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활용수업 [중등] 방과 후 도서관! 살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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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7-19 06:09 조회 13,738회 댓글 0건본문
강봉숙 대구 경운중 사서교사
도서관활용수업은 정규 교육과정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이상적이다. 하지만 열의를 가진 학생들에게 더 많은 에너지를 집중시켜 융통성 있는 주제로 교육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방과후에 도서관 활용수업을 하는 것이다.
우선, 수업 주제 설정에 있어서 어떤 재료든 버무려낼 수 있다. 진로, 인권, 성교육, 건강, 금연, 학교폭력, 정보윤리, 저작권 등. 하나의 교과 영역 안에서가 아니라 다양한 교과에 걸친 통합 교과 수업으로 복수의 교과 교사와 사서교사의 팀티칭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수업을 거듭하다 보면 학생들도 즐겁지만 교사들은 자연스럽게 집단 지성을 발휘하면서 자유로운 수업을 즐기면서 함께할 수 있다. 어디에 담아 도서관활용수업의 재료를 버무릴 지 선택권도 더 다양해진다. PT, UCC, 책 쓰기, 디베이트, NIE, 스피치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표현을 통한 정보활용교육이 방과 후 도서관 활용수업을통해 가능해진다.
사실은 어쩌면 학교도서관 담당자 홀로 고군분투하던 도서관활용교육을 교과 교사와 소통하고 이에 대한 고민을 나누게 되면 거기서부터 방과 후 도서관 활용수업이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하다못해 ‘시험쫑 도서관 파티’라는 이름의 컵라면을 주는 도서관 행사라 할지라도 그곳에 교과 교사가 함께하여 시험을 마친 아이들을 격려하며 시를 한 편 읽고 책을 추천하는 시간을 함께 나눈다면 그것부터가 자연스러운 방과 후 도서관활용수업이 아닌가 하고 어느 해 ‘시험쫑 도서관 파티’에서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고맙게도 우리 학교도서관에는 늘 그리 따뜻한 선생님들이 함께 해주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도서관 활용수업이 자연스럽고도 풍성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그렇게 자유롭게 이루어진 방과 후의 도서관 활용교육들이 ‘수업’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형식적인 틀을 갖추면 명품 교육으로 거듭난다. 2009년부터 국어와 사회의 통합 교과 도서관 활용수업으로 시작했던 인권 수업은 몇 해에 걸쳐 진화되었다. 결국 국어, 사회, 도덕, 사서, 네 명의 교사가 함께 팀티칭을 하는 진풍경을 그려내었다.
우선 3학년 교실에 수업 홍보 포스터를 붙이고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그곳에서 수업 참가 신청을 받았다.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고 이를 활용하니 학습지도 카페에 탑재해 두고 아이들이 학습지를 작성할 때에도 컴퓨터를 활용해 작성해 다시 업로드할 수 있게 하여 학습지를 잃어버려 책임이 모호해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고 정보를 효율적으로 공유하는 데 큰 몫을 하였다.
첫 차시에는 인권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원을 소개하고 자료를 활용해 인권의 다양한 하위 주제를 파악하게 하였다. 또한 그중 어떤 주제로 자신의 모둠이 UCC를 제작할 지에 대해 스스로 정하도록 하였다. 세부 주제를 아이들 스스로 정하게 하니 교사가 개입해서 정해줬을 때보다 더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제시되었고 아이들이 주제에 대해 가지는 애착도 훨씬 높아졌다.
다음 시간에는 해당 주제에 대한 토론을 하도록 하였다. 인권이라는 주제 속에는 반드시 대립되는 권리가 존재하기 마련이기에 토론을 하기에도 적합하였다. 각 모둠별로 자기 모둠의 주제에서 대립되는 권리를 찾아내고 이에 대해 토론을 하여 다각적인 시각에서 주제를 바라볼 수 있게 하였다. 토론을 할 때 형식을 정해주고 학습지를 제시하여 토론의 결과를 정리하게 하니 떠드는 줄만 알았던 아이들이 진지하게 토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토론의 결과를 정리하여 발표하게 하고 이를 학생들끼리 상호 평가하도록 하니 아이들은 상대팀의 발표 시간에도 집중하여 경청하는 예쁜 모습을 보여주었다.
3차시에는 UCC의 콘티를 작성하고, 동영상 편집을 위한 도구들에 대해 언급하고 간략하게 설명해주었다. 3차시~4차시에는 UCC를 제작하느라 여념이 없고 도서관 활용수업이지만 도서관 안팎을 이리저리 종횡무진 하는 아이들 덕에 선생님들은 크게 할 일이 없었다. 다만 5차시에는 서로의 UCC를 감상하고 평가하는 UCC 시사회가 있노라고 공지할 뿐이었다. 마지막 수업이 있는 날이자 방학식 날 아침에는 밤을 새우다시피하고 새벽부터 학교에 온 아이들이 나 대신 도서관 문을 열고 UCC 제작의 최종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5일 연속으로 빡빡하게 진행된 수업에 아이들의 UCC의 완성도를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던 교사 네 명은 5차시 시사회 시간에 UCC를 보고 마음에서 ‘텅’ 하는 분명한 타악기 소리를 동시에 들었다. 마음속의 타악기 소리를 함께 들었던 나머지 세 명의 교사가 사실은 한꺼번에 다른 학교로 발령이 났다. 그래서 몇 해에 걸쳐 이루어졌던 인권 수업은 그렇게 끝이 났다.
2012년에는 프레지를 잘 다루시는 기술과의 정보부장님께서 도서관을 자주 찾아주셨다. 매년 인권 수업을 했던 여름방학 직전에 그 선생님과 ‘독서 PT’ 수업을 해보게 되었다.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를 읽고 모둠별로 독서 PT를 제작하여 발표하는 수업이었는데 한 팀은 군중심리와 정보윤리라는 주제를 접목하여 ‘정보화 사회, 내일도 맑음’이라는 PT를 발표하였다. 언젠가 함께 읽어보라고 추천해주었던 캐서린 라이언 하이디의 『트레버』에서 주인공인 트레버가 제시한 3의 제곱근 다단계식 선행 베풀기를 하루 선플 세 개 달기 캠페인으로 적용하여 발표한 내용은 참신하기 그지없었다. ‘책과 함께 떠나는 생각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PT를 만든 팀 역시 주목할 만하였다. 혼자 보기는 아까운 PT를 하는 아이들에게 여름방학에 스스로 손을 조금 더 보게 하여 교과부에서 주최하는 대한민국창의체험페스티벌에 두 팀을 내보내게 되었다. 예선 통과라는 감격적인 결과에 기술 선생님과 나는 다시금 마음의 타악기 소리를 듣고 방과 후 도서관활용수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한 결과, 본선에서도 나란히 교과부 장관상을 두 개나 받아낸 아이들이 대견하기만 하다.
이즈음 되면 나보다도 더 열심히 도서관 활용수업을 진행해주고 지지해주고 격려해준 기술 선생님께 머리 숙여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사실은 그분도 정보윤리학교를 운영하고 있기에 ‘정보윤리’ 주제 PT 지도는 그분 역시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누구보다 충실하고 알차게 챙겨서 하고 있는 것이었다. 오히려 나에게 고마워하신다. 금연선도학교를 운영하는 보건선생님과는 ‘금연정보보물찾기’를 실시하고 창의 인성 교육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국어선생님과는 ‘매체활용수업’으로 도서관활용수업을 함께한다. 사서교사인 나의 손길을 외면할 것 같은 다른 선생님들도 역시나 소통을 갈망하고 있다. 혼자라고 느껴질 때면 주위를 둘러보면 된다. 외로운 학교도서관이여, 이젠 안녕!
도서관활용수업은 정규 교육과정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이상적이다. 하지만 열의를 가진 학생들에게 더 많은 에너지를 집중시켜 융통성 있는 주제로 교육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방과후에 도서관 활용수업을 하는 것이다.
우선, 수업 주제 설정에 있어서 어떤 재료든 버무려낼 수 있다. 진로, 인권, 성교육, 건강, 금연, 학교폭력, 정보윤리, 저작권 등. 하나의 교과 영역 안에서가 아니라 다양한 교과에 걸친 통합 교과 수업으로 복수의 교과 교사와 사서교사의 팀티칭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수업을 거듭하다 보면 학생들도 즐겁지만 교사들은 자연스럽게 집단 지성을 발휘하면서 자유로운 수업을 즐기면서 함께할 수 있다. 어디에 담아 도서관활용수업의 재료를 버무릴 지 선택권도 더 다양해진다. PT, UCC, 책 쓰기, 디베이트, NIE, 스피치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표현을 통한 정보활용교육이 방과 후 도서관 활용수업을통해 가능해진다.
사실은 어쩌면 학교도서관 담당자 홀로 고군분투하던 도서관활용교육을 교과 교사와 소통하고 이에 대한 고민을 나누게 되면 거기서부터 방과 후 도서관 활용수업이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하다못해 ‘시험쫑 도서관 파티’라는 이름의 컵라면을 주는 도서관 행사라 할지라도 그곳에 교과 교사가 함께하여 시험을 마친 아이들을 격려하며 시를 한 편 읽고 책을 추천하는 시간을 함께 나눈다면 그것부터가 자연스러운 방과 후 도서관활용수업이 아닌가 하고 어느 해 ‘시험쫑 도서관 파티’에서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고맙게도 우리 학교도서관에는 늘 그리 따뜻한 선생님들이 함께 해주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도서관 활용수업이 자연스럽고도 풍성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그렇게 자유롭게 이루어진 방과 후의 도서관 활용교육들이 ‘수업’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형식적인 틀을 갖추면 명품 교육으로 거듭난다. 2009년부터 국어와 사회의 통합 교과 도서관 활용수업으로 시작했던 인권 수업은 몇 해에 걸쳐 진화되었다. 결국 국어, 사회, 도덕, 사서, 네 명의 교사가 함께 팀티칭을 하는 진풍경을 그려내었다.
우선 3학년 교실에 수업 홍보 포스터를 붙이고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그곳에서 수업 참가 신청을 받았다.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고 이를 활용하니 학습지도 카페에 탑재해 두고 아이들이 학습지를 작성할 때에도 컴퓨터를 활용해 작성해 다시 업로드할 수 있게 하여 학습지를 잃어버려 책임이 모호해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고 정보를 효율적으로 공유하는 데 큰 몫을 하였다.
첫 차시에는 인권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원을 소개하고 자료를 활용해 인권의 다양한 하위 주제를 파악하게 하였다. 또한 그중 어떤 주제로 자신의 모둠이 UCC를 제작할 지에 대해 스스로 정하도록 하였다. 세부 주제를 아이들 스스로 정하게 하니 교사가 개입해서 정해줬을 때보다 더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제시되었고 아이들이 주제에 대해 가지는 애착도 훨씬 높아졌다.
다음 시간에는 해당 주제에 대한 토론을 하도록 하였다. 인권이라는 주제 속에는 반드시 대립되는 권리가 존재하기 마련이기에 토론을 하기에도 적합하였다. 각 모둠별로 자기 모둠의 주제에서 대립되는 권리를 찾아내고 이에 대해 토론을 하여 다각적인 시각에서 주제를 바라볼 수 있게 하였다. 토론을 할 때 형식을 정해주고 학습지를 제시하여 토론의 결과를 정리하게 하니 떠드는 줄만 알았던 아이들이 진지하게 토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토론의 결과를 정리하여 발표하게 하고 이를 학생들끼리 상호 평가하도록 하니 아이들은 상대팀의 발표 시간에도 집중하여 경청하는 예쁜 모습을 보여주었다.
3차시에는 UCC의 콘티를 작성하고, 동영상 편집을 위한 도구들에 대해 언급하고 간략하게 설명해주었다. 3차시~4차시에는 UCC를 제작하느라 여념이 없고 도서관 활용수업이지만 도서관 안팎을 이리저리 종횡무진 하는 아이들 덕에 선생님들은 크게 할 일이 없었다. 다만 5차시에는 서로의 UCC를 감상하고 평가하는 UCC 시사회가 있노라고 공지할 뿐이었다. 마지막 수업이 있는 날이자 방학식 날 아침에는 밤을 새우다시피하고 새벽부터 학교에 온 아이들이 나 대신 도서관 문을 열고 UCC 제작의 최종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5일 연속으로 빡빡하게 진행된 수업에 아이들의 UCC의 완성도를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던 교사 네 명은 5차시 시사회 시간에 UCC를 보고 마음에서 ‘텅’ 하는 분명한 타악기 소리를 동시에 들었다. 마음속의 타악기 소리를 함께 들었던 나머지 세 명의 교사가 사실은 한꺼번에 다른 학교로 발령이 났다. 그래서 몇 해에 걸쳐 이루어졌던 인권 수업은 그렇게 끝이 났다.
2012년에는 프레지를 잘 다루시는 기술과의 정보부장님께서 도서관을 자주 찾아주셨다. 매년 인권 수업을 했던 여름방학 직전에 그 선생님과 ‘독서 PT’ 수업을 해보게 되었다.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를 읽고 모둠별로 독서 PT를 제작하여 발표하는 수업이었는데 한 팀은 군중심리와 정보윤리라는 주제를 접목하여 ‘정보화 사회, 내일도 맑음’이라는 PT를 발표하였다. 언젠가 함께 읽어보라고 추천해주었던 캐서린 라이언 하이디의 『트레버』에서 주인공인 트레버가 제시한 3의 제곱근 다단계식 선행 베풀기를 하루 선플 세 개 달기 캠페인으로 적용하여 발표한 내용은 참신하기 그지없었다. ‘책과 함께 떠나는 생각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PT를 만든 팀 역시 주목할 만하였다. 혼자 보기는 아까운 PT를 하는 아이들에게 여름방학에 스스로 손을 조금 더 보게 하여 교과부에서 주최하는 대한민국창의체험페스티벌에 두 팀을 내보내게 되었다. 예선 통과라는 감격적인 결과에 기술 선생님과 나는 다시금 마음의 타악기 소리를 듣고 방과 후 도서관활용수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한 결과, 본선에서도 나란히 교과부 장관상을 두 개나 받아낸 아이들이 대견하기만 하다.
이즈음 되면 나보다도 더 열심히 도서관 활용수업을 진행해주고 지지해주고 격려해준 기술 선생님께 머리 숙여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사실은 그분도 정보윤리학교를 운영하고 있기에 ‘정보윤리’ 주제 PT 지도는 그분 역시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누구보다 충실하고 알차게 챙겨서 하고 있는 것이었다. 오히려 나에게 고마워하신다. 금연선도학교를 운영하는 보건선생님과는 ‘금연정보보물찾기’를 실시하고 창의 인성 교육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국어선생님과는 ‘매체활용수업’으로 도서관활용수업을 함께한다. 사서교사인 나의 손길을 외면할 것 같은 다른 선생님들도 역시나 소통을 갈망하고 있다. 혼자라고 느껴질 때면 주위를 둘러보면 된다. 외로운 학교도서관이여, 이젠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