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들은 입시를 위해 많은 시간을 교과서와 문제집을 푸는 데 할애하기 때문에 사회탐구영역을 위한 독서 시간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초, 중학교 시절의 독서를 후회하기도 한다.
2011년 이후 각 학교에서는 집중이수제를 실시하여 대부분의 교과교사는 한 학기에 한 권의 교과서를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숨 쉴 틈 없이 빠듯하게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실이 그러하니 학생들을 데리고 도서관 활용수업을 하기란 모험일 수밖에 없다. 도서관 활용수업은 블록타임block time을 이용하여 한 주제를 다양한 자료를 가지고 깊게 연구하고 정보를 조직하기에 필요한 수업이다. 우리나라에도 도서관 활용수업이 소개되고 지금은 많은 교사가 한번은 들어봄직한 용어로 인식되고 있다. 정보활용교육은 비판적 사고능력, 문제해결능력 그리고 정보를 자신의 삶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줌으로써 학습자의 평생학습능력을 신장하기 위한 교육이다. 최근엔 정보활용교육을 활용한 연구 테마로 도서관 수업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도서관 활용수업은 각 교과에서 도서관의 자료와 시설 그리고 사서교사의 봉사를 활용하여 교과의 학습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려는 교육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 도서관 활용수업은 교과교사와 사서교사가 단원의 설정과 주제 선정을 공동으로 연구하여 자료를 제작하고 수업을 실시한 후 평가까지 함께하는 공동 협력수업이다. 인문교과와 사서교사의 협력수업을 소개한다.
‘반전운동과 연관된 대체복무제도’
주제 토론수업
교 재 명 : 고등학교 『한국근현대사』(김한종 외 5인, 금성출판사)
단 원 명 : 대단원–Ⅳ. . 현대 사회의 발전
단 원 – 1중. 광복과 대한민국의 수립
단 원 – 4소. 6.25 전쟁
주제 설정 이유 : 이라크전 등 세계 곳곳에서전쟁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를 떠나 사람이 사람을 상대로 총을 들이대는 것이 힘겨워 총 들기를 거부하는 사람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 지난 세기우리가 겪었던 6.25 전쟁을 공부하면서 각 나라의 군대 제도와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 인정 여부를 알아보고자 한다. 세계적으로 전쟁을 반대하고 군사훈련 자체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또 그런 사람들을 위한 대체복무를 인정하는 나라들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우리나라의 상황을 한번 돌아보고 자신의 의견을 말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고자 이 단원에서 토론수업을 갖고자 한다.
도서관 활용수업은 도서관의 자료(인쇄자료 및 비인쇄자료)와 공간을 활용한 수업이다. 자료를 파악하고 토론하기 때문에 2차시 수업으로 이루어졌다. 도서실 사용이 불가피하면 1차시는 교실에서 2차시의 토론 수업은 도서실에서 하는 경우도 있고, 자료 검색이나 수집이 필요한 경우 1차시는 도서실에서 2차시는 교실에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각 교과와 단원의 특색에 맞게 구성하면 된다. 토론 수업 말고도 역사 수업에 ‘노래가사 바꿔 부르기’나 역할극 등을 진행할 수도 있다. 도서관 활용수업은 대부분 인문교과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수학교과나 과학교과와 같은 이과계열 수업도 가능하다. 예체능도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교실 수업에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을 도서실 자료를 통해 쉽게 이해하며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토론수업 학습지>
1. 존 레논의 노래 ‘이매진’을 듣고 난 후 자신의 느낌을 적어보세요.
2. 상대방의 의견을 정리해보세요.
3. 자신의 의견을 요약하여 서술해 보세요(토론할 때의 입장과 관계없이 이 주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요약)
4. 내 친구가 전쟁 반대와 평화를 이유로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그 친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자유롭게 써봅시다)
<토론자료 1>– 용어 설명
• 양심적 병역거부자(良心的兵役拒否者, conscientious objector) : 무기를 드는 것을 거부하거나 모든 형태의 군사훈련과 군대복무를 거부하는 사람.
• 등대사 사건 : 1939년 6월 29일 경성(서울)에서 일본에 있는 동료 신도들과 함께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천황제와 전쟁을 원리적으로 부정해왔던 여호와의 증인 30여 명이 경찰에 체포된 사건. 5명의 전쟁 반대자들이 서대문형무소에서 옥사하고, 나머지 대부분도 옥중 고문의 후유증으로 평생 몸이 불편하게 된 사건.
• SOFA : 한미행정협정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이후 미군에게 재판권 일체를 부여한 ‘대전협정’을 근간으로 하여 1966년 체결하고 1967년 발효되었다. “공무중 일어난 범죄는 미군 당국이 1차적 재판권을 갖는다”는 조항이 대표적 독소조항이다. 또한 공무 여부의 판단에 대해서도 미군이 판단하도록 되어 있어 한국정부는 더더욱 미군 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할 수 없다. 게다가 형사재판권의 적용대상이 미군뿐 아니라 군속, 가족이라고 규정하고 가족의 범위에 ‘기타친척’까지 포함하고 있어 이들 모두가 치외법권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 신효순, 신미순 두 여중생 사망사건 때도 미군에게 형사재판관할권 포기 요청을 하였으나 주한미군은 거절하였다.
• 대체복무제(代替服務制) : 종교적 혹은 개인적 이유의 비폭력주의 신념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는 사람들을 위해 국방의 의무를 직접 군대나 관련 기관에서 복무하는 대신에 그에 준하는 사회적 활동에 참가함으로써 대체하는 제도이다. 주로 군복무 기간 또는 그 이상을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사회복지요원, 사회공익요원, 재난구호요원 등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모병제를 실시하는 국가에서는 해당 사항이 없으며,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제도로, 특히 특정 종파와 관련된 경우 해당 종파의 이단 시비까지 겹쳐 같은 종교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 징병제 : 모든 국민이 병역이라는 세금을 국가에 노력 봉사의 형태로 제공한다는 개념을 근간으로 한다. 이때 병역은 평시나 전시, 현역과 국민역의 여부를 막론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징병제는 일반적으로 1년 이상의 실역(대체 복무를 포함)에 복무하는 제도를 말한다.
• 모병제 : 모병제(부가적으로 용병제)는 일정한 보수를 지급하여자국민 중에 군인을 모집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평시 징병검사만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이를테면 일부 모병제 국가. 네덜란드 등 국가들이 밀접해 있으며, 인구가 대략 5천만 명 이하의 국가)들도 있다. 몇몇 국가에서는 용병제도 보충하여 모병제를 시행한다. 용병제는 외국의 국민들을 고용하여 병력을 유지하는 제도를 말한다. 용병제로만 유지되는 국가는 없다. 이를테면 프랑스의 외인부대, 사우디 아라비아의 타국 이슬람교국 출신자(특히 방글라데시), 교황청의 스위스 근위대(스위스는 영구 중립국이기 때문) 등이 이에 해당한다.
• 민병제 : 민병제는 국민들에게(성인 남자 거의 대부분. 98% 이상) 1년 미만의 군사 훈련만을 시키고 예비역의 임무만을 부과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 징병제였던 국가의 상당 수가 민병제를 유지하고 있으나, 10년 넘게 민병제인 상태를 유지하는 국가는 없으며, 완전한 모병제로 전환하는 추세이다. 현재 대한민국이 점차 이 방법을 따르고 있다.
• 징병제의 장점 : 국방을 국민 모두가 공평하게 부담하게 된다. 병역 모집 비용이 모병제에 비해 매우 적다. 병력의 공백을 쉽게 메꿀 수 있으며, 병력 수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즉 노동 유연성이 매우 높다.
• 징병제의 단점
개인, 사회적인 사유(자유민주주의 원칙 기반) : 국가 총체적인 면으로 볼 때, 인재활용에 따른 사회적 비용 부담이 크다. 군 입대에 대한 개인의 결정권을 박탈한다는 측면에서 자유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 모병제 군대에 비해 탈영율(휴가 미복귀) 및 군 내부사고율(특히 자살율)이 매우 높다. 종교적 사유나 비폭력주의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처벌, 사역이라고 불리는 강제노동 등 인권 침해 문제가 있다. 기득권층을 중심으로 뇌물수수 등의 부정한 방법으로 병역을 회피하는 병역 비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밖에도 대한민국에서 전문연구요원, 산업기능요원(연줄로 비생산직으로 감), 의무소방대 등을 지원하거나, 현역 병과 중 상대적으로 안전한 카투사, 의무병 등 편하다고 여겨지는 병과로 지원하려는 풍토를 조성한다. 이는 입영 T.O 경쟁률을 높여 절반 이상이 대학 재학 이상인 현역 대상자에게 입대 대기용 휴학을 하게 한다. 그러므로 3년 남짓 학업의 공백기간이 생겨, 징병제가 한국의 고등교육 경쟁력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군 복무가 적성에 맞지 않는 일부의 인원으로 인하여, 공동체의 단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군의 복무 분위기를 망쳐 군 내부의 사기를 떨어뜨린다. 대한민국에서는 군에서는 부적응 사병(흔히 ‘관심사병’으로 지칭)을 구별하여 관리하고 있다. 또,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특성상 구타 및 가혹행위가 난무할 수 있다.
경제적 측면, 군사(징집자의 인권 배제 측면)적인 이유 : 병 급여 및 병력 모집비용이 절약되는 대신 인건비, 훈련비용은 증가한다. 즉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종합적으로 볼 때는 장점이 아닌 단점으로 작용된다. 현대전에 있어서 과중한 규모로 인하여, 오히려 육해공 합동 기동작전 등이 어렵다. 실제 전투에 있어 평시보다 조직력이 더욱 낮아진다. 한 예로 포클랜드 전쟁은 말 그대로 징병제 군대와 모병제 군대의 전쟁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엑조세 미사일과 미라쥬, 슈퍼 에텐다드 같이 훌륭한 장비를 갖고도 장비 면에서 해리어 같은 2세대 전투기에 의존하는 영국군에게 패한 이유가 바로 아르헨티나는 당시에 징병제를, 영국은 모병제를 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포클랜드 전쟁을 통해 아르헨티나는 징병제의 치명적인 결함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레오폴드 갈티에리가 물러나자마자 징병제를 폐지하기에 이른다.
복무 기간이 짧은 국가에서는 군 하부구조의 전문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일례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비해 복무 기간이 상당히 짧은 대한민국이 그러하다. 이라크 전쟁에서도 130만 대군의 이라크 군이 18만 명밖에 안 되는 미군에게 완패했다. 당시 이라크사병들이 미군의 추격으로부터 도망치면서, 군복을 벗어던질 만큼 이라크 군은 많은 병력을 두고 있음에도 전쟁에서 참패하였다. 또 각종 병무비리가 난무한다. 일례로 박노항 원사는 병역을 단축시키는 조건으로 현역복무자원에게 1개월당 100만원의 뇌물을 받고 병역을 감소시켜준 혐의가 적발되어 구속 수감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군사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은 징병제를 모병제보다 비효율적인 군사제도로 판단하며 특히 경제학자 조지 프리드먼은 ‘연대 3각 편제인 선형배치를 택하는 한국군은 미래전 양상으로 가는 첫 단계에서 살아남지 못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군 복무 부적응자가 군에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한국군의 경우 징병제로 인한 가장 큰 피해 사례로 자신의 소대장을 포함 8명을 숨지게 한 김동민 일병 총기난사 사건이 있는데, 모병제 군대에서는 군 복무 부적응의 요소가 발견되는 자원은 선발하지 않는다.
<토론자료 2>
대체복무제 도입 현황
현재 징병제를 실시하는 국가 중 대체복무를 인정하는 나라는 덴마크, 프랑스, 체코 등 25개국이다. 우리나라는 종교적 사유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해서 병역법 위반이나 항명죄로 처벌했으나, 2007년 9월 종교적 사유의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를 허용할 방침이라는 국방부 발표가 있었다. 한국의 대체복무제 논란은 2005년 7월, 대법원에서 자신의 신념에 따라 양심적 병역 거부를 선언하여 1,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은 오 아무개 씨에게 상고 기각 결정을 내림으로써 증폭되었다. 특히 오 아무개씨는 이미 학사장교 선발에 합격한 상태에서 병역을 거부했는데 이는 그가 양심적 병역거부임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2006년 1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국방부에 제도 도입을 권고했으며, 국방부는 이에 대해 “당장 도입할 수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검토할 가치는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2007년 9월 대한민국 정부는 종교적인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 대해서 내후년부터 대체복무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발표하였다. 이들이 복무할 곳은 전남 소록도의 한센병원, 경남 마산의 결핵병원, 서울과 나주, 춘천, 공주 등의 정신병원 등 9개의 국립 특수병원과 전국 200여 개 노인전문요양 시설 등이 대상지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체복무자들의 복무기간은 국민 여론에 따라 2014년 이후 현역병 복무기간의 2배인 36개월로 정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대체복무제 추진은 보수주의 정권인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표면적 이유, 예비역들의 군복무경력에 대한 불만을 이 정도의 기간으로는 해소시키지 못한다는 실질적인 사유로 취소되었으며, 춘천지방법원에서 2008년 5월에 양심적 병역거부자처벌에 대해 위헌제청을 하여 헌법재판소에서 심리중이다.
대체복무제를 둘러싼 논란
1) 종교계–양심적 병역거부의 사유 중에는 종교적 사유도 있기 때문에 종교
계, 특히 기독교계의 찬반 논란이 벌어지지 않을 수 없다. 보수 개신교계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부분이 이단 종파로 규정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라는 점 등을 들어, 대체복무제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국 천주교회의 경우도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에서 제정된 현대 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 헌장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신념을 존중하기 때문에 인정하기는 하지만, 남북이 분단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대체복무제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진보 기독교계에서는 개신교, 성공회 정교회가 회원 교단으로 있는 기독교 연합 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 소수의 신념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찬성하는 입장이다. 참고로 현재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대부분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지만, 최근에는 천주교와 개신교, 불교에서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나오는 등 종교적 사유의 양심적 병역거부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
2) 국방부–병역의무의 형평성, 분단국가 특수성, 국민정서 등을 이유로 줄곧 반대 입장을 취해오다 이를 바꿔 2007년 9월 종교적 병역거부자에게 현역 복무기간의 2배인 36개월 동안 한센병원과 정신병원 등에서 ‘도우미’로 근무하는 대체근무 방안을 발표하여 이르면 2009년 1월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8년 새 정부 출범 이후 또다시 방침을 바꾸어 대체복무제 도입을 유보한 것이다.
3) 법원–춘천지법 형사1부(재판장 정성태 부장판사)에 따르면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대체복무 등의 조치 없이 입영 기피에 대한 제재만 가하도록 한 병역법 제88조는 헌법에 보장된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제10조)’와 ‘기본권 제한원리(제37조 제2항)’에 배치된다며 5일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병역거부 문제의 조화로운 해결을 위한 입법적 노력으로 이르면 2009년 1월부터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들어 정부의 입장이 바뀌고 있다”며 “이제는 우리 사회가 소수자들의 권리와 자유를 포용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을 감안할 때 이들을 위한 대체복무제 등의 정비를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요청도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번 위헌제청은 춘천지법과 원주지원, 영월지원에서 박모(20) 씨 등 4명이 병무청의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입영하지 않은 뒤 1심에서 각각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자 이에 불복해 항소심을 제기한 사건에 따른 것이다. 재판부의 이같은 결정은 최근 정부가 대체복무제 도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논의를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4) 헌법재판소–2004년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처벌하는 병역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는 한편 이들을 배려하는 취지의 입법조치를 권고했다.
5) UN 인권위원회–여러 차례에 걸쳐 우리나라에 대체복무제 도입 권고(현재 전 세계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로 수감되어 있는 사람이 1,200명이 안 되는데 그중 1,100명 이상이 한국에 수감되어 있기 때문).
6) 시민 단체
찬성쪽 “민주주의 국가들은 개인의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를 사상, 양심 ,종교적 자유의 정당한 행사로 받아들인다”며 대체복무제는 양심적 거부자와 병역 복무자 사이의 사회적 형평성 문제를 푸는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 대체복무제는 이미 많은 나라에서 민주주의 제도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 제도가 악용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실증적 연구도 많다고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유엔인권위원회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대체 복무제 도입을 권고받는 등 대체복무제는 우리나라가 양심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얼마나 존중하는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됐다고 지적한다. 특히 2008년 10월 전문가 조사에서 대체복무제 도입 찬성 비율이 85.5%나 됐다며 이전 정권의 정책이라고 무조건 부정하는 이명박 정부의 태도는 군과 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뿐이라고 볼멘소리를 낸다. 뿐만 아니라 이 제도 시행 자체를 유보하여 8년 넘게 진행되어온 대체복무 도입 노력조차 일거에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며 병역 대신 징벌적 성격의 사회봉사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이들을 기어이 전과자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반대쪽 “병역의무의 형평성과 분단국가의 특수성, 국민정서 등을 감안할 때 대체복무제 도입은 시기적으로 빠르다”고 강조한다. 국민 10명 가운데 7명(68.1%)은 대체복무 허용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난 병무청 설문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한다. 종교적 배경 등을 병역 거부 사유로 인정하는 국가는 30여 개에 이르지만 이들 국가는 남북이 대치 중인 우리나라와는 여건이 크게 다르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병역의무를 지지 않고 대체복무를 할 수 있게 되면 특정 종교인들이 ‘양심’이라는 미명하에 병역기피 수단으로 이를 악용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가뜩이나 사회지도층 자녀 등의 병역기피 문제가 논란을 빚고 있는 마당에 대체복무까지 시행한다면 혼란이 가중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대체복무제 도입은 국방의무의 신성함이 지켜질 수 있도록 국민적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시간 여유를 갖고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토론자료 3>– 개인의 양 심에 따라 병역거부를 선언한 사람들
오태양 “제 군 생활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사람 모양의 사격판을 향해 얼굴과 심장을 정조준하여 방아쇠를 당긴다는 것, ‘찔러 총’, ‘베어 총’을 외치며 불특정 대상을 향한 총검술을 익힌다는 것, 더 많은 사람들을 더 효율적으로 살상할 수 있도록 수류탄을 조작하고 투척하는 연습을 하는 저의 모습이 몇 날 몇 일 제 머릿속에서 유령처럼 맴돌았습니다. 군사훈련은 직접적인 살상행위는 아닐지언정 살심(殺心)을 유발하는 행위임에는 분명했습니다. 매일같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화하여 총과 칼을 휘둘러야 하는 행위는 그목적과 방법, 모든 면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왜 한국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군복무를 회피하려고 하며, 삶의 억압성을 호소하는 것인지 귀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윽박지르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까? 불가침의 성역이었던 군복무가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에 있어 자기실현과 신성한 의무로서 인식되고 있는지, 진지하게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나동혁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은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켰을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오랫동안 과제를 남겼다. 1차 세계대전에서 살아 돌아온 징병자들은 대부분 전쟁 혐오증에 시달렸거나 혹은 함께 목숨을 건 용기로 살아남았던 체험으로 인해 야수적인 우월감–특히 여성이나 징병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을 느꼈다. 이들이 전후 극우 파시즘의 지지기반이 되었다. 비극적일 따름이다. 전쟁의 정당성을 부정하게 되면 자신의 인생 자체가 무의미한 살육에 동원된 헛된 것밖에 안 되기 때문에 끊임없이 전쟁을 합리화하게 되는 것인가? 가장 가슴 아픈 일은 전쟁에 직접 참여해서 누구보다 큰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여기에 참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전자들의 모임을 포함하여 군대, 경찰과 관련된 단체들이 그렇게 많은 줄은 처음 알았다. 한국 사회 내에서 전쟁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또 다른 사회 갈등이 되어 보이지 않는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 아프다.”
염창근 “2002년 겨울, 미국이 이라크전쟁을 곧 벌이려 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부시는 세계를 향해 이라크전쟁을 한창 독려하고 있었습니다. 또 북한에 대해서도 군사행동을 해야 한다고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9.11 테러 유가족들이 이라크에 가서 ‘우리의 이름으로 전쟁을 하지 말라’고 호소하는 뉴스를 봤습니다. 누구보다도 테러에 대해 분노할 유가족들이 평화적 해결을 요구하는 모습은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자유를 추구하면서 소박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람을 향해 총과 칼을 들지 않겠다는 굳은 마음을 간직하고, 사람을 죽이는 일에 관계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지키는 평범한 젊은이가 되려고 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병역을 거부하게 되지만, 축하를 보낼 수 없는 부모님의 아픔 또한 간직하려고 합니다. 저는 이제 전쟁만큼은 용납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리하여 무고한 인간을 대규모로 학살하는 전쟁 그 자체를 거부하며, 따라서 전쟁과 살상을 목적으로 하는 어떠한 군사훈련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개인적 서약을 지키려 합니다.”
임재성 “김선일 씨를 죽인 이라크인들도 자신의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그랬단 것일 겁니다. 병역거부자들에게 군대는 자국의 방어를 위해서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김선일 씨를 죽인 이라크인들을 비난할 수 없습니다. 그런 논리로 본다면 자신의 나라를 침략한 미국을 도와 파병한 ‘침략국 한국’에 대해 맞서 싸우기 위해 김선일 씨를 죽인 이라크인들의 행동은 정당한 것이었으니까요. 그럼 파병한 한국정부는 잘못한 것이고 김선일 씨를 죽인 이라크인들은 죄가 없는 것일까요? 아니라면 그 이라크인들을 처벌하기 위해 더욱 많은 군인들을 보내야 하나요? 지하철 곳곳에 붙어 있는 테러 대비 방법 안내 포스터. 한국의 높아진 테러 등급. 만약 한국에서 테러가 난다면 그건 누구의 책임인가요? 테러리스트? 아니면 파병을 결정한 정부?”
조정의민 “폭력은 문제 해결의 방식이 될 수 없습니다. 폭력은 가하는 자에게나, 당하는 자에게나, 그것을 보고 있는 자에게나 모두에게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그들을 괴롭힐 뿐이기 때문입니다. 남에게 가하는 폭력은 그대로 자신에게도 같은 강도로 전달됩니다. 남에게 폭력을 가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인격과 자존감 역시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는 군대는 구성원들에게 사람을 죽이는 연습을 시킵니다. 군대는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남을 제압해야 한다고, 죽여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무기를 들고 이러한 가르침에 따라 사람을 죽이는 훈련을 할 때, 그 사람은 인간이라기보다는 사람을 죽이기 위한 도구에 불과합니다. 군대라는 폭력적인 구조 속에서 인간성은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구조 속에서 한 인간은 자신의 인간성을 포기하라는 강요를 받으며 적을 죽이고 제압하는 도구로, 하나의 병력자원으로 전락되어 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