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도서관 학교도서관 분투기]오늘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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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10-06 16:49 조회 7,037회 댓글 0건본문
2008년 첫 발령의 부푼 기대를 안고 가야 초등학교 도서실 문을 열었을 때, 나를 환영해준 것은 교실 두 칸 규모에 규칙 없이 마구잡이로 꽂혀 있는 1만1천 권의 책과 먼지 쌓인 서가였다. 3월 3일부터 도서실문을 걸어 잠그고 청구기호에 맡게 도서를 배열하고 청소하기 시작했다. 하루라도 빨리 아이들에게 도서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고 싶어 퇴근 시간도 없이 정리를 했지만 3월이 지나도록 도서실을 개방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도와줄 인력 하나 없이 사서교사 혼자 그 일들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학교에서는 사서교사가 발령받아 온다는 소식에 전문가가 오는데 도우미가 왜 필요하냐며 기존에 있던 학부모, 학생도서도우미를 모두 해체시켜 놓았고, 새로조직하고 싶다는 나의 의견도 ‘전문가’를 강조하며 거부당했다. 1학기 동안 사서교사 1인 체제로 운영하였으나, 이용자 증가에 비해 도서실 서비스 질의 저하와 사서교사의 업무 과다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였고, 1학기 동안 이용자 수의 증가 추이와 도서실 변화 상황을 정리해 문서화하여 제시한 결과 2학기부터 학생도서위원만 조직하도록 허락받았다. 이에 5, 6학년 열 명을 선발하여 본격적인 도서실 꾸리기가 시작되었다.
학교도서실, 학교교육의 중심으로 당시 가야초등학교는 학생 수 1,234명 36학급 규모로 함안의 중심학교였고, 함안군 전체에 사서교사라고는 내가 처음이었다. 교사도 학생도 사서교사를 처음 접하며 사서교사가 누구이며 무슨 일을 하는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도서실 이용교육이었다. 처음이니까 전교생을 대상으로 4월 말에 학급당 1차시씩만 실시하도록 계획을 세워서 도서실 이용규칙, 자료의 종류 및 배가순서 등을 교육하였다. 다음 해부터는 욕심을 내서 자료활용교육을 포함하여 학급당 2차시씩 수업계획을 세웠으나 수업시수도 없는 사서교사에게 교과의 시수를 빼주면 보충을 해야 한다며 반대가 있었고, 결국 작년에 전교생수업을 했으니 1학년만 2차시를 하는 것으로 오히려 축소되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도서관활용, 독서, 독후감 쓰기 무엇이든 좋으니 사서교사를 적극 활용해달라고 직원회의 시간 및 쿨메신저를 통해 홍보하기 시작했고, 친했던 2학년 선생님의 요청으로 한 학기 동안 일주일에 한 시간씩 독서수업을 하게 되었다. 그림책과 교과서에 실린 동화책을 중심으로 함께 책을 읽고 간단한 독후활동을 하는 수업이었는데, 수업을 위해 책을 선정하여 읽고 활동지를 제작하면서 나 역시 새내기 교사에서 점차 벗어나 조금씩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총 15회의 독서수업을 마치고 학생, 담임교사, 학부모 모두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독서수업을 요청하는 선생님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결과 2010년엔 전교생 3차시씩 도서관수업을 실시하게 되었고, 2011년엔 4차시로 늘어났으며 올해부터는 교육과정에서 국어(독서) 시수를 10시간씩 배정하여 사서교사 단독으로 4차시, 나머지 6차시는 담임교사가 도서실을 활용해 수업하고, 사서교사는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고 활용법을 알려주는 것으로 계획하여 실시하게 되었다. 약 5년 만에 사서교사로서의 교육적 역할을 학교 내에 다진 것 같아 뿌듯했다.
학교도서실, 배움의 사랑방으로 이용교육 다음으로 실시한 것은 다양한 도서실 행사였다. 2008년 이전 우리 학교 도서실은 도서대여점에 불과했다. 도서실 업무 담당교사는 아침에 20분, 수업이 끝나고 방과 후에 몇 시간 개방을 제외하면 도서실 문을 잠그고 수업하러 갔다. 그래서 인지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책을 빌린다는 인식이 아이들에게는 없었고 방과 후에는 학원 가기 바빠서 도서실 이용률은 저조하였다.
사실 내가 꿈꾸던 학교도서관은 아이들의 꿈이 자라는 배움의 사랑방이었다. 아이들이 책을 매개로 이야기를 하고, 책으로 친구들과 노는 장소, 학교에서 가장 마음 편한 장소로 스스로 자꾸만 찾아가고 싶도록 만들어주고 싶었다. 이렇게 ‘아이들과 어떻게 도서실에서 책으로 재밌게 놀까?’란 나의 생각과 맞물려 아이들을 도서실로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였다. ‘학교도서관을 살리는 교사들 카페’에서 정보를 얻어 책의 날(4월), 독서의 달(9월) 행사를 독서주간을 정해 진행하였고, 독서골든벨, 사이버독후감대회, 독서표어공모전 등도 실시하였다. 그러나 수업진도 나가고 시험 대비하기에도 부족한데 독서행사가 너무 많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교육과정간담회와 부장협의회 등에서 논의를 거친 결과, 교실에서 담임교사의 협조로 이루어지던 행사는 거의 다 사라지고, 쉬는 시간과 방과 후를 이용해 도서실에서만 진행하는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 감상하기’ 같은 간단한행사들을 매달 실시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그래도 ‘연체자 해방의 날’에 연체를 풀기 위해 점심을 일찍 먹고 와서 부끄러워하면서도 사서선생님께 애교를 떨며 ‘뿌잉뿌잉’을 외치던 여학생들의 모습에 한참을 미소 짓게 되고, 도서실이 재미있다며 다음 행사는 언제 하는지 물어보는 아이들에게 힘을 얻게 된다. 또 과정이야 어떻든 이러한 독서행사는 학생들을 도서실과 친숙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어 행사 직후에는 도서실 이용률이 세 배 이상 높아지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학생도서위원, 소중한 나의 자식들 물론 이러한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사서교사 혼자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다. 사서교사로 일하면서 ‘우리 반’이라고 부를 아이들을 만날 수는 없겠지만 30명 부럽지 않은 10명의 자식같은 도서위원이 있어 행사 및 도서실 운영을 원활하게 할 수가 있다. 하여 도서위원 선출에 늘 신경을 쓴다. 도서위원은 2월에 4학년 5명을 선발하여 3월에 5학년이 되면 교육을 시작해 6학년 졸업할 때까지 계속하는 시스템이다. 도서위원은 담임 추천과 본인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도서위원10명과 사서교사가 함께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경쟁률이 평균 3:1 정도이니 도서위원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긍정적인 것같다. 면접은 도서위원들이 직접 질문하여 그것을 바탕으로 최종 선발한 5명을 회의를 거쳐 정한다.
2년에 걸친 도서위원 활동이 즐거웠는지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도서부에 들었다는 아이, 나를 보고 사서교사의 꿈을 꾸게 됐다며 어느 대학 무슨 과를 가면 되는지 물어보는 아이도 있고, 해마다 스승의 날이 되면 함께 모여 도서실에 찾아오고 있다. 내 결혼식 때는 1기부터 5기까지 25명의 도서위원들이 4절 색지에다가 결혼을 축하한다는 롤링페이퍼를 작성해서 선물로 줬는데, 수많은 제자들을 배출한 담임선생님들이 부럽지 않을 만큼 자랑스럽고 고마운 자식들이 나에게도 있구나 가슴벅차게 감동받았다.
학교도서실,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아침 8시 30분에 개방하는 도서실에 일등으로 들어가 보고 싶은 책을 제일 먼저 고르겠다는 아이들로 인해 8시 20분부터 입구에는 줄이 길게 늘어선다. 좋아하는 만화책이 들어와 있는지 찾겠다고 서가로 뛰어가는 아이, 퀴즈책을 가지고 서로 문제를 내고 맞추는 아이들, 동생 손을 잡고 들어와 책을 골라서 읽어주는 아이들의 소리로 학교도서실의 하루는 시작된다.
『아침독서 10분이 기적을 만든다』는 책을 펴낸 (사)행복한아침독서 한상수 이사장은, 책을 통해 아이들과 만나면서 책을 좋아하는 아이와 싫어하는 아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책을 많이 접해본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가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아직도 풋내기인 짧은 경력의 사서교사인 나는 좋은 책이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 내리지는 못하겠다.
그저 재미있는 책을 추천해달라는 아이들을 위해 내가 먼저 읽어보고 나름의 기준으로 교과연계 추천도서, 상황별 추천도서 목록을 작성하여 학생들에게 배부하고, 소개해주고 싶은 책을 게시 자료로 만들어 게시판에 붙이고 도서실 입구에 실물 장서를 전시해 접근성을 높이게 할 뿐이다. 내가 소개해준 책이 정말 재미있었다며 또 골라달라는 아이, 사서선생님이 추천한 책인데 진짜 재미있다며 친구에게 권해주는 아이, 전시해 둔 책 두 권을 들고 무엇을 빌려갈지 고민하며 결정을 못해 나한테 물어보는 아이들의 소리가 빛이 되어 학교도서실을 환하게 비추고, 그 빛이 도서실에서 생활하는 나를 따뜻하게 감싸 내일의 희망을 키우는 밑거름이 되는 것 같다. 비록 『어사 박명수』 어딨어요?”, “『마당을 나온 통닭』 있어요?” 물어보는 아이들의 엉뚱함에 크게 웃게 되지만, 그 아이들이 있어 보람과 행복으로 가슴을 채우며 오늘도 도서실과 함께 나는 성장해 나아간다.
당시 학교에서는 사서교사가 발령받아 온다는 소식에 전문가가 오는데 도우미가 왜 필요하냐며 기존에 있던 학부모, 학생도서도우미를 모두 해체시켜 놓았고, 새로조직하고 싶다는 나의 의견도 ‘전문가’를 강조하며 거부당했다. 1학기 동안 사서교사 1인 체제로 운영하였으나, 이용자 증가에 비해 도서실 서비스 질의 저하와 사서교사의 업무 과다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였고, 1학기 동안 이용자 수의 증가 추이와 도서실 변화 상황을 정리해 문서화하여 제시한 결과 2학기부터 학생도서위원만 조직하도록 허락받았다. 이에 5, 6학년 열 명을 선발하여 본격적인 도서실 꾸리기가 시작되었다.
학교도서실, 학교교육의 중심으로 당시 가야초등학교는 학생 수 1,234명 36학급 규모로 함안의 중심학교였고, 함안군 전체에 사서교사라고는 내가 처음이었다. 교사도 학생도 사서교사를 처음 접하며 사서교사가 누구이며 무슨 일을 하는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도서실 이용교육이었다. 처음이니까 전교생을 대상으로 4월 말에 학급당 1차시씩만 실시하도록 계획을 세워서 도서실 이용규칙, 자료의 종류 및 배가순서 등을 교육하였다. 다음 해부터는 욕심을 내서 자료활용교육을 포함하여 학급당 2차시씩 수업계획을 세웠으나 수업시수도 없는 사서교사에게 교과의 시수를 빼주면 보충을 해야 한다며 반대가 있었고, 결국 작년에 전교생수업을 했으니 1학년만 2차시를 하는 것으로 오히려 축소되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도서관활용, 독서, 독후감 쓰기 무엇이든 좋으니 사서교사를 적극 활용해달라고 직원회의 시간 및 쿨메신저를 통해 홍보하기 시작했고, 친했던 2학년 선생님의 요청으로 한 학기 동안 일주일에 한 시간씩 독서수업을 하게 되었다. 그림책과 교과서에 실린 동화책을 중심으로 함께 책을 읽고 간단한 독후활동을 하는 수업이었는데, 수업을 위해 책을 선정하여 읽고 활동지를 제작하면서 나 역시 새내기 교사에서 점차 벗어나 조금씩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총 15회의 독서수업을 마치고 학생, 담임교사, 학부모 모두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독서수업을 요청하는 선생님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결과 2010년엔 전교생 3차시씩 도서관수업을 실시하게 되었고, 2011년엔 4차시로 늘어났으며 올해부터는 교육과정에서 국어(독서) 시수를 10시간씩 배정하여 사서교사 단독으로 4차시, 나머지 6차시는 담임교사가 도서실을 활용해 수업하고, 사서교사는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고 활용법을 알려주는 것으로 계획하여 실시하게 되었다. 약 5년 만에 사서교사로서의 교육적 역할을 학교 내에 다진 것 같아 뿌듯했다.
학교도서실, 배움의 사랑방으로 이용교육 다음으로 실시한 것은 다양한 도서실 행사였다. 2008년 이전 우리 학교 도서실은 도서대여점에 불과했다. 도서실 업무 담당교사는 아침에 20분, 수업이 끝나고 방과 후에 몇 시간 개방을 제외하면 도서실 문을 잠그고 수업하러 갔다. 그래서 인지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책을 빌린다는 인식이 아이들에게는 없었고 방과 후에는 학원 가기 바빠서 도서실 이용률은 저조하였다.
사실 내가 꿈꾸던 학교도서관은 아이들의 꿈이 자라는 배움의 사랑방이었다. 아이들이 책을 매개로 이야기를 하고, 책으로 친구들과 노는 장소, 학교에서 가장 마음 편한 장소로 스스로 자꾸만 찾아가고 싶도록 만들어주고 싶었다. 이렇게 ‘아이들과 어떻게 도서실에서 책으로 재밌게 놀까?’란 나의 생각과 맞물려 아이들을 도서실로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였다. ‘학교도서관을 살리는 교사들 카페’에서 정보를 얻어 책의 날(4월), 독서의 달(9월) 행사를 독서주간을 정해 진행하였고, 독서골든벨, 사이버독후감대회, 독서표어공모전 등도 실시하였다. 그러나 수업진도 나가고 시험 대비하기에도 부족한데 독서행사가 너무 많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교육과정간담회와 부장협의회 등에서 논의를 거친 결과, 교실에서 담임교사의 협조로 이루어지던 행사는 거의 다 사라지고, 쉬는 시간과 방과 후를 이용해 도서실에서만 진행하는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 감상하기’ 같은 간단한행사들을 매달 실시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그래도 ‘연체자 해방의 날’에 연체를 풀기 위해 점심을 일찍 먹고 와서 부끄러워하면서도 사서선생님께 애교를 떨며 ‘뿌잉뿌잉’을 외치던 여학생들의 모습에 한참을 미소 짓게 되고, 도서실이 재미있다며 다음 행사는 언제 하는지 물어보는 아이들에게 힘을 얻게 된다. 또 과정이야 어떻든 이러한 독서행사는 학생들을 도서실과 친숙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어 행사 직후에는 도서실 이용률이 세 배 이상 높아지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학생도서위원, 소중한 나의 자식들 물론 이러한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사서교사 혼자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다. 사서교사로 일하면서 ‘우리 반’이라고 부를 아이들을 만날 수는 없겠지만 30명 부럽지 않은 10명의 자식같은 도서위원이 있어 행사 및 도서실 운영을 원활하게 할 수가 있다. 하여 도서위원 선출에 늘 신경을 쓴다. 도서위원은 2월에 4학년 5명을 선발하여 3월에 5학년이 되면 교육을 시작해 6학년 졸업할 때까지 계속하는 시스템이다. 도서위원은 담임 추천과 본인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도서위원10명과 사서교사가 함께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경쟁률이 평균 3:1 정도이니 도서위원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긍정적인 것같다. 면접은 도서위원들이 직접 질문하여 그것을 바탕으로 최종 선발한 5명을 회의를 거쳐 정한다.
2년에 걸친 도서위원 활동이 즐거웠는지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도서부에 들었다는 아이, 나를 보고 사서교사의 꿈을 꾸게 됐다며 어느 대학 무슨 과를 가면 되는지 물어보는 아이도 있고, 해마다 스승의 날이 되면 함께 모여 도서실에 찾아오고 있다. 내 결혼식 때는 1기부터 5기까지 25명의 도서위원들이 4절 색지에다가 결혼을 축하한다는 롤링페이퍼를 작성해서 선물로 줬는데, 수많은 제자들을 배출한 담임선생님들이 부럽지 않을 만큼 자랑스럽고 고마운 자식들이 나에게도 있구나 가슴벅차게 감동받았다.
학교도서실,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아침 8시 30분에 개방하는 도서실에 일등으로 들어가 보고 싶은 책을 제일 먼저 고르겠다는 아이들로 인해 8시 20분부터 입구에는 줄이 길게 늘어선다. 좋아하는 만화책이 들어와 있는지 찾겠다고 서가로 뛰어가는 아이, 퀴즈책을 가지고 서로 문제를 내고 맞추는 아이들, 동생 손을 잡고 들어와 책을 골라서 읽어주는 아이들의 소리로 학교도서실의 하루는 시작된다.
『아침독서 10분이 기적을 만든다』는 책을 펴낸 (사)행복한아침독서 한상수 이사장은, 책을 통해 아이들과 만나면서 책을 좋아하는 아이와 싫어하는 아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책을 많이 접해본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가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아직도 풋내기인 짧은 경력의 사서교사인 나는 좋은 책이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 내리지는 못하겠다.
그저 재미있는 책을 추천해달라는 아이들을 위해 내가 먼저 읽어보고 나름의 기준으로 교과연계 추천도서, 상황별 추천도서 목록을 작성하여 학생들에게 배부하고, 소개해주고 싶은 책을 게시 자료로 만들어 게시판에 붙이고 도서실 입구에 실물 장서를 전시해 접근성을 높이게 할 뿐이다. 내가 소개해준 책이 정말 재미있었다며 또 골라달라는 아이, 사서선생님이 추천한 책인데 진짜 재미있다며 친구에게 권해주는 아이, 전시해 둔 책 두 권을 들고 무엇을 빌려갈지 고민하며 결정을 못해 나한테 물어보는 아이들의 소리가 빛이 되어 학교도서실을 환하게 비추고, 그 빛이 도서실에서 생활하는 나를 따뜻하게 감싸 내일의 희망을 키우는 밑거름이 되는 것 같다. 비록 『어사 박명수』 어딨어요?”, “『마당을 나온 통닭』 있어요?” 물어보는 아이들의 엉뚱함에 크게 웃게 되지만, 그 아이들이 있어 보람과 행복으로 가슴을 채우며 오늘도 도서실과 함께 나는 성장해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