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람들]마을에서 읽자 어린이 도서관 - 고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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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4-21 21:49 조회 10,367회 댓글 0건본문
고래이야기 출판사에서 지금의 어린이 도서관 고래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어요. 도서관 고래이야기가 만들어지게 된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고래이야기(이하 고래) 출판사가 2011년 3월에 용산 쪽으로 이사를 왔어요. 이사 온 사무실에 빈 공간이 있었는데, 이곳에 책을 놓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이용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사람들이 책을 매개로 편하게 모일 수 있는 공간, 마을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공간이 되길 바랐지요. 출판사라 그런지 남는 책이 많았는데, 이것이 그냥 묻혀 있는 것이 안타까웠던 차에 더욱 잘되었다 싶었어요.
도로변이라 주민들이 접근하기 좋아 보이네요. 이용자들은 많은가요?
고래 하루에 드나드는 사람이 30~40명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꼬마들은 한 20명 정도 되고 엄마들도 여럿 오세요. 기존 도서관은 아이들이 조용히 책만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들게 하죠. 그런데 여기는 도서관이긴 하지만 정숙을 요하지 않고 편하게 두어서 그런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 것 같아요. 책을 보다 누워서 뒹굴거리기도 하고, 친구와 놀기도 하고 수다도 떨고 그래요. 아이들도 부모들도 도서관의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난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연스레 어울리는 공간을 편안해 하는 것 같아요.
책은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고 어떻게 구비하나요?
고래 5,500권 정도 있어요. 능력이 된다면 좀 더 골고루 구비해 놓고 싶지만 아직은 형편이 그렇게 못 되요. 3,000권 정도는 기증받았고, 용산구청에서 도서구입비 명목으로 한 해에 170만원 지원받는 것과 매달 조금씩 들어오는 후원회비가 전부인데 그걸 쪼개서 책을 구입하고, 자동 대출‧반납이 가능하도록 바코드 작업도 하고 있어요. 신간도 더 많이 들이고 싶은데 욕심만 있을 뿐 거의 그렇게 못 하고 있어서 아쉬워요.
고래이야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어떤 게 있나요?
고래 가장 활동이 활발한 어린이미술동아리가 있고, 어린이책시민연대 사람들이 이곳에서 책모임을 해요. 어린이책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요. 그리고 소모임으로는 일주일에 두 번씩 어린이들 우쿨렐레 교실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기타교실이 있어요.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는 동네 신문 만들기 모임이 있는데 초등학생들이 동네신문을 자기들 시각에서 만드는 거죠. 주로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이에요.
아이들끼리 가는 여행 모임도 있어요. 초등학생 7~8명 정도가 참여하는데, 인솔교사의 도움을 받긴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아이들 스스로의 힘으로 다녀오는 거예요. 지난번에는 내성천을 다녀왔어요.
외부 행사는 대중강연도 하는데, 지난 1월에는 박재동 화백 강연회와 고래이야기에서 활동한 동아리별 발표회가 있었고 그밖에도 청소년 토요학교, 물물교환 벼룩장터 등 소소한 행사들을 열고 있어요. 지금은 청소년 연극동아리를 모집 중이에요.
다른 도서관들하고 다르게 참신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네요.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품도 많이 들고 비용도 많이 들 텐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고래 아무래도 ‘도서관’으로서는 좀 부족한 게 있으니까요. 하루 종일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서도 없고, 아이들이 보고 싶어하는 책도 바로바로 못 들여 놓고…. 사람들이 모여야 도서관도 살아날텐데, 그러려면 사람들을 붙들 수 있는 강좌가 필요했어요. 강사 선생님들도 이런 취지에 공감해서 참여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프로그램 운영에 힘을 많이 쏟긴 하지만, 도서관 고유의 기능을 잃어버리지 않으려 애쓰고 있어요. 오히려 프로그램 운영 덕분에 아이들이 책에 더 관심을 가지기도 하지요. 고래이야기에 와서 놀기만 하던 아이들도, 책 읽어주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다음부터는 스스로 책을 찾아 읽기 시작하더라고요. 자기가 읽고 싶은 책만 읽던 아이들도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책을 접하고 나서는 이전보다 책을 골고루 보는 것 같아 뿌듯해요.
이게 다 고래이야기만의 운영철학이 있어서 가능한 것 같아요. 그래도 조금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거나 하는 점은 없을까요?
고래 역시 가장 어려운건 재정적인 부분이에요. 다른 지역의 작은도서관들 중에는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유료운영이 되는 곳도 있기도 하지만 아직은 고래이야기 운영위원회와 후원회원들의 후원으로 사실상 무료운영을 하고 있지요. 그러하기에 고래이야기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이런저런 제안을 해주셔도 사실 실행할 힘이 부족한 게 현재의 고래이야기입니다.
도서관은 계속 신간을 들여와야 하는데 그렇게 꾸준히 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죠. 지금은 임시로 수혈하는 정도에 그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공간이 넓으면 아이도 어른도 겹치지 않고 편하게 세미나 할 수 있는 방이 있으면 참 좋겠는데 지금은 공간이 좁은 게 둘째로 아쉽죠. 하지만 안정적으로 재정적인 지원을 받는다면, 무엇보다도 하루 종일 자리를 지킬 사서가 필요해요. 동아리 활동, 청소년 프로그램을 1년 정도 이끌어갈 역량이 있는 청년이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지금도 운영위원분들이나 동네 주민들의 도움으로도 가능하지만, 이분들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고래이야기를 후원해주시는 분들은 어떤 분들이세요?
고래 후원회원 분들은 거의 다 동네 지역주민이에요. 주민들 역시 고래이야기 운영문제에 대해 많이 걱정하면서 후원을 해주시더라고요. 이용료는 아이들은 무료이고 어른들은 후원회원이 아니면 올 때마다 문화비를 내야 해요. 그래서 우리는 어머니들께, 그럴 바에야 후원회원을 하여 편히 이용할 것을 권유하죠. 어머니들도 부담 없이 받아들이시더라고요. ‘내 아이가 지속적으로 이 공간을 이용하려면 내가 후원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서 쉽게 후원을 해 주시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어린이 도서관 고래이야기가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세요?
고래 여기는 누구든 제약 없이 와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공간,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단체를 이끌고 가는 사람도 있어야 하겠지만 말예요. 이 공간을 모임 공간으로 사용하는 어머니들이 이곳을 이용하면서 자발적으로, ‘고래이야기에 도움이 될 만 한 일을 하자’고 결정하여 이 장소를 꾸준히 이용하고, 책도 제공해 주었어요. 고래이야기에 대한 애착이 생긴 거죠. 그렇게 두세 명 모이다가 대여섯 명 모이고, 이러한 방식으로 같이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고래이야기가 더 탄탄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여기서 해보는 것, 그것이 고래이야기의 바람이고 동네와 마을의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작은 마을도서관, 고래이야기의 가치를 매겨본다면 얼마일까?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잠시 들러 놀다 가는 아이, 숙제를 하는 아이, 책은 읽지 않고 의자에 누워 있다가 가는 아이, 지나가다 잠시 앉아 커피 한 잔 마시고 가는 동네 사람들…. 모두 고래이야기가 없었다면 볼 수 없는 풍경일 것이다. 고래이야기의 가치는 그것이다. 돈을 많이 들인 시설이나 책 권수가 아닌, 동네 주민 모두의 협동정신으로 그 가치가 빛나는 고래이야기! 사람과 사람들의 나눔과 정이 있고, 같은 곳을 함께 살아가는 마을도서관 고래이야기를 응원한다!
고래이야기
홈페이지 http://cafe.naver.com/bookwhale
전화 070-8805-7864
주소 서울시 용산구 효창원로 157 효창맨션아파트 상가 101호
고래이야기(이하 고래) 출판사가 2011년 3월에 용산 쪽으로 이사를 왔어요. 이사 온 사무실에 빈 공간이 있었는데, 이곳에 책을 놓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이용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사람들이 책을 매개로 편하게 모일 수 있는 공간, 마을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공간이 되길 바랐지요. 출판사라 그런지 남는 책이 많았는데, 이것이 그냥 묻혀 있는 것이 안타까웠던 차에 더욱 잘되었다 싶었어요.
도로변이라 주민들이 접근하기 좋아 보이네요. 이용자들은 많은가요?
고래 하루에 드나드는 사람이 30~40명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꼬마들은 한 20명 정도 되고 엄마들도 여럿 오세요. 기존 도서관은 아이들이 조용히 책만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들게 하죠. 그런데 여기는 도서관이긴 하지만 정숙을 요하지 않고 편하게 두어서 그런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 것 같아요. 책을 보다 누워서 뒹굴거리기도 하고, 친구와 놀기도 하고 수다도 떨고 그래요. 아이들도 부모들도 도서관의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난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연스레 어울리는 공간을 편안해 하는 것 같아요.
책은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고 어떻게 구비하나요?
고래 5,500권 정도 있어요. 능력이 된다면 좀 더 골고루 구비해 놓고 싶지만 아직은 형편이 그렇게 못 되요. 3,000권 정도는 기증받았고, 용산구청에서 도서구입비 명목으로 한 해에 170만원 지원받는 것과 매달 조금씩 들어오는 후원회비가 전부인데 그걸 쪼개서 책을 구입하고, 자동 대출‧반납이 가능하도록 바코드 작업도 하고 있어요. 신간도 더 많이 들이고 싶은데 욕심만 있을 뿐 거의 그렇게 못 하고 있어서 아쉬워요.
고래이야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어떤 게 있나요?
고래 가장 활동이 활발한 어린이미술동아리가 있고, 어린이책시민연대 사람들이 이곳에서 책모임을 해요. 어린이책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요. 그리고 소모임으로는 일주일에 두 번씩 어린이들 우쿨렐레 교실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기타교실이 있어요.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는 동네 신문 만들기 모임이 있는데 초등학생들이 동네신문을 자기들 시각에서 만드는 거죠. 주로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이에요.
아이들끼리 가는 여행 모임도 있어요. 초등학생 7~8명 정도가 참여하는데, 인솔교사의 도움을 받긴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아이들 스스로의 힘으로 다녀오는 거예요. 지난번에는 내성천을 다녀왔어요.
외부 행사는 대중강연도 하는데, 지난 1월에는 박재동 화백 강연회와 고래이야기에서 활동한 동아리별 발표회가 있었고 그밖에도 청소년 토요학교, 물물교환 벼룩장터 등 소소한 행사들을 열고 있어요. 지금은 청소년 연극동아리를 모집 중이에요.
다른 도서관들하고 다르게 참신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네요.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품도 많이 들고 비용도 많이 들 텐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고래 아무래도 ‘도서관’으로서는 좀 부족한 게 있으니까요. 하루 종일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서도 없고, 아이들이 보고 싶어하는 책도 바로바로 못 들여 놓고…. 사람들이 모여야 도서관도 살아날텐데, 그러려면 사람들을 붙들 수 있는 강좌가 필요했어요. 강사 선생님들도 이런 취지에 공감해서 참여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프로그램 운영에 힘을 많이 쏟긴 하지만, 도서관 고유의 기능을 잃어버리지 않으려 애쓰고 있어요. 오히려 프로그램 운영 덕분에 아이들이 책에 더 관심을 가지기도 하지요. 고래이야기에 와서 놀기만 하던 아이들도, 책 읽어주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다음부터는 스스로 책을 찾아 읽기 시작하더라고요. 자기가 읽고 싶은 책만 읽던 아이들도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책을 접하고 나서는 이전보다 책을 골고루 보는 것 같아 뿌듯해요.
이게 다 고래이야기만의 운영철학이 있어서 가능한 것 같아요. 그래도 조금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거나 하는 점은 없을까요?
고래 역시 가장 어려운건 재정적인 부분이에요. 다른 지역의 작은도서관들 중에는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유료운영이 되는 곳도 있기도 하지만 아직은 고래이야기 운영위원회와 후원회원들의 후원으로 사실상 무료운영을 하고 있지요. 그러하기에 고래이야기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이런저런 제안을 해주셔도 사실 실행할 힘이 부족한 게 현재의 고래이야기입니다.
도서관은 계속 신간을 들여와야 하는데 그렇게 꾸준히 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죠. 지금은 임시로 수혈하는 정도에 그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공간이 넓으면 아이도 어른도 겹치지 않고 편하게 세미나 할 수 있는 방이 있으면 참 좋겠는데 지금은 공간이 좁은 게 둘째로 아쉽죠. 하지만 안정적으로 재정적인 지원을 받는다면, 무엇보다도 하루 종일 자리를 지킬 사서가 필요해요. 동아리 활동, 청소년 프로그램을 1년 정도 이끌어갈 역량이 있는 청년이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지금도 운영위원분들이나 동네 주민들의 도움으로도 가능하지만, 이분들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고래이야기를 후원해주시는 분들은 어떤 분들이세요?
고래 후원회원 분들은 거의 다 동네 지역주민이에요. 주민들 역시 고래이야기 운영문제에 대해 많이 걱정하면서 후원을 해주시더라고요. 이용료는 아이들은 무료이고 어른들은 후원회원이 아니면 올 때마다 문화비를 내야 해요. 그래서 우리는 어머니들께, 그럴 바에야 후원회원을 하여 편히 이용할 것을 권유하죠. 어머니들도 부담 없이 받아들이시더라고요. ‘내 아이가 지속적으로 이 공간을 이용하려면 내가 후원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서 쉽게 후원을 해 주시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어린이 도서관 고래이야기가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세요?
고래 여기는 누구든 제약 없이 와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공간,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단체를 이끌고 가는 사람도 있어야 하겠지만 말예요. 이 공간을 모임 공간으로 사용하는 어머니들이 이곳을 이용하면서 자발적으로, ‘고래이야기에 도움이 될 만 한 일을 하자’고 결정하여 이 장소를 꾸준히 이용하고, 책도 제공해 주었어요. 고래이야기에 대한 애착이 생긴 거죠. 그렇게 두세 명 모이다가 대여섯 명 모이고, 이러한 방식으로 같이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고래이야기가 더 탄탄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여기서 해보는 것, 그것이 고래이야기의 바람이고 동네와 마을의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작은 마을도서관, 고래이야기의 가치를 매겨본다면 얼마일까?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잠시 들러 놀다 가는 아이, 숙제를 하는 아이, 책은 읽지 않고 의자에 누워 있다가 가는 아이, 지나가다 잠시 앉아 커피 한 잔 마시고 가는 동네 사람들…. 모두 고래이야기가 없었다면 볼 수 없는 풍경일 것이다. 고래이야기의 가치는 그것이다. 돈을 많이 들인 시설이나 책 권수가 아닌, 동네 주민 모두의 협동정신으로 그 가치가 빛나는 고래이야기! 사람과 사람들의 나눔과 정이 있고, 같은 곳을 함께 살아가는 마을도서관 고래이야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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